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2901 - 챕터 2910

2989 챕터

제2901화

“차강남이 저를 이한도에 남겨둘까 봐 무섭습니다. 사부님 옆이 제일 안전합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놀라며 말했다.“그것 때문이구나.”“하지만 차강남은 그리 비겁한 사람 같지 않던데, 네 재능이 아까워 이한도의 검법을 가르쳐 주려고 일부러 숨겼을지도 모르겠구나. 사실을 알게 되면 연마하려 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너무 걱정하지 말아라, 차강남도 궁에까지 쫓아와 너를 데려가진 못할 테니.”하지만 강여는 여전히 불안했다.“하지만 그 검법을 배우고 나니 손해인 기분이 듭니다.”“연습할 때부터 검법이 이상하게 애틋했지만, 위력도 막강해 더 깊이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류행풍에게 물어볼 걸 그랬습니다.”“차강남이 저더러 이한도 섬 주인의 부인이 되라고 한다면, 무공을 폐하면 빚진 것도 아닙니다.”낙요는 의아한 듯 말했다.“무공을 폐한다고? 차강남이 그렇게 싫으냐?”“싫은 게 아니고, 함께 하는 걸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이한도에서 자유를 잃기도 싫고요.”낙요는 웃으며 위로했다.“그래도 무공을 폐할 지경은 아니지.”“걱정하지 말아라, 사부님이 계시니 그 누구도 너를 위협할 수 없을 것이다.”강여는 감동하며 낙요의 어깨에 기댔다.“역시 사부님입니다.”낙요는 강여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다정하게 물었다.“공주로 책봉한다면 불편할 것 같으냐?”강여는 깜짝 놀란 듯 고개를 들었다.“예?”“지금은 나를 만나려면 절차가 복잡하지 않으냐. 누가 막아서면 나를 만나지 못하는 거고.”“공주라는 신분이 있다면, 자유롭게 궁을 드나들 수 있고 너를 강제로 궁에 두지도 않을 테니, 밖에 나가서 유람해도 된다.”이 신분이 있다면, 강여를 지킬 수 있었다.차강남이 정녕 강여를 이한도에 남길 생각이었다면, 낙요라는 산부터 넘어야 했다.강여는 잠시 생각하더니 흔쾌히 승낙했다.“사부님의 말을 듣겠습니다!”“그래, 그렇게 하자.”곧바로 낙요가 말했다.“얼마 전 낙현책이라는 아이를 입양했다. 우유 대제사장의 제자로 받아들였지.”
더 보기

제2902화

손을 번쩍 들자 앞쪽의 검은 안개가 삽시간에 걷히고 달빛이 칠흑 같은 숲속으로 비쳐 들어왔다. 낙요는 걸음을 재촉했다. 낙요가 산에서 낙현책을 찾았을 땐 그는 온몸에 상처투성이가 되어 커다란 두 바위틈에 몸을 웅크리고 숨어있었다. “현책.” 낙요는 작은 소리로 불렀다. 그러자 낙현책은 허약하게 눈을 뜨고 말했다. “군주님…….” 그가 살아있는 것을 본 낙요는 황급히 그를 안고 취혼산을 넘어 청봉산에 도착했다. 거긴 나쁜 기운이 강하지 않은 안전하고 조용한 곳이었다. 낙요는 의식을 잃은 낙현책을 눕히고 검사해 보니 중상은 아닌데 힘이 빠져서 그런 것 같았다. 상처도 심각하지 않아 목숨은 위태롭지 않았다. 하지만 몸에 나쁜 기운이 많이 들어가 취혼산에 몇 시간 더 머물러 있었다가는 분명 목숨을 잃었을 것이었다. 상처투성이가 된 채 옆에 누워있는 낙현책을 본 낙요는 어린 시절 누군가에게 속아 취혼산으로 들어갔던 일이 떠올랐다. 그녀는 마음이 아파왔다. 당시 낙요는 이미 스승님을 따라 오랫동안 수련해 왔는데도 취혼산에서 목숨을 잃을 뻔했는데 낙현책은 이제야 제사 일가로 들어왔으니 살아남은 것만 해도 기적이었다. 낙요는 낙현책의 상처를 처리하고 그의 체내에 뭉쳐 있던 나쁜 기운을 몰아낸 후 조용히 옆에 앉아서 그가 깨어나기 만을 기다렸다. 현재 취혼산 아래에서 유생은 노기등등해서 취혼산으로 들어가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필천에게 가로막혔다. “미쳤어? 네가 거기에 들어간다고 해도 죽어.” 그러자 유생은 화가 나서 그의 손을 뿌리쳤다. “미친 건 너겠지. 너 이러는 거 낙현책을 보고 죽으라는 거야.” “너 나 대신 그에게 본때를 보여준다고 했지 죽인다고는 하지 않았잖아. 내가 그를 미워하는 건 맞지만 목숨을 앗아갈 정도는 아니야.” 그 말을 들은 필천도 안색이 좋지 않았다. 그는 갑자기 후회하기 시작했다. “낙현책…… 괜찮겠지? 취혼산은 제자들을 단련하는 곳인데 정말로 목숨이 위험하겠어?” “그냥 조금 다쳐서 날이 밝은 후 산에
더 보기

