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1861 - 챕터 1870

3013 챕터

제1861화

“황후께서 내게 사람을 막 잡으라고 했소. 그리고 그것은 일부일 뿐이오.”“많은 건장한 청년들은 노예곡에 잡혀 들어가지 않았소.”그 말에 낙요의 안색이 달라졌다.“뭐라고?”서소청은 울면서 고개를 저었다.“내가 아는 것은 그것이 전부요. 다른 건 나도 모르오.”“노예영과 관청 쪽은 줄곧 소식을 주고받았소. 관청에서는 나와 협조하여 사람을 잡고, 노예영에서 그들을 길들이지. 그중 몸이 건장한 사내들은 선택받고 따로 갇히게 되오.”“남은 이들은 노예곡으로 보내지지.”“따로 갇힌 자들이 어디로 보내졌는지 나는 모르오.”“난 모르오. 난 정말 모르오.”그 말에 낙요는 큰 충격을 받았다.억울한 자들은 그들뿐만이 아니라 더 많았다. 그들은 어디로 잡혀갔는지도 알 수 없었다.그것이 황후의 비밀이었다.그녀가 얼떨결에 그 비밀을 알게 되자 황후는 그녀를 죽이는 데 급급했다.지금 보니 이 배후에 많은 일들이 숨겨져 있는 듯했다.황후는 그들을 어디로 데려갔는지 서소청에게 알려주지 않았을 것이다.그녀와 크게 상관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바로 그때, 부진환이 막사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오며 말했다.“진익과 석칠이 돌아왔습니다.”낙요는 입꼬리를 끌어올렸다.“때마침 돌아왔군.”말을 마친 뒤 낙요는 분부했다.“서소청을 끌고 가서 가둬두시오.”막사 안에는 낙요, 부진환, 봉시 세 사람만 남았다.낙요는 의자에 앉아 무심히 다리를 꼬았다.석칠은 막사로 돌아와 진익을 상대한 뒤 곧바로 서소청을 만나러 갔다.온종일 파보았으나 결국 대제사장을 찾지 못했다.진익이 지금 그를 지켜보고 있으니 대제사장을 찾아낸다고 해도 손을 쓸 수 없었다.게다가 진익 쪽에는 철갑 금군 천 명이 있었다.너무 진지하게 생각하다 보니 석칠은 막사 밖이 이상할 정도로 고요하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평소보다 훨씬 더 조용했다.그는 서소청의 막사 앞에 도착하여 밖에서 외쳤다.“들어가겠소.”말을 마친 뒤 그는 곧바로 안으로 들어갔다.“큰일이오! 온종일 파보았으나 대제사장을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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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2화

말을 마치자마자 막사 밖에서 누군가 들어왔다.이내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누구를 죽인다고?”놀란 얼굴로 고개를 돌린 석칠은 진익이 걸어 들어오는 걸 보았다.막사 밖에 질서 정연히 서 있는 건 다름 아닌 철갑 금군들이었다.석칠은 화들짝 놀랐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밖을 두리번거렸다.진익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의 사람을 찾는 것이오?”“원래 막사에 있던 자들은 전부 약에 취해 있고 남은 이들은 아직 노예곡에 있지.”“누굴 찾는 것이오? 내가 사람을 시켜 찾아주겠소.”한없이 덤덤한 말이었지만 석칠은 마치 천 근짜리 바위가 몸을 짓누르는 것만 같았다.그는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고!”석칠은 믿고 싶지 않았다.이때 구십칠이 서소청을 끌고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그는 서소청을 걷어차서 무릎 꿇렸고 석칠은 놀란 얼굴로 서소청을 바라봤다.“당신!”서소청은 눈빛이 암담해져서 저항하지도 않았다.석칠은 곧바로 끝장났다는 걸 인지했다.낙요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말해야 할 건 서소청이 다 말했소.”“당신은 이제부터 자신의 목숨을 지킬 수 있는 가치 있는 무언가가 없는지 잘 생각해 봐야 할 것이오.”석칠은 그 말을 듣고 긴장한 얼굴로 침을 삼켰다.“내게는 시간이 많지 않소. 차 한 잔 마실 시간을 주지.”“서소청은 데려가시오.”서소청이 떠나자 석칠이 입을 열었다.“전 서소청이 무엇을 알고 있는지 모릅니다.”“하지만 줄곧 서소청이 저와 연락했습니다.”“그것은...”석칠은 감히 이름을 말하지 못했다.낙요가 곧바로 대답했다.“황후의 명령이었겠지.”“알고 있소.”석칠은 순간 몸을 움찔 떨면서 경악한 듯 그녀를 바라봤다.그는 곧 바람 빠진 사람처럼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저와 주고받았던 서신들은 제 막사 안에 숨겨져 있습니다.”부진환이 곧바로 말했다.“제가 가지러 가겠습니다.”곧 부진환은 상자 하나를 들고 왔다.상자를 열어 보니 안에 서신들이 한가득하였다.낙요는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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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3화

