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2891 - 챕터 2900

3113 챕터

제2891화

“군주, 막 돌아오셨는데 정무가 바빠도 쉬어야 합니다.”“저와 동생들이 만든 간식거리인데, 한번 드셔보시겠습니까?”낙요는 그릇에 담긴 예쁜 간식거리를 바라보았다.모양이 모두 다른 것을 보니 함께 만든 모양이었다.“다들 손재주가 좋구나.”하나 먹어보니 상큼한 꽃향기가 입안에 풍겨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었다.“맛이 좋구나. 수고했다.”정비는 매우 기뻐하며 말했다.“입맛에 맞으시니 다행입니다.”“그러면 이만 물러가겠습니다.”낙요는 차와 간식을 먹으며 늦은 밤까지 정무를 처리했다.탁자 위에 쌓인 상고서를 모두 처리하자, 낙요는 기지개를 켜고 탁자 위에 엎드려 눈을 붙였다.월규가 방으로 들어와 옷을 덮어주자, 낙요는 그제야 눈을 떴다.“군주, 깨셨습니까. 침궁으로 돌아가 쉬는 게 어떻습니까?”“그래.”낙요는 기지개를 켜고 방을 나섰고, 무심결에 정원에 앉아 있는 누군가를 보았다.가까이 가보니 해회조였다.해회조는 급히 예를 올리며 말했다.“군주를 뵙습니다.”낙요는 탁자 위의 그림을 보았다. 해회조는 낙요를 그리고 있었다.창문 너머 탁자 앞에서 정무를 처리하는 낙요의 모습이었다.“다 그렸느냐?”“거의 다 그렸습니다.”“잘 그렸구나. 밤이 늦었으니 어서 돌아가 쉬어라.”해회조는 놀라 하며 급히 답했다.“예.”낙요는 등을 돌려 침궁으로 돌아갔다.“내가 없는 동안 해회조가 무슨 짓을 하지는 않았냐?”월규가 답했다.“예. 오랫동안 나오지 않았습니다.”“비빈들이 화상을 그려달라고 할 때만 나오지, 평소에 그리는 그림은 모두 군주입니다.”낙요는 의아했다.“그렇냐? 참 지루하게 보내는구나.”잠에 들려고 했으나, 낙요는 갑자기 무언가가 떠올라 다시 몸을 일으켜 서신을 쓴 후 아신에게 부진환에게 전해라고 보냈다.안전하게 돌아왔으니 인사를 해야 했다.낙요는 그제야 편히 잠에 들었다.그렇게 며칠을 정신없이 보내다 보니, 또다시 평온한 나날이 돌아왔다.정무도 많았지만, 크게 골칫거리는 없었다.천궐국과의 맹약도 세상에 알렸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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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2화

가을이 되자, 바람이 차가워졌다.정무를 다 처리한 낙요는 기지개를 켜고 정비가 가져온 간식 몇 개를 먹었다.그러고는 해회조가 보낸 서화를 펼쳐보았다.펼쳐보니 모두 낙요의 모습이었다.군주의 일상을 기록한 서화라 낙요는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서화를 닫자, 바람이 불어와 낙엽이 떨어졌다.마침 월규가 들어와 차를 들이면서 낙엽을 주워갔다.“청소하는 자들이 게으름을 피우나 봅니다. 제가 혼을 내겠습니다.”낙요가 입을 열었다.“아니다. 바람에 떨어진 것이다. 요 며칠 낙엽이 떨어지는 걸 보니 어느덧 가을이구나…”“그렇습니다. 군주는 종일 정무에 바빠 바깥 경치도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낙요가 머무는 조월궁은 다른 궁과 달리 정원이 많았다.꽃, 풀, 산, 호수도 있었고, 모두 낙요의 취향대로 배치한 것이었다.궁전 뒤에는 작은 호수 정자가 있었다.맑은 호수면 위로 궁전의 그림자가 비치니 매우 아름다웠다.시간이 날 때면 낙요는 이곳의 풍경을 감상했다.사계절 모두 풍경이 달랐다.호숫가 옆의 나무에서 낙엽이 수면 위로 떨어지며 잔잔한 물결을 일궜다.낙요가 호숫가에서 물고기 먹이를 주고 있던 그때, 백서가 급히 다가왔다.“군주, 대제사장의 서신입니다!”서신에는 ‘도성입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이 서신을 본 낙요는 매우 기뻤다.우유가 돌아왔다!“출궁 준비를 하여라. 대제사장부로 간다.”낙요는 백서와 유단청 두 사람만 데리고 출궁했다.대제사장 부에 도착하자, 우유는 막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우유가 의아한 듯 물었다.“군주, 오셨습니까? 서신을 써서 저녁에 입궁하려고 했습니다.”일 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유도 더욱 침착하고 듬직해진 느낌이었다.“보고 싶어서 온 것이다. 수고했다! 오늘 밤은 입궁하여 밥을 먹자꾸나!”우유는 웃으며 말했다.“괜찮습니다. 풍수사 등급 시험이 생겼다고 하여 급히 온 것입니다.”“마침 출궁했으니 같이 가봅시다.”“좋다.”하여 두 사람은 도성의 시험 장소로 향했다.낙요가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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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3화