제2903화

“너 어떻게 취혼산에 들어간 거야?” 낙현책은 넋을 잃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제가 실수로 들어간 겁니다.” “잘 알지도 못하고 군주님께 폐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낙요는 그가 고의로 진실을 숨기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하지만 낙요는 따지지 않았다. “그럼 다음부터는 조심해. 제사 일가에서 무슨 어려움이 있으면 둘째 사부님을 찾아가. 그럼 널 도와줄 거야.” “요즘 너 몸에 상처가 너무 많이 난 것 같아.” 그러자 낙현책은 황급히 말했다. “이건 제 스스로 연습하다 넘어진 거예요. 군주님께 걱정을 끼쳐드렸습니다.” 낙현책이 자신이 괴롭힘을 당한 일을 조금도 말하려 하지 않자 낙요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이 길로 내려가면 제사 일가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나도 조정에 가 봐야겠다. 그리고 내가 여기에 왔었다는 건 아무에게 말하지 말아.” 낙현책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러자 낙요는 몸을 돌려 날아갔다. 낙현책은 몸을 일으켜 군주님이 떠난 방향을 바라보다가 산을 내려와 무사히 사제 일가로 돌아갔다. 돌아온 낙현책을 본 제자들은 모두 수군대기 시작했다. 낙현책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절뚝거리며 숙소로 돌아가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그런데 방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유생이 들어왔다. “낙현책, 너 괜찮아?” 옷을 갈아입던 낙현책과 마주친 유생은 깜짝 놀라 황급히 등을 돌렸다. “나…… 너 옷 갈아입는지 몰랐어.” 말을 마친 유생은 몸을 돌려 방을 나간 후 문을 닫았다. 낙현책은 담담하게 옷을 마저 갈아입고 차가운 눈빛으로 방문을 열었다. 그의 모습을 본 유생은 쑥스러운 표정으로 약병을 건넸다. “이거로 상처 치료해.”낙현책은 덤덤하게 유생을 한 눈 보고 약을 받지 않았다.“왜? 내가 널 해칠까 봐 그러는 거야? 사부님이 주신 거라 나도 아끼던 약이야.”유생도 이번엔 좀 지나쳤다는 걸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도 취혼산은 함부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그나
더 보기

