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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2화

가을이 되자, 바람이 차가워졌다.

정무를 다 처리한 낙요는 기지개를 켜고 정비가 가져온 간식 몇 개를 먹었다.

그러고는 해회조가 보낸 서화를 펼쳐보았다.

펼쳐보니 모두 낙요의 모습이었다.

군주의 일상을 기록한 서화라 낙요는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서화를 닫자, 바람이 불어와 낙엽이 떨어졌다.

마침 월규가 들어와 차를 들이면서 낙엽을 주워갔다.

“청소하는 자들이 게으름을 피우나 봅니다. 제가 혼을 내겠습니다.”

낙요가 입을 열었다.

“아니다. 바람에 떨어진 것이다. 요 며칠 낙엽이 떨어지는 걸 보니 어느덧 가을이구나…”

“그렇습니다. 군주는 종일 정무에 바빠 바깥 경치도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낙요가 머무는 조월궁은 다른 궁과 달리 정원이 많았다.

꽃, 풀, 산, 호수도 있었고, 모두 낙요의 취향대로 배치한 것이었다.

궁전 뒤에는 작은 호수 정자가 있었다.

맑은 호수면 위로 궁전의 그림자가 비치니 매우 아름다웠다.

시간이 날 때면 낙요는 이곳의 풍경을 감상했다.

사계절 모두 풍경이 달랐다.

호숫가 옆의 나무에서 낙엽이 수면 위로 떨어지며 잔잔한 물결을 일궜다.

낙요가 호숫가에서 물고기 먹이를 주고 있던 그때, 백서가 급히 다가왔다.

“군주, 대제사장의 서신입니다!”

서신에는 ‘도성입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이 서신을 본 낙요는 매우 기뻤다.

우유가 돌아왔다!

“출궁 준비를 하여라. 대제사장부로 간다.”

낙요는 백서와 유단청 두 사람만 데리고 출궁했다.

대제사장 부에 도착하자, 우유는 막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우유가 의아한 듯 물었다.

“군주, 오셨습니까? 서신을 써서 저녁에 입궁하려고 했습니다.”

일 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유도 더욱 침착하고 듬직해진 느낌이었다.

“보고 싶어서 온 것이다. 수고했다! 오늘 밤은 입궁하여 밥을 먹자꾸나!”

우유는 웃으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풍수사 등급 시험이 생겼다고 하여 급히 온 것입니다.”

“마침 출궁했으니 같이 가봅시다.”

“좋다.”

하여 두 사람은 도성의 시험 장소로 향했다.

낙요가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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