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Chapter 1851 - Chapter 1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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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1화

“있었으면 벌써 도망치지 않았겠소?”부진환이 서늘한 어투로 답했다.“그때 구십칠은 노예곡에서 도망쳐 나왔소.”“10대 악인도 모두 이곳으로 도망쳐 나온 것이오.”그들은 그때 도망쳤던 길이 아직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그 길이 발각되었다면, 노예곡은 아수라장이 되었을 것이다.그러나 아직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갇혀 있으니 그 길은 발각되지 않았고, 막히지 않았다는 소리다.하여 봉시는 곧바로 구십칠을 데리고 왔다.구십칠은 사실대로 말했다.“이번에 내려오면서 봤는데 그 길은 아직 있었소.”“우린 그 길로 곧바로 떠날 수 있을 것이오. 하지만 길이 험난하여 추격병이라도 붙으면 나가지 못하니 너무 많은 사람을 한꺼번에 내보낼 수는 없소.”낙요는 생각에 잠긴 채 말했다.“내일 계획에 불의의 사고라도 생기면 모든 사람들을 동굴에 숨겨놓고 동굴 입구를 막아 놓으시오.”“흩어져서 숨어있으면 도망치면 그 길은 발각되지 않을 것이오.”봉시가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그러면 노예곡에 싸울 사람이 없어 그들이 쳐들어올 것이오.”낙요가 즉시 대답했다.“그러니 동굴의 입구를 막는 것이오!”“하루라도 시간을 끌어 우리가 노예곡에서 나가면 노예곡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오.”봉시는 아직도 망설였다.낙요는 봉시가 자신을 완전히 믿지 못한다는 것을 보아냈다.낙요가 노예곡을 빠져나간다면, 다시 돌아와서 다른 사람들을 구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지 않은가.필경 노예곡의 사람들은 벗도, 친인도 아닌데 어찌 아무런 연관이 없는 사람들을 구할 것이란 말인가.낙요는 단호한 어투로 답했다.“난 반드시 돌아올 것이오!”“석칠 그들이 나를 죽이려 하니 내가 상대할 사람은 석칠 혼자가 아니오.”“노예곡의 힘이 필요하다는 말이오.”“이러면 나를 믿을 수 있겠소?”이 말을 들은 봉시는 생각에 잠기다 입을 열었다.“좋소!”“한 번만 믿어주겠소!”“하지만 돌아오지 않는다면 목숨을 내놓아야 할 것이오!”낙요는 창밖의 어두워진 날을 보더니 급히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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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2화

날이 밝아왔다.갑자기 밖에서 무거운 물건이 무수히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비어있는 땅이 없을 정도로 말이다.노예곡의 사람들은 모두 그 소리에 놀라 밖으로 모여들었다.낙요는 실눈을 뜨며 입을 열었다.“작전이 시작되었구나.”그들에게 담판할 기회도 주지 않고 말이다.곧바로 봉시가 방문을 열고 다급한 얼굴로 말했다.“지금 바로 그 비밀 통로에 가시오!”“만일의 상황을 대비해서 말이오!”바깥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구십칠은 그들을 데리고 몰래 방을 빠져나와 몸을 숨기며 떠났다.봉시는 밖에서 사람들을 모으며 모두의 시선을 끌었다.“모두, 이곳으로 오시오. 어서!”하여 세 사람은 순조롭게 그 동굴에 도착할 수 있었다.이곳의 동굴은 나무 문이 있었고, 세 사람은 문을 닫아 암암리에 관찰하기 시작했다.그들은 무수한 땔감을 던진 후 기름을 마치 비가 쏟아지는 것처럼 부었다.“석칠은 노예곡 전체를 태워버릴 속셈이었습니다.”구십칠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이번에는 충분한 준비를 한 모양이었다. 내리던진 땔감은 영지에서 한겨울을 날 수 있을 만큼의 양이었다.석칠은 갖은 힘을 쏟아부어 낙요를 노예곡에서 불태워 죽이려는 것이었다.