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규는 세 곳을 다니며 한바탕 울면서 고발했다.다음 날 낙요는 사람을 시켜 세 곳의 움직임을 살폈다.응씨 가문의 소식이 가장 빨랐다.응계천이 응씨 가문으로 돌아간 날 아침, 그의 아버지 응선해(應先海)는 응계천을 집안에서 내쫓았다.그는 화를 버럭 내면서 응계천과 부자 관계를 끊을 것이라고 했다.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탓에 그 거리 사람들은 전부 알게 그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응씨 저택을 둘러싸고 밖에서 구경했다.응선해는 앞으로 응계천이 죽든 살든 응씨 집안과 관계가 없다고 확실히 얘기했다.그 소식을 들은 월규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응계천의 아버지는 사리에 밝은 분인 것 같습니다.”낙요는 웃으며 말했다.“응씨 가문은 8대 가문 중에서 두 번째로 높은 위치에 있다. 다른 가문들이 그들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지.”“그의 아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응씨 가문의 자리는 위태로울 것이다.”“겉으로는 부자 관계를 끊을 것이라 했지만 그가 암암리에 뭘 할지 누가 알겠느냐?”“하지만 응선해는 적어도 태도를 보여줬지.”“우선 관청과 역소천 쪽에서 움직임이 있을지 지켜보자꾸나.”다음 날, 월규는 관청에 끌려갔다.관청에 도착한 그녀는 절뚝거리면서 나오는 응계천을 보았다.관복을 입은 서 대인(徐大人)이 걸어 나오며 말했다.“월규 낭자, 내가 이미 그에게 벌을 주었소. 무려 30대나 때렸소!”“그러니 이 일은 그만하는 게 어떻소?”그 말에 월규는 안색이 돌변했다.“그만하라고요? 겨우 30대로 끝이란 말입니까? 전 저자 때문에 노예영에 들어갔는데 고작 30대를 때렸습니까? 대인, 이건 너무 불공평한 것 아닙니까?”월규는 너무 화가 나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서 대인이 위로했다.“월규 낭자, 낭자가 준 증거로는 죄를 단정 짓긴 어렵소.”“응계천은 낭자가 비수를 들고 그를 협박해서 쓴 것이라고 했소.”“이 자백서는 확실한 증거가 될 수 없고 다른 증거도 없으니 쉽게 그의 죄를 물을 수는 없소.”“난 좋은 사람을 억울하게 만들 수 없소.
“가자, 가자. 어서 가자.”반쯤 닫혀 있던 뒷문 탓에 뒤뜰을 지나던 계집종은 문밖에서 누군가 마대자루를 들고 달리는 걸 보고 살짝 놀랐다.“누굽니까?”그녀가 쫓아갔을 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계집종은 부랴부랴 돌아가 안주인께 보고를 올렸다.-응계천은 맞아서 정신을 잃은 월규를 데리고 폐월루로 향했다.그는 위층에 있는 전용 별실로 향했다.방문이 닫히자 응계천은 의자에 털썩 앉더니 술을 따르고 숨을 돌렸다. 그는 기분이 아주 좋았다.곧이어 그가 허리를 숙이고 마대자루를 풀자 월규의 머리가 드러났다.그는 술을 한 잔 들어 그녀의 얼굴에 뿌려서 깨웠다.“생각지도 못했지? 또 내 손아귀에 들어왔구나.”월규는 화들짝 놀라더니 마대 안에서 저항하며 도망치려 했다.응계천은 여유롭게 가루약 한 봉지를 꺼내 주전자에 붓고 흔든 뒤 월규의 턱을 쥐고 술을 쏟아부었다.월규는 힘껏 저항했지만 벗어날 수 없었다.“감히 내게 약을 쓰고 날 협박해 자백서를 쓰게 해? 게다가 내 손가락까지 자르다니. 난 널 살짝만 혼내줄 생각이었는데 이젠 네가 운이 좋길 기도하거라.”“오늘 밤이 지나고 네가 멀쩡하게 이 방을 나갈 수 있을지 지켜보자꾸나!”응계천은 말하면서 월규의 옷깃을 잡고 힘껏 찢었다.월규는 기겁하며 눈동자에 두려움이 비쳤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피하려 했지만 온몸이 나른했다.