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등 사람들이 노예영을 떠나자, 구십칠은 즉시 그 정원에 접근했다.수위 두 명을 해결하고 바로 정원으로 쳐들어갔다.“벙어리!”구십칠이 쳐들어갔을 때, 부진환은 눈밭에 책상다리하고 앉아, 손에 막대기를 들고 땅바닥에 뭔가를 그리고 있었다.구십칠은 약간 놀라더니, 참지 못하고 진지하게 땅바닥을 쳐다보았다.놀랍게도 지도였다.구십칠은 깜짝 놀랐다. 부진환의 표정과 눈빛을 보아하니, 모든 의욕을 다 상실한 모습이 아니었다.“시간이 많지 않소. 어서 나와 함께 가자고!” 구십칠은 다른 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장검을 뽑아 들더니, 그의 수족에 묶은 쇠사슬을 끊으려고 했다.하지만 부진환이 입을 열었다. “나는 가지 않을 것이오.”“아직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은 틈을 타서 빨리 가시오.”이 말을 들은, 구십칠은 깜짝 놀랐다.몸을 쭈그리고 앉아, 부진환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은 좌절하여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소?”“일부러 그런 것이오?”여기까지 말을 하더니, 구십칠은 더욱 놀라웠다. “그럼, 일부러 고묘묘에게 잡힌 것이오?”부진환의 눈빛은 평온했다. “청연의 원수를 아직 갚지 못했는데, 내가 어찌 주저앉을 수 있단 말이오?”“이것은 황궁 지도요. 기억할 수 있으면, 기억해 두시오.”“나중에 쓸 일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부진환은 원래 혼자 그려보며 잘 기억해 두려고 했다.필경 궁에 갇혀 있을 때, 종이와 붓이 없으니, 매일 끊임없이 자신이 걸었던 길을 머릿속에서 되새겨야 했다.지금 그려보니, 노선은 더욱 선명하고 명랑해졌다.구십칠은 깜짝 놀랐다. 진지하게 땅바닥에 그려진 지도를 보더니 즉시 고개를 끄덕이었다. “낙청연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 당신은 고묘묘 쪽에서 치욕을 참으며 기회를 찾고 있었소? 낙청연에게 당신 같은 친구가 있어서 참 다행이오.”“하나 정말 나와 가지 않을 것이오? 당신이 고묘묘 손에 하루라도 더 있으면, 목숨을 잃을 위험이 있소.”“오늘을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없소!”부진환의 창백한 얼굴에 연한 미소
정말 낙요인가?침서는 자연스럽게 낙요의 손을 잡고 웃으며 황후를 쳐다보았다. “황후마마, 어찌 이렇게 놀라 하십니까? 대제사장이 돌아온 건, 경사 아닙니까?”황후는 두 사람이 잡은 손을 보더니, 뒷골이 당기는 것 같았다.낙요는 예전에 이미 침서와 반목하지 않았던가?왜 지금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있을까?낙요가 돌아온 건, 침서와 관련이 있을까?황후의 머릿속에 순간 많은 의문이 생겼고, 그리고 급히 답을 얻어야 하는 의문들이었다.예전에 낙요는 침서와 같은 부류의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 낙요가 대제사장이 되는 건, 그들에게 아무런 위협이 없었다.하지만 지금, 낙요와 침서가 한 패거리가 되었으니, 낙요는 틀림없이 침서를 도와줄 것이다!황후는 지금 아주 강한 위협을 느꼈다.진작에 낙요가 돌아온 걸 알았더라면, 일찍이 낙정을 대제사장 자리에 앉혔을 걸 그랬다!침서가 소리소문 없이 낙요를 데려올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방심하지 말았어야 했다!낙요는 황후의 적의가 가득한 눈빛을 보고, 속으로 무척 곤혹스러웠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침서와 발걸음을 옮겼다.자리를 떠난 후, 낙요는 그제야 물었다. “제가 고묘묘를 때린 걸 황후께서 이미 알고 계신 겁니까? 저를 보는 눈빛이 별로 우호적이지 않았습니다.”침서는 웃으며 말했다. “뭐가 두렵냐? 이 대제사장 자리는 이미 네 것인데.”“황후가 우호적이지 않더라도, 너에게 무엇을 할 수는 없다.”그러나 낙요는 여전히 마음이 무거웠다. 너무 많은 일들이 기억나지 않았고, 마음은 어쩐지 계속 불안했다.장군 저택으로 돌아온 후, 침서는 또 나갔다.낙요는 그가 어디로 가는지 묻지 않았다.--노예영.침서는 느긋한 걸음으로 그 정원으로 걸어왔다.부진환은 눈밭에 몸을 웅크리고 있었으며, 보기에 이미 얼어 죽은 것 같았다.하지만 침서는 알고 있었다. 그는 아직 살아있지만, 얼마 살지 못한다는 것을.“나는 그대가 완전히 무너져 낙청연과 함께 죽는 줄 알았는데…”“결국 아직도 이렇게 목숨을 연명해
