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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0화

낙요의 표정이 다소 굳어졌다.

“실은 내가 전에 낙현책을 위해 점을 봤는데 그가 천부적으로 타고난 여국의 대제상 같다고 하더군.”

“그의 운명은 확실히 제사장의 자리인데 정겁이 그의 최종 운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해.”

낙요의 말을 들은 우유는 뭔가를 깨달은 듯이 말했다.

“정겁? 내가 보기엔 낙현책의 마음이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하지만 미래의 일은 알 수 없는 법이지. 정겁을 일으킬 인물이 아직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으니.”

그러자 우유는 다시 위로했다.

“나도 점을 봤었는데 백 년 동안은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이 편안해서 제사 일가에 문제가 없을 거라고 하더군요.”

“결과가 어떻든 나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자 낙요는 미소를 지었다.

“내가 걱정이 너무 앞섰나 봐.”

“다만 이런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인재가 세상에 드물어 대제사장이 되지 않으면 안타까운데 하필 정겁이 있다니, 피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

그러자 우유가 대답했다.

“군주님, 걱정 마세요. 제가 잘 살피겠습니다.”

“정겁을 최대한 피하고, 도저히 피할 수 없다면 다른 좋은 방향을 생각해 보는 수밖에.”

“네.”

두 사람은 얘기를 하다가 심심해서 바둑을 두기 시작했다.

그리고 함께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날이 밝아오자 낙요는 깨어났고, 우유도 눈을 비비며 말했다.

“군주님, 벌써 일어나셨어요?”

낙요는 옷을 입으며 말했다.

“날이 밝으면 제자들이 산을 내려올 테니 내가 가볼 게.”

낙요는 긴장하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했다.

낙요가 이 일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을 본 우유는 바로 따라 일어났다.

세수를 마친 두 사람은 산의 출구에 가서 기다렸다.

그곳엔 지키는 사람이 있었는데 아직 내려온 제자는 없었다.

날이 점점 밝아지더니 하늘에서는 또 눈송이가 흩날리기 시작했다.

우유는 얼른 우산을 폈다.

가다리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이 다시 하얗게 덮인 것을 보고 낙요는 걱정했다.

“이 날씨에 취혼산으로 들어가는 것도 시련이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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