안전을 위해 구십칠은 뒤쪽을 보며 입을 열었다.“제가 길이 뚫려 있는지 살피겠습니다.”그렇게 구십칠은 곧바로 동굴의 깊은 곳으로 달려갔다.한편, 봉시는 모든 사람을 모아 분부했다.“형세를 보니 오늘은 맹공을 할 모양이오. 전례 없는 맹렬한 공격일 것이오!”“모두의 안전을 위해 지금부터 모든 사람들은 스무 개의 대오로 나뉘어 창고에서 화약과 음식을 가져갈 것이오.”“동굴에 숨어 있어야 하며, 입구를 폭발시켜 없애버려야 하오!”“절대 적의 손에 잡히면 안 되오!”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누군가가 의문스러운 듯 입을 열었다.“입구를 폭발시키면 우리도 갇히는 게 아니오!”“여러분, 믿어주시오. 절대 오래 갇혀있게 하지 않겠소. 모두 많아야 이틀에서 사흘만 버티면 될 것이오!”“지금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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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3화

절벽 아래의 광경을 본 진익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진익은 화가 치밀어 올라 석칠을 발로 걷어차며 호통쳤다.“지금 무슨 짓을 하는 것이오!”“대제사장이 그들의 손에 잡혀 있는 걸 모르는 것이오?!”진익은 걱정스레 노예곡을 바라보았다. 지금의 거센 불길은 언제든지 모든 사람을 집어삼킬 수 있었다.이 높이에서도 뜨거운 불길이 느껴졌으니 말이다.석칠은 바닥에 쓰러져 가슴을 움켜쥐며 일어서더니 다급히 말했다.“대황자, 대제사장이 그들의 수중에 있는 걸 어찌 모르겠습니까!”“저도 급합니다!”“허나 시간을 오래 끌수록 대제사장은 고통만 받을 것입니다! 위험해도 이런 방법으로 대제사장을 구할 수밖에 없습니다!”“대황자, 대제사장이 누굽니까. 기회만 준다면 살아남을 것입니다!”“대황자, 대제사장을 믿으십시오!”진익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지금 이런 말을 위로라고 하는 것인가?진익은 고개를 돌리고 호통쳤다.“방법을 생각하랬더니, 겨우 이런 방법을 생각해 낸 것이오!”하지만 불길이 이렇게나 거세졌으니 무슨 말을 해도 늦은 것이었다.진익은 그저 속으로 낙요가 아직 살아있기를 기도할 뿐이었다.아니면 이번에는 진익도 죽은 목숨이기 때문이다!“대황자, 방법이 없습니다!”석칠은 억울한 얼굴로 말했다.“교섭을 시도하며 담판을 하자고 했으나 듣지도 않았습니다.”“그들은 대제사장을 괴롭혀 복수할 마음뿐입니다.”“이런 공격 말고는 대제사장을 구할 방법이 없습니다!”석칠은 갖은 힘을 다해 진익을 안정시켰다.진익은 미간을 찌푸린 채 절벽 끝에 서서 불길이 약해지길 기다렸다.곧바로 진익은 석칠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당신, 지금 당장 사람을 이끌고 내려가시오!”“반드시 낙요를 구해오시오!”석칠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오를 소집했다.“노예곡으로 내려가 대제사장을 구해라!”곧바로 그들은 노예곡으로 내려갔다.진익은 초조하게 소식을 기다렸다.한 무리의 병사들이 노예곡으로 향하자 도궁과 비견 두 형제는 즉시 사람을 데리고 앞으로 덮쳤다.그리고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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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4화

고개를 들자 바위에 나 있는 커다란 구멍이 보였다.하지만 매우 높았다.구십칠은 즉시 웅크려 앉아 자신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올라오시오.”부진환은 그의 어깨를 밟고 그 힘을 빌려 뛰어올라 입구를 잡고 기어 올라갔다.하지만 동굴의 위쪽은 넓지 않았으며, 위로 기울어진 비밀 통로가 있었다.통로는 매우 협소했다.부진환은 두 발을 벌려 바위를 밟고 허리를 숙여 손을 내밀었다.“대제사장.”낙요는 구십칠의 어깨를 밟고 뛰어올라 부진환의 손을 덥석 잡았다.부진환은 힘을 써 낙요를 끌어올렸다.이제 봉시 차례였다.봉시는 올라온 후, 곧바로 구십칠을 끌어올렸다.