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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0화

부진환은 어두운 골목으로 걸어 들어갔다. 얼마 걷지 않자, 전방에 고묘묘의 그림자가 그의 눈앞에 나타났다.

고묘묘는 입꼬리를 올려 말했다. “당신은 그저 이렇게 낙청연의 시신을 다른 사람에게 주었소? 당신은 그녀를 매우 사랑하지 않소? 그럼, 시신을 껴안고 사흘 밤낮을 울어야 하는 거 아니오?”

고묘묘의 모든 말 한마디가 지금 예리한 비수처럼 날아와 부진환의 가슴을 후벼파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부진환은 이미 아픔에 무뎌졌다.

그는 비몽사몽, 흐리멍덩한 눈빛으로 고묘묘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계속 가던 길을 가고 있었다.

그대로 고묘묘를 지나갔다.

고묘묘는 콧방귀를 끼더니 명령했다. “잡아라.”

곧바로 한 무리의 시위가 달려와, 부진환을 붙잡았다.

그런데 그 시위들은 아예 손도 대지 않고, 부진환을 한 발로 걷어차 쓰러뜨렸다.

두 사람이 바로 부진환을 붙잡았다.

그는 반격도 하지 않았고, 발버둥도 치지 않았다.

고묘묘는 의아해하며 앞으로 다가가, 부진환을 훑어보며 말했다. “정말…… 몸뚱이만 남았구먼.”

부진환의 귀밑머리는 흐트러졌고, 얼굴은 온통 핏자국이었다. 그 준수한 얼굴은 수염이 자라서 세월의 풍파를 겪은 사람처럼 고단해 보였고, 빛을 잃은 두 눈은 초췌함을 더했다.

원래는 패기 넘치는 모습이어야 했지만, 지금은 한 구의 괴뢰에 불과했다.

고묘묘는 불쾌한 듯 부진환의 목을 조르며, 약간 노하여 말했다. “본공주는 시간을 허비하여 괴뢰와 놀고 싶지 않소.”

“부진환, 본공주는 당신의 눈 속의 투지를 보고 싶소!”

그녀가 부진환을 남겨 두는 것도, 부진환이 침서처럼 도도하고 자신을 안중에 두지 않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이 침서와 닮았기 때문에 그녀는 부진환을 남겨두고, 침서로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부진환은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뺏긴 사람처럼 보기만 해도 흥이 깨진다.

그러나 부진환은 아무런 반응이 없다.

고묘묘는 화가 나서 따귀를 한 대 갈겼다.

부진환은 따귀에 맞아 땅바닥에 넘어졌지만, 여전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고묘묘는 화가 나서 호통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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