바로 그때, 폐월루 밖에서 분노에 찬 소리가 들려왔다.“오늘 내가 한번 봐야겠다. 폐월루의 어느 여인이 우리 집 장군을 홀렸는지 말이다!”말하면서 사람을 데리고 기세등등하게 폐월루로 들이닥쳤다.폐월루에 있던 사람들은 그들을 막으려 했지만 상대방이 데려온 호위가 그들을 막아섰다.추 어멈(秋媽媽)은 그들이 온 걸 보고 안색이 흐려졌지만 이내 활짝 웃으며 그들을 맞이했다.“어머, 역 부인 아니십니까? 이게 무슨 일입니까?”서소난(徐少兰)은 그녀를 차갑게 노려보다가 싸늘하게 말했다.“하, 날 알고 있었던 것이오?”“어쩐지, 도성 청루에서 나 서소난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응계천의 방문도 곧 열렸다.응계천은 마침 옷을 벗고 있었다.“뭐 하는 것이오? 나가시오!”추 어멈은 황급히 사죄했다.서소난은 침상 위 사람을 잡아 일으키더니 월규인 것을 확인하고는 눈빛이 차가워졌다.“여우 같은 것, 역시 여기 있었구나!”“여봐라, 끌고 가거라!”응계천은 화들짝 놀라며 다급히 막았다.“역 부인, 이건 무슨 뜻이오? 월규는 내 사람이오. 역 부인이 무슨 자격으로 그녀를 데리고 가오?”서소난은 그를 서늘하게 바라봤다.“천한 노비 따위 내가 데려가고 싶으면 데려가는 것이지, 왜 당신에게 설명해야 하오?”“비키시오!”서소난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상태라 응계천을 밀치고 떠났다.정신을 잃은 월규는 호위들에게 들려 갔다.폐월루 사람들은 어찌할 방도가 없어 서소난이 월규를 데리고 가는 걸 지켜볼 뿐이었다.응계천은 내키지 않는 거지 방문을 힘껏 걷어찼다.“내가 사람을 잡아 데려왔는데! 서소난, 질투 많은 여인 같으니라고! 역 장군은 왜 저 여인을 내쫓지 않는 것인지!”추 어멈이 설득했다.“그만하시지요. 서소난은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폐월루의 문을 닫아버릴 수도 있는 사람입니다. 일이 크게 번지면 수습하기 어려울 것입니다.”“어쨌든 월규가 서소난의 손에 들어갔으니 결말이 좋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니 그냥 보내주시지요.”응계천은 매우 불쾌했다. 손에 넣었던 것을 빼앗겼으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안 되오, 난 받아들일 수 없소!”말을 마친 뒤 응계천은 씩씩거리며 떠났다.-월규가 저녁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자 낙요는 걱정이 됐다.그녀는 곧바로 계진을 보내 알아보라고 했다.날이 어두워지자 계진이 부랴부랴 도착해 말했다.“수소문해 보니 오늘 월규는 폐월루에서 응계천과 함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뒤에 역 장군의 부인 서소난이 폐월루로 향해 크게 소란을 벌였다고 합니다. 월규가 역 장군을 유혹했다면서 월규를 데려갔다고 합니다.”그 말에 낙요는 살짝 놀랐다.“서소난...”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문을 나섰다
역씨 가문의 부부 사이가 이럴 줄은 몰랐다.역소천도 자신이 모진 말을 했다는 걸 알고 차갑게 말했다.“당장 월규를 놓아주거라!”말을 마친 뒤 그는 노기등등하게 돌아서서 자리를 떴다.역소천이 떠난 뒤 낙요는 방에서 서소난이 바닥에 주저앉는 소리를 들었다.계집종이 다급히 다가갔다.“부인.”서소난은 힘없는 목소리로 분부했다.“월규를 데려다주거라.”계집종은 의아해했다.“폐월루로 보낼까요?”“그건 월규에게 묻거라.”“네.”계집종은 곧바로 월규를 놓아주러 갔다.방문이 닫히고 방 안은 아주 조용해졌다. 낙요도 준비하러 갔다.그런데 떠나려고 할 때 방안에서 애써 흐느낌을 억누르는 소리가 들렸다.