이 말을 들은, 란희는 순간 놀라서 굳어버렸다.낙요는 천천히 말했다. “내가 둘러보니, 침서의 방에는 내 물건이 하나도 없었고, 내 방에도, 내 물건은 없었다.”“옷조차도 모두 새로 산 것이었다.”“이건, 예전에 나는 장군 저택에 머물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지.”“그리고 나 또한 장군부의 부인이 아니란 뜻이고.”“침서가 너희들에게 호칭을 바꾸라고 해서, 참 난처했겠구나!”란희는 온몸이 굳어버렸다. 그녀에게 들켜 버리다니!잠깐 침묵 후, 란희가 입을 열었다. “대제사장님과 침서 장군은, 확실히 혼인하지 않으셨습니다.”갓 정원에 들어선 침서는 순간 발걸음을 멈추고, 숨을 죽였다.란희는 또 이어서 말했다. “하지만 장군은 대제사장님을 위해 줄곧 혼인하지 않으셨고,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그의 마음속에는 오직 대제사장님 한 사람뿐이었습니다.”“장군님은 대제사장께서 깨어 난지 얼마되지 않아, 아무런 기억이 없으셔서, 자신을 믿지 않을까 봐, 대제사장님을 속인 겁니다.”“장군을 원망하지 않길 바랍니다.”“장군님도 정이 깊으신 분입니다.”“오랜 세월 동안 장군 저택에 머문 저는 장군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대제사장님을 제외하곤, 장군은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부드럽게 대한 적이 없습니다.”란희의 이 말은 매우 간절했기 때문에, 낙청연은 의심하지 않았다.“그런 거냐?”갑자기 문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더니, 뒤따라 침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연하지.”“아요, 날 믿어줘. 이 세상에 오직 나만이 너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단다.”“나의 모든 건 다 네 것이다. 내 목숨도 네 것이다!”침서가 나타난 그 순간, 란희는 숨이 멎는 것 같았다.침서는 심오한 눈빛으로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 그녀가 내려가도 된다고 눈짓했다.긴장해서 가슴이 떨리던 란희는 침서의 눈빛과 마주하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즉시 방을 나갔다.방금 그녀의 대답을, 침서는 아마 다 들었을 것이다.다행히 그녀는 틀린 말을 하지 않았다.“왜 그러느냐? 의심이 그렇게
란희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장군님, 제가 오늘 말실수를 한 것 같습니다.”“장군께서 벌하여 주십시오.”란희는 매우 두려웠다. 침서가 자신을 언제든지 쫓아낼까 봐 너무 두려웠다.필경 침서의 진정한 사랑이 돌아왔으니, 자신은 대체품이 될 자격조차 없을까 봐 두려웠다.매사 조심하며 감히 잘못을 저지를 엄두를 내지 못했다.란희는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매우 간절했다.하지만 오늘 침서는 화를 내지 않았다. 허리를 굽혀 란희를 부축하더니, 손끝으로 부드럽게 그녀의 귀밑머리를 스쳤다.“벌하지 않는다. 넌 오늘 잘했다.”“만약 끝까지 나와 낙요가 혼인했다고 우겼으면, 낙요는 더 의심했을 것이다. 오늘 답변이 너무 좋았다.”침서의 그 부드러운 목소리에, 란희는 몸 둘 바를 몰랐으며, 동시에 또 침서의 비정상적인 태도 때문에 겁이 나고 가슴이 떨렸다.“정말입니까?” 그녀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물었다.“장군께서 화나서 저를 쫓아내는 건 아니지요?”침서의 손끝이 그녀의 뺨을 스치더니 말했다. “아니!”이 말을 끝내고, 란희를 번쩍 안아 들고, 황급히 방 안으로 걸어갔다.란희는 놀라서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그녀는 다급히 두 손으로 침서의 목을 휘감았다.방 안에 들어가, 문이 닫히자, 란희를 내려놓자, 그녀는 방문에 기대었다.그녀의 두 발은 땅에 닿기도 전에, 다시 허공에 매달렸다.커다란 두 손이 그녀의 옷을 헤집고 들어갔고, 공기 중에 미묘한 감정이 감돌기 시작했다.--고묘묘가 피를 토했다는 소식을 들은 황후는 고묘묘의 침궁으로 달려갔고, 한밤중까지 있었다.태의가 치료하자, 고묘묘는 곧 깨어났다.하지만 깨어나자마자, 고묘묘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모후……”황후는 고묘묘의 이 모습을 보고 가슴이 미어터지는 것 같았다. 고묘묘는 항상 자존심이 강한 아이여서 이렇게 울어본 적이 없다.황후도 순간 눈에 눈물을 머금고, 고묘묘의 어깨를 다독이며 위로했다.고묘묘는 울며 말했다. “모후, 그거 아십니까?
