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요는 낙현책을 데리고 제사일족으로 왔다.그동안 낙현책은 궁 규율을 익혔고, 지금은 거의 다 익혔으니, 이제는 그를 제사일족으로 데려갈 때가 되었다.길에서, 낙현책은 이미 목적지를 짐작하고 가슴이 약간 설레면서도 불안했다.“군주님, 지금 저희 제사일족으로 가는 겁니까?”낙요는 몸을 약간 기울이며 말했다. “그래, 네가 맞혔구나!”낙현책은 웃으며 말했다. “유 대인께서 저에게 궁 안의 지도를 주었는데 저는 이미 다 기억했습니다. 이 길은 제사일족으로 가는 길입니다.”낙요는 약간 놀랐다. “네 기억력이 좋구나.”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낙현책의 눈빛을 보며 낙요는 청초한 목소리로 주의를 주었다.“일단 너무 기뻐하지 말거라.”“제사일족의 제자들은 모두 대제사장이 겹겹이 선발을 거쳐 들어온 사람들이다. 제사일족에 들어온 사람들은 모두 천부적인 재능이 손꼽힌다.”“내가 너를 제사일족에 데려가면 그들에게 너는 정상적인 선발을 거쳐 들어온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이 너를 어떻게 대할지는 나도 보장할 수 없다.”이 말을 들은 낙현책은 살짝 멍하더니 곧바로 정신을 차렸고 눈에 불꽃이 타올랐다.“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예전보다 더 힘들겠습니까!”“자신 있습니다.”두려움이 없는 그를 보자, 낙요도 그나마 마음이 약간 놓였다.만약 낙현책을 장래의 대제사장으로 배양하려면 이 길은 그가 반드시 걸어야 할 길이다.게다가 이런 작은 어려움도 극복하지 못하면 앞으로 막중한 책임을 짊어지기 힘들 것이다.제사일족에 도착하자 육소월이 제자들을 거느리고 마중나왔다.“군주님.”육소월은 제사일족의 부책임자인 셈이다.우유가 없을 땐 그녀가 제사일족을 관리한다.경력도 오래됐고 낙요보다 10여 세 연상이다.“제사일족은 요즘 괜찮소?”“군주님께 아뢰옵니다. 모든 게 무사합니다.”낙요가 유심히 관찰하니 육소월 등 뒤의 제자들은 거의 모두 10대 후반의 모습이었다.우유가 이전에 모집한 새로운 제자들이었고 나이가 어렸다.“여기 며칠 전에 우유가 거둔 제자 한 명이
육소월은 고개를 돌려 그녀의 어깨를 다독이며 위로했다. “대제사장이 그를 제자로 거둬들이고 군주께서 직접 그를 데리고 통천탑으로 들어간 걸 보면 이 사람에게는 분명 남보다 뛰어난 데가 있을 것이다.”“너도 낙담하지 말고 열심히 수련하고 잡념을 없앤다면 너의 천부적인 재능으로 통천탑에 들어가는 건 시간문제이다.”“통천탑에 소장된 서적은 단숨에 다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제사일족에서 시험을 거쳐 통첩탑의 다른 층수에 진입할 수 있는 규칙도 다 너희들을 위해 고려한 것이다.”“사도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이 말을 들은 유생은 화를 내며 말했다. “저는 낙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 녀석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고 싶습니다.”“무슨 자격으로 군주님의 중시를 받는지 말입니다.”육소월은 이 말을 듣고 당부했다. “함부로 하지 말거라.”“스승님, 염려하지 마십시오. 정도를 지키겠습니다.”“저는 그저 저 녀석과 겨뤄보고 싶을 뿐입니다.”지금 그녀는 같은 또래의 제자들 중 실력과 천부적인 재능이 가장 뛰어나다.애초에 대제사장을 스승으로 모시려고 했지만, 대제사장이 바쁘고 또 다른 임무가 있어서 스승으로 모시지 못했다.그래서 그녀는 육소월을 스승으로 모셨다.대제사장은 제자를 안 거두는 줄 알았는데 오늘 대제사장의 제자가 왔다.그녀의 마음은 몹시 울적했다.저 녀석이 대제사장을 스승으로 모시다니, 분명 실력이 대단할 것이다.그녀는 꼭 그와 겨루어 볼 것이다.통천탑 안에서, 낙요는 낙현책을 데리고 잠시 둘러보고 몇 가지 당부한 후, 제사일족을 떠났다.낙요가 떠난 후.육소월은 낙현책에게 묵을 곳을 마련해주었고, 유생더러 낙현책을 데려가라고 했다.낙현책은 그녀를 따라 정원으로 들어왔다.그런데 등 뒤에서 갑자기 한 줄기 장풍이 엄습해 왔다.낙현책은 무의식적으로 몸을 옆으로 피하더니 주먹을 날렸다.“앗!”유생은 아파서 소리를 지르며 눈을 감싸 쥐고 땅바닥에 쓰러졌다.낙현책은 깜짝 놀라서 다급히 유생을 부축했다. “죄송합니다.
