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1701 - 챕터 1710

3011 챕터

제1701화

“낙청연은 이미 죽었소!”낙정은 자신 있게 웃더니 말했다. “알고 있습니다.”“제가 금뢰가 떨어지는 걸 직접 봤습니다. 그러니 낙청연은 절대 살아있을 수 없습니다.”여기까지 듣던 고묘묘는 궁금해하며 물었다. “그런데 금뢰는 어찌 된 일이오? 설마 그것도 당신이 준비한 건 아니지요?”낙정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저도 이유를 모르겠습니다.”“아마도 취혼산과 서혼진의 음기가 하늘을 찌르면서 금뢰를 일으킨 듯합니다.”고묘묘도 그녀의 말을 인정하듯 고개를 끄덕이었다. “하긴!”“서혼진을 취혼산에 치니, 세상에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것 같소.”“거기에 금뢰까지 더하니, 낙청연을 죽이는 건 너무 쉬운 일이었소.”이 말을 하며 고묘묘는 웃으며 물었다. “이 서혼진과 어혼곡을 나에게 가르쳐 줄 수 있소?”그러나 낙정은 웃으며 말했다. “이건 제가 많은 공을 들여 천궁도에서 배워 온 것입니다.”“게다가 이런 정직하지 않은 수법은, 공주님께서 배우지 않는 게 좋습니다.”그때, 천궐국에서 도망쳐 나온 후, 그녀는 이미 갈 곳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고, 유일한 생각은 복수였다.그녀는 침서가 낙청연을 데려갔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니 그녀가 다시 여국으로 돌아가려면, 반드시 낙청연을 죽여야만, 그녀도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그래서 그녀는 곧바로 천궁도로 갔고, 반년이라는 시간을 들여서야, 천궁도에서 자리를 잡았다.모든 사람이 다 서혼진과 어혼곡을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그녀가 바보가 아닌 이상, 이렇게 쉽게 그녀에게 가르쳐줄 수 없다.낙정의 뜻을 눈치챈 고묘묘는 의미심장하게 웃더니 말했다. “낙청연은 죽었지만, 제사 일족 사람들은 진작에 낙청연에게 매수됐소.”“당신이 대제사장이 되고 싶어도, 그 사람들이 아마 동의하지 않을 것이오.”“부황께서도 분명 제사 일족 사람들의 의견을 참고하실 거고. 그래서 당신이 대제사장이 되려면, 아마 그렇게 쉽지 않을 거요.”“당신은 그저, 당신 앞을 가로막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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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2화

다른 사람들은 다급히 우유를 부축했다.우유의 반응을 본 사람들의 마음은 모두 무거웠다.낙청연이 죽었다.우유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한참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분위기는 무거웠다.우유는 똑바로 서더니, 산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젯밤, 취혼산의 악귀가 또 진법을 파괴하고 나왔으니, 우리는 낮에 얼른 진법을 복원해야 합니다.”큰 타격을 받았지만, 제사 일족은 아직 무너지면 안 된다.제사 일족으로서 해야 할 책임과 의무는 다해야 한다.그리하여 뭇사람은 산으로 올라가, 취혼산의 진법을 복원했다.그리고 이때, 우유는 낙정을 보았다.낙정도 그들을 보았다. 다만 그들과 마주쳤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낙정은 예전에도 혼자 다니는 걸 좋아했고, 다른 사람들과 별로 접촉하지 않았으며, 친분도 없었다.우유는 속으로 놀라면서도 곤혹스러웠다. 낙정이 어떻게 여기에 있지?언제 돌아왔지?어젯밤, 그녀도 여기에 있었을까?낙청연의 죽음이, 그녀와 관련이 있을까?여기까지 생각하니, 우유의 마음은 심란해졌다.취혼산 일을 처리한 후, 우유는 즉시 출궁했다.객잔으로 가는 그녀의 발걸음은 유난히 무거웠다.모든 사람은 그녀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어떻게 그들과 마주해야 할지, 어떻게 낙청연의 죽음을 그들에게 알려야 할지 고민됐다.걷다 보니, 결국 객잔에 이르렀다.그 시각, 부소는 이미 강여를 데리고 객잔으로 돌아왔다.랑목은 이미 부소로부터 산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듣고,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초조한 마음으로 정청에서 배회하며, 잠시도 멈추지 않았다.“왜 아직도 소식이 없는 것이오?”구십칠과 주락도 정청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표정은 평온했지만, 내심은 초조하고 불안했다.드디어 우유가 나타났다.랑목이 맨 처음으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어떻게 됐소? 내 누이는 괜찮소?”다른 사람들도 일제히 몰려왔다. 모든 사람은 기대의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우유는 심적 압력이 매우 컸지만, 그 소식을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녀는 시선을 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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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3화

