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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3화

하지만 오늘 호위는 들어오지 않았다.

궁녀는 부진환의 손에 그릇을 쥐여줬다.

그릇을 받아 든 부진환은 그릇을 깨뜨리려 했는데 방문 밖에서 갑자기 채찍 소리와 비명이 들렸다.

부진환은 멈칫하며 문밖을 바라봤다.

방문이 살짝 열려 있어 문틈으로 문밖에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바닥에 누군가 무릎을 꿇고 있었고 고묘묘가 옆에서 채찍을 들고 있었다.

“부진환, 감히 그릇을 깨뜨린다면 백서의 살을 자를 것이오!”

“만약 당신이 끼니마다 그릇을 깨뜨린다면 매번 백서의 살을 자르겠소!”

“백서가 죽을 때까지 말이오.”

부진환은 살짝 당황했다. 문밖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초점이 없고 공허했으며 파문이라고는 없었다.

곧이어 방문이 열렸다.

부진환은 고묘묘가 백서의 얼굴에 칼을 가져다 대는 걸 보았다.

백서는 겁에 질린 얼굴이었지만 감히 소리를 내지 못했다.

그녀는 다만 두 눈이 빨개져서 간절한 눈빛으로 부진환을 바라볼 뿐이었다.

부진환은 한참을 넋 놓고 있었다. 그는 그릇을 깨뜨리지 않았다.

고묘묘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좋군. 이 세상에 당신이 신경 쓰는 사람과 일이 있었군.”

“이자가 죽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얌전히 밥과 약을 먹고, 의원의 치료에 협조하시오!”

“당신이 완전히 나을 때 이자를 풀어주겠소!”

부진환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고묘묘는 비수를 들어 백서의 얼굴을 그었고 천천히 힘을 주자 백서의 얼굴에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백서는 고통스러운 얼굴로 부진환을 바라보며 흐느끼는 목소리로 말했다.

“살아야 하오!”

“당신은 살아야 하오!”

부진환은 결국 젓가락과 그릇을 들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

부진환은 비참한 모습이었다. 개처럼 묶여있고 활력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았으며, 마치 꼭두각시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밥을 먹고 있었다.

백서는 가슴이 미어졌다.

하지만 동시에 살았다는 생각에 내심 감동했다.

고묘묘는 부진환의 협조적인 모습에 기분이 무척 좋았다.

“여봐라, 이자를 마당에 묶어놓거라.”

백서는 몇 번 저항했지만 반항하지 못하고 결국 똑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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