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1771 - 챕터 1780

3011 챕터

제1771화

부진환은 물건을 내려놓았다. 그의 시선이 돌연 생선튀김을 담아두었던 빈 접시로 향했다.왜 빈 것일까?부진환은 의아한 표정으로 낙요를 바라봤다.낙요는 곧바로 그의 시선을 느꼈다.“대제사장님, 이것은...”낙요는 애써 침착한 척 말했다.“아, 그것 말이오? 계진이 좋아하길래 전부 계진에게 줬소.”계진은 당황스러웠다. 비록 영문을 알 수 없었지만 그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소, 내가 먹었소.”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인 뒤 빈 접시를 거두어 갔다.곧이어 계진은 부진환과 함께 방을 나섰다.계진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당신이 만든 생선튀김 맛이 좋더군. 또 한 번 해주시오.”부진환은 살짝 당황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소.”두 사람이 다 떠난 뒤에야 낙요는 느긋하게 접시를 들고 다과를 한 입 먹었다.맛이 꽤 좋았다.비록 주방장이 한 것만큼 맛있지는 않지만 신기하게도 싫지 않았다.낙요는 생각에 잠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꽤 맛있었다.그렇게 낙요는 차와 함께 다과를 몇 개나 해치웠다.그러고는 옷을 갈아입고 입궁하여 황제를 배알했다.그녀는 지금 노예영이 사람을 잡아들이는 규칙에 관해 물었다.그 질문을 들은 황제는 무척 의아해했다.“그 규칙은 과거 제사 일족이 정한 것이 아니냐? 대제사장은 그 사실을 잊은 것인가?”“잊지 않았습니다. 다만 폐하께 확인해 보고 싶었을 뿐입니다. 이 규칙은 지금까지 변한 적 없는 게 맞습니까?”그녀는 자신이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아 그사이에 바뀌었을까 두려웠다.하지만 황제가 말했다.“아무런 변화도 없다.”그 말에 낙요는 감이 잡혔다.누군가 제멋대로 설치고 있었다.하지만 이 정도 배짱으로 도성에서 이런 짓을 벌이는 자라면 정말 멍청한 사람이거나 간이 배 밖으로 나온 사람일 것이다.어쨌든 섣불리 움직여 일을 그르칠 수는 없었다.그래서 낙요는 다른 상황도 물은 뒤 황제에게 보고했다.“취혼산의 진법은 이미 수차례 파괴되어 더는 산속의 망령을 통제할 수 없습니다.”“그래서 제가 멋대로 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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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2화

존엄마저 짓밟혔으니 노비만도 못했다.백서는 순간 몸이 경직됐다.부진환은 걸음을 옮겨 서서히 자리를 떴다.백서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한참 뒤에야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미간을 잔뜩 구겼고 머릿속에는 부진환이 했던 말이 끊임없이 맴돌았다.방 안에 있던 낙요는 창문 옆에 서 있다가 부진환의 말을 듣고 놀라움을 느꼈다.저 정도 각오라니, 꽤 좋았다.역시 천궐국의 섭정왕, 큰일을 이룬 사람다웠다. 때로는 굽힐 줄도 알고 상황 파악도 빨랐다.오후가 되자 부진환은 정말로 음식을 만들었다. 계진과 유단청뿐만 아니라 저택 사람들 모두 몫이 있었다.원 주방장도 그의 요리를 맛보고 연신 칭찬했다.“요리 실력이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소. 오늘 저녁 나와 요리 실력을 겨루는 건 어떻소?”부진환은 나직하게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할 줄 아는 건 얼마 없소.”낙청연이 좋아해서 일부러 배운 것이었으니 그가 할 줄 아는 건 전부 청연이 좋아하는 것이었다.원 주방장은 안타까운 얼굴로 말했다.“그렇다면 정말 아쉽군.”다들 식사를 마무리할 때쯤, 유단청은 계진에게 남겨줄 거라면서 몰래 음식을 도시락 안에 넣었다.밤이 깊어지고 사람이 없을 때, 그는 도시락을 들고 낙요의 방 앞에 섰다.“대제사장님, 제가 먹을 걸 가져왔습니다.”낙요는 도시락을 열어 보더니 살짝 놀라며 덤덤히 말했다.“왜 내게 이걸 가져온 것이냐?”유단청은 웃으며 말했다.“대제사장님께서 좋아하시지 않습니까?”“누가 내가 좋아한다고 하였느냐?”낙요는 냉담한 어조로 말했다.유단청은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주인님의 마음을 멋대로 추측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가져온 것을 다시 가져가는 건 좋지 않은 듯하니 부디 받아주시지요.”“밤이 깊었으니 푹 쉬십시오.”말을 마친 뒤 유단청은 돌아서서 떠났다.낙요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유단청은 참으로 총명했다.낙요는 다리를 꼬고 앉아 느긋하게 먹기 시작했다.잠시 뒤, 월규와 계진이 돌아왔다.낙요가 물었다.“왜 이렇게 늦게 돌아온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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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3화