우유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침상에 누워있는 사람을 쳐다보았다.구십칠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러나 그를 잠시 기절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랑목이 깨어나면 여전히 그들을 찾아가 복수하려고 할 겁니다.”“그렇다고 그를 쭉 자게 할 수는 없습니다.”우유는 생각하더니, 말했다. “랑목은 아마 일시적으로 이 일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그럴 겁니다. 곧 진정되면,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을 겁니다.”“요 며칠은 번거로우시겠지만, 랑목을 잘 지켜주십시오.”“그리고 낙청연의 죽음에 대해선 제가 계속 조사할 겁니다. 당신들이 남을지 말지는 강요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꼭 낙청연을 위해 복수할 겁니다.”“시간이 얼마나 오래 걸리든 상관없습니다.”낙청연은 그녀가 처음 진심으로 대한 친구이고, 처음으로 그녀를 위해 자기 목숨까지 바쳐가며 그녀를 구해준 진정한 친구이다.그녀는 꼭 낙청연을 위해 복수할 것이다.구십칠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단호한 어투로 말했다. “저도 남겠습니다.”주락도 전혀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저도 남겠소.”“나는 낙청연의 지우지은에 감사하오. 지금 그 은혜에 더 이상 보답할 수 없으니, 그럼, 그녀를 위해 원수를 갚아주겠소.”강여도 다급히 앞으로 다가왔다. “저도 남아서, 사부님의 원수를 갚아주겠습니다!”부소는 그들의 확고한 결심을 보더니, 마음속으로 감동했고, 한순간 약간 부럽기까지 했다.“낙청연에게 여러분 같은 친구들이 있어서, 참 다행이요.”“다만 나는 아직 볼일이 있어, 당신들과 함께 도성에 남에 복수할 수 없게 됐소.”“그러나 내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나를 찾아오시오.”이 말을 끝내고, 부소는 옥패 하나를 잡아당기더니, 강여에게 주었다.“나를 찾고 싶으면, 이 옥패를 들고 내하주관(奈何酒館)으로 찾아오거라.”강여는 옥패를 들고, 거절하지 않았으며, 고개를 들고 그를 쳐다보며,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감사합니다.”부소는 강여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너는 나의 제자가 아닌 낙청연의 제자이지만, 이번에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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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4화

이 말이 나오자, 뭇사람은 일제히 고개를 돌려 걸어오고 있는 사람을 쳐다보았다.우유였다.낙정도 우유를 보고, 약간 의아했다.우유는 기세 충만하게 걸어 들어와 낙정을 바라보며,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너는 여국을 떠난지 그렇게 오래되었는데, 지금 돌아오자마자 대제사장이 되겠다고 하면, 어떻게 사람들에게 신망을 얻을 것이냐?”“그리고 어떻게 알아? 네가 이미 천궐국 사람이 되었을 수도 있잖아.”“넌 우리에게 이미 외지인과 다름없다.”“그런 네가 입을 열자마자, 대제사장이 되겠다고 하면, 우리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우유의 어투는 단호했으며, 여유만만하고 조리 있었다.낙정은 의아했으며,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우유를 훑어보았다. “오랜만에 보니, 많이 변한 것 같구나.”예전에 알던 우유가 아니었다.제사 일족에서 존재감이 없어야 했던 사람이다.예전엔 그 누구나 그녀를 괴롭힐 수 있었다.그런데 이번에 돌아오니, 우유의 용기는 커졌고, 눈빛도 예전보다 더욱 견고하고 날카로워졌다.이 기세는, 이젠 사람을 억누를 수도 있다.우유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 나도 이렇게 많이 변했는데, 넌 천궐국에서 더 많이 변했을 거라고 믿어.”“그래서 너는 아마도 예전의 낙정이 아닐 수도 있겠지. 우리는 네가 대제사장이 되는 걸 동의하지 않는다.”우유는 또 기세를 타고 몇 마디 더 반격했다.다른 뭇사람들도 분분히 고개를 끄떡이었다. “우유의 말이 맞습니다. 사람은 변합니다. 당신은 예전에 우리 사저였지만, 지금은 아닙니다.”“당신은 돌아오자마자 대제사장이 되겠다고 하고, 공교롭게도 낙청연이 이때 죽었습니다. 설마 당신이 한 짓 아닙니까?”이 말은 날카롭기 그지없었다. 뭇사람이 하고 싶었지만, 감히 할 수 없었던 말을 했다.낙정은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태연하게 웃으며 말했다. “취혼산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다들 알고 있지 않으냐? 낙청연이 산에서 죽었는데 뭐가 이상하다는 말이냐?”“게다가, 어젯밤, 그 금뢰도 너희들은 다 봤을 것 아니야?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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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5화