낙요는 살짝 놀랐지만 이내 걸음을 옮겼다.인상 속에서 서소난은 도성에서 질투가 많기로 유명한 여인이었고 대부분 사람은 감히 그녀를 건드리지 못했다.그녀의 친정인 서씨 가문은 3대째 장군으로 예전에는 침서와 같은 지위를 누렸다.하지만 서소난 대에 이르러서는 두 오라버니가 젊은 나이에 일찍 세상을 뜨게 되어 군대에 있는 사람이 없었다.그리고 마침 침서가 대원수 자리를 차지했다.비록 서씨 가문은 이제 수중에 병권이 없지만 공훈은 탁월하여 황제가 서소난에게 아주 훌륭한 혼사를 하사했다. 그 상대가 바로 역소천이었다.이런 가문과 지위 때문에 도성의 많은 사람이 서소난을 건드리지 못했다.밖의 사람들은 그녀가 제멋대로고 야만적이며 까탈스럽다고 한다.하지만 그녀에게 이런 약한 면이 있을 줄은 몰랐다.낙요는 역씨 가문을 떠난 뒤 저 멀리 월규가 계집종의 안내를 받아 후문으로 나가는 걸 보았다.낙요는 길을 에돌아 그들의 시선을 피했고 먼저 대제사장 저택으로 향해 월규가 오길 기다렸다.월규는 배웅해 주려던 계집종을 떨쳐버렸다. 아무도 그녀가 대제사장의 저택으로 가는 걸 봐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곧이어 그녀는 홀로 대제사장의 저택에 도착했다.낙요는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대제사장님!”낙요는 그녀를 데리고 대문 안으로 들어가며 물었다.“다쳤느냐?”
유단청은 애타는 마음으로 찾아왔다.“대제사장님, 대제사장님. 밖에 갑자기 지명수배 안내문이 붙었습니다.”“월규를 잡는다고 합니다!”그 말에 저택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낙요는 즉시 일어나 바깥으로 나갔다.거리에 많은 행인이 모여 그 안내문을 둘러싸고 있는 게 보였다.낙요는 다가가서 확인해 봤다. 그 위에는 월규가 살인했고 현상금이 100냥이라고 적혀 있었다.그걸 본 낙요는 미간을 좁혔다.월규 또한 깜짝 놀랐다.“제가 언제 사람을 죽였습니까?”그 말에 주위에 있던 행인들이 시선을 던졌다.누군가 큰 소리로 외쳤다.“당신 지명수배범이 아니오?”곧 관청의 사람들이 부름을 듣고 달려왔고 곧바로 월규를 붙잡아 그녀를 데려갔다.대제사장 저택의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월규를 구하려 했지만 낙요가 그들을 막았다.“급하지 않다. 우선 상황을 보자꾸나. 진실은 바뀌지 않으니 말이다.”그렇게 낙요는 관청으로 향했다.그런데 공당에 가보니 정말 시체 한 구가 있었다. 여인의 시체였다.관청의 사람들은 월규에게 시체를 확인시켰다. 흰 천을 젖히니 다름 아닌 서소난의 계집종이었다.어젯밤 월규를 데리고 떠났던 계집종 말이다.상대방을 본 순간, 월규는 대경실색했다.서 대인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월규, 아직도 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오? 이자는 역 장군 저택의 계집종이오. 그리고 죽기 전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 바로 당신이오!”월규는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대인, 전 아닙니다! 전 사람을 죽인 적이 없습니다!”“어젯밤 그녀를 본 건 사실이지만 저와 헤어질 때까지만 해도 살아있었습니다!”서 대인이 차가운 목소리로 따져 물었다.“그걸 증명할 사람이 있소?”월규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서 대인은 차갑게 코웃음 쳤다.“무의식중에 자기의 죄를 폭로했군.”“여봐라, 사람을 죽였으면 목숨으로 죗값을 치러야 하는 법, 당장 처형시켜야겠다!”서 대인은 그 자리에서 명령을 내렸다.월규는 안색이 달라졌고 낙요 또한 놀랐다.