잡힐 뻔한 순간, 위에서 작은 돌멩이가 날아와 응계천의 다리를 맞혔고 응계천은 풀썩 무릎을 꿇게 되었다.“누구냐?”“누가 날 음해하려 한 것이냐?”사람들은 경계하기 시작했다.고개를 드니 벽 위에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앉아 있었다.“한 무리의 사내들이 대낮에 여인을 괴롭히다니, 법도라고는 없구나!”위협적인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응계천은 이를 악물며 버럭 화를 냈다.“누구냐? 네가 뭔데 간섭하는 것이냐?”월규는 그 기회를 틈타 도망치려 했지만 응계천의 사람에게 붙잡혀 돌아왔다.바로 그때 위에서 또 돌멩이 몇 개가 날아들어 남자를 바닥에 쓰러뜨렸다.남자는 얼굴을 부여잡고 앓는 소리를 냈다.그렇게 월규는 그 틈을 타서 잽싸게 도망쳤다.응계천은 월규를 뒤쫓고 싶었으나 벽에 앉아있는 사람이 두려워 화를 내며 욕지거리했다.“앞으로 내 눈에 띄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말을 마친 뒤 그는 사람들을 데리고 씩씩거리며 떠났다.계진은 그들이 떠난 걸 확인한 뒤에야 벽에서 뛰어내렸고, 월규가 붙잡히지 않은 걸 확인하기 위해 다른 방향으로 쫓아갔다.계진은 매일 저녁 돌아와서 낙요에게 상황을 보고했다.그렇게 응계천은 월규를 사흘 동안 지켜봤다.월규는 매일 외출하여 저택에 필요한 것들을 구매해야 했기에 이리저리 숨어봤지만 역시나 응계천에게 노려졌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최대한 사람들이 많은 곳을 골라 다녔고 골목길 어구에는 가까이 가지도 못했다그날 밤, 낙요가 분부를 내렸다.“내일 그들에게 적당히 손을 쓸 기회를 주거라.”“내가 함께하겠다.”월규는 고개를 끄덕였다. 대제사장이 함께라면 마음이 훨씬 놓였다.다음 날은 날씨가 좋지 않았다. 오전부터 또 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날이 우중충했다.거리를 오가는 사람도 훨씬 줄어들었다.부랴부랴 물건을 산 월규는 한 객잔 뒷문을 지나치게 되었는데 갑자기 안에서 사람 두 명이 불쑥 튀어나와 월규의 팔을 붙잡고 그녀의 입을 막은 채로 그녀를 객잔 안으로 끌고 갔다.그리고 뒷문이 닫혔다.응계천은 다급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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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4화

