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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그렇게 타일렀는데도 못 알아들은 것이냐? 너도 네 동생처럼 날 속태워 죽일 셈이냐?”

낙용은 벌떡 몸을 일으키더니 소맷자락을 휘날리며 자리를 떴고 낙랑랑은 순간 심장이 철렁하는 기분에 긴장한 듯 옷소매를 손에 꼭 쥐었다.

낙용이 화를 내며 떠나는 모습에 낙랑랑은 입술을 깨물며 눈물을 글썽였다.

섭정왕부.

소유는 빠른 걸음으로 서방 안으로 들어가 밀서를 건넸다.

“왕야, 조금 알아냈습니다.”

부진환은 고개조차 들지 않고 평온한 얼굴로 글씨를 연습했다.

“말하거라.”

소유는 밀서를 꺼내 보더니 정중한 어투로 말했다.

“왕야, 별원쪽 뱀 굴에서 발견한 자객들은 무극문(無極門)의 사람인 듯 합니다.”

그 결과를 듣고도 부진환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 그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예상했던 일이다. 낙청연과 관련이 있는 자들이니 엄씨 가문 말고 누가 있겠느냐?”

비아냥 섞인 어조였다. 낙청연이 엄씨 가문에서 보내온 첩자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는 몇 번이나 마음이 약해졌다.

부진환은 사뭇 차가워진 눈빛으로 물었다.

“뱀 굴에 들어간 자들의 목적은 알아냈느냐?”

소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냈습니다. 뱀의 쓸개를 위해서라더군요. 최근 누군가 수도 내 각 약방에서 파는 뱀의 쓸개가 전부 사들였다고 합니다. 또 연줄을 이용해 고가로 뱀의 쓸개를 사들인 자도 있다고 하더군요. 엄씨 가문의 공자가 여인을 한 명 구했는데 그 여인의 상처를 치료해주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그런데 수도 안의 약방에서 파는 뱀의 쓸개는 그가 원하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말에 부진환은 살짝 놀랐는지 붓을 들고 있던 손이 잠깐 멈칫했다. 곧이어 그는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며 물었다.

“뱀의 쓸개라 하였느냐? 엄씨 가문에서 이렇게 공을 들여 사람을 구하려 하다니, 예사 인물이 아닌가 보구나. 게다가 낙청연까지 이용해 뱀 굴로 들어가 뱀의 쓸개를 취하려 하다니.”

부진환의 목소리는 서릿발처럼 싸늘했다.

소유는 그의 말에서 어쩐지 질투가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소유는 저도 모르게 편을 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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