우유는 관청에서 여전히 서 대인과 싸우고 있었다.서 대인은 짜증이 났다. 밖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자 그는 말썽이 생기는 일이 없도록 얼른 이 사건을 종결시키고 싶었다.그는 무척 차가워진 어투로 말했다.“우유 낭자는 폐하의 명령대로 상황을 살피러 온 것이지 내가 사건을 처리하는 것에 간섭할 자격은 없을 텐데?”“우유 낭자가 공당에서 수차례 범인을 두둔하는 것은 무엇 때문이오?”“우유 낭자의 말은 날 설득하지 못했소. 그러니 오늘 이 월규란 자는 반드시 참수당해야 하오!”“여봐라, 손을 쓰거라!”우유는 화를 냈다.“서 대인, 섣불리 사건을 종결시켰단 이유로 폐하가 죄를 물을까 두렵지 않소?”서 대인은 두려움이라고는 없이 의기양양하게 말했다.“이 사건이 종결되면 본관이 직접 사건의 경과와 증거를 폐하께 전달할 것이오!”“만약 폐하께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폐하께서 본관을 처벌하시겠지.”“우유 낭자가 여기서 이래라저래라할 수는 없소!”기세등등한 서 대인을 보니 월규를 죽이기로 작정한 듯했다.아무도 말릴 수 없을 것 같았다.우유 또한 그렇게 생각했다. 호위가 검을 빼 들고 손을 쓰려는데 차갑고 위엄 넘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우유가 이래라저래라할 수 없다면 본관은 할 수 있겠지?”낙요는 천천히 걸음을 내디뎠다.온몸에서 내뿜어지는 차갑고 단호한 기운에서 엄청난 위압감이 느껴졌다.특히 본관이라는 두 글자와 거만하기 그지없는 어투에 서 대인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낙요는 쉬이 본관이라는 말을 입에 담지 않는다. 그러니 지금은 극도로 화가 난 상태라는 걸 의미했다.공당에서 사람들은 일제히 허리를 숙이며 예를 갖췄다.서 대인도 다급히 자리에서 내려와 공수하며 허리를 숙였다.“대제사장님.”조금 전까지 건방지던 기세는 완전히 억눌렸다낙요는 천천히 옆에 놓인 의자에 앉으며 다리를 꼬았다.“서 대인이 본관의 하녀가 사람을 죽였다고 하던데, 본관은 사사로운 정 때문에 편을 들지는 않겠지만 명명백백한 증거가 있어야 할
이번에 끝장났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대제사장은 그것마저 조사했다.“그... 기습이었을 수도 있습니다.”서 대인이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바로 그때 서소난이 걸어왔다.“우리 가문의 계집종은 무공을 할 줄 아오. 월규는 어제 내가 우리 저택으로 잡아 온 것이오. 월규는 약에 당해 걸을 수는 있어도 우리 가문의 계집종을 기습할 힘이 있을 리는 절대 없소.”“내가 기분이 좋지 않아 거기까지는 미처 생각지 못했소.”“하지만 서 대인, 이렇게 급히 월규를 죽이려 하다니, 뭘 덮으려고 그러는 것이오?”“춘앵(春鶯)이는 날 오랫동안 따랐소. 어찌 됐든 난 춘앵이를 죽인 범인을 기필코 찾아내 복수할 것이오!”서소난까지 왔다.그녀의 말은 춘앵을 죽인 사람이 월규가 아니라는 걸 증명했다.서 대인이 공정하게 판단했는지 아니면 사적인 감정으로 그랬는지는 일목요연했다.밖에 있던 백성들은 그를 욕하기 시작했고 서 대인은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말해보시오!”낙요는 화가 나 호위의 허리춤에서 검을 빼 들더니 서 대인의 머리를 향해 휘둘렀다.날카로운 검날에 주변 사람들은 대경실색했다.