어쩐지 그 모습을 보자 낙요는 순간 누군가가 떠올랐다.침서였다.침서도 어릴 때 이랬겠지.낙요는 즉시 유단청에게 소년을 구하라고 분부했다.금통부의 사람들은 유단청을 몰라 유단청은 돈을 써서 그 사람들을 제지시켰다.그렇게 다친 소년이 낙요 앞에 다가왔다.“이름이 무엇이냐?”소년은 코피를 닦으며 말했다.“거지라서 이름이 없습니다.”“얼마를 줘서 저를 구한 겁니까? 저는 갚을 돈이 없습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가 답했다.“갚지 않아도 된다. 물어볼 게 있다. 어찌 금통부의 시험에 참가하려는 것이냐?”소년은 망설임 없이 답했다.“돈 때문입니다.”“시험을 통과해 옥패를 가지면 1천 냥 은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거지 노릇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낙요는 멈칫했다.“금통부에서 어떤 시험을 치르는지 알고 있느냐?”“알고 있습니다!”소년이 부적을 꺼내 손으로 그리자, 탁자 위의 차가 공중에 떠 올랐다.그렇게 한 바퀴 돌고, 차는 다시 찻잔에 들어갔다.물 한 방울 떨어지지 않고 말이다.자리에 있는 모두가 깜짝 놀랐다.낙요와 우유는 서로를 바라보았다.이런 재능은 정말 오랜만이었다.“그 부적을 보여줄 수 있겠냐?”소년은 비록 경계했지만 조금 전에 자신을 구해준 사람들이라 남은 부적 몇 장을 꺼냈다.모두 피로 그린 부적이고, 매우 능숙했으며 한 치의 오차도 없었다.“늙은 거지가 가르쳐 준 건데, 그 사람은 이미 돌아가셨습니다.”“저는 부적을 팔아 돈벌이를 했는데, 몇 달 전 시험이 생기자 부적을 팔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금통부 옥패를 가진 사람의 물건만 사니까요.”“제 부적도 좋습니다! 부모님이 없고 가문이 없다며 시험에 참여하지 못하게 했습니다.”“대문도 못 들어서게 막았습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미간을 찌푸렸다. 자신의 정책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인가?이 말을 들은 백서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상황을 알아보겠습니다.”한참 후, 백서가 돌아와 말했다.“부모님이 없어서가 아닙니다.”“몇 명에게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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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4화