우유의 표정은 서늘했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눈빛에는 짜증이 가득했다.이때, 낙정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너 설마 아직 모르지? 네 사부가 어떻게 죽었는지?”이 말이 나오자, 우유는 온몸을 흠칫 떨었다.그녀는 놀라운 표정으로 낙정을 쳐다보았다.낙정이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건지, 왜 갑자기 그녀의 사부를 언급하는지 알 수 없었다.낙정은 다리를 꼬고 의자에 기대어 앉아, 우유를 보며, 무심하게 말했다. “네 사부 탁성 말이야, 그동안, 사실 천궐국에 계셨다.”“그는 천궐국의 엄태후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어.”“줄곧 엄태후 곁에서 신분을 감추고, 그녀의 곁을 지키며 함께 했어.”“비록 신분 때문에 그들은 정정당당하게 함께 할 수 없었지만, 그동안 그들은 원하는 것을 얻으며, 비교적 만족하며 살았어.”“원래 모든 것은 다 좋았는데, 낙청연이 직접 탁성을 들춰내서 탁성을 죽였어.”여기까지 듣던, 우유의 안색은 이미 하얗게 질렸다.낙정은 몸을 약간 앞으로 굽히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우유를 쳐다보며 일구일자 말했다. “네 사부는 낙청연이 죽였다!”“넌 원수를 자매로 여기고, 게다가 그녀를 위해 불평을 품다니!”“내가 다 안타깝구나!”“사부와 제자 두 사람이 어떻게 낙청연에게 그렇게 모조리 이용당하냐?”낙정은 말을 하며, 어투는 약간 안타까워했다.우유는 주먹을 꽉 쥐고, 놀라운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미간에 노기가 약간 더해졌다.낙정은 일어나, 천천히 우유 곁으로 걸어가더니,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다행히 낙청연은 이미 죽었고, 넌 지금, 이 진실을 알게 되었으니, 아직 늦지 않았다.”“하지만 이젠 낙청연 때문에 나를 겨냥할 필요도 없다.”“내가 대제사장이 돼도, 너에겐 조금도 위협이 되진 않는다.”“이 소식을 너에게 알려 준 감사의 의미로 나의 소원을 이루어 주면 안 되겠냐?”낙정은 웃으며 우유를 쳐다보며, 간절한 어투로 말했다.우유는 미간을 구기더니, 결국 승낙했다. “알겠다.”“나는 너를 막지 않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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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6화

