All Chapters of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Chapter 291 - Chapter 300

3105 Chapters

제291화

이른 아침, 옅은 안개는 몽롱했고, 눈에 들어온 것은 온통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세상이었다.지붕 위와, 땅에는 온통 흰 눈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낙청연은 옷을 입고, 손을 비비더니 빗자루를 들고, 문밖에 쌓인 눈을 치우러 나왔다.한창 쓸고 있을 때.갑자기 눈밭에 금사운문 장화 한 켤레가 시선에 나타났다. 그 화려하고 진귀한 비단옷의 옷자락은 오신 분의 신분을 더욱 드러냈다.낙청연은 무심코 미간을 찡그리고, 고개를 들더니 오신 분을 쳐다보았다.“섭정왕!”부진환은 뒷짐을 짊어지고, 눈밭에 서 있었다. 그의 눈동자는 흰 눈에 비추어, 한층 더 맑아 보였다. 약간 차가운 목소리는 이 차디찬 천지와 완벽하게 융합되었다.“금일, 저 신산께서는 본왕의 도화겁을 해결해줄 텐가?낙청연은 그 순간 빗자루 손잡이를 꽉 잡더니, 그를 바로 쓸어버리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왕야, 몇 번 더 말해야 합니까? 당신의 도화겁은 저에게 보이지 않습니다. 저에게는 그러한 재주가 없으니, 고명한 사람을 따로 청하십시오!”그녀는 어제 온종일 이곳에 눌러 앉아있던 부진환이 뜻밖에도 오늘 이른 아침부터 또 올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부진환은 그의 말에 전혀 놀라지 않았다. 그는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점포 안으로 들어가서 앉더니, 또 느긋하게 다리를 꼬았다.그리고 또 말했다: “오늘은 아직 차를 끓이지 않은 모양이요?”“숯불은?”낙청연은 이를 악물고 올라오는 분노를 참으며, 평온하고 차가운 어투로 대답했다: “차를 드시려면 왕야께서 직접 물을 끓이시고, 또 직접 불을 지피십시오.”그녀는 계속하여 쌓인 눈을 쓸었다.부진환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잠깐 후 점포 안은 온기로 충만했다.낙청연은 밖에서 쌓인 눈을 쓸고 있었다. 그녀는 왔다 갔다 대문을 지나가면서, 흐뭇하게 즐기는 부진환의 모습을 보고 마음속으로 이가 갈릴 정도로 화가 났다.정말 뻔뻔하구나!눈을 다 치우고, 그녀는 집 안으로 들어오더니, 끝내 참지 못하고 물었다: “왕야는 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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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그는 갑자기 낙청연의 점술(算卦術)도 이 정도로 신통한지 궁금했다.만일 낙청연에게 이 같은 재주가 있다면, 그녀는 장래에 기필코 큰 인물이 될 것이다.왜 굳이 엄 가의 충견 노릇을 한단 말인가?여기까지 생각하니, 부진환의 마음은 약간 음울해졌다.그는 그윽한 눈빛으로 저낙의 뒷모습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감탄했다. 만일 그녀도 저낙 같이 청렴한 산명 선생이 되었다면, 어찌 오늘 이 지경이 되었겠는가!정오 무렵.햇빛은 따사로웠다. 외출한 사람들은 점점 많아졌다.이때, 한 무리의 백성이 찾아왔다.“신산은 무슨! 전부 사기입니다! 하나도 용하지 않습니다! 여러분, 그에게 속지 마세요!”“사기꾼! 사기꾼!”그 백성들은 고함지르며 욕하며 다짜고짜 채소 잎을 던지기 시작했다.낙청연은 낙운희가 보낸 사람들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보통 백성들이었다. 그저 멀리서 채소 잎을 던지면서 욕만 하고 있었다. 그 누구도 다가와서 손을 대지 않았기 때문에 낙청연은 반격할 기회를 찾지 못했다.썩은 채소 잎과 깨진 계란은 뒤죽박죽이 되어, 문 앞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그 순간 부진환은 엉덩이를 들썩이더니, 다시 태연하게 앉아버렸다.낙청연은 집 안으로 피해서 들어왔다. 