“그래서 그들은 그 대가로 제게 돈을 줍니다.”낙요의 눈빛이 차가워졌다.“시완도 그런 사람 때문에 들어온 것이겠지?”석칠은 살짝 놀랐다.“시완이 누굽니까?”낙요는 매서운 눈빛으로 살기등등하게 그를 노려봤다.석칠은 두려움에 목을 움츠렸다.“여기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이름을 기억하지 못합니다.”봉시는 옆에서 두 주먹을 꽉 움켜쥐며 욕지거리를 내뱉었다.“양심이라고는 없는 짐승 같은 놈들!”“이렇게 많은 사람의 목숨을 지푸라기만도 못하게 여기다니!”“천번 만번 죽여도 한이 풀리지 않겠다!”낙요도 오늘에야 노예곡의 존재가 이런 자들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줬음을 알게 되었다.마음 씀씀이가 바르지 못한 이들은 허점을 파고들며 기회를 틈탔다. 그들은 돈만 쓰면 자신의 원수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냥 눈에 거슬리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라도 그들은 그리했을 것이다.석칠은 사람을 죽일 듯한 낙요의 눈빛에 두려운 마음이 들어 황급히 말했다.“대제사장님, 그것은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대제사장님이 저보다 더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이 사람들의 혼백은 취혼산으로 들어갑니다. 제사 일족은 매년 산으로 들어가 시련을 겪는데 그때 얼마나 많은 혼백을 죽입니까?”“저희는 매년 소식을 전달받습니다. 만약 취혼산에 혼백이 부족하면 이곳에서 사람들을 죽이지요.”“그리고 그 혼백을 취혼산에 보내 제사 일족의 시련에 사용하는 겁니다.”“전 이곳에 온 지 삼 년이 됩니다. 제 전임 역시 그렇게 했습니다.”“취혼산은 매년 수요가 아주 많습니다. 극악무도한 자들의 혼백만으로는 너무 부족합니다.”“또한 수십 년간 취혼산으로 보내진 사람 중 무고한 사람들이 있기 마련입니다.”“억울한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지요.”낙요는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마치 큰 바위가 가슴을 짓누르듯 숨을 쉬기가 어려웠다.그녀는 노예곡이 언제부터 존재했는지 알지 못했다. 그녀가 기억이 있을 때부터 노예곡은 이미 존재했다.그동안 노예곡이 존재하는 건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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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4화