월규는 응계천을 탁자 위로 누른 뒤 그의 손 또한 탁자 위에 올려두었다.월규가 비수로 그의 손가락 틈새를 찌르자 응계천은 겁을 먹고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그는 시야가 흐릿했기 때문에 비수가 어디를 찔렀는지 보지 못했다.“이, 이, 이러지 말거라!”월규는 싸늘한 어조로 위협했다.“응계천, 이 손을 가지고 싶소?”“말하거라. 뭐가 필요하냐? 내가 돈을 줄까?”응계천은 애간장이 탔다.월규는 화를 내며 말했다.“난 단지 당신을 거절했을 뿐, 상처입힌 적은 없는데 당신은 날 노예영에 보내지. 당신이 한 일이 맞소?”응계천은 다급히 해명했다.“난 널 진짜 노예영에 보낼 생각이 없었다. 난 네가 두려워할 때 널 구해줄 생각이었다.”“그러면 네가 날 따를 거라고 생각했다.”“난 널 그곳에서 구하고 싶었다. 난 널 아꼈다. 그런데 넌 왜 내 마음을 몰라주는 것이냐?”월규가 들고 있는 비수의 칼날이 응계천의 손등에 닿았다. 월규는 서늘한 목소리로 위협했다.“헛소리하지 마시오!”“당신 때문에 내가 얼마나 비참해졌는데, 내가 당신에게 고마워할 줄 알았소?”“내가 살 기회를 한 번 주겠소. 당신의 죄를 적으시오! 난 당신의 죄상서(罪狀書)를 원하오!”응계천은 당황했다. 그는 약효가 사라질 때까지 시간을 끌 생각이었다.“월규야, 우리 앉아서 잘 얘기해 보자꾸나.”“칼을 쓸 이유가 없지 않으냐?”그가 시간을 끌자 월규의 눈빛이 무자비한 빛을 띠었다. 그녀는 비수를 들어 응계천의 새끼손가락을 잘랐다.“아!”처참한 비명이 터졌다.“쓰겠소, 말겠소? 안 쓰겠다면 손가락을 하나 더 잘라주겠소!”월규가 호된 목소리로 위협했다.응계천은 아파서 얼굴이 창백하게 질리고 파란 핏줄이 섰으며 목소리마저 떨렸다.“쓰겠다! 쓰겠다!”곧이어 월규는 종이와 붓을 가져왔고 응계천이 적는 걸 지켜봤다.응계천은 고통 때문에 손이 떨려서 몇 번이나 잘못 적었다.월규는 다시 비수를 들고 위협했다.“오늘 다 쓰지 못하면 이 방에서 나가지 못할 줄 아시오!”“난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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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5화

월규는 세 곳을 다니며 한바탕 울면서 고발했다.다음 날 낙요는 사람을 시켜 세 곳의 움직임을 살폈다.응씨 가문의 소식이 가장 빨랐다.응계천이 응씨 가문으로 돌아간 날 아침, 그의 아버지 응선해(應先海)는 응계천을 집안에서 내쫓았다.그는 화를 버럭 내면서 응계천과 부자 관계를 끊을 것이라고 했다.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탓에 그 거리 사람들은 전부 알게 그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응씨 저택을 둘러싸고 밖에서 구경했다.응선해는 앞으로 응계천이 죽든 살든 응씨 집안과 관계가 없다고 확실히 얘기했다.그 소식을 들은 월규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응계천의 아버지는 사리에 밝은 분인 것 같습니다.”낙요는 웃으며 말했다.“응씨 가문은 8대 가문 중에서 두 번째로 높은 위치에 있다. 다른 가문들이 그들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지.”“그의 아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응씨 가문의 자리는 위태로울 것이다.”“겉으로는 부자 관계를 끊을 것이라 했지만 그가 암암리에 뭘 할지 누가 알겠느냐?”“하지만 응선해는 적어도 태도를 보여줬지.”“우선 관청과 역소천 쪽에서 움직임이 있을지 지켜보자꾸나.”다음 날, 월규는 관청에 끌려갔다.관청에 도착한 그녀는 절뚝거리면서 나오는 응계천을 보았다.관복을 입은 서 대인(徐大人)이 걸어 나오며 말했다.“월규 낭자, 내가 이미 그에게 벌을 주었소. 무려 30대나 때렸소!”“그러니 이 일은 그만하는 게 어떻소?”그 말에 월규는 안색이 돌변했다.“그만하라고요? 겨우 30대로 끝이란 말입니까? 전 저자 때문에 노예영에 들어갔는데 고작 30대를 때렸습니까? 대인, 이건 너무 불공평한 것 아닙니까?”월규는 너무 화가 나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서 대인이 위로했다.“월규 낭자, 낭자가 준 증거로는 죄를 단정 짓긴 어렵소.”“응계천은 낭자가 비수를 들고 그를 협박해서 쓴 것이라고 했소.”“이 자백서는 확실한 증거가 될 수 없고 다른 증거도 없으니 쉽게 그의 죄를 물을 수는 없소.”“난 좋은 사람을 억울하게 만들 수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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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6화

