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855화

낙요는 불쾌한 어투로 답했다.

“난 그렇게 여린 여인이 아니오.”

그러자 부진환이 답했다.

“여린 게 아니라 대제사장을 지키는 건 제 책임입니다.”

“제 목숨도 대제사장의 것인데, 그깟 아픔도 참지 못하겠습니까.”

“대제사장께서 무사하면 뭐든 할 것입니다.”

낙요는 시끄럽다는 듯이 그의 말을 끊었다.

“그만하시오, 그리하면 될 것 아니오.”

부진환의 입꼬리는 저도 모르게 올라갔다.

“그럼 이제 출발합시다.”

낙요는 손바닥을 펴고 망설이다 부진환의 발목을 잡았다.

발에 힘까지 더해지면 뾰족한 돌에 걸려 얼마나 아플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부진환이 입을 열었다.

“제 속도로 따라오십시오.”

“알겠소.”

부진환은 속도를 늦추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낙요는 부진환의 발목을 잡고 그를 따라 천천히 올라갔다.

그렇게 또 반 시진이 흘렀다.

앞에 드디어 빛이 보였고, 그들은 마침내 동굴에서 나왔다.

동굴 밖은 서늘한 바람이 몰아쳤고, 앞은 절벽이었다.

등을 돌려 절벽 위를 보니 눈에 덮인 덩굴이 있었다. 부진환은 이를 당겨보더니 입을 열었다.

“튼튼하니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곧바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차가운 바람이 부진환의 옷자락을 날렸고, 낙요는 그의 발목에 피가 새어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옷에서 핏자국이 묻어 있었다.

심지어 타고 올라간 덩굴에도 피가 가득했다.

낙요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손을 보며 마모된 천을 풀었다.

손의 껍질은 하나도 벗겨지지 않았다.

순간 기분이 복잡했다.

절벽에 차가운 바람이 몰아쳤지만, 낙요는 하나도 춥지 않았고 오히려 마음이 따뜻했다.

“대제사장!”

부진환은 이미 절벽 위로 올라갔고, 낙요를 향해 소리쳤다.

낙요는 그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려 덩굴을 잡고 위로 올라갔다.

부진환은 힘을 주며 덩굴을 끌어올렸다.

그렇게 곧바로 낙요는 위로 올라왔다.

구십칠과 봉시 두 사람도 올라왔다.

“드디어 나왔습니다.”

구십칠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오랜만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낙요도 주위를 둘러보았다. 눈으로 뒤덮인 데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