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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낙청연의 예상이 맞았다.

다음 날 아침, 낙운희는 또 남자들을 한 무리나 데리고 찾아왔다.

낙운희는 오자마자 낙청연 앞에 있는 상을 엎고 눈을 부라렸다: “감히 날 속여?!”

“네 이놈!”

“날 속인 대가는 치러야지 않겠냐?”

낙운희는 화가 잔뜩 난 채 크게 호통쳤다: “부숴라! 다 부숴버려라!”

그렇게 남자들은 약포로 쳐들어와 미친 듯이 엎고 부쉈다.

낙청연은 얼굴색이 확 바뀌더니 약포로 달려들어 와 약재를 지켰다.

송천초가 귀한 약재들을 모두 여기에 놓은 건 아니지만 가게의 체면을 세우기 위해 조금은 놓아두었기 때문이다.

귀한 약재들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낙청연은 약궤 앞에 막아서 오는 사람마다 발로 걷어찼다.

비록 살이 빠지고 무공을 쓸 수 있게 됐지만 전보다는 훨씬 약해져 많은 사람을 상대하기엔 좀 버거웠다.

낙운희는 팔짱을 끼고 문 앞에 서서 차가운 어투로 말했다: “저낙,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겠다! 부탁한 일을 처리하고 사담만 주면 다시는 찾아오지 않겠다!”

“대신 거절하면, 내가 네 놈 신세를 망쳐놓을 것이다!”

어제 저낙의 함정에 빠진 것만 생각하면 낙운희는 화가 났다.

낙청연은 서늘한 눈빛으로 약궤에 달려든 남자를 낙운희 쪽으로 걷어찼다.

낙운희는 다급하게 뒤로 물러서 날카로운 눈빛으로 낙청연을 바라봤다.

낙청연도 똑같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낙운희를 바라봤다. 꼬리를 내릴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았다.

저낙의 몸놀림을 보던 낙운희는 호통쳤다: “그만! 됐다!”

약포는 이미 난장판이 되었다.

낙운희는 돈주머니를 바닥에 던지고 입을 열었다: “가자!”

그리고 낙청연을 무섭게 노려봤다.

낙운희가 멀리 간 후에야 지초는 뒤에서 나왔다.

“소저! 이걸 어찌하면…”

낙청연은 다급하게 지초를 후원으로 밀었다.

“나오지 마라, 난 괜찮다.”

그리고 혼자 정리하기 시작했다.

바닥에 짓밟힌 약재들을 보니 낙청연은 마음이 아팠다. 허리를 숙여 인삼 한 뿌리를 주어보니 이미 시들시들했다.

괘씸한 낙운희!

장락길에 온 후로부터 송천초는 모습을 자주 드러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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