겁을 먹은 석칠은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고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낙요의 눈빛은 차가웠다.“끌고 가서 가둬두게나.”주락이 앞으로 나서더니 석칠을 단단히 묶어놓은 뒤 그를 끌고 갔다.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진익에게 말했다.“황자께서는 구십칠과 함께 석칠의 주요한 장부를 찾아보십시오. 어쩌면 다른 단서가 있을지도 모르니 말입니다.”“전 서소청 쪽에 또 단서가 없는지 찾아보겠습니다.”진익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바로 구십칠을 데리고 석칠의 막사로 향했다.낙요와 부진환은 계속해 그 막사 안을 뒤져보았다.바로 그때, 밖에서 조용한 발소리가 들렸다.낙요와 부진환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고 소리를 통해 그들이 아군이 아님을 발견했다.게다가 밖에는 적어도 4, 50명 정도 있는 듯했다.그들은 일부러 소리를 죽이고 막사를 포위했다.두 사람은 막사 양쪽으로 몸을 숨겼다.곧이어 장검을 든 사람이 안으로 불쑥 쳐들어왔고 부진환은 곧바로 손을 써서 그와 싸우기 시작했다.낙요는 상대방의 옷차림을 보고 그가 석칠의 부장군일 거로 추측했다.“여봐라, 이자들을 잡거라!”상대방은 곧바로 밖을 향해 크게 소리 질렀다.밖에 있던 병사들은 당장 들이닥치려 했는데 낙요가 밖으로 걸어 나가며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훑어보았다.“감히 대제사장을 공격하려 해? 살고 싶지 않은 모양이구나.”그들은 흠칫했다.검을 들고 있음에도 앞에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곧 안에 있던 사람도 부진환에게 제압당했다.그 사람은 필사적으로 외쳤다.“다들 뭘 넋 놓고 있는 것이냐? 얼른 공격하거라! 이자들이 석 장군을 잡았다!”낙요가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너희는 석 장군이 무슨 짓을 한 건지 모르는 모양이구나. 그는 노예곡의 악인과 결탁하여 날 죽이려 했다.”“그것이 얼마나 큰 죄인지 알고 있느냐?”“게다가 그가 뇌물을 받고 일반인들을 노예로 판 정황도 밝혀졌다. 이곳에 있는 사람 중 이 일에 연루된 자들은 전부 죽을 것이다.”“죽고 싶지 않다면, 이 일에 연루되고 싶지 않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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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5화

낙요는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위에 적힌 석칠의 필적은 알아볼 수 있겠지.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내가 위조할 수는 없소.”봉한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낙요는 실눈을 뜨며 그를 바라봤다.“당신의 반응을 보니 석칠이 한 일과는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혐의가 있는 것은 사실이오.”“여봐라, 봉한을 끌고 가서 가둬두거라.”“조사를 마친 뒤에 처리할 것이다.”봉한은 저항하지 않고 주락에게 묶여 떠났다.낙요는 계속해 막사 안을 뒤졌다.그러다 갑자기 부진환이 외쳤다.“찾았습니다!”낙요는 급히 다가가 보았다.부진환이 화로를 차서 쓰러뜨리자, 숯불 더미에서 검게 탄 철판들을 보았다.그것은 봉인된 편지함이었다.부진환은 허리를 숙여 편지함을 골라냈고 낙요는 천으로 손을 감싼 뒤 편지함 겉면의 철판을 떼어냈다.그 안에는 멀쩡한 편지지가 들어있었다.그것을 열어 보니 황후가 서소청에게 보낸 전서들이 들어있었다.낙요는 쪽지를 하나하나 열어보았다.진익은 상자 하나를 들고 다가왔다.“이것은 석칠의 막사 안에서 찾아낸 금은보화들이오. 하지만 수량이 너무 적소. 장부의 기록과는 맞지 않소.”“그를 심문하여 재물을 어디에 숨겼는지 알아보는 건 어떻소?”진익은 대답이 없자 상자를 내려놓고 다가갔다.“뭘 보고 있는 것이오?”낙요는 자리를 비켜주며 진익이 스스로 보게끔 했다.진익은 쪽지를 들고 읽기 시작했다.“반드시 낙요를 죽여야 한다.”“미리 준비하거라. 그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반드시 낙요를 죽여야 한다.”“황자는... 신경 쓰지 말고...”쪽지 내용을 읽은 진익은 침묵했다.다른 쪽지들은 보고 싶지도 않았다.그는 눈빛이 어두워졌다.“이것이 내 모후와 서소청이 주고받은 서신이오?”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황후는 기어코 절 죽일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황자를 저와 함께 보냈죠.”“제가 죽는다면 황자는 반드시 연루될 것입니다.”“어쩌면 황자 또한 이곳에서 죽을지도 모르지요.”“어떤 상황이든 황후는 황자가 위험해졌다는 것을 핑계로 무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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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6화