제2904화

방 안의 몇몇 사람들은 안색이 크게 변하더니 벌떡 일어났다. “당신 누구야?” 강여는 냉소하며 말했다. “고작 저급한 부적을 쓸 줄 안다고 사람을 괴롭혀? 악령이 어떻게 생겼는지 본 적이나 있어?” 그러자 방 안의 몇 사람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의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여가 손을 흔들자 강렬한 살기와 함께 안개가 감돌더니 순식간에 검은 그림자가 나타나 귓가에 처량한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방 안의 사람들은 참지 못하고 귀를 막았다. 왜냐하면 이 기운이 그 사람들에겐 너무 억압적이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입을 열기도 전에 방 안의 사람들은 검은 안개에 휩쓸려 나갔다. 그들은 공중으로 빨려 들어갔다가 빠르게 떨어지고 지상에 다다를 때쯤이면 다시 공중으로 빨려 들어갔다. 마치 누군가에게 의해 끊임없이 하늘로 던져지는 것 같아 비명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그들의 비명소리에 많은 제자들이 나왔는데 다들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들은 최혼산 밖에서 처음으로 이런 악령을 보는 것인데 그것도 통제받는 악력이었다. “저 붉은 옷을 입은 여인은 누구야? 예전에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그러나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알아채고 말했다. “군주님께서 대제사장이었을 때 이 여인은 군주님의 제자였어. 그리고 지금은 운서공주지.” 이 말이 나오자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눈앞의 여인이 왜 감히 사제 일가에서 이렇게 소란을 피우는 게 이상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공중으로 날아올랐다가 떨어지는 것을 반복하자 백엽은 심지어 놀라서 기절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육소월이 달려와 눈앞의 광경에 황급히 손을 쓰려다 강여를 보고 즉시 손을 거두었다.그녀는 황급히 다가가 말했다.“공주 전하, 저들이 무엇 때문에 전하의 미움을 샀는지는 모르겠지만 부디 용서해 주세요.”강여는 팔짱을 끼고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왔을 때 쟤들이 마침 낙현책에 대한 음모를 꾸미고 있더군. 그리고 하마터면 낙현책을 죽게 할 뻔했다고 하던데 모두 당신 제자 아니야? 당신이
더 보기

제2905화

‘사부님은 낙현책이 권법만 조금 배웠다고 했는데 이건 분명 권법만 할 줄 아는 실력이 아니야. 깊이 숨겨져 있거나 아니면 이 짧은 며칠 사이에 새로운 공법을 배운 거야.’ 낙현책은 실력이 딸려 뒤로 몇 걸음 밀려났다. 그러자 강여도 손을 멈췄다. “너 이놈, 무공 괜찮은데. 역시 사부님이 널 좋아하는 이유가 있었어.” “이제부터 내가 네 누나야. 누나라고 하면 앞으로 내가 널 보호해 줄 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행복에 낙현책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말했다. “누나.” 그러자 강여는 기뻐하며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 “그래, 내가 너 주려고 맛있는 거 가져왔어.” 말을 마친 후 강여가 뒤에 있는 궁녀를 향해 손짓하자 궁녀는 얼른 상자를 들고 왔다. 두 사람은 낙현책의 마당으로 갔다. 강여는 음식을 테이블에 놓고 술을 두 잔 따랐다. “난 어제 돌아왔어. 원래는 사부님이 식사 자리를 마련해 우리를 소개해 주려고 했는데 네가 어젯밤에 일이 생기는 바람에 취소되었어.” “제사 일가엔 모두 너와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라 군주님께서 직접 나서서 처리하기가 좀 그래. 그러면 애들과 따지는 꼴이 되니까.” “하지만 네가 억울한 일을 당하는 걸 눈뜨고 볼 수가 없어서 나보고 오라고 한 거야.” “사부님이 바쁘니까 식사는 우리끼리 하자.” “이 빙상주는 내가 특별히 이한도에서 가져온 거야.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조차 없는 술이니 한번 마셔볼래?” 그러자 낙현책은 기뻐하며 술잔을 들고 마셨다. “맛있어?” 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맛있어요. 고마워요, 누나.” “맛있으면 한잔 더 받아.”강여는 인색하지 않고 말했다. 하지만 낙현책이 말했다. “이한도에서 가져온 소중한 술이니 군주님께 드리는 건 어때요?” 그러자 강여가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군주님한테 아주 많아. 나도 이번에 한 상자 가져왔는데 친구가 많아 여기저기 나눠주다 보니 한 주전자밖에 남지 않은 거야.” “앞으로 네가 밖으로 나가 경험을 쌓게 된다면 내가 널
더 보기