사모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머리카락이 잘렸다.서 대인은 서늘한 기운이 정수리에서 솟아오르는 걸 느꼈다. 그는 얼이 빠진 채로 목이 잘리지는 않았는지 확인했고 이내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털썩 꿇어앉았다.“이 일은 하관의 불찰입니다. 하관…”낙요는 차가운 목소리로 그의 말허리를 잘랐다.“지금 당신은 자신을 죄인이라고 칭해야 하오!”“당신이 이 자리에 앉을 자격이 있는 것 같소?”말을 마친 뒤 낙요는 들고 있던 검을 던지고 차갑게 명령을 내렸다.“여봐라! 이 죄인을 잡아 옥에 가두거라!”호위들은 곧바로 앞으로 나서며 서 대인을 끌고 갔다.낙요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서늘하게 말했다.“들어가서 잘 생각해 보시오. 뭐 더 할 얘기가 있는지. 일찍 얘기하면 형벌을 피하게 해주겠소.”“그러지 않는다면 내가 직접 손을 쓸 것이오. 기회는 주지 않을 것이오.”음산한
“여봐라, 문을 닫거라.”“당장 온 성을 뒤져 응계천을 붙잡거라!”구경하던 백성들은 이내 흩어졌고 관청 안팎은 조용해졌다.낙요는 곧바로 서 대인의 가산을 압류했고 동시에 안에 재물이 가득한 밀실을 하나 발견했다.그중 한 장부는 아주 두꺼웠는데 거기에 그가 받은 뇌물의 액수와 금품의 수량이 적혀 있었다.하지만 누가 줬는지는 적혀있지 않았다.서 대인은 총명했다. 만약 뇌물을 준 사람을 적는다면 많은 사람이 연루될 것이니 말이다.그렇게 조사를 하다가 낙요는 서 대인이 비록 혼자지만 집 안의 재물과 장부 위 금액의 차이가 크다는 걸 발견했다.곧이어 낙요는 서 대인의 관사를 불러 물었다.“너희 집 대인은 평소 어떤 기호가 있고 어떤 지출을 했느냐?”관사는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대인께서는 평소 특별한 취향은 없으십니다. 그저 평소 동료와 함께 술을 마시거나 밥을 드십니다.”낙요는 미간을 구기고 장부를 뒤지며 말했다.“선물을 주었지만 위에 적히지 않는 게 있느냐?”관사는 고개를 저었다.“대인께서는 평소 누가 선물을 주었는지, 무엇을 선물로 주었는지 전부 장부에 적으십니다.”“하지만 장부가 이상하다. 너도 알다시피 너희 집 대인은 뇌물을 받았고 이것들은 모두 문제가 있는 돈이다. 그런데 그걸 네가 숨기고 얘기하지 않는다면 너 또한 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관사는 그 야기에 당황해하며 다급히 고민하다가 말했다.“장부가 맞지 않는 건 평소 대인께서 자주 그중 일부를 전당포에 저당 잡히고 전장에 가서 은전으로 바꿔서 그럴 것입니다.”“그 돈은 대인께서 숨겼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것을 찾지 못하여 장부가 맞지 않는 것일 겁니다.”그 말에 낙요는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여봐라, 지금 당장 수색하거라. 이 저택을 석 자를 파는 한이 있더라도 모든 은전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호위들은 곧바로 뒤지기 시작했다.낙요는 소식을 기다리는 틈을 타서 춘앵의 시체를 보았다.우유도 앞으로 나서며 검사했다.“상처를 보니 비수를 쓴 듯합니다. 치명적인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