“드디어 깨어났군. 이제 더이상 깨어나지 않으면, 본공주는 더 이상 당신을 살리지 않을 생각이었소.”고묘묘는 느긋하게 침상 옆으로 걸어와 앉더니, 탕약을 들고, 부진환에게 먹이려고 했다.부진환은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손을 들어 밀쳐냈다. 약 그릇은 와장창 땅바닥에 깨져버렸다.그의 두 눈은 흉악스럽고 날카로웠다. 그 순간, 고묘묘는 깜짝 놀랐다.그러나 곧 정신을 차리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왜? 낙청연이 죽어서, 그렇게 슬픈 것이오?”“설마 당신을 살린 내가 지금 밉소?”“내가 만약 당신을 살리지 않았다면, 당신과 낙청연은 지금 염라전에서 만났겠지?”“아쉽게 됐소! 본공주가 침서와 짝을 이룰 수 없으니, 세상의 모든 연인이 사랑의 결실을 맺는 꼴을 보지 못하겠소. 당신들은 살아서도 함께 할 수 없고, 죽어서는 더욱 함께 할 수 없소!’“나는 이 황궁 안의 진귀한 약재를 모두 당신에게 쓰더라도 당신의 그 남은 목숨을 부지하게 할 거요!”고묘묘의 어투는 의기양양했다. 부진환의 그 흉악한 눈빛을 보니 마음속은 더욱 통쾌했다.낙청연이 금뢰에 맞던 그 장면을 떠올리더니, 부진환의 마음은 비통했고, 삽시에 분노가 치솟았다.손목을 잠그고 있던 쇠사슬을 확 끊어버렸고, 두 눈은 벌겋게 달아올랐으며, 고묘묘의 목을 덥석 졸랐다.“당신이 낙청연을 죽였소?”부진환은 손에 힘을 꽉 쥐었다.고묘묘는 순간 목이 조여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부진환이 깨어나자마자, 쇠사슬까지 끊을 정도로 힘이 세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질식감이 몰려왔고, 고묘묘의 목과 이마의 핏대가 돋아났으며,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다.고묘묘는 온 힘을 다했지만, 그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그녀는 허리춤의 채찍을 더듬더니, 채찍 손잡이 한쪽 끝에서 날카로운 칼날이 튕겨 나왔다.그녀는 칼날로 맹렬하게 부진환을 찔렀다.부진환은 신속하게 피했지만, 여전히 칼날에 팔이 긁혀, 선혈이 낭자했다.그는 옆으로 몸을 피해 침상에서 달려 내려와 문밖으로 달려갔다.고묘묘는 목을 만지며,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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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7화

그때 이 두 사람은 낙청연을 얼마나 비참하게 해쳤던가? 부진환 때문에 낙청연은 하마터면 참수까지 당할 뻔했다.정말 사람 일은 모르는 법이로구나!낙청연이 죽으니, 부진환도 거의 미쳐간다.--부진환은 황궁에서 빠져나갔다. 고묘묘는 멀지 않은 곳에서 뒤를 따라가며, 가는 내내 통행을 허가하고 심지어 부진환에게 길을 안내해 주기도 했다.그래서 부진환은 순조롭게 궁을 빠져나와, 침서의 장군부로 직행했다.궁을 나가자, 날은 이미 저물었다.장군부 밖 거리 전체가 조용했고 아무 소리도 없었다. 부진환이 도착하자, 즉시 장군부 시위의 경각심을 일으켰다.그들은 곧바로 장군부 대문 밖에서, 부진환을 겹겹이 에워쌌다.고묘묘가 멀지 않은 곳에서 천천히 걸어왔다.그녀는 흥미진진하게 구경하고 있었다.부진환과 그 시위들이 즉시 싸우기 시작했고, 전투는 매우 격렬했다.지금 부진한은 미친 사람 같았다. 폭발적인 실력은 매우 놀라웠다. 그렇게 많은 시위도 부진환을 막지 못했으며, 그는 끊임없이 대문 안으로 돌진했다.시위들은 필사적으로 부진환을 막았으며, 만약 부진환이 뛰어 들어오면, 그들의 파리 같은 목숨은 날아갈 것이다!장군부 밖은 난장판이 되었다.란희는 문밖의 격렬한 장면을 보고, 무서워서 벌벌 떨었다.잠깐 생각하더니, 그녀는 몸을 돌려 내원으로 달려갔다.장군은 지난번 낙청연의 시신을 안고 돌아온 그날 이후,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 그는 줄곧 내원에 있었으며, 그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다만 매일 누군가 음식을 문 앞까지 배달해 준다.그 외, 누구도 내원에 들어간 사람이 없다.란희는 진작에 장군께서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가보고 싶었지만, 시종 엄두가 나지 않았다.마침 지금 핑계 삼아 가보고 싶었다.그녀는 정원에 도착해서 외쳤다. “장군님! 밖에 어떤 사람이 장군부에 침입했습니다.”“곧 들이닥칠 겁니다!”그러나 대답이 없었다.그리고 밖에, 부진환은 이미 온몸에 피가 흠뻑 젖어 있었다.그는 시위의 검을 빼앗아, 한바탕 휩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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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8화