제2906화

강여는 편지를 다 읽고 나서야 마음이 놓였다. 낙요도 편지를 받아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내가 그랬잖아. 차강남은 정인군자라서 널 함정에 빠뜨리지 않을 거라고. 거 봐, 네가 쓸데없는 걱정을 한 거네.” 강여는 턱을 괴고 천천히 차를 따랐다. “내가 오해했네요.” 낙요는 책을 내려놓고 몸을 꼿꼿이 세우고 물었다. “그래서 이한도에 다시 갈 거야?” “안 가요. 일부러 돌아온 건데 당연히 사부님과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야죠.” “요즘 도성에도 변화가 크니 재밌게 놀 수 있을 거예요.” 낙요도 기뻤다. 여제로 된 이후 전에 알고 지내던 사람들의 태도가 많이 변해서 그녀는 강여가 돌아오지 않은 것도 이 일 때문에 신분에 장벽이 쌓여 예전처럼 친하게 지낼 수 없어서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 강여가 남겠다고 하니 예전에 걱정했던 의심도 모두 사라졌다. 낙요도 지위가 높으면 높을수록 외롭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외로움이 싫었다. “궁에 머물고 싶지 않다면 궁 밖에서 저택을 골라서 지내도록 해.” 강여는 놀라서 낙요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저택을 가질 수 있다는 건 정말 공주만이 받을 수 있는 대우였다. 강여는 앞으로 다가가 낙요에게 기대고 말했다. “사부님, 저한테 너무 잘해주시는 거 아니에요?” 운서 공주가 한바탕 소란을 피운 후, 사제 일가의 모든 제자들은 낙현책만 보면 모두 깍듯이 행동하고 더 이상 함부로 하지 못했다. 오직 유생만이 불만스러운 표정을 얼굴에 드러내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 “낙현책, 공주가 널 예뻐한다고 대제사장님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하지 마.” “비록 지금은 내 무공이 너보다 못하지만 내 부술은 너보다 훨씬 뛰어나거든. 그러니 무공도 언젠가는 널 이기고 말 거야.”낙현책은 유생의 그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귀에 못이 박힐 지경이었다. 그래서 그는 냉담한 태도로 아랑곳하지 않았다. 유생은 매번 화가 나서 펄쩍펄쩍 뛰었다. 마치 팔을 힘껏 휘둘러 솜을 때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단지
더 보기

제2907화

어느덧 겨울이 다가왔다.조정에서는 이미 대신들이 낙요에게 황족을 위해 황자를 낳아야 하지 않겠냐고 건의하기 시작했다.천하가 태평하고 큰 위기와 번거로움이 없어지자 대신들은 자연스럽게 미래의 황자를 고려하게 되었다.그러자 낙요는 목 승상을 불러와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함께 의논했다.그녀는 궁에서 현학서원을 개설해 대신들과 세가들 중에서 우수한 자녀들을 뽑아 궁에 들여보내서 그 중에서 미래의 황위를 이을 인물을 뽑기로 했다.그러자 승상은 깜짝 놀라서 말했다.“군주님, 대신들이 다른 마음을 품을까 봐 걱정되지 않으세요?”그러자 낙요가 대답했다.“여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제왕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제사 일가의 견제도 뒤따르는 나라니 국운에만 지장이 없다면 문제없어.”목 승상은 잠깐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군주님께서 마음이 이렇게 넓으시니 정말 존경스럽습니다.”“목 승상께서 괜찮다면 이 일은 목 승상에게 맡기겠어.”목 승상은 연신 절을 하며 말했다.“군주님께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습니다.”두 사람은 세부사항과 조건을 상의한 결과, 현학서원에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은 집안 배경을 보는 게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보기로 결정했다.그리고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현학서원의 문이 열렸다.낙요는 서원의 스승님까지 모두 뽑았다. 그리고 해회조도 현학서원에 배치해 서화를 가르치도록 했다.다만 아직 태부의 자리가 잠시 비어있었다.승상도 각 가문의 자식을 고르느라 당분간은 너무 많이 뽑지 못할 것 같았다. 겨울이 되자 낙요도 게을러져 따뜻한 실내에 있으니 자꾸 잠이 와서 차라리 눈보라 속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걷다 보니 어느새 제사 일가까지 도착했다. 제가 일가의 제자들은 무공을 연마하고 있었다. 이때 우유가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 “군주님.” 낙요가 물었다. “요즘 제자들 무공은 잘 연마하고 있어? 취혼산에 들어가 단련할 수 있을만한 사람은 있어?” 그러자 우유가 대답했다. “실력이 좋아 취혼산에 들어갈 만한 사람은 몇
더 보기