낙요는 미간을 구겼다.“황자도 낙청연과 관련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진익은 그 말을 듣고 흥분하며 캐물었다.“대제사장의 뜻은 낙청연이 한 말이 사실이라는 말이오? 다른 사람이 날 해친 것이오?”낙요는 직접적인 대답을 하지 않고 반문했다.“낙청연이 내어준 처방이 있습니까? 제게 보여주세요.”진익은 다급히 품 안에서 처방을 꺼내 낙요에게 건넸다.“이 처방은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소.”처방 위에 적힌 내용을 본 순간, 낙요는 머리에 큰 충격을 받은 사람처럼 순간 머릿속이 윙윙거렸다.아주 익숙한 처방이었다.낙요는 처방을 힐끔 보더니 곧 진익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대제사장?”진익은 낙요가 말이 없자 그녀를 불렀다.정신을 차린 낙요는 진익을 보았다.“한 가지 비밀스러운 약이 있는데 어릴 때부터 복용하면 사람의 뇌가 손상되어 반응이 굼떠집니다.”“뭔가를 배우는 것이 늦고 그로 인해 또래보다 조금 더 둔하지요.”“하지만 외모에서는 티가 나지 않아 그 어떤 의원도 검사할 수 없습니다.”“만약 이 처방대로 약을 먹어 효과가 있었다면...”진익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내가 그 약을 먹었단 뜻이겠군...”“어릴 때부터...”그렇다면 분명 그가 기억이 없을 때부터 그에게 먹였을 것이다. 그래서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한참 동안 고민해 보았지만 다른 가능성은 없는 듯했다.낙요는 진익이 범인이 누군지 추측했다는 걸 보아낼 수 있었다.낙요는 속으로 황후를 의심했다.어릴 때부터 진익에게 이런 약을 먹일 수 있는 사람이 황후 말고 누가 있단 말인가?만약 황후가 진익을 좋아했다면 그녀가 한 짓이라는 걸 추측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황후는 진익의 목숨마저 신경 쓰지 않는 자였으니 그런 그녀가 진익에게 이런 약을 먹였다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이 약은 어디서 얻을 수 있소?”“천궁도입니다.”진익은 깜짝 놀랐다.“황궁에 어떻게 천궁도의 약이 있는 것인지...”낙요는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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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7화

말을 하면서 진익의 눈동자에 증오가 매서운 기세로 불타올랐다.“나 또한 평범한 집안의 아이로 살고 싶었소. 적어도 가정의 포근함과 혈육간의 정이라는 걸 느낄 수 있을 테니 말이오.”“하지만 그들이 날 낳았으니 난 기필코 그 자리에 앉을 것이오!”그의 눈동자에서 야망이 활활 불타올랐다.곧이어 진익은 고개를 돌려 낙요를 보았다.“대제사장, 내가 당신의 복수를 도울 수 있소. 그러니 날 도와 내 병을 치료해 주겠소?”낙요는 살짝 놀라더니 피식 웃으며 말했다.“제가 무슨 복수를 한단 말입니까?”진익은 미간을 구기더니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봤다.“정말 모든 걸 잊은 것이오?”“당신이 어쩌다가 죽게 되었는지, 왜 몇 년간의 기억이 없는지를 잊은 것이오?”“난 침서가 어떻게 당신을 구한 건지 알지 못하지만 절대 온심동 혼자 당신을 죽인 건 아니라고 확신하오.”“비록 낙청연이 온심동을 죽여 당신의 복수를 했다지만 당신의 원수는 온심동뿐이 아니오.”“어쩌면 당신의 원수와 내 원수가 같을지도 모르지.”바로 황후 말이다!낙요는 그의 말을 들으며 점차 충격에 빠져 동공이 떨렸다.낙요는 돌연 진익의 멱살을 콱 움켜쥐며 말했다.“뭐라고 했습니까?”“온심동이 절 죽였었다니요?”“그리고 낙청연이 온심동을 죽였다고요? 온심동은 귀도에서 죽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낙요는 등골이 오싹하고 머리털이 쭈뼛 섰다.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진익도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의 눈동자에 두려움이 서서히 퍼져갔다.“역시 다 잊어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군.”“침서도 온심동이 낙청연에게 죽임당했다는 사실을 당신에게 숨겼군.”“온심동은 취혼산에서 죽었소!”“그때 온심동은 이미 처형당할 운명이었는데 황후가 그녀를 구했고 하령이 그녀를 가둬놓았었지.”“복수를 위해 온심동은 함정을 파서 낙청연을 취혼산으로 유인했지만 오히려 죽임당했소.”“하령과 온심동 둘 다 죽었소.”“그 뒤로 그들은 아무런 소식도 없었소. 하지만 난 그들이 그날 밤 틀림없이 죽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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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8화