그녀는 여전히 태산처럼 견고하게 앉아있는 이 남자를 보더니, 불만이 가득한 어투로 말했다: “밖에서 백성들이 말썽을 피우고 있는데, 섭정왕으로서 보고만 있을 것입니까?”부진환은 쌀쌀한 어투로 말했다: “본왕더러 뭘 어떻게 하라는 것이요?”낙청연은 불만이 가득했다. “당신은 관이고, 저는 민입니다. 왕야로서 좀 관리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부진환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를 따르며 말했다: “이건 본왕의 관할이 아니니, 관청에 신고하시오.”관청에 신고하라고?이런 일은 관청에 신고한들 아무 소용이 없다.필경 그 백성들은 채소 잎만 던지고 바로 도망갔으니까!게다가 이 배후의 주모자는 낙운희이다. 태부부의 천금 소저, 누가 감히 밉보일 것인가?부진환은 또 느릿느릿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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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그녀는 말했다: “저는 준비를 마쳤습니다. 오늘은 꼭 서송원이 정체를 드러내도록 하겠으니, 당신은 꼭 낙운희를 데리고 와야 합니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염려 말거라!”송천초는 텅 빈 비단 함을 가지고 뒷문으로 나가, 서송원을 만나러 갔다.낙청연도 문을 열고 장사를 시작했다.예외 없이, 부진환은 또 왔다.하지만 낙청연은 이미 그를 투명 인간으로 취급하고, 상대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거리에 또 한 무리의 백성들이 나타났다.낙청연은 즉시 일어나더니, 그들을 향해 걸어갔다.과연, 사람들 뒤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낙운희가 있었다. 낙청연은 곧바로 그녀를 향해 걸어갔다. “우리 얘기 좀 합시다.”낙운희는 팔짱을 끼고, 어깨를 으쓱거리며 웃더니, 앞으로 다가왔다.“당신은 결국 승낙하시는 겁니까? 상황파악을 잘하는 자가 현명하다고 했습니다.”낙청연은 점포를 향해 가고 있는 백성들을 보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이제 멈출 수 있습니까?”낙운희는 즉시 사람들에게 멈추라고 말했다. 그리고 낙청연이 보는 앞에서 돈주머니를 꺼내서 그들에게 주며 말했다: “가져가서 나누세요. 오늘은 부수지 않아도 됩니다!”“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람들은 돈을 가지고 재빨리 사라졌다.낙운희의 이 행동은, 낙청연이 보는 앞에서도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그녀들은 모두 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저 신사, 진작 이랬다면 아무 일도 없었을 거잖습니까? 기어코 저에게 며칠이나 시달리고서야 말을 듣다니요!” 낙운희는 득의양양해서 말했으며, 어투는 오만 방자했다.낙청연은 차갑게 말했다: “당신이 나에게 써 달라고 했던 좋은 인연은, 아직도 좀 더 고려해야 합니다. 일단 당신의 운명을 한번 점쳐 보겠습니다. 이번에 낀 도화겁이 큰지 아니면 작은지 말입니다.”“그리고, 이 며칠 동안의 소란 때문에, 저의 명성은 이미 훼손되었습니다. 만일 당신에게 좋은 인연이라고 점쳐준다면, 당신은 저의 손실을 배상해야 합니다.”이 말을 듣더니, 비록 낙운희는 그다지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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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다가오지 마세요!”“저를 놔주세요!~”옆방에서 여인의 놀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몹시 당황해서 피하다 상에 부딪히는 소리도 들렸다.낙청연은 안색이 바뀌더니, 바로 일어나 방에서 뛰쳐나갔다.낙운희도 바로 뒤따라갔다.낙청연은 단숨에 한 발로 옆방의 방문을 걷어차고, 뛰어 들어갔다. 침상에 깔린 송천초의 모습을 본 그녀의 안색은 순간 어두워졌다.“음란한 놈!” 낙청연은 큰소리로 질책했다. 