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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8화

오늘 큰 눈이 내려 눈이 두껍게 쌓였지만 거리는 유난히 떠들썩했다.

많은 이들이 거리에서 눈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차가운 공기는 왠지 모르게 청량하고 맑게 느껴졌다.

침서는 낙요에게 두꺼운 망토를 입히고 면사를 씌워 얼굴을 가리게 한 뒤 우산을 쓰고 그녀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아요, 어렸을 때를 기억하느냐? 우리는 돈이 별로 없어 동가 두이낭(東街杜二娘) 가게의 양고기국을 먹고 싶어도 먹지 못했었다.”

“그래서 눈이 내릴 때면 같이 가서 먹자고 약속했었지.”

“그런데 어느 해는 보름 동안 눈이 내려 너 때문에 가난해졌었다.”

“하지만 난 그때 너에게 돈이 없다는 걸 얘기할 용기가 없었다. 그래서 눈이 내릴 때면 또 너를 데리고 양고기국을 먹으러 갔지.”

“매번 다 먹고 난 뒤 너를 보내고 나면 두이낭 가게로 돌아가 설거지하고 주방을 청소해야 했다.”

“거의 보름 가까이 일을 해야 했지.”

그 말을 들은 낙요는 살짝 놀랐다. 확실히 기억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조금 미안한 듯 말했다.

“예전에는 제게 얘기해준 적이 없습니까?”

“양고기국 한 그릇뿐인데, 그걸 먹지 않는다고 굶어 죽는 것도 아닌데요.”

침서는 부드럽게 웃어 보였다.

“네가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 널 위해 구해다 줄 것이다.”

“네가 하고 싶은 것이라면 뭐든 너와 함께할 것이다.”

낙요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구겼다.

“제가 당신에게 그렇게 중요합니까?”

낙요는 왠지 모르게 침서와 그렇게 깊은 감정이 없다고 느꼈다.

기억이 없어서 침서와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일까?

“당연히 중요하지. 네가 내 목숨이니까.”

침서는 진지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의 눈빛은 유난히 온화하고 다정했다.

낙요는 더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침서가 그녀에게 이토록 마음을 쓰는데 그를 의심해서는 안 됐다.

그에게 큰 상처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낙요는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웃었다.

“오늘 너에게 양고기국을 사주마. 배부르게 먹어 보겠느냐?”

낙요의 미소를 보는 순간, 침서는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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