다음날부터 낙현책은 정식으로 제사일족 제자들과 함께 수련했다.매일 오전에는 무예를 익혔고 오후에는 부술을 배웠다.수업 전에 육소월은 모두에게 제사일족의 옛날이야기와 규칙을 말해주었다.그리고 오늘, 육소월은 천궁제와 동초 대제사장의 과거를 이야기했다.이 역사는 일 년 전에만 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낙요가 여제가 된 후 이 과거를 폭로했으며 또한 모든 제사일족 제자들에게 들려줄 것을 요구했다.비록 많은 제자들은 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지만, 여전히 열심히 들었다.“이 역사를 듣고 너희들의 가장 큰 깨달음은 무엇이냐?” 육소월이 질문했다.유생이 즉시 일어나 대답했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은 사랑을 금기해야 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온 일족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습니다.”“동초 대제사장은 애초부터 천궁제에게 조금의 애정도 품어서는 안 되는 거였습니다. 이에 따라 큰 화를 자초했고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으면 하마터면 여국까지 망칠 뻔했습니다.”“대제사장이 되려면 모든 정을 끊고 어떤 감정에도 휘둘려서는 안 됩니다. 항상 어깨에 짊어진 책임을 명심해야 합니다.”이 말을 들은 육소월은 흐뭇해하며 고개를 끄덕이었다.“나는 너희들이 제사일족에 들어온 그날부터 이 규칙을 기억했을 거로 생각한다. 앞으로 대제사장을 계승하려면 절대 황족 사람과 정을 나눠서는 안 된다.”“모든 정과 사랑을 끊으면 더할 나위 없다.”스승의 칭찬을 받은 유생은 거만하게 턱을 치켜올렸다.한쪽에서 낙현책은 말하려다 멈췄다.육소월은 이 역사를 낙현책에게 들려주기 위해 이야기한 것이다.필경 그는 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규칙을 알고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그래서 낙현책을 각별히 유의했다.그가 뭔가 말하려다 멈춘 것을 보더니 물었다. “낙현책, 어떻게 생각하느냐?”이 말이 나오자, 사람들은 살짝 놀랐다.많은 사람들은 서로 마주 보며 눈빛으로 교류했다.그들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낙현책?이 녀석 낙 씨라고?유생도 약간 놀라웠다.그는 불쾌한
낙현책은 물을 연신 몇 모금 들이마시고 나서야 비로소 수면 위로 올라왔다.머리 꼭대기 위에서 풍자하는 소리가 들렸다.낙현책은 그제야 고개를 들고 우물 입구로 올려다보았다.한 무리의 제자들이 우물을 둘러싸고 있었고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그의 초라한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다.우두머리 필천은 팔짱을 끼고 말했다. “군주께서 주워온 거지 주제에 낙 씨 성을 가지다니, 어떻게 군주의 성을 얻을 수 있단 말이냐?”“거지 같은 쓸모없는 놈, 감히 유생 사매를 괴롭혀? 오늘은 교훈을 주는 거니까 앞으로 우리를 보면 길을 돌아다니거라!”“군주의 안목이 왜 이래? 어떻게 이런 쓸모없는 거지를 마음에 들어 하시는거지?”이 말을 끝내고 필천은 경멸하듯 침을 뱉고 사람들을 데리고 의기양양하게 떠났다.이 말을 들은 낙현책은 주먹을 꽉 움켜쥐었고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필천 등 일행이 정원을 나서려는 순간, 갑자기 등 뒤에서 분노하여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멈춰!”