부진환은 주먹을 꽉 움켜쥐고, 이를 꽉 악물더니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시위 한 명이 뒤에서 걷어차는 바람에, 부진환은 쿵 하고 두 무릎을 털썩 꿇었다.그의 두 눈은 벌겋게 달아올랐으며, 눈동자 속에는 오직 간절함밖에 남지 않았다. 존엄 따윈 진작에 이미 버린지 오래됐고, 지금 유일한 염원은 바로 낙청연을 한 번 만나는 것이고, 그녀가 아무 탈 없이 무사하면 그는 마음을 놓을 수 있다.“제발, 부탁이요, 그녀를 돌려주시오.”부진환의 나직한 목소리는 그 어떠한 정서도 없었다.하지만 고묘묘가 이 장면을 목격하고 느긋하게 걸어오더니, 살짝 웃으며 말했다.“명성이 자자한 전신은 강골이신데, 무릎을 꿇다니!”“그것도 고작 낙청연을 위해서요?”“쯧쯧……”고묘묘는 냉소하며 조소했다.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더욱 질투했다. 낙청연이 뭔데 이런 남자가 그녀를 이렇게 깊이 사랑하고 있단 말인가?하지만 그녀가 원하는 사람은 그녀를 본체만체한다.천궐국의 섭정왕에게 수치와 모욕감을 주고, 그의 자존심을 짓밟아 버리니, 이보다 더 통쾌한 일이 있을 수는 없다.침서의 기분은 매우 좋았다.“무릎을 아주 통쾌하게 잘 꿇었소.”“좋소. 나도 약속은 지키는 사람이오. 그럼, 낙청연은 그대에게 돌려주겠소.”이 말을 들은 그 순간, 부진환의 눈동자는 반짝이었다.마음도 함께 긴장해졌다.침서가 정말 약속을 지킨단 말인가?이어서, 침서는 란희에게 분부했다. “내 방으로 가서, 사람을 데려오거라.”데려온다고?그럼, 낙청연은 아직 살아있다는 뜻인가?부진환의 마음은 약간 설렜다.곧이어 란희가 내원으로 갔다.부진환의 시선은 그 방향을 주시하고 있었다.마침내, 란희가 돌아왔다. 그런데 란희는 사람을 안고 돌아왔다.품속의 사람은 안색이 창백했고, 팔은 축 처져 있었으며, 전혀 생기가 없었다.란희는 사람을 안고, 부진환 앞으로 걸어왔다.부진환은 급히 달려가 품속의 사람을 건네받았다.그런데 그 차가운 몸에 손이 닿자, 부진환은 온몸이 순간 굳어버렸다.그는 땅바닥에 주저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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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9화

