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723화

”아직 끝나지 않았소.”

“이것이 무엇인지 보시오.”

고묘묘는 술주전자를 흔들더니 뚜껑을 열고 부진환에게 술주전자 안의 냄새를 맡게 했다.

그것은 평범한 술이 아니었다.

“이건 내가 직접 사람을 시켜 찾게 한 연정주(燃情酒)요. 한 잔만으로도 사람을 황홀경에 빠뜨린다고 하지.”

“난 당신에게 한 주전자를 다 먹여 어떤 효과가 있을지 볼 것이오.”

“미쳐버릴까, 아니면 발산하지 못해 괴로워하다가 죽을까?”

이 술의 효과는 내일까지 지속될 것이오. 난 사람을 시켜 당신의 모든 반응을 시시각각 기록할 것이오.”

“책자에 적어 당신이 정신을 차렸을 때 당신에게 보여줄 것이오.”

“그러면 당신은 알게 되겠지. 본인이 존엄이라고는 없는 짐승 같았다는 걸. 왜 그렇게 고집을 부리는 것인지, 차라리 일찌감치 내게 복종하고 고생을 덜 하는 것이 낫지 않겠소?”

그녀의 음산한 말에 문밖에 있던 백서는 온몸이 경직됐다.

어떻게 이렇게 악랄할 수가!

이럴 줄 알았다면 당시 부진환이 죽는 게 더 좋은 결과일지도 몰랐다.

고묘묘는 손을 들어 부진환의 턱을 쥐고 그에게 약을 먹이려 했다.

바로 그때 호위가 갑자기 문밖에 나타났다.

“공주마마, 제사 일족의 낙정이 찾아왔습니다. 아주 중요한 일이 있어 공주마마를 뵙고 싶다고 합니다.”

“무슨 일이길래 한밤중에 찾아온 것이지?”

고묘묘는 술주전자를 내려놓고 낙정을 만나러 가기 위해 몸을 돌렸다.

전각 안, 고묘묘는 자리에 앉은 뒤 다리를 꼬았다.

“이렇게 늦은 시각에 왜 날 찾아온 것이오?”

낙정은 본론을 얘기했다.

“공주마마와 거래를 하나 하고 싶습니다.”

고묘묘는 코웃음을 쳤다.

“대제사장의 자리를 위해서겠지.”

낙정이 대제사장의 자리를 위해 찾아온 건 뻔한 일이었다.

낙정은 부인하지 않고 곧바로 대답했다.

“공주마마께서는 전에 서혼진과 어혼곡을 원하셨죠. 전 그것들을 공주마마께 드릴 수 있습니다. 공주마마께서 할 수 있을 때까지 말입니다.”

고묘묘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녀는 그 조건이 마음에 들었다.

만약 부진환이 정말 죽기 직전까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