필천 일행이 몸을 돌리자, 온몸이 흠뻑 젖은 낙현책이 그들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그 젖은 머리 아래 날카로운 눈빛은 맹수처럼 사나웠다.하지만 필천은 놀라지 않았으며 차갑게 웃었다. “왜? 쓸모없는 거지야, 또 싸워보려고?”낙현책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주먹을 꽉 쥐고 달려들었다.단번에 필천을 땅바닥에 확 쓰러뜨렸다.필천은 급작스레 땅바닥에 넘어졌고 말도 하기 전에 호되게 한 대 얻어맞았다.주위의 사람들은 즉시 달려가 도와줬다.낙현책은 그대로 몸을 날려 한 사람을 걷어차 버렸다.그리고 사람들과 싸우기 시작했다.필천은 이 또래의 제자 중 실력이 가장 뛰어났고 기대가 큰 대제사장 후보이기도 했다.그는 무예는 뛰어났지만, 부술은 유생보다 못했다.그래서 스승을 모시지 못했다.필천은 땅바닥에서 기어 일어나 입가의 피를 닦더니 낙현책에게 교훈을 주려고 했다.싸움은 결국 필천과 낙현책의 맞짱으로 이어졌다.여러 번 겨룬 후, 필천도 결국 쓰러졌다.낙현책은 달려들어 한 대 또 한 대 때렸으며 눈빛은
이 말을 들은 백엽은 눈동자를 굴리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형, 오늘 이 원수는 꼭 갚아야 합니다. 아니면 그를 속여 취혼산으로 유인할까요?”“이 녀석 실력이 이토록 강한데 어쩌면 앞으로 유생 사매를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들이 사전에 유생 사매를 대신하여 이 위협을 없애 버리는 겁니다.”필천은 이 말을 듣고 약간 망설이었다. “취혼산? 너무 위험하다. 만약 그가 죽으며 군주께서 우리를 가만두겠느냐?”백엽이 대답했다. “살려는 두고 그 녀석을 폐인 만드는 겁니다.”“아니면 겁먹고 도망가게 해도 좋습니다.”이 말을 들은 필천은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었다. “좋다.”-3일이 지났다.이날 일을 마친 낙요가 물었다. “현책이 요즘 오지 않는구나. 혹시 제사일족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거 아니야?”백서가 대답했다. “소인이 제사일족에 다녀올까요?”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백서가 떠나자마자, 유단청이 성큼성큼 걸어왔다. “군주님, 궁 밖에서 누군가 군주님을 뵙고 싶답니다. 그는 군주님의 제자라고 자칭합니다.”이 말을 하며 첩자를 건넸다.낙요가 열어보니, 강여의 필적이었다.계집애 드디어 실컷 놀고 돌아왔구나!“들이거라.”한참 기다리자, 강여가 조영궁에 도착했다.낙요를 보더니 강여는 즉시 예를 행했다. “군주님을 뵙습니다.”낙요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언제부터 이렇게 예의를 차렸느냐? 네가 더 이상 돌아오지 않으면 나에게 제자가 있다는 것마저 잊을 뻔했구나.”강여는 그제야 앞으로 다가가 낙요의 팔을 끌어안고 말했다. “스승님은 여제가 되어 사무가 바쁘신데 제가 폐를 끼칠까 봐 두려웠습니다.”낙요는 천천히 밖으로 걸어가 정자에 이르렀다.“그럼, 이번에 무슨 일로 돌아왔느냐? 나에게 폐를 끼치는 건 이젠 두렵지 않고?”강여는 애교 섞인 어투로 말했다. “스승님, 스승님이 보고 싶어서 돌아왔습니다.”“저는 폐를 끼치러 온 게 아닙니다.”낙요는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키가 이렇게 많이 컸구나.