“착각하지 마.”이 말을 끝내고, 침서는 돌아서 가버렸다.고묘묘는 뒤쫓아갔지만, 침서는 곧바로 내원으로 돌아갔다.정원 밖에서 란희가 고묘묘를 막아섰다. “공주마마, 장군께서 요즘 폐관하시니,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당부하였습니다. 공주마마, 돌아가십시오!”고묘묘는 어두운 눈빛으로 란희를 쳐다보며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 “낙청연이 어떻게 죽었는지 잘 기억해 두거라, 다음은 네 차례일 것이다.”“조심하는 게 좋을 거다.”협박을 끝내고, 고묘묘는 쌀쌀하게 돌아서 가버렸다.그녀가 멀리 떠나고 보이지 않자, 난희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고, 온몸은 저도 몰래 오한이 났다.낙청연이 죽었다. 만약 그녀가 직접 보지 않았다면, 낙청연이 죽었다는 걸 쉽게 믿지 않았을 것이다.왜 장군은 그녀를 지켜주지 않았을까?장군조차도 고묘묘의 상대가 아니란 말인가?란희는 저도 몰래 자신이 걱정됐다.--장군부를 떠난 부진환은 혼백을 뺏긴 괴뢰처럼 낙청연의 시신을 안고 한 걸음 한 걸음 큰길에서 걷고 있었다.그는 원래 바로 성을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제지당하고 말았다.부진환이 고개를 돌리자, 멀지 않은 곳에서 고묘묘가 그를 보고 의기양양해서 웃고 있었다.고묘묘는 그를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그는 낙청연의 시신을 데리고 여국을 떠날 수 없다.부진환은 어쩔 수 없이 낙청연의 시신을 안고 객잔으로 갔다.깊은 밤, 그는 객잔 방문을 두드렸다. 한참 기다렸더니 장궤가 다가와 문을 열어주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손님, 정말 죄송합니다. 우리 객잔은 오늘 다른 손님이 전부 빌렸습니다. 다른 곳으로 가보십시오.”부진환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객잔 안으로 들여다보았다.장궤는 남자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의 품속에 안고 있는 사람을 힐끔 쳐다보았다.장궤는 보자마자, 놀라서 안색이 확 변했다.“낙 낭자?”그는 다급히 위층을 향해 소리쳤다. “구 공자! 구 공자! 어서 내려오십시오!”위층에서 목소리를 듣고, 분분히 방문을 열고 나왔다.부진환은 랑목이 나오는 걸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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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0화

부진환은 어두운 골목으로 걸어 들어갔다. 얼마 걷지 않자, 전방에 고묘묘의 그림자가 그의 눈앞에 나타났다.고묘묘는 입꼬리를 올려 말했다. “당신은 그저 이렇게 낙청연의 시신을 다른 사람에게 주었소? 당신은 그녀를 매우 사랑하지 않소? 그럼, 시신을 껴안고 사흘 밤낮을 울어야 하는 거 아니오?”고묘묘의 모든 말 한마디가 지금 예리한 비수처럼 날아와 부진환의 가슴을 후벼파고 있었다.그러나 지금의 부진환은 이미 아픔에 무뎌졌다.그는 비몽사몽, 흐리멍덩한 눈빛으로 고묘묘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계속 가던 길을 가고 있었다.그대로 고묘묘를 지나갔다.고묘묘는 콧방귀를 끼더니 명령했다. “잡아라.”곧바로 한 무리의 시위가 달려와, 부진환을 붙잡았다.그런데 그 시위들은 아예 손도 대지 않고, 부진환을 한 발로 걷어차 쓰러뜨렸다.두 사람이 바로 부진환을 붙잡았다.그는 반격도 하지 않았고, 발버둥도 치지 않았다.고묘묘는 의아해하며 앞으로 다가가, 부진환을 훑어보며 말했다. “정말…… 몸뚱이만 남았구먼.”부진환의 귀밑머리는 흐트러졌고, 얼굴은 온통 핏자국이었다. 그 준수한 얼굴은 수염이 자라서 세월의 풍파를 겪은 사람처럼 고단해 보였고, 빛을 잃은 두 눈은 초췌함을 더했다.원래는 패기 넘치는 모습이어야 했지만, 지금은 한 구의 괴뢰에 불과했다.고묘묘는 불쾌한 듯 부진환의 목을 조르며, 약간 노하여 말했다. “본공주는 시간을 허비하여 괴뢰와 놀고 싶지 않소.”“부진환, 본공주는 당신의 눈 속의 투지를 보고 싶소!”그녀가 부진환을 남겨 두는 것도, 부진환이 침서처럼 도도하고 자신을 안중에 두지 않기 때문이다.바로 이 점이 침서와 닮았기 때문에 그녀는 부진환을 남겨두고, 침서로 생각한다.그러나 지금, 부진환은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뺏긴 사람처럼 보기만 해도 흥이 깨진다.그러나 부진환은 아무런 반응이 없다.고묘묘는 화가 나서 따귀를 한 대 갈겼다.부진환은 따귀에 맞아 땅바닥에 넘어졌지만, 여전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묘묘는 화가 나서 호통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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