부진환은 비밀 통로를 따라 기어 올라가며 낙요에게 주의를 줬다.“대제사장, 조심하십시오. 길이 험난합니다.”“알겠소.”그러자 구십칠이 입을 열었다.“이 길은 길지 않아 곧 끝이 보일 것이오.”아니나 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비밀 통로에서 나올 수 있었다.하지만 이 공간도 넓은 것은 아니었으며, 그들 네 사람만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정도였다.옆에 있는 커다란 바위의 뒤에는 매우 긴 쇠사슬이 이어져 있었다.구십칠은 바위를 동굴 입구에 옮긴 다음 바위를 비밀 통로에 따라 굴렸다.이 바위는 그 동굴의 입구와 딱 맞아떨어졌다.그렇게 떨어지다 마침 땅에 걸린 쇠사슬이 바위를 구멍에 딱 맞게 잡아주었다.구십칠의 말대로 길은 아주 험난했다.기어 올라와야 할 뿐만 아니라 바위까지 밀고 와야 했다.봉시도 감탄하며 입을 열었다.“이 통로는 대체 누가 판 것이오? 이리도 빈틈이 없다니.”“난 이런 비밀 통로가 있는 줄도 몰랐소.”구십칠은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누가 판 것인지는 모르오. 허나 이 비밀 통로는 한 사람이 판 게 아니오.”“10대 악인에서 홍해가 제일 처음으로 이 통로를 발견했으나 통로가 뚫리지 않아 그가 혼자서 남은 길을 판 것이오.”바로 그때, 밑에서 수많은 발소리가 들려왔다.누군가가 이 동굴에 들어온 것이다.소리까지 선명하게 들릴 정도로 그들의 밑에 온 것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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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5화

낙요는 불쾌한 어투로 답했다.“난 그렇게 여린 여인이 아니오.”그러자 부진환이 답했다.“여린 게 아니라 대제사장을 지키는 건 제 책임입니다.”“제 목숨도 대제사장의 것인데, 그깟 아픔도 참지 못하겠습니까.”“대제사장께서 무사하면 뭐든 할 것입니다.”낙요는 시끄럽다는 듯이 그의 말을 끊었다.“그만하시오, 그리하면 될 것 아니오.”부진환의 입꼬리는 저도 모르게 올라갔다.“그럼 이제 출발합시다.”낙요는 손바닥을 펴고 망설이다 부진환의 발목을 잡았다.발에 힘까지 더해지면 뾰족한 돌에 걸려 얼마나 아플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부진환이 입을 열었다.“제 속도로 따라오십시오.”“알겠소.”부진환은 속도를 늦추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낙요는 부진환의 발목을 잡고 그를 따라 천천히 올라갔다.그렇게 또 반 시진이 흘렀다.앞에 드디어 빛이 보였고, 그들은 마침내 동굴에서 나왔다.동굴 밖은 서늘한 바람이 몰아쳤고, 앞은 절벽이었다.등을 돌려 절벽 위를 보니 눈에 덮인 덩굴이 있었다. 부진환은 이를 당겨보더니 입을 열었다.“튼튼하니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곧바로 올라가기 시작했다.차가운 바람이 부진환의 옷자락을 날렸고, 낙요는 그의 발목에 피가 새어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옷에서 핏자국이 묻어 있었다.심지어 타고 올라간 덩굴에도 피가 가득했다.낙요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손을 보며 마모된 천을 풀었다.손의 껍질은 하나도 벗겨지지 않았다.순간 기분이 복잡했다.절벽에 차가운 바람이 몰아쳤지만, 낙요는 하나도 춥지 않았고 오히려 마음이 따뜻했다.“대제사장!”부진환은 이미 절벽 위로 올라갔고, 낙요를 향해 소리쳤다.낙요는 그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려 덩굴을 잡고 위로 올라갔다.부진환은 힘을 주며 덩굴을 끌어올렸다.그렇게 곧바로 낙요는 위로 올라왔다.구십칠과 봉시 두 사람도 올라왔다.“드디어 나왔습니다.”구십칠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오랜만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낙요도 주위를 둘러보았다. 눈으로 뒤덮인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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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6화