이 사람은 바로 부진환이었다!그는 고묘묘의 침궁으로 돌려보내졌다. 모든 사람은 그가 삶을 포기한 상태라는 걸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아무도 그를 경계하지 않았다.쇠사슬을 풀고, 남에게 허점을 들키지 않기 위해, 그는 백서를 기절시키고, 백서가 깊게 잠든 척 꾸며 났다. 그럼, 밖에서 순찰하는 사람이 백서가 여기 있는 걸 보면, 집 안에 사람이 없다고 의심하지 않기 때문이다.백서는 밤낮으로 부진환을 설득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 보기에, 그들은 진작에 한 패거리가 되었고, 부진환이 도망가면, 반드시 백서도 함께 데리고 가리라 생각한다.그래서 백서가 있으면, 부진환도 틀림없이 있다.그곳을 떠난 후, 부진환은 시위 한 명을 기절시키고, 상대방의 옷을 갈아입고, 슬그머니 고묘묘의 침궁에 접근했다.그의 첫 번째 목적은, 낙요가 낙청연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어서였다.두 번째는, 고묘묘가 틀림없이 낙요를 가만두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미리 소식을 알아보고, 그들의 계획을 알아내어, 대비하려는 것이다.고묘묘는 제사 일족으로 찾아가, 슬그머니 낙정을 만났다.두 사람은 함께 청봉산으로 올라갔다.그런데, 그들의 뒤를 따라 몰래 산에 올라간 사람은 부진환 뿐만이 아니었다.산 중턱에 도착했을 때, 두 사람은 서로 상대방을 발견하고 마지못해 싸움을 시작했다.몇 차례 맞붙어 싸우다, 달빛이 모습을 비추자, 부진환은 상대방이 아는 사이라는 것을 발견했다.“우유?”우유는 목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더니, 즉시 손을 거두었다.“벙어리? 어떻게 여기에 계십니까? 도망쳐 나온 겁니까? 구십칠이 말씀하시길, 당신은……”부진환은 다급히 그녀를 끌고 옆에 있는 풀숲으로 들어가, 간단명료하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우유는 경악했다. “그래서 당신은 오늘 밤, 고묘묘가 또 어떤 함정을 파는지 알아보려고 따라온 겁니까?”우유는 손바닥을 꽉 꼬집으며, 눈시울을 붉히더니 말했다. “그들은 바로 이렇게 낙청연을 죽였습니다.”지금 또 예전 방법을 다시 사용해서 낙요를 해치려 하
오늘의 제례식은 단지 제사 일족의 의식이어서, 다른 사람들은 참석하지 않기 때문이다.여전히 성지였다.때가 되자, 제사 일족의 모든 사람은 이곳에 모여, 그들의 새로운 대제사장을 기다렸다.낙요는 일단 사람들을 쭉 훑어보더니, 마음속에 의문이 생겼다.왜 소사매 온심동이 보이지 않지?저번에 그녀를 보지 못했지만, 오늘 같은 장소에, 온심동은 마땅히 나타나야 한다.하지만 지금 분위기는 몹시 엄숙했기 때문에, 낙요도 물어보기 불편했다.그래서 제례식이 끝난 뒤에 온심동이 어디 갔는지 알아볼 생각이었다.제례식이 끝나면, 모든 사람은 순서대로 대제사장에게 성수 한 그릇을 올린다.이 성수는 마시지 않아도 된다. 단지 제사 일족 사람들은 이 대제사장을 인정했으며, 그리고 대제사장의 지시를 따른다는 의미를 뜻한다.낙요가 우유가 올린 성수를 받았을 때, 그녀는 그릇 아래서 쪽지를 발견했다.낙요는 돌아서 그릇을 내려놓으며, 쪽지 내용을 슬쩍 쳐다보았다.위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취혼산과 청봉산으로 가지 마십시오. 낙요는 약간 놀랐다. 곧 쪽지를 거두고 몸을 돌렸다.이어지는 다음 과정은 모두 매우 순조로웠다.한 시진 만에 제례식이 완성되었다.낙요는 뭇사람을 훑어보더니, 말했다. “아마 다들 나에 대해 낯설지 않을 것이다. 모든 건 여전히 예전 규칙에 따른다.”“만약 무슨 생각이 있으면, 지금 말하거라.”“나중에 문제 삼으면, 나는 절대 승낙하지 않을 것이다.”낙요의 어투는 날카로웠고, 강렬한 위압감을 지녔다.아무도 반대하지 않았고,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하지만 이때,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제사장은 아마 모를 것이오. 그 전에 대제사장 자리를 놓고 몇 차례 겨룬 적이 있소.”“그때의 규칙은, 취혼산에 들어가 경험을 쌓은 사람만이 대제사장이 될 수 있다고 하였소.”“비록 당신은 예전에 대제사장이 맞긴 하지만, 지금의 실력이 어떠한지, 그 누가 알겠소?’“그래서, 모두가 당신의 실력에 탄복할 수 있게, 당신은 취혼산에 한