그리고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단번에 서송원의 어깨를 누르더니, 그를 밀쳐냈다.낙운희는 뒤쫓아와서, 마침 이 모습을 보았다.그녀는 놀란 나머지 멍해 있더니 말했다: “원 오라버니?”서송원도 흠칫 놀라더니 어쩔 줄 몰라했다. 왜 하필 이곳에서 낙운희를 만났을까?낙청연은 다급히 송천초를 침상에서 부축하더니 물었다: “낭자, 괜찮으십니까?”송천초의 두 눈은 벌겋게 되었으며, 헤쳐진 옷깃을 잡고 화가 나서 서송원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내가 사람을 잘못 봤습니다! 나쁜 놈!”서송원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저 사담을 뺏아오지 못한 것이 유감스러울 뿐이었다.낙운희는 어리둥절해서 이 광경을 보고 있었다. 송천초의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꽉 움켜쥔 옷깃만 보아도,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었다.순간 화가 치밀어 오른, 낙운희는 호되게 서송원의 뺨따귀를 때렸다. “나쁜 놈!”서송원은 놀라서 멍해있더니, 다급히 그녀를 쫓아갔다: “운희, 내 말 좀 들어보거라, 네가 본 그대로가 아니야!”낙운희는 분노하여 그의 손을 내팽개치더니 말했다: “내가 직접 봤는데도, 변명합니까?”서송원은 뒤쫓아가려고 하였지만, 낙청연이 재빨리 달려들어, 서송원의 어깨를 꽉 잡고는 말했다: “대낮에, 감히 이런 나쁜 짓을 하려고 하다니! 방탕한 자식, 어디 도망가? 나와 관청으로 가자!”서송원의 두 눈의 순간 차가워지더니, 손을 들어 그녀의 얼굴을 공격했다.낙청연은 날렵하게 옆으로 피했다. 피하는 순간 서송원은 갑자기 손을 거두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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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송천초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예!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염려 마십시오!”두 사람은 골목길로 갔다. 갑자기 전방의 담벼락에 기대어 있는 사람의 으스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두 사람이 함께 낙운희에게 덫을 놓았네! 이것이 바로 저 신산이 말한 제3의 선택이요?” 부진환은 실눈을 뜨고 말했다.오늘 주루에서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서 그는 상세하게 알고 있었다.그는 확실히 매우 의아했다. 이 저낙은 두 사람을 완전히 갈라놓는 방법으로 매일 채소 잎에 시달리는 번거로움을 해결했다.낙청연과 송천초 두 사람은 동시에 멈춰 서더니, 깜짝 놀랐다.송천초는 슬그머니 낙청연의 소매를 움켜쥐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어떻게 합니까?”낙청연은 그녀의 손을 툭툭 치는 것으로 괜찮다는 뜻을 표하더니, 말했다: “먼저 돌아가거라.”두 사람의 친밀한 행동을 본 부진환은 실눈을 뜨더니, 두 사람의 관계를 추측했다.송천초는 빠르게 떠났다.낙청연은 천천히 부진환 앞으로 다가가더니 말했다: “섭정왕은 저의 길을 막으려고 이곳에 일부터 오신 겁니까?”부진환은 팔짱을 끼고, 약간 탐구의 눈빛으로 그를 주시했다.“저 신산의 그렇게 말씀하시니, 그렇다 치고!”“그럼 저 신산은 나의 도화겁을 해결해 줄지 생각은 해봤소?”낙청연은 냉랭한 어투로 말했다: “같은 말을 두 번 하지 않습니다.”부진환은 눈썹을 치켜 세우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약간 협박이 섞인 어투로 말했다: “그럼 본왕이 이 일의 진상을 낙운희에게 알려줄까 두렵지는 않소?”낙청연은 놀라서 흠칫하더니 그를 올려다보았다.“지금 저를 협박하시는 겁니까?”“당당 섭정왕께서 이런 비열한 수단으로 저를 협박합니까?”그러나 부진환은 전혀 화를 내지 않았다. 입가에 의미심장한 웃음기를 띠더니 말했다: “나는 그저 저 신산께서 고려해 보길 바랄 뿐이오.”“만일 본왕의 도화겁을 해결해 준다면, 반드시 후하게 보답할 것이오.”