그 말에 낙요는 눈살을 찌푸리고 그를 바라봤다.“무엇 때문입니까?”진익이 설명했다.“당신은 아주 오래전부터 침서와 왕래하지 않았소.”“침서는 대장군의 자리에 앉기 위해 몇 번이나 당신을 해쳤소.”“그는 당신을 속여 취혼산으로 데려간 뒤 악귀가 당신을 습격한 사이 기회를 틈타 당신의 고원단(固元丹)을 빼앗았소.”“그리고 자신의 경쟁상대를 없애기 위해 당신을 이용했었소. 위험에 빠진 당신은 살기 위해 적을 죽였지.”“그런 일을 침서는 수없이 많이 했소.”“하지만 당신은 이제 기억하지 못하는 모양이오.”그 말을 들은 낙요는 기억을 떠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진익이 한 얘기들은 마치 그녀에게 벌어진 적 없는 일 같았다.그녀는 문득 문제를 발견하고는 그를 차갑게 노려보았다.“이렇게 은밀한 일들을 황자께선 어떻게 알고 계시는 겁니까?”“황자께서 침서가 그렇게 많은 짓을 했다는 걸 알면 침서의 성정으로는 일찍 황자를 죽였을 텐데요!”“어떻게 지금까지 살아있는 겁니까?”진익은 그녀의 질문에 흠칫했다.그는 시선을 옮기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믿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시오. 어쨌든 난 거짓말한 적이 없으니 말이오.”진익은 솔직히 얘기하기 껄끄러웠다. 그는 어릴 때 너무 약하고 자신감이 없던 탓에 재능도 있고 실력도 강한 낙요에게 말을 걸기가 쑥스러웠다.그러나 마음속으로는 그녀와 대화하고 싶고 그녀의 가르침을 받고 싶었다.그래서 다른 이들보다 낙요를 훨씬 더 신경 썼다.가끔은 그녀를 따라다니기도 해서 많은 일들을 알고 있는 것이다.물론 침서가 이 사실을 알게 할 수는 없었다.그리고 진익은 실력도 약하고 황자가 아니었다면 아무도 그를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심지어 황자라고 얘기해도 그를 의식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침서는 당연히 그가 안중에도 없었다.낙요는 진익의 그 두 마디 설명을 듣고 그의 말을 믿을 수 없다고 여겼다.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됐습니다. 침서가 절 속였다고 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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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9화