제2908화

낙요는 원래 낙현책의 솜씨를 보려고 했는데 삼수만에 비무가 끝날 줄은 몰랐다. 낙요는 그가 어떤 초식으로 백엽을 이긴 건지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낙요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그동안 무공이 많이 늘었나 보군.” 토너먼트 위의 유생은 표정이 굳어졌다. 그녀는 요즘 자주 낙현책을 찾아가 무공을 겨루었지만 이기는 것보다 진 적이 훨씬 많았다. 가까이서 그의 무공을 본 유생은 이게 바로 낙현책의 진정한 실력이라는 것을 알고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낙현책은 필천과 마주했다. 이번엔 두 사람이 몇 차례 싸웠다. 실력은 막상막하였지만 낙현책에 비하면 필천이 조금 뒤져 결국엔 낙현책이 승리했다. 심사가 끝나고 순위도 나왔다. 1위는 낙현책, 2위는 필천, 3위는 유생이었다. 낙현책을 제외한 유생과 필천은 모두 풀이 죽은 얼굴이었다. 제자들은 모두 수군댔다. ‘신입이 필천과 유생을 리기다니.’ 낙현책은 마음속으로 더없이 기뻤다. ‘이제 누가 감히 군주님이 보는 눈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어?’ 유생은 언짢은 표정으로 낙현책을 노려보았는데 그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더욱 화가 났다. “아직 좋아하기엔 너무 일러. 이건 단지 첫 번째 시험일 뿐이야. 중요한 건 내일이라고. 나는 절대로 너에게 양보하지 않을 거야.” “무공도 조만간 널 이기고 말 거야.” 유생은 주먹을 꽉 쥐고 말했다. ‘요즘 나 엄청 열심히 무공을 연습했는데, 여전히 낙현책을 당해낼 수가 없다니. 정말 너무 분해.’ 낙현책은 담담하게 그녀를 한 번 쳐다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때 누군가가 앞으로 다가와서 말했다. “세 분, 저 따라오시겠어요? 군주님께서 할 말이 있으시답니다.” 군주 앞으로 간 세 사람은 공손이 인사했다. “유생.” 유생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어보니 낙요가 영패를 건넸다. “오늘부터 넌 통천탑에 들어갈 수 있어. 넌 힘이 약하니 검을 배우는 게 적합한 것 같아. 1, 2층에 있는 검법은 너 마음대로 골라.” 낙요의 말을
더 보기