낙청연은 전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왕야의 도화겁을 보아내지 못한 저를 용서해주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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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얼굴에 있는 흉터를 보았다.그는 갑자기 눈살을 찌푸렸다. 이게 바로 저낙이 면사를 쓰고 있는 이유인가?낙청연은 급히 면사를 눌러, 얼굴을 가리더니, 분노하여 그를 노려보았다.이때, 바구니를 끼고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두 사람의 자세를 보더니, 혐오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남자 둘이서, 부끄럽지도 않나 보네!”낙청연의 주먹은 부진환의 가슴을 명중했다. 부진환은 어쩔 수 없이 그녀를 감쌌던 손을 놓게 되었다.그 순간 부진환은 깜짝 놀랐다. 저낙은 곧 땅에 넘어질 위기에 처했다.하지만 낙청연은 그 순간, 손바닥으로 지면을 짚고, 몸을 뒤집더니, 우아하게 착지했다.그녀는 흉터가 있는 뺨을 감싸고, 부진환을 노기 등등해서 쳐다보았다. “무슨 뜻입니까? 다른 사람의 생긴 모양이 그리 궁금합니까? 남에게 상처를 주든 말든 상관없단 말입니까?”그 차가운 질문에 부진환의 눈빛은 한층 어두워졌다. “본왕은……”그는 이 저낙이 낙청연을 너무 닮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경도에 갑자기 이런 산명 선생이 나타났으니, 그는 다소 의심했을 뿐이다.얼굴의 흉터 때문에 줄곧 면사를 쓰고 다녔다는 생각은 전혀 못 했을 뿐이다.하지만 낙청연은 그가 해명하기도 전에 돌아서 가버렸다.그녀는 골목에서 나갔다.부진환은 실눈을 뜨고 그녀의 떠나가는 뒷모습을 훑어보았다.낙청연은 뒤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가버렸다. 하지만 심장은 콩닥콩닥 미친 듯이 뛰었고, 약간 떨리기도 했다.점포로 돌아와서, 그녀는 다시 문을 열고 장사했다.하지만 부진환은 따라오지 않았다.점포는 마침내 반나절 조용했다.-다음 날 새벽.낙청연은 평소대로 빗자루를 들고 땅에 쌓인 눈을 쓸었다.하지만 오늘은 눈밭에 그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나지 않았다.그녀는 쓸다가 참지 못하고 한 번씩 뒤돌아보았다.하지만 거리에는 아무도 없었다.그녀는 다시 고개를 돌려 눈을 치우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자신이 왜 뒤돌아보는지 곤혹스러웠다.오늘 날씨는 별로 좋지 않았다. 어둠침침한 것이 곧 큰 눈이 한바탕 내릴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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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이 말을 들은 류 매파는 또 쉴 새 없이 입을 놀리기 시작했다.낙청연은 머리가 아파 아예 딱 잘라 말했다: “연모하는 사람이 있습니다.”류 매파는 순간 말문이 턱 막혔다.“정녕 연모하는 사람이 있단 말씀입니까? 공자, 그럼 제가 공자를 도와 혼담을 꺼내는 건 어떤가요?” 류 매파는 포기를 몰랐다.“아닙니다, 저희는 이미 마음을 확인했으니 혼담을 꺼낼 필요는 없습니다. 때를 기다리면 되지요.”낙청연의 말에 류 매파는 순간 기운이 싹 빠졌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저 신산을 좋아하는데, 아무한테나 소개시켜서 혹시라도 성사되면 정말 큰돈을 벌 수 있었기 때문이다.그래서 이렇게 일찍 찾아온 건데, 헛수고가 될 줄이야!“벌써 연모하는 소저가 생겼다니…” 류 매파는 소매를 걷고 바로 떠났다.가는 길 내내 중얼거리던 류 매파는 골목에서 어떤 계란 바구니를 든 아줌마를 만났다: “저 신산님 말이요, 이 거리에 있는 게 맞지요?”“그렇소, 앞으로 쭉 가면 보일 거요.” 류 매파는 손을 들어 방향을 가리키고 또 다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점을 치는 사람은 역시 대단하다니까, 자기 인연도 점찍어 놓고 말이야.”