이 말을 들은 구십칠과 봉시는 깜짝 놀랐다.보았다고?그들은…구십칠은 어색한 나머지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쿨럭… 저는 주위에서 먹을 것을 좀 찾아보겠습니다.”“대제사장은 이곳에서 쉬십시오.”“알겠소.”구십칠이 떠나자 봉시도 어색한 얼굴로 몸을 일으키고 바지를 털며 말했다.“그렇다면 나도 가야겠소.”말을 마친 봉시는 구십칠을 따라갔다.그렇게 낙요와 부진환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낙요는 부진환을 뚫어져라 쳐다봤고, 결국 부진환은 할 수 없이 신발을 벗고 약을 발랐다.낙요는 그의 발을 살펴보았다. 상처는 무릎까지 이어져 있어 아주 심각했다.낙요는 약병을 가져오며 말했다.“내가 해주겠소.”낙요는 곧바로 부진환에게 약을 발라주고 손수건을 꺼내 감싸주었다.“외상일 뿐이니 괜찮습니다.”부진환은 낙요를 보며 마음이 따뜻해졌다.상처를 치료한 후 낙요는 미간을 찌푸렸다.안색이 안 좋아 보이자 부진환은 걱정스레 물었다.“대제사장, 어찌 안색이 안 좋으십니까? 어디 불편한 곳이라도 있습니까?”낙요는 정색하며 부진환을 바라보았다.“왜 나에게 이리 잘해주는 것이오?”“이건 부하가 해야할 일이 아니오.”“나와 힘을 모아 낙청연의 복수를 하고 싶어도 이럴 필요는 없소.”“계속 이러면 낙청연은 그저 핑계라고 생각되오.”부진환은 의아했다.“대제사장, 어찌 이렇게 느끼시는 겁니까?”낙요는 차가운 어투로 말했다.“낙청연이 당신에게 그리 중요한 사람처럼 느껴지지 않아서 말이오.”“그들은 당신이 낙청연을 얼마나 연모했는지 내게 알려주었소. 당신은 그 복수를 하기 위해 나에게 무릎까지 꿇었고.”“그건 연모가 맞지만, 나에게 이리 잘해주는 것은 부하의 선을 넘은 것이오. 이렇게 하면 낙청연에게 미안하지도 않소?”“내게 한 말 중 대체 어떤 게 진실이고, 어떤 게 거짓인 것이오?”낙요만 원한다면 충분히 다른 방법으로 부진환 마음속의 기억을 알아볼 수 있었다.하지만 낙요는 그런 수단을 쓰고 싶지 않았다.부진환은 흠칫했다.그러고는 곧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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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7화

말을 마친 낙요는 부진환을 바라보았다.“이따 서신을 줄 테니 몰래 영지에 잠입해 진익에게 건네시오.”“진익은 철갑 근위군 천여 명을 데리고 왔소. 수는 주둔군에 미치지 못하지만 맞서볼 수는 있소.”봉시는 걱정스레 물었다.“진익이 한편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소?”“이번에 함께 노예곡에 왔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당신을 죽이려고 했다면 둘은 한 패일 수도 있소.”낙요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아니오, 진익은 절대 한패가 아니오.”석칠은 황후의 명을 받았을 것이다. 석칠은 역소천의 부하이고, 서소청은 또 황후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진익은 절대 황후와 한패가 아닐 것이다.황후는 그를 안중에도 두지 않기 때문이다.“내가 이곳에서 무슨 일이 생긴다면 진익도 연루되어 책임을 묻게 될 것이오. 그러면 대황자의 자리도 지키지 못할 것이오.”“나를 해치려는 자와 한패라면 나와 함께 오지도 않았을 것이오.”“이자는 비록 무능하지만 수중의 철갑 근위군은 쓸만하오.”이 말을 들은 봉시는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일리가 있었다.낙요는 곧바로 말을 이어갔다.“구십칠도 영지에 몰래 잠입하시오. 다른 사람도 이곳에 온 것 같소.”“나를 죽이려고 한다면, 두 눈으로 직접 봐야 시름이 놓이지 않겠소.”“지금 석칠은 사람을 데리고 노예곡을 수색할 것이니 병사들은 다 노예곡에 있을 것이오.”“구십칠은 이 틈을 타 영지를 수색하시오. 되도록 중요한 곳이지만 호위가 적은 곳을 찾아보시오.”