“가자, 가자. 어서 가자.”반쯤 닫혀 있던 뒷문 탓에 뒤뜰을 지나던 계집종은 문밖에서 누군가 마대자루를 들고 달리는 걸 보고 살짝 놀랐다.“누굽니까?”그녀가 쫓아갔을 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계집종은 부랴부랴 돌아가 안주인께 보고를 올렸다.-응계천은 맞아서 정신을 잃은 월규를 데리고 폐월루로 향했다.그는 위층에 있는 전용 별실로 향했다.방문이 닫히자 응계천은 의자에 털썩 앉더니 술을 따르고 숨을 돌렸다. 그는 기분이 아주 좋았다.곧이어 그가 허리를 숙이고 마대자루를 풀자 월규의 머리가 드러났다.그는 술을 한 잔 들어 그녀의 얼굴에 뿌려서 깨웠다.“생각지도 못했지? 또 내 손아귀에 들어왔구나.”월규는 화들짝 놀라더니 마대 안에서 저항하며 도망치려 했다.응계천은 여유롭게 가루약 한 봉지를 꺼내 주전자에 붓고 흔든 뒤 월규의 턱을 쥐고 술을 쏟아부었다.월규는 힘껏 저항했지만 벗어날 수 없었다.“감히 내게 약을 쓰고 날 협박해 자백서를 쓰게 해? 게다가 내 손가락까지 자르다니. 난 널 살짝만 혼내줄 생각이었는데 이젠 네가 운이 좋길 기도하거라.”“오늘 밤이 지나고 네가 멀쩡하게 이 방을 나갈 수 있을지 지켜보자꾸나!”응계천은 말하면서 월규의 옷깃을 잡고 힘껏 찢었다.월규는 기겁하며 눈동자에 두려움이 비쳤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피하려 했지만 온몸이 나른했다.바로 그때, 폐월루 밖에서 분노에 찬 소리가 들려왔다.“오늘 내가 한번 봐야겠다. 폐월루의 어느 여인이 우리 집 장군을 홀렸는지 말이다!”말하면서 사람을 데리고 기세등등하게 폐월루로 들이닥쳤다.폐월루에 있던 사람들은 그들을 막으려 했지만 상대방이 데려온 호위가 그들을 막아섰다.추 어멈(秋媽媽)은 그들이 온 걸 보고 안색이 흐려졌지만 이내 활짝 웃으며 그들을 맞이했다.“어머, 역 부인 아니십니까? 이게 무슨 일입니까?”서소난(徐少兰)은 그녀를 차갑게 노려보다가 싸늘하게 말했다.“하, 날 알고 있었던 것이오?”“어쩐지, 도성 청루에서 나 서소난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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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7화

응계천의 방문도 곧 열렸다.응계천은 마침 옷을 벗고 있었다.“뭐 하는 것이오? 나가시오!”추 어멈은 황급히 사죄했다.서소난은 침상 위 사람을 잡아 일으키더니 월규인 것을 확인하고는 눈빛이 차가워졌다.“여우 같은 것, 역시 여기 있었구나!”“여봐라, 끌고 가거라!”응계천은 화들짝 놀라며 다급히 막았다.“역 부인, 이건 무슨 뜻이오? 월규는 내 사람이오. 역 부인이 무슨 자격으로 그녀를 데리고 가오?”서소난은 그를 서늘하게 바라봤다.“천한 노비 따위 내가 데려가고 싶으면 데려가는 것이지, 왜 당신에게 설명해야 하오?”“비키시오!”서소난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상태라 응계천을 밀치고 떠났다.정신을 잃은 월규는 호위들에게 들려 갔다.폐월루 사람들은 어찌할 방도가 없어 서소난이 월규를 데리고 가는 걸 지켜볼 뿐이었다.응계천은 내키지 않는 거지 방문을 힘껏 걷어찼다.“내가 사람을 잡아 데려왔는데! 서소난, 질투 많은 여인 같으니라고! 역 장군은 왜 저 여인을 내쫓지 않는 것인지!”추 어멈이 설득했다.“그만하시지요. 서소난은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폐월루의 문을 닫아버릴 수도 있는 사람입니다. 일이 크게 번지면 수습하기 어려울 것입니다.”“어쨌든 월규가 서소난의 손에 들어갔으니 결말이 좋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니 그냥 보내주시지요.”응계천은 매우 불쾌했다. 손에 넣었던 것을 빼앗겼으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안 되오, 난 받아들일 수 없소!”말을 마친 뒤 응계천은 씩씩거리며 떠났다.-월규가 저녁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자 낙요는 걱정이 됐다.그녀는 곧바로 계진을 보내 알아보라고 했다.날이 어두워지자 계진이 부랴부랴 도착해 말했다.“수소문해 보니 오늘 월규는 폐월루에서 응계천과 함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뒤에 역 장군의 부인 서소난이 폐월루로 향해 크게 소란을 벌였다고 합니다. 월규가 역 장군을 유혹했다면서 월규를 데려갔다고 합니다.”그 말에 낙요는 살짝 놀랐다.“서소난...”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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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8화