이 말을 들은 아줌마는 슬쩍 웃으며 말했다: “저 신산은 우리 마을에서 점을 쳐줬었지요. 확실히 아주 용한 분이지만 그 송 낭자와는 하늘이 맺어준 천생연분이지, 저 신산이 어찌 그런 것까지 다 알겠소?”류 매파는 깜짝 놀라더니 입을 열었다: “어머, 알고 계셨군요? 그럼 사실이겠구먼!”아줌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실이고 말고, 우리 마을 사람들은 다 알고 있소.”골목에 접어든 서송원은 이 말을 듣더니 멈칫했다.송 낭자?저 신산과 천생연분이라고?송 낭자가 설마 송천초?서송원은 떠나려던 아줌마를 붙잡고 물었다: “저 신산이 아줌마네 마을에 있었습니까? 혹시 어느 마을입니까?”아줌마가 대답했다: “변하진이요.”서송원은 깜짝 놀랐다.변하진은 섭정왕부 별원과 가장 가까운 마을이다.송천초는 전에 섭정왕부의 별원에서 지냈었다.그러니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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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낙청연의 예상이 맞았다.다음 날 아침, 낙운희는 또 남자들을 한 무리나 데리고 찾아왔다.낙운희는 오자마자 낙청연 앞에 있는 상을 엎고 눈을 부라렸다: “감히 날 속여?!”“네 이놈!”“날 속인 대가는 치러야지 않겠냐?”낙운희는 화가 잔뜩 난 채 크게 호통쳤다: “부숴라! 다 부숴버려라!”그렇게 남자들은 약포로 쳐들어와 미친 듯이 엎고 부쉈다.낙청연은 얼굴색이 확 바뀌더니 약포로 달려들어 와 약재를 지켰다.송천초가 귀한 약재들을 모두 여기에 놓은 건 아니지만 가게의 체면을 세우기 위해 조금은 놓아두었기 때문이다.귀한 약재들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낙청연은 약궤 앞에 막아서 오는 사람마다 발로 걷어찼다.비록 살이 빠지고 무공을 쓸 수 있게 됐지만 전보다는 훨씬 약해져 많은 사람을 상대하기엔 좀 버거웠다.낙운희는 팔짱을 끼고 문 앞에 서서 차가운 어투로 말했다: “저낙,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겠다! 부탁한 일을 처리하고 사담만 주면 다시는 찾아오지 않겠다!”“대신 거절하면, 내가 네 놈 신세를 망쳐놓을 것이다!”어제 저낙의 함정에 빠진 것만 생각하면 낙운희는 화가 났다.낙청연은 서늘한 눈빛으로 약궤에 달려든 남자를 낙운희 쪽으로 걷어찼다.낙운희는 다급하게 뒤로 물러서 날카로운 눈빛으로 낙청연을 바라봤다.낙청연도 똑같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낙운희를 바라봤다. 꼬리를 내릴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았다.저낙의 몸놀림을 보던 낙운희는 호통쳤다: “그만! 됐다!”약포는 이미 난장판이 되었다.낙운희는 돈주머니를 바닥에 던지고 입을 열었다: “가자!”그리고 낙청연을 무섭게 노려봤다.낙운희가 멀리 간 후에야 지초는 뒤에서 나왔다.“소저! 이걸 어찌하면…”낙청연은 다급하게 지초를 후원으로 밀었다.“나오지 마라, 난 괜찮다.”그리고 혼자 정리하기 시작했다.바닥에 짓밟힌 약재들을 보니 낙청연은 마음이 아팠다. 허리를 숙여 인삼 한 뿌리를 주어보니 이미 시들시들했다.괘씸한 낙운희!장락길에 온 후로부터 송천초는 모습을 자주 드러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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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저낙이라는 자는 정녕 죽고 싶은 것인가? 어찌 감히 섭정왕을 이렇게 대한단 말인가?!부진환을 고개를 숙이고 더럽혀진 옷을 보며 눈빛이 점점 무거워졌다. 그리고 차가운 눈빛으로 가게를 쳐다보고는 화를 꾹 참고 떠났다.정말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정말이지 어이가 없었다!부진환은 화가 잔뜩 난 채로 부에 돌아왔다.마침 전원을 지나던 소유가 왕야의 우울한 얼굴을 보더니 다급하게 물었다: “왕야, 왜 이러십니까? 옷은 왜 더러워졌습니까?”부진환은 대답하지 않았다.