부진환은 그 말을 할 때 눈빛이 아주 복잡했다. 마치 그 말을 낙요에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낙요는 아주 이상함을 느꼈다.“됐소.”낙요는 걸음을 옮겼고 부진환은 계속해 낙요를 뒤따랐다.낙요는 덤덤히 말했다.“날 따라올 필요 없소.”그러나 부진환은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그렇게 따라가다가 결국 참지 못한 낙요가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왜 날 따라다니는 것이오?”부진환은 그윽한 눈빛으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제가 왜 대제사장님께 이렇게 잘해주는 건지 궁금하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지금 그 이유를 들으시겠습니까?”낙요는 살짝 당황했다.-막사 안.숯불을 피우니 아주 따뜻했다.구십칠은 뜨거운 차를 한 주전자 가져왔고 주락도 데려왔다.네 사람은 화로를 중간에 두고 둘러앉았고 낙요는 몸을 살짝 웅크린 채로 담요를 덮고 나른하게 의자에 앉아있었다.“말하시오. 날이 밝기 전에 할 말을 다 하시오.”낙요는 아주 피곤했다.그녀는 아직 진익이 한 말을 다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그녀는 잠깐 주의력을 옮겨 정신이 말짱해진 뒤에 온심동의 일을 제대로 조사할 생각이었다.온심동이 취혼산에서 죽었다면 우유가 뭔가를 알고 있을 것이다.“대제사장님.”부진환이 뜨거운 차를 한 잔 건네자 낙요는 정신이 돌아왔다.구십칠이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대제사장님, 당신이 낙청연일지도 모릅니다!”그 말에 찻잔을 들었던 낙요가 몸을 흠칫 떨어 차가 흘러나왔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구십칠을 바라봤다.“때가 어느 때인데 아직도 나와 이런 재미 없는 농담을 하는 것이지?”“난 몹시 피곤하오.”그러나 구십칠, 부진환, 주락, 세 사람의 표정은 아주 엄숙했고 미간 사이에서는 걱정과 긴장이 보였다.그리하여 낙요는 불편함을 느꼈다.부진환이 계속해 말했다.“대제사장님, 그는 장난을 친 것이 아닙니다.”“우리가 말을 다 끝낸 뒤에 다시 의심스러운 부분을 지적하시는 건 어떻습니까?”낙요는 괜히 긴장됐다.“좋소.”부진환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낙청연은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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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0화

“그래서 저는 여국까지 쫓아갔습니다.”“전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여서 죽기 전에 낙청연을 데리고 여국을 떠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곧 낙청연이 원하는 것이 대제사장 자리임을 발견하였습니다.”“그것은 줄곧 그녀가 원하던 것이었습니다.”“그리고 낙청연은 확실히 해냈습니다!”“겨우 한 걸음 모자랐지만...”낙요는 거기까지 들은 뒤 미간을 구기고 중얼거렸다.“낙청연은 천궐국 사람인데 왜 대제사장의 자리에 집착한 것이지? 게다가 그걸 위해 목숨까지 바치다니.”“그럴 가치가 없는데 말이오.”부진환은 낙요를 물끄러미 바라봤다.“그녀가 바로 낙요이기 때문입니다!”“그녀는 과거 여국의 대제사장이었습니다.”“그녀는 여국으로 돌아가 복수할 생각이었습니다!”그 순간, 낙요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부진환은 낙요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자 계속해 말했다.“그녀는 과거 직접 제게 자신이 낙요라고 말했습니다.”“전 비록 그녀가 어쩌다가 낙청연이 됐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그녀는 절대 절 속이지 않았을 겁니다.”낙요는 벼락을 맞은 사람처럼 온몸이 굳어버렸다.내가 낙청연이라니?내가 어떻게 낙청연이란 말인가?구십칠이 황급히 말했다.“낙청연은 취혼산에서 죽었습니다. 사고가 일어난 날 침서가 곧바로 그녀의 시체를 가져갔습니다.”“그런데 며칠 뒤 시체를 부진환에게 돌려줬습니다.”“그리고 그 뒤로 대제사장님이 갑자기 나타났습니다.”“아무런 예고도 없이 말입니다. 누구도 대제사장님이 어떻게 도성 안으로 들어갔는지 알지 못합니다. 대제사장님은 갑자기 침서의 저택에 나타났습니다.”“그래서 저희는 분명 침서가 모종의 방법으로 당신을 되살려 다시 낙요로 돌아가게 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낙요는 미간을 구기고 중얼거렸다.“의심?”“그렇다면 이 모든 것을 증명할 증거가 없다는 말이 아니오?”부진환은 초조한 마음에 말했다.“대제사장님!”“그만 말하시오.”낙요가 그를 말렸다.“당신들이 말한 건 잘 고민해 보겠소.”“하지만 당신들의 말을 무턱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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