제2909화

“보아하니 군주님 눈엔 너와 내가 다른 건 없구나.” 이때 필천도 오더니 우쭐대며 말했다. “군주님께서 우리에게 조언까지 해주셨는데 너한테는 아무런 말도 안 하던데?” 낙현책은 그들과 시간을 낭비하기 싫었지만 필천의 말을 듣자 안색이 변하더니 싸늘하게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서? 너희들이 받은 상, 나는 벌써 받았거든.” 말을 마친 낙현책은 성큼성큼 떠났다. 그러자 유생이 의아해서 말했다. “저 놈이 반박을 하다니, 통증을 찔렀나 보다.” 그러자 필천도 웃으며 말했다. “그러게. 군주님이 데리고 들어왔으니 군주님이 없으면 저 놈은 아무것도 아니야.” “걱정하지 마. 내일 취혼산에 들어가면 내가 널 보호해 줄 게. 1등은 무조건 네 것이야.” 낙현책은 방으로 돌아와 필천의 말을 떠올렸다. ‘군주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조언을 해주셨는데 유독 나에게만 조언이 없었어. 통천탑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한 후부터는 마음대로 보라고만 했지 어떤 무공을 배우는 게 좋을지 말해준 적이 없었어.’ 오늘 1등을 했지만 낙현책은 기쁘지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아직 대단하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음날 시험을 보러 취혼산으로 들어가야 했다. 낙요는 원래 올 필요가 없이 결과만 기다리면 되는데 너무 궁금해서 직접 보러 갔다. 제자들은 이미 준비를 마치고 출발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유는 엄숙하게 당부했다. “산에 들어가면 최대한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너희들에게 보명부를 한 장씩 나눠줄 테니 정말 위급한 상황에서만 사용하도록 해. 절대로 동문끼리 잔해 하는 건 금지인 거 알지? 발견하는 즉시 사제 일가에서 쫓아낼 줄 알아.”그러자 제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제자들은 취혼산으로 들어갈 준비를 했다. 낙현책은 두리번거리더니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낙요를 발견했다. 낙요는 미소를 지으며 눈빛으로 그를 격려했다. 낙현책은 확고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만만하게 취혼산으로 향했다.
더 보기

제2910화

낙요의 표정이 다소 굳어졌다. “실은 내가 전에 낙현책을 위해 점을 봤는데 그가 천부적으로 타고난 여국의 대제상 같다고 하더군.” “그의 운명은 확실히 제사장의 자리인데 정겁이 그의 최종 운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해.” 낙요의 말을 들은 우유는 뭔가를 깨달은 듯이 말했다. “정겁? 내가 보기엔 낙현책의 마음이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하지만 미래의 일은 알 수 없는 법이지. 정겁을 일으킬 인물이 아직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으니.” 그러자 우유는 다시 위로했다. “나도 점을 봤었는데 백 년 동안은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이 편안해서 제사 일가에 문제가 없을 거라고 하더군요.” “결과가 어떻든 나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자 낙요는 미소를 지었다. “내가 걱정이 너무 앞섰나 봐.” “다만 이런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인재가 세상에 드물어 대제사장이 되지 않으면 안타까운데 하필 정겁이 있다니, 피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 그러자 우유가 대답했다. “군주님, 걱정 마세요. 제가 잘 살피겠습니다.” “정겁을 최대한 피하고, 도저히 피할 수 없다면 다른 좋은 방향을 생각해 보는 수밖에.” “네.” 두 사람은 얘기를 하다가 심심해서 바둑을 두기 시작했다. 그리고 함께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날이 밝아오자 낙요는 깨어났고, 우유도 눈을 비비며 말했다. “군주님, 벌써 일어나셨어요?” 낙요는 옷을 입으며 말했다. “날이 밝으면 제자들이 산을 내려올 테니 내가 가볼 게.”낙요는 긴장하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했다. 낙요가 이 일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을 본 우유는 바로 따라 일어났다. 세수를 마친 두 사람은 산의 출구에 가서 기다렸다. 그곳엔 지키는 사람이 있었는데 아직 내려온 제자는 없었다. 날이 점점 밝아지더니 하늘에서는 또 눈송이가 흩날리기 시작했다. 우유는 얼른 우산을 폈다. 가다리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이 다시 하얗게 덮인 것을 보고 낙요는 걱정했다. “이 날씨에 취혼산으로 들어가는 것도 시련이긴
더 보기
이전
1
...
289290291292293
...
299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