역씨 가문의 부부 사이가 이럴 줄은 몰랐다.역소천도 자신이 모진 말을 했다는 걸 알고 차갑게 말했다.“당장 월규를 놓아주거라!”말을 마친 뒤 그는 노기등등하게 돌아서서 자리를 떴다.역소천이 떠난 뒤 낙요는 방에서 서소난이 바닥에 주저앉는 소리를 들었다.계집종이 다급히 다가갔다.“부인.”서소난은 힘없는 목소리로 분부했다.“월규를 데려다주거라.”계집종은 의아해했다.“폐월루로 보낼까요?”“그건 월규에게 묻거라.”“네.”계집종은 곧바로 월규를 놓아주러 갔다.방문이 닫히고 방 안은 아주 조용해졌다. 낙요도 준비하러 갔다.그런데 떠나려고 할 때 방안에서 애써 흐느낌을 억누르는 소리가 들렸다.낙요는 살짝 놀랐지만 이내 걸음을 옮겼다.인상 속에서 서소난은 도성에서 질투가 많기로 유명한 여인이었고 대부분 사람은 감히 그녀를 건드리지 못했다.그녀의 친정인 서씨 가문은 3대째 장군으로 예전에는 침서와 같은 지위를 누렸다.하지만 서소난 대에 이르러서는 두 오라버니가 젊은 나이에 일찍 세상을 뜨게 되어 군대에 있는 사람이 없었다.그리고 마침 침서가 대원수 자리를 차지했다.비록 서씨 가문은 이제 수중에 병권이 없지만 공훈은 탁월하여 황제가 서소난에게 아주 훌륭한 혼사를 하사했다. 그 상대가 바로 역소천이었다.이런 가문과 지위 때문에 도성의 많은 사람이 서소난을 건드리지 못했다.밖의 사람들은 그녀가 제멋대로고 야만적이며 까탈스럽다고 한다.하지만 그녀에게 이런 약한 면이 있을 줄은 몰랐다.낙요는 역씨 가문을 떠난 뒤 저 멀리 월규가 계집종의 안내를 받아 후문으로 나가는 걸 보았다.낙요는 길을 에돌아 그들의 시선을 피했고 먼저 대제사장 저택으로 향해 월규가 오길 기다렸다.월규는 배웅해 주려던 계집종을 떨쳐버렸다. 아무도 그녀가 대제사장의 저택으로 가는 걸 봐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곧이어 그녀는 홀로 대제사장의 저택에 도착했다.낙요는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대제사장님!”낙요는 그녀를 데리고 대문 안으로 들어가며 물었다.“다쳤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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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9화