“영지의 병사가 아닌 사람이 있다면 즉시 보고해 주시오.”구십칠이 고개를 끄덕였다.“예,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낙요가 급히 구십칠을 불러세웠다.“잠깐!”“우선 그대의 벗에게 연락해 시완을 찾았는지 물어보시오.”이 말을 듣자 봉시는 한시름 놓았다.낙요가 이 일을 잊었을까 봐 걱정하고 있었는데, 기억하고 있었다니.구십칠은 고개를 끄덕이고 주위를 둘러보더니 경공으로 뛰어올라 가장 높은 비탈길에 올라가 나무에 붉은 띠를 매었다.눈으로 덮인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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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8화

낙요는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소.”“그럼 당신과 시완은…”봉시는 산비탈의 나무에 묶인 붉은 띠를 보며 천천히 그와 시완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우리 가문의 식구는 모두 죽었소. 강풍산 같은 무기 때문에 그자들은 우리 식구를 모두 죽였소.”“나는 피비린내를 맡으며 자랐고, 그 물건들은 부모님께서 남겨주신 보물이오.”“나도 한때는 평온한 나날을 보냈소.”“나는 사람을 완전히 신뢰하는 게 어렵소. 허나 오랜 시간 끝에 한 사람을 믿게 되었고, 그에게 나의 모든 비밀을 알려주었소.”“기다림의 끝은 그녀의 진심이라고 생각했지만, 돌아온 건 배신이었소.”“그녀는 사람을 보내 나를 수년간 쫓아다녔고, 피하다 못해 결국 노예곡에 들어왔소.”“처음 노예곡에 왔을 때는 아무도 믿을 수 없었소. 상처투성이인 몸을 이끌고 겨우 살아가며 평생 이렇겠지 싶었소.”“하지만 그때, 시완을 만났소.”“시완은 의술에 능하지만 사람에게 속아 모든 가치를 이용당한 후 노예곡에 들여보내졌소.”“나는 내가 가장 비참한 줄 알았지만 그녀의 사정을 듣고 나니 내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소.”“그런 상처를 받았음에도 다른 사람에게 화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선량한 마음을 품고 사람들의 아픔을 가엽게 여기며 치료해 줬소.”“나는 절대 그녀처럼 할 수 없소, 그래서 아주 존경스러웠소.”“그녀가 나를 어둠 속에서 끌어내 줬소.”“그녀는 모든 힘을 쏟아부었고, 나도 갖은 힘을 다해 그녀를 보답했소.”“알고 지낸 지 삼 년이 되어서야 난 내 이름을 알려주었소.”이 말을 들은 낙요는 마음이 복잡했다.시완도 사람에게 해를 입어 노예곡에 보내진 것이었다니.“그래서 이름이 봉시인 이유는, 시완을 만나기를 기다린다는 것이오?”봉시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 붉은 띠를 보며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그녀를 만나고 나는 다시 태어났소.”“허나 이런 말을 그녀에게 들려주지도 못했는데, 그녀는 변을 당하고 말았소.”봉시는 안타까운 듯 고개를 떨구었다.낙요는 저도 모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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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9화

봉시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었다. “나 금방 돌아올 거야.”“일이 끝나면, 나와 함께 이곳을 떠나자. 알았지? 우리만의 자유를 찾아 떠나자꾸나.”시완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었다. “예! 좋습니다.”곧이어 세 사람은 즉시 출발했다. 봉시는 할 말이 너무 많았지만, 아직 때가 아니란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세 사람은 붉은 리본이 묶여 있는 나무 아래에 이르렀다.낙요는 상황을 주락에게 간단하게 설명했고, 주락은 듣더니 고개를 끄덕이었다. “만약 순조롭다면, 그들은 곧 돌아올 겁니다.”세 사람은 저녁때까지 기다렸고, 두 사람은 그제야 돌아왔다.