이때, 낙월영이 웃으며 다가왔다: “왕야, 요즘 많이 바쁘신 것 같아 제가 요깃거리를 좀 만들었습니다. 제 방에 잠깐 들렀다 가시지요."부진환은 고개를 돌려 낙월영을 바라봤다. 하마터면 승낙할 뻔했다.그러나 부진환은 주먹을 꽉 쥐고 빠른 걸음으로 떠났다.낙월영을 깜짝 놀라 앞으로 다가갔다: “왕야!”소유는 즉시 낙월영을 막아섰다: “둘째 소저, 왕야 기분이 안 좋으신 것 같으니 제가 이따가 사람을 보내 요깃거리를 가져오겠습니다! 둘째 소저는 가만히 계십시오.”낙월영은 실망하며 몸을 돌렸다.“알겠습니다.”그리고 소유는 떠났다.낙월영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장미에게 분부했다: “요 며칠 왕야께서 뭐 하러 다니셨는지 똑똑히 알아 와라!”낙월영은 방으로 돌아와 기다렸다. 반 시진 후, 장미가 돌아왔다.그리고 보고했다: “제가 알아보니 요즘 왕야께서는 장락길에 자주 들르셨답니다. 오늘도 장락길에 갔다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화가 잔뜩 나셨습니다.”낙월영은 깜짝 놀랐다: “화가 났다고? 누가 감히 왕야를…”“장락길에 무슨 높으신 분이라도 있느냐? 왕야는 누굴 만나러 가신 거냐?”낙월영은 생각에 잠겼다.그러자 장미가 대답했다: “높으신 분은 없는 것 같습니다만, 요즘 꽤 이름있는 신산이 장락길에 가게를 열었답니다.”“신산?” 낙월영은 이마를 찌푸렸다. “왕야께서 그런 걸 믿는다고?”장미는 생각에 잠겨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거야 모르는 일 아니겠습니까? 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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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밖에는 백성들이 손가락질하며 수군대고 있었다.그 시선들은 마치 칼날처럼 날카로웠다.낙청연은 의문에 차 그들이 가리키는 방향을 쳐다봤다. 커다란 깃발 두 개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위에는 ‘강호 사기꾼’이라는 글이 적혀있었다.깃발이 바람에 휘날리자 그 다섯 글자는 유난히도 눈을 찔렀다.두, 세 거리 넘어서도 보일 것만 같았다!“저 신산 말이야, 용하다고 하지 않았던가?”“다 돈 주고 고용한 사람들이라잖아. 글쎄 무슨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이 찾아오겠어.”“글쎄, 이렇게 젊은 산명대사가 어디있다고! 역시 사기였어!”“그러게나 말이야! 목숨을 잃은 사람까지 있어서 사건이 관청에 올라갔다잖어.”이런 말을 들은 낙청연은 미간이 찌푸려질 대로 찌푸려졌다.낙운희가 이렇게 비겁한 수단을 쓰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으니 말이다!제멋대로 인 것도, 낙월영, 류훼향과 사이가 좋은 것도 알고 있었지만 진짜로 그들의 음모에는 참여하지 않았다.짜증은 났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서송원과 함께하려고 이런 짓을 다 저지르다니!설마 진짜로 서송원을 죽도록 사랑하는 건가?!송천초는 내당 앞에 서서 낙청연을 불렀다.낙청연은 가게 문을 닫고 들어갔다.“어떡합니까? 낙운희는 정말 물고 놓지를 않습니다!” 송천초는 걱정에 가득 찬 어투로 말했다.어떻게 얻은 명성인데, 이렇게 낙운희의 비겁한 수에 당하다니!“일단 태부부에 가서 낙 부인을 뵐 수 있는지 알아보아라.”낙운희가 이렇게 큰일을 저질렀으니 절대 낙용을 만나지 못하게 할 거라고 낙청연은 생각했다.송천초는 고개를 끄덕이고 뒷문으로 나갔다.낙청연은 다시 약포 밖으로 와 사다리를 타고 깃발을 빼어냈다.그리고는 불구덩이에 넣어 불태워버렸다.구경거리가 없는데도 밖에 사람들이 있을 리는 없다. 진짜 행인이라면 이미 흩어질 게 뻔하다. 다 낙운희가 고용한 사람들이었다.하여 낙청연은 신경 쓰지 않고 문을 닫은 채 오늘은 장사를 하지 않았다.후원 지붕 아래, 화로에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낙청연은 다리를 꼬고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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