유단청은 애타는 마음으로 찾아왔다.“대제사장님, 대제사장님. 밖에 갑자기 지명수배 안내문이 붙었습니다.”“월규를 잡는다고 합니다!”그 말에 저택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낙요는 즉시 일어나 바깥으로 나갔다.거리에 많은 행인이 모여 그 안내문을 둘러싸고 있는 게 보였다.낙요는 다가가서 확인해 봤다. 그 위에는 월규가 살인했고 현상금이 100냥이라고 적혀 있었다.그걸 본 낙요는 미간을 좁혔다.월규 또한 깜짝 놀랐다.“제가 언제 사람을 죽였습니까?”그 말에 주위에 있던 행인들이 시선을 던졌다.누군가 큰 소리로 외쳤다.“당신 지명수배범이 아니오?”곧 관청의 사람들이 부름을 듣고 달려왔고 곧바로 월규를 붙잡아 그녀를 데려갔다.대제사장 저택의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월규를 구하려 했지만 낙요가 그들을 막았다.“급하지 않다. 우선 상황을 보자꾸나. 진실은 바뀌지 않으니 말이다.”그렇게 낙요는 관청으로 향했다.그런데 공당에 가보니 정말 시체 한 구가 있었다. 여인의 시체였다.관청의 사람들은 월규에게 시체를 확인시켰다. 흰 천을 젖히니 다름 아닌 서소난의 계집종이었다.어젯밤 월규를 데리고 떠났던 계집종 말이다.상대방을 본 순간, 월규는 대경실색했다.서 대인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월규, 아직도 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오? 이자는 역 장군 저택의 계집종이오. 그리고 죽기 전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 바로 당신이오!”월규는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대인, 전 아닙니다! 전 사람을 죽인 적이 없습니다!”“어젯밤 그녀를 본 건 사실이지만 저와 헤어질 때까지만 해도 살아있었습니다!”서 대인이 차가운 목소리로 따져 물었다.“그걸 증명할 사람이 있소?”월규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서 대인은 차갑게 코웃음 쳤다.“무의식중에 자기의 죄를 폭로했군.”“여봐라, 사람을 죽였으면 목숨으로 죗값을 치러야 하는 법, 당장 처형시켜야겠다!”서 대인은 그 자리에서 명령을 내렸다.월규는 안색이 달라졌고 낙요 또한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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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0화

우유는 관청에서 여전히 서 대인과 싸우고 있었다.서 대인은 짜증이 났다. 밖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자 그는 말썽이 생기는 일이 없도록 얼른 이 사건을 종결시키고 싶었다.그는 무척 차가워진 어투로 말했다.“우유 낭자는 폐하의 명령대로 상황을 살피러 온 것이지 내가 사건을 처리하는 것에 간섭할 자격은 없을 텐데?”“우유 낭자가 공당에서 수차례 범인을 두둔하는 것은 무엇 때문이오?”“우유 낭자의 말은 날 설득하지 못했소. 그러니 오늘 이 월규란 자는 반드시 참수당해야 하오!”“여봐라, 손을 쓰거라!”우유는 화를 냈다.“서 대인, 섣불리 사건을 종결시켰단 이유로 폐하가 죄를 물을까 두렵지 않소?”서 대인은 두려움이라고는 없이 의기양양하게 말했다.“이 사건이 종결되면 본관이 직접 사건의 경과와 증거를 폐하께 전달할 것이오!”“만약 폐하께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폐하께서 본관을 처벌하시겠지.”“우유 낭자가 여기서 이래라저래라할 수는 없소!”기세등등한 서 대인을 보니 월규를 죽이기로 작정한 듯했다.아무도 말릴 수 없을 것 같았다.우유 또한 그렇게 생각했다. 호위가 검을 빼 들고 손을 쓰려는데 차갑고 위엄 넘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우유가 이래라저래라할 수 없다면 본관은 할 수 있겠지?”낙요는 천천히 걸음을 내디뎠다.온몸에서 내뿜어지는 차갑고 단호한 기운에서 엄청난 위압감이 느껴졌다.특히 본관이라는 두 글자와 거만하기 그지없는 어투에 서 대인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낙요는 쉬이 본관이라는 말을 입에 담지 않는다. 그러니 지금은 극도로 화가 난 상태라는 걸 의미했다.공당에서 사람들은 일제히 허리를 숙이며 예를 갖췄다.서 대인도 다급히 자리에서 내려와 공수하며 허리를 숙였다.“대제사장님.”조금 전까지 건방지던 기세는 완전히 억눌렸다낙요는 천천히 옆에 놓인 의자에 앉으며 다리를 꼬았다.“서 대인이 본관의 하녀가 사람을 죽였다고 하던데, 본관은 사사로운 정 때문에 편을 들지는 않겠지만 명명백백한 증거가 있어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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