그리고 이번에, 돌아온 사람은 두 사람뿐만이 아니라, 진익도 있었다.진익은 낙요를 보더니,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천지신명께 감사합니다. 당신이 살아있어서 다행이요.”“내가 어찌 그렇게 쉽게 죽겠소?”진익은 한시름 놓더니, 곧이어 봉시를 쳐다보며 말했다. “당신은 노예곡의 대장 아니요?”“당신들은 어떻게 노예곡에서 나왔소?”낙요는 냉랭하게 말했다. “해명할 시간이 없소. 진익, 이번에 나를 죽이려던 사람은 석칠이요.”“살아서 이곳을 빠져나가려면, 당신은 지금부터 내 계획을 따라야 하오.”“돌아간 후, 당신은 석칠에게 압력을 가해야 하오. 그들에게 사람을 더 많이 보내, 반드시 나를 구출해 내라고 명령하시오.”“그리고, 당신의 철갑 금위군을 조용히 진영에서 철수시키고, 그들의 병기고를 습격한 다음, 그들의 진영 전체를 포위하시오.”진익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알겠소. 지금 바로 가겠소.”곧이어 진익은 즉시 출발해 진영으로 돌아갔다.부진환이 말했다. “제가 진영에서 서소청을 찾았습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의 눈동자가 돌연 차가워지더니, 유유히 말했다. “역소천이 아니었다니!”역소천은 이 일과 도대체 관련이 있을까?“준비하시오. 진영으로 돌아간다!”일행은 즉시 출발했다. 진영에 도착하니, 이미 저녁이었다.진익은 이미 철갑 금위군을 움직였고, 이미 몰래 진영 전체를 포위했다.낙요와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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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0화

서소청은 더욱 놀라 실색했다.심지어 발악조차 못 했다.그녀의 반응을 보고, 낙요는 이미 답을 얻었다.“노예곡의 폭동도 너희들이 계획한 거겠구나. 목적은 나를 유인하여 죽이기 위한 것인가?”낙요는 생각하더니 말했다. “자, 이유가 무엇이냐!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급하게 나를 꼭 죽여야 했을까?”“내가 노예영에서 제멋대로 사람을 잡는 걸 조사해 냈기 때문인가?”“그렇다면 왜? 왜 사람을 제멋대로 잡은 것이냐?”서소청은 낙요의 말을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낙요는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것 같았다.낙요가 구십칠에게 눈짓하자, 구십칠이 서소청의 입 속 헝겊을 꺼냈다.그러자 서소청이 고함치려고 했다.갑자기 구십칠 손에 든 비수가 튀어나와 바로 서소청의 눈앞에 날카로운 빛이 번뜩이었다.서소청은 긴장해서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그는 겁에 질려 낙요를 쳐다보았다. “대제사장, 무슨 뜻입니까?”“저는 단지… 단지 석칠을 독촉하러 온 것뿐입니다.”“장군께서 저를 보냈습니다.”낙요는 차갑게 웃더니 말했다. “뭐라고 하였냐? 역소천이 석칠을 독촉하라고 보냈다고?”“희한하네, 네가 역소천의 무슨 사람인데?”“역소천은 이제 쓸만한 부하가 없는 것이냐? 어떻게 너 같은 여인을 이곳에 보낸단 말이냐?”“내가 세 살배기 어린아이인 줄 아느냐?”서소청은 이미 긴장한 나머지 벌벌 떨고 있었다.낙요의 눈빛은 날카로웠다.“보아하니 수단을 좀 쓰지 않으면, 네가 실토하지 않을 모양이구나.”말이 끝나자, 구십칠은 비수를 들고 휙 흔들어 단칼에 베어버렸다.동시에 서소청의 처절한 비명이 들려왔다.“아--! 내 얼굴! 내 얼굴!” 서소청은 억장이 무너져 고함쳤다.선혈은 그녀의 뺨을 타고 방울방울 흘러내렸다.낙요의 표정은 날카로웠다.“노예곡에서 요 몇 년 동안 그렇게 많은 사람을 잡은 이유가 뭐야?”“말하지 않으면, 역소천도 너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만들어 주겠다.”“그래도 말하지 않으면 이 칼은 네 몸에 무수한 구멍을 낼 것이고, 죽기보다 못한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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