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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화

“저택의 하인들은 제가 도둑놈이라도 되는 듯이 절 경계했습니다. 몇 번이나 낙 부인을 만날 뻔했는데 하인들이 절 끌고 갔지요. 그런데 오늘 온종일 그곳에 버티고 서 있다가 알아낸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낙청연은 호기심에 물었다.

“그게 무엇이더냐?”

송천초는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탁자를 짚으며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낙 부인께서 혼처를 물색하고 있었습니다. 매파 차림을 한 사람이 초상화를 잔뜩 들고 들어가더군요. 그리고 그것들이 명문 공자들의 초상화라는 것을 제 귀로 똑똑히 들었습니다.”

송천초는 호기심에 물었다.

“낙운희는 낙 부인께서 사윗감을 고르고 있다는 걸 알고 이렇게 급히 점괘 결과를 바꿔 달라고 하는 게 아닐까요? 하지만 저 신산의 말 때문에 낙운희의 어머니께서 마음을 돌리시겠습니까?”

낙청연은 미간을 구기고 잠시 사색에 빠졌다.

그녀의 말대로 두 사람의 궁합이 좋다고 자신이 두어 마디 써준다고 해서 낙용 고고가 낙운희와 서송원이 함께 하는 걸 동의할 리 없었다.

낙운희는 다만 그것을 핑곗거리 삼아 낙용 고고에게 반항하려는 것뿐일지도 몰랐다.

“낙운희의 혼사를 논하는 건 아닌 듯하구나. 그랬다면 낙운희의 성격에 서송원과 함께 도망쳤겠지. 낙씨 가문에는 첫째 딸 낙랑랑도 있지 않으냐?”

눈을 가느스름하게 뜬 낙청연은 조금 걱정됐다.

만약 낙용 고고가 낙운희와 정반대 성격인 낙랑랑의 혼처를 고르는 것이라면 아마 낙랑랑은 싫어도 싫은 티를 내지 못할 것이었다.

낙청연을 진심으로 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고 그 몇 없는 사람 중 하나가 바로 낙랑랑이었다.

그렇기에 낙청연은 낙랑랑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평생을 행복하게 살길 바랐다.

“그런데 앞으로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이젠 점괘를 보는 것도 어렵게 됐고 평판도 나빠지지 않았습니까?”

송천초가 걱정스레 묻자 낙청연은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내일 봉씨 저택에 갈 것이다.”

“봉씨 저택이요? 임신 중인 그 부인을 만나러 가시는 겁니까? 그분은 다 낫지 않으셨습니까? 그곳에 가서 뭐 하시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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