소년은 깜짝 놀라 한참 멍해 있었다.“제사… 일족…”“그렇다면 대제사장을 만날 수 있는 겁니까?”낙요는 웃으며 고개를 돌려 우유를 바라보았다.“네 앞에 이분이 바로 대제사장이다.”소년은 기뻐하며 무릎을 꿇고 말까지 더듬었다.“입궁, 입궁하겠습니다!”우유는 아이를 일으키고 고개를 돌려 낙요를 보며 물었다.“제사 일족에 들어갈 아이인데 이름을 지어주십시오.”낙요가 답했다.“제자로 받아들일 생각이 있느냐? 네가 지어라.”우유는 웃으며 말했다.“제자로 받아들일 겁니다. 하지만 군주께서 구하셨으니 군주께서 지으십시오.”이 말을 들은 낙요는 생각에 잠기다가 입을 열었다.“현책은 어떠냐?”우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습니다.”말을 마친 우유는 소년을 보며 말했다.“앞으로 네 이름은 낙현책이다. 어떠냐?”소년은 성을 듣고 깜짝 놀랐다.설마 앞에 있는 분이 바로 군주인가?!소년은 연신 답했다.“좋습니다!”곧바로 일행은 낙현책을 대제사장부에 데려가 씻겨주었다.낙요와 우유는 방에서 이야기를 나눴다.“내게 이름을 지으라고 하다니, 속셈이 다 보이더구나.”낙요는 일부러 장난치며 말했다.우유는 웃으며 차를 부었다.“이 아이의 뛰어난 재능을 보셨잖습니까. 저도 이 나이 때는 이런 재능이 없었습니다.”“군주 성을 따르는 게 낫지요.”낙요도 보아냈으니, 우유가 제자로 받아들일 것이라 생각했다.낙요의 성을 붙였으니, 앞으로 정녕 대제사장이 된다면 낙요에게도 보장이었다.필경 낙요는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었다.일단 자리에서 물러나면 어떻게 될지 몰랐다.낙요는 먼 미래까지 생각하지 않았으나, 우유가 이렇게 걱정할 줄은 몰랐다.“그나저나 이번 금통부의 시험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내 눈앞에서 이런 짓을 벌이다니.”우유가 답했다.“아랫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는 군주 귀에 사실대로 들어오지 않지요.”“괜찮습니다. 제가 돌아왔으니 금통부의 시험도 제가 직접 지켜보겠습니다.”“확실하게 정리해야지요.”낙요는 그제야 시름 놓으며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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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5화

현책은 낙요가 쉴 때는 가끔 과일과 간식도 가져왔다.일이 없을 때면 낙요는 창가에 앉아 책을 보았고, 낙현책과 유단청은 정원에서 무술을 연마했다.백서도 옆에서 지켜보았다.월규가 차를 가져오며 말했다.“군주, 현책 공자는 정말 총명합니다. 궁의 규칙도 이틀 만에 외웠습니다.”“유단청, 백서와 무술을 연마하니 실력도 늘고 있습니다. 백서도 칭찬을 하더군요.”이 말을 들은 낙요는 정원을 보며 웃었다.“이런 재능은 정말 타고난 것이다.”“들어오라고 하여라.”곧바로 낙현책이 방에 들어와 예를 올렸다."군주를 뵙습니다.”낙요가 물었다.“무술이 좋으냐?”낙현책이 진지하게 답했다.“좋습니다! 강해지면 지켜주고 싶은 사람을 지켜줄 수 있습니다.”“누구를 지켜주고 싶으냐?”“군주와 사부님을 지켜주고 싶습니다!”이 진지한 대답에 옆에 있던 월규도 웃음을 터뜨렸다.낙요도 미소를 띠며 말했다.“그래, 기억하마.”“여기 무술 책이 있으니 가져가 보아라.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보고.”낙현책은 기뻐하며 받았다.“감사합니다!”“가보거라.”낙현책은 곧바로 정원의 의자에 앉아 책을 펼쳐보았다.낙요는 낙현책이 물어볼 거라 생각했으나, 다음날 곧바로 혼자 연습하는 모습이 보였다.낙요는 깜짝 놀라 정무를 그만하고 낙현책을 지켜보았다.잘못 연습할까 봐 걱정했지만, 한 치의 오차도 없었다.백서도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군주, 정말 타고난 재능입니다.”“그 책을 온 저녁 보더니 곧바로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질문도 없었고요.”“심지어 한 치의 오차도 없습니다.”“두 번째 침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낙요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백서는 순간 말을 잘못했다는 게 떠올라 입을 열었다.“군주, 송구하옵니다. 제 뜻은…”“아니다. 확실히 침서에 비견할 재능이다.”“하지만 침서는 이 아이처럼 운이 좋지 않았지.”어쩌면 그때 침서도 수모를 당한 후, 양행주에게 구해졌으나 양행주의 검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다른 사람에게 구해졌다면, 침서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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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6화