“차강남이 저를 이한도에 남겨둘까 봐 무섭습니다. 사부님 옆이 제일 안전합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놀라며 말했다.“그것 때문이구나.”“하지만 차강남은 그리 비겁한 사람 같지 않던데, 네 재능이 아까워 이한도의 검법을 가르쳐 주려고 일부러 숨겼을지도 모르겠구나. 사실을 알게 되면 연마하려 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너무 걱정하지 말아라, 차강남도 궁에까지 쫓아와 너를 데려가진 못할 테니.”하지만 강여는 여전히 불안했다.“하지만 그 검법을 배우고 나니 손해인 기분이 듭니다.”“연습할 때부터 검법이 이상하게 애틋했지만, 위력도 막강해 더 깊이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류행풍에게 물어볼 걸 그랬습니다.”“차강남이 저더러 이한도 섬 주인의 부인이 되라고 한다면, 무공을 폐하면 빚진 것도 아닙니다.”낙요는 의아한 듯 말했다.“무공을 폐한다고? 차강남이 그렇게 싫으냐?”“싫은 게 아니고, 함께 하는 걸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이한도에서 자유를 잃기도 싫고요.”낙요는 웃으며 위로했다.“그래도 무공을 폐할 지경은 아니지.”“걱정하지 말아라, 사부님이 계시니 그 누구도 너를 위협할 수 없을 것이다.”강여는 감동하며 낙요의 어깨에 기댔다.“역시 사부님입니다.”낙요는 강여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다정하게 물었다.“공주로 책봉한다면 불편할 것 같으냐?”강여는 깜짝 놀란 듯 고개를 들었다.“예?”“지금은 나를 만나려면 절차가 복잡하지 않으냐. 누가 막아서면 나를 만나지 못하는 거고.”“공주라는 신분이 있다면, 자유롭게 궁을 드나들 수 있고 너를 강제로 궁에 두지도 않을 테니, 밖에 나가서 유람해도 된다.”이 신분이 있다면, 강여를 지킬 수 있었다.차강남이 정녕 강여를 이한도에 남길 생각이었다면, 낙요라는 산부터 넘어야 했다.강여는 잠시 생각하더니 흔쾌히 승낙했다.“사부님의 말을 듣겠습니다!”“그래, 그렇게 하자.”곧바로 낙요가 말했다.“얼마 전 낙현책이라는 아이를 입양했다. 우유 대제사장의 제자로 받아들였지.”