낙요는 낙현책을 데리고 제사일족으로 왔다.그동안 낙현책은 궁 규율을 익혔고, 지금은 거의 다 익혔으니, 이제는 그를 제사일족으로 데려갈 때가 되었다.길에서, 낙현책은 이미 목적지를 짐작하고 가슴이 약간 설레면서도 불안했다.“군주님, 지금 저희 제사일족으로 가는 겁니까?”낙요는 몸을 약간 기울이며 말했다. “그래, 네가 맞혔구나!”낙현책은 웃으며 말했다. “유 대인께서 저에게 궁 안의 지도를 주었는데 저는 이미 다 기억했습니다. 이 길은 제사일족으로 가는 길입니다.”낙요는 약간 놀랐다. “네 기억력이 좋구나.”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낙현책의 눈빛을 보며 낙요는 청초한 목소리로 주의를 주었다.“일단 너무 기뻐하지 말거라.”“제사일족의 제자들은 모두 대제사장이 겹겹이 선발을 거쳐 들어온 사람들이다. 제사일족에 들어온 사람들은 모두 천부적인 재능이 손꼽힌다.”“내가 너를 제사일족에 데려가면 그들에게 너는 정상적인 선발을 거쳐 들어온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이 너를 어떻게 대할지는 나도 보장할 수 없다.”이 말을 들은 낙현책은 살짝 멍하더니 곧바로 정신을 차렸고 눈에 불꽃이 타올랐다.“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예전보다 더 힘들겠습니까!”“자신 있습니다.”두려움이 없는 그를 보자, 낙요도 그나마 마음이 약간 놓였다.만약 낙현책을 장래의 대제사장으로 배양하려면 이 길은 그가 반드시 걸어야 할 길이다.게다가 이런 작은 어려움도 극복하지 못하면 앞으로 막중한 책임을 짊어지기 힘들 것이다.제사일족에 도착하자 육소월이 제자들을 거느리고 마중나왔다.“군주님.”육소월은 제사일족의 부책임자인 셈이다.우유가 없을 땐 그녀가 제사일족을 관리한다.경력도 오래됐고 낙요보다 10여 세 연상이다.“제사일족은 요즘 괜찮소?”“군주님께 아뢰옵니다. 모든 게 무사합니다.”낙요가 유심히 관찰하니 육소월 등 뒤의 제자들은 거의 모두 10대 후반의 모습이었다.우유가 이전에 모집한 새로운 제자들이었고 나이가 어렸다.“여기 며칠 전에 우유가 거둔 제자 한 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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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7화

육소월은 고개를 돌려 그녀의 어깨를 다독이며 위로했다. “대제사장이 그를 제자로 거둬들이고 군주께서 직접 그를 데리고 통천탑으로 들어간 걸 보면 이 사람에게는 분명 남보다 뛰어난 데가 있을 것이다.”“너도 낙담하지 말고 열심히 수련하고 잡념을 없앤다면 너의 천부적인 재능으로 통천탑에 들어가는 건 시간문제이다.”“통천탑에 소장된 서적은 단숨에 다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제사일족에서 시험을 거쳐 통첩탑의 다른 층수에 진입할 수 있는 규칙도 다 너희들을 위해 고려한 것이다.”“사도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이 말을 들은 유생은 화를 내며 말했다. “저는 낙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 녀석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고 싶습니다.”“무슨 자격으로 군주님의 중시를 받는지 말입니다.”육소월은 이 말을 듣고 당부했다. “함부로 하지 말거라.”“스승님, 염려하지 마십시오. 정도를 지키겠습니다.”“저는 그저 저 녀석과 겨뤄보고 싶을 뿐입니다.”지금 그녀는 같은 또래의 제자들 중 실력과 천부적인 재능이 가장 뛰어나다.애초에 대제사장을 스승으로 모시려고 했지만, 대제사장이 바쁘고 또 다른 임무가 있어서 스승으로 모시지 못했다.그래서 그녀는 육소월을 스승으로 모셨다.대제사장은 제자를 안 거두는 줄 알았는데 오늘 대제사장의 제자가 왔다.그녀의 마음은 몹시 울적했다.저 녀석이 대제사장을 스승으로 모시다니, 분명 실력이 대단할 것이다.그녀는 꼭 그와 겨루어 볼 것이다.통천탑 안에서, 낙요는 낙현책을 데리고 잠시 둘러보고 몇 가지 당부한 후, 제사일족을 떠났다.낙요가 떠난 후.육소월은 낙현책에게 묵을 곳을 마련해주었고, 유생더러 낙현책을 데려가라고 했다.낙현책은 그녀를 따라 정원으로 들어왔다.그런데 등 뒤에서 갑자기 한 줄기 장풍이 엄습해 왔다.낙현책은 무의식적으로 몸을 옆으로 피하더니 주먹을 날렸다.“앗!”유생은 아파서 소리를 지르며 눈을 감싸 쥐고 땅바닥에 쓰러졌다.낙현책은 깜짝 놀라서 다급히 유생을 부축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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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8화

다음날부터 낙현책은 정식으로 제사일족 제자들과 함께 수련했다.매일 오전에는 무예를 익혔고 오후에는 부술을 배웠다.수업 전에 육소월은 모두에게 제사일족의 옛날이야기와 규칙을 말해주었다.그리고 오늘, 육소월은 천궁제와 동초 대제사장의 과거를 이야기했다.이 역사는 일 년 전에만 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낙요가 여제가 된 후 이 과거를 폭로했으며 또한 모든 제사일족 제자들에게 들려줄 것을 요구했다.비록 많은 제자들은 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지만, 여전히 열심히 들었다.“이 역사를 듣고 너희들의 가장 큰 깨달음은 무엇이냐?” 육소월이 질문했다.유생이 즉시 일어나 대답했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은 사랑을 금기해야 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온 일족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습니다.”“동초 대제사장은 애초부터 천궁제에게 조금의 애정도 품어서는 안 되는 거였습니다. 이에 따라 큰 화를 자초했고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으면 하마터면 여국까지 망칠 뻔했습니다.”“대제사장이 되려면 모든 정을 끊고 어떤 감정에도 휘둘려서는 안 됩니다. 항상 어깨에 짊어진 책임을 명심해야 합니다.”이 말을 들은 육소월은 흐뭇해하며 고개를 끄덕이었다.“나는 너희들이 제사일족에 들어온 그날부터 이 규칙을 기억했을 거로 생각한다. 앞으로 대제사장을 계승하려면 절대 황족 사람과 정을 나눠서는 안 된다.”“모든 정과 사랑을 끊으면 더할 나위 없다.”스승의 칭찬을 받은 유생은 거만하게 턱을 치켜올렸다.한쪽에서 낙현책은 말하려다 멈췄다.육소월은 이 역사를 낙현책에게 들려주기 위해 이야기한 것이다.필경 그는 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규칙을 알고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그래서 낙현책을 각별히 유의했다.그가 뭔가 말하려다 멈춘 것을 보더니 물었다. “낙현책, 어떻게 생각하느냐?”이 말이 나오자, 사람들은 살짝 놀랐다.많은 사람들은 서로 마주 보며 눈빛으로 교류했다.그들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낙현책?이 녀석 낙 씨라고?유생도 약간 놀라웠다.그는 불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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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9화