손을 번쩍 들자 앞쪽의 검은 안개가 삽시간에 걷히고 달빛이 칠흑 같은 숲속으로 비쳐 들어왔다. 낙요는 걸음을 재촉했다. 낙요가 산에서 낙현책을 찾았을 땐 그는 온몸에 상처투성이가 되어 커다란 두 바위틈에 몸을 웅크리고 숨어있었다. “현책.” 낙요는 작은 소리로 불렀다. 그러자 낙현책은 허약하게 눈을 뜨고 말했다. “군주님…….” 그가 살아있는 것을 본 낙요는 황급히 그를 안고 취혼산을 넘어 청봉산에 도착했다. 거긴 나쁜 기운이 강하지 않은 안전하고 조용한 곳이었다. 낙요는 의식을 잃은 낙현책을 눕히고 검사해 보니 중상은 아닌데 힘이 빠져서 그런 것 같았다. 상처도 심각하지 않아 목숨은 위태롭지 않았다. 하지만 몸에 나쁜 기운이 많이 들어가 취혼산에 몇 시간 더 머물러 있었다가는 분명 목숨을 잃었을 것이었다. 상처투성이가 된 채 옆에 누워있는 낙현책을 본 낙요는 어린 시절 누군가에게 속아 취혼산으로 들어갔던 일이 떠올랐다. 그녀는 마음이 아파왔다. 당시 낙요는 이미 스승님을 따라 오랫동안 수련해 왔는데도 취혼산에서 목숨을 잃을 뻔했는데 낙현책은 이제야 제사 일가로 들어왔으니 살아남은 것만 해도 기적이었다. 낙요는 낙현책의 상처를 처리하고 그의 체내에 뭉쳐 있던 나쁜 기운을 몰아낸 후 조용히 옆에 앉아서 그가 깨어나기 만을 기다렸다. 현재 취혼산 아래에서 유생은 노기등등해서 취혼산으로 들어가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필천에게 가로막혔다. “미쳤어? 네가 거기에 들어간다고 해도 죽어.” 그러자 유생은 화가 나서 그의 손을 뿌리쳤다. “미친 건 너겠지. 너 이러는 거 낙현책을 보고 죽으라는 거야.” “너 나 대신 그에게 본때를 보여준다고 했지 죽인다고는 하지 않았잖아. 내가 그를 미워하는 건 맞지만 목숨을 앗아갈 정도는 아니야.” 그 말을 들은 필천도 안색이 좋지 않았다. 그는 갑자기 후회하기 시작했다. “낙현책…… 괜찮겠지? 취혼산은 제자들을 단련하는 곳인데 정말로 목숨이 위험하겠어?” “그냥 조금 다쳐서 날이 밝은 후 산에
“너 어떻게 취혼산에 들어간 거야?” 낙현책은 넋을 잃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제가 실수로 들어간 겁니다.” “잘 알지도 못하고 군주님께 폐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낙요는 그가 고의로 진실을 숨기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하지만 낙요는 따지지 않았다. “그럼 다음부터는 조심해. 제사 일가에서 무슨 어려움이 있으면 둘째 사부님을 찾아가. 그럼 널 도와줄 거야.” “요즘 너 몸에 상처가 너무 많이 난 것 같아.” 그러자 낙현책은 황급히 말했다. “이건 제 스스로 연습하다 넘어진 거예요. 군주님께 걱정을 끼쳐드렸습니다.” 낙현책이 자신이 괴롭힘을 당한 일을 조금도 말하려 하지 않자 낙요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이 길로 내려가면 제사 일가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나도 조정에 가 봐야겠다. 그리고 내가 여기에 왔었다는 건 아무에게 말하지 말아.” 낙현책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러자 낙요는 몸을 돌려 날아갔다. 낙현책은 몸을 일으켜 군주님이 떠난 방향을 바라보다가 산을 내려와 무사히 사제 일가로 돌아갔다. 돌아온 낙현책을 본 제자들은 모두 수군대기 시작했다. 낙현책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절뚝거리며 숙소로 돌아가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그런데 방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유생이 들어왔다. “낙현책, 너 괜찮아?” 옷을 갈아입던 낙현책과 마주친 유생은 깜짝 놀라 황급히 등을 돌렸다. “나…… 너 옷 갈아입는지 몰랐어.” 말을 마친 유생은 몸을 돌려 방을 나간 후 문을 닫았다. 낙현책은 담담하게 옷을 마저 갈아입고 차가운 눈빛으로 방문을 열었다. 그의 모습을 본 유생은 쑥스러운 표정으로 약병을 건넸다. “이거로 상처 치료해.”낙현책은 덤덤하게 유생을 한 눈 보고 약을 받지 않았다.“왜? 내가 널 해칠까 봐 그러는 거야? 사부님이 주신 거라 나도 아끼던 약이야.”유생도 이번엔 좀 지나쳤다는 걸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도 취혼산은 함부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