낙현책은 물을 연신 몇 모금 들이마시고 나서야 비로소 수면 위로 올라왔다.머리 꼭대기 위에서 풍자하는 소리가 들렸다.낙현책은 그제야 고개를 들고 우물 입구로 올려다보았다.한 무리의 제자들이 우물을 둘러싸고 있었고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그의 초라한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다.우두머리 필천은 팔짱을 끼고 말했다. “군주께서 주워온 거지 주제에 낙 씨 성을 가지다니, 어떻게 군주의 성을 얻을 수 있단 말이냐?”“거지 같은 쓸모없는 놈, 감히 유생 사매를 괴롭혀? 오늘은 교훈을 주는 거니까 앞으로 우리를 보면 길을 돌아다니거라!”“군주의 안목이 왜 이래? 어떻게 이런 쓸모없는 거지를 마음에 들어 하시는거지?”이 말을 끝내고 필천은 경멸하듯 침을 뱉고 사람들을 데리고 의기양양하게 떠났다.이 말을 들은 낙현책은 주먹을 꽉 움켜쥐었고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필천 등 일행이 정원을 나서려는 순간, 갑자기 등 뒤에서 분노하여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멈춰!”필천 일행이 몸을 돌리자, 온몸이 흠뻑 젖은 낙현책이 그들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그 젖은 머리 아래 날카로운 눈빛은 맹수처럼 사나웠다.하지만 필천은 놀라지 않았으며 차갑게 웃었다. “왜? 쓸모없는 거지야, 또 싸워보려고?”낙현책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주먹을 꽉 쥐고 달려들었다.단번에 필천을 땅바닥에 확 쓰러뜨렸다.필천은 급작스레 땅바닥에 넘어졌고 말도 하기 전에 호되게 한 대 얻어맞았다.주위의 사람들은 즉시 달려가 도와줬다.낙현책은 그대로 몸을 날려 한 사람을 걷어차 버렸다.그리고 사람들과 싸우기 시작했다.필천은 이 또래의 제자 중 실력이 가장 뛰어났고 기대가 큰 대제사장 후보이기도 했다.그는 무예는 뛰어났지만, 부술은 유생보다 못했다.그래서 스승을 모시지 못했다.필천은 땅바닥에서 기어 일어나 입가의 피를 닦더니 낙현책에게 교훈을 주려고 했다.싸움은 결국 필천과 낙현책의 맞짱으로 이어졌다.여러 번 겨룬 후, 필천도 결국 쓰러졌다.낙현책은 달려들어 한 대 또 한 대 때렸으며 눈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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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0화

이 말을 들은 백엽은 눈동자를 굴리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형, 오늘 이 원수는 꼭 갚아야 합니다. 아니면 그를 속여 취혼산으로 유인할까요?”“이 녀석 실력이 이토록 강한데 어쩌면 앞으로 유생 사매를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들이 사전에 유생 사매를 대신하여 이 위협을 없애 버리는 겁니다.”필천은 이 말을 듣고 약간 망설이었다. “취혼산? 너무 위험하다. 만약 그가 죽으며 군주께서 우리를 가만두겠느냐?”백엽이 대답했다. “살려는 두고 그 녀석을 폐인 만드는 겁니다.”“아니면 겁먹고 도망가게 해도 좋습니다.”이 말을 들은 필천은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었다. “좋다.”-3일이 지났다.이날 일을 마친 낙요가 물었다. “현책이 요즘 오지 않는구나. 혹시 제사일족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거 아니야?”백서가 대답했다. “소인이 제사일족에 다녀올까요?”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백서가 떠나자마자, 유단청이 성큼성큼 걸어왔다. “군주님, 궁 밖에서 누군가 군주님을 뵙고 싶답니다. 그는 군주님의 제자라고 자칭합니다.”이 말을 하며 첩자를 건넸다.낙요가 열어보니, 강여의 필적이었다.계집애 드디어 실컷 놀고 돌아왔구나!“들이거라.”한참 기다리자, 강여가 조영궁에 도착했다.낙요를 보더니 강여는 즉시 예를 행했다. “군주님을 뵙습니다.”낙요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언제부터 이렇게 예의를 차렸느냐? 네가 더 이상 돌아오지 않으면 나에게 제자가 있다는 것마저 잊을 뻔했구나.”강여는 그제야 앞으로 다가가 낙요의 팔을 끌어안고 말했다. “스승님은 여제가 되어 사무가 바쁘신데 제가 폐를 끼칠까 봐 두려웠습니다.”낙요는 천천히 밖으로 걸어가 정자에 이르렀다.“그럼, 이번에 무슨 일로 돌아왔느냐? 나에게 폐를 끼치는 건 이젠 두렵지 않고?”강여는 애교 섞인 어투로 말했다. “스승님, 스승님이 보고 싶어서 돌아왔습니다.”“저는 폐를 끼치러 온 게 아닙니다.”낙요는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키가 이렇게 많이 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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