결국 고묘묘는 화가 나서 몸을 돌려 도망갔다.그 순간, 우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낙요가 도전을 받아들이지 않아서 다행이었고, 취혼산으로 들어가는 것에 승낙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그렇지 않으면, 또 함정에 빠질 뻔했다.낙요는 또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을 보며 말했다. “또 의견이 있으면 말해보거라. 오늘 일괄 제기할 수 있다.”뭇사람은 서로 쳐다보며, 고개를 저었다.다른 사람들이 대제사장 자리를 놓고 어떻게 치열하게 다퉜던 그들은 상관하지 않는다. 그들에겐 낙요가 대제사장이 되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이다.아무도 의견이 없었다.낙정이 의견이 있었지만, 그녀는 말할 수 없었다.“의견이 없다면, 그럼, 다들 흩어지거라.”끝났다.우유가 다급히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 “대제사장님, 방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분부가 있으시면, 다시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곧이어 우유는 낙요를 데리고 그 정원으로 향했다.우유의 심정은 더없이 긴장했다. 낙청연을 위해 복수하려면, 어쩔 수 없이 예전에는 감히 생각도 못 했던 일들을 해야 했다.언제나, 낙요는 그녀의 목표였다.또한 그녀가 우러러보는 존재였다.예전에 우유는 마음속으로는 늘 갈망했지만, 낙요와 주동적으로 말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그러나 지금은 낙청연의 원수를 갚기 위해, 반드시 낙요에게 접근해야 하며, 그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왜냐면 그들에겐 공동의 적이 있기 때문이다.방문을 열었다.익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이 몰려왔다. 순간 낙요는 미간을 찌푸렸다. “누가 방에 손댔느냐?”비록 미세한 차이였지만, 낙요는 여전히 느꼈다.“최근에 누가 여기 살았었느냐?”우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전에 한동안, 한 낭자가 여기에 살았습니다. 이름이……”“사저!”갑자기 뒤에서 낙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는 우유의 말을 끊어버렸다.낙정이 걸어 들어오더니, 우유를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 “여기는 내가 있으니, 너는 나가 보거라.”우
낙정은 낙요의 반응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역시 낙요는 과거를 잊었다.그녀는 비록 돌아왔지만, 기억을 잃었다. 이 몇 년 동안 그녀가 무엇을 했는지 아무도 모른다.어쩌면 오직 침서만이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괜찮습니다. 기억나지 않으시면, 생각하지 마십시오.”“어차피 모든 건, 예전과 똑같고, 변화가 없습니다.”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더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낙요는 궁금해하며 물었다. “온심동은? 왜 온심동이 안 보이느냐?”“온심동이 어디 갔느냐?”그녀가 이렇게 어렵게 돌아왔으니, 소사매는 얼마나 기뻐할까?낙정의 안색이 약간 변하더니, 순간 침서가 아직 온심동이 죽었다는 사실을 낙요에게 알려주지 않았다는 걸 의식했다.아직 낙요가 모르고 있으니……낙정은 순간 계략이 생겼다.“소사매 말입니까? 그러고 보니 정말 이상합니다. 저도 못 본지 꽤 된 것 같습니다.”“사실대로 말하자면, 저도 사저보다 며칠 일찍 돌아왔기 때문에, 많은 일을 잘 모릅니다.”“하지만 제가 이미 조사하고 있으니, 곧 단서가 있을 겁니다.”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곧이어, 낙정은 또 옛일을 꺼내며, 낙요와 거리를 좁히려고 했다.낙요는 조용히 들으며, 가끔 몇 마디 대꾸했다.그러나 속으로는 매우 놀라웠다.낙정은 모든 것이 예전과 똑같다고 했다.하지만 그녀는 분명 모든 것이 다 변한 것 같았다.낙정이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고, 우유도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이러한 변화에 그녀는 약간 적응되지 않았다.예전에 그녀와 낙정은, 이렇게 할 말이 많지 않았고, 낙정은 그녀와 더더욱 할 말이 없었다.하지만 오늘, 낙정은 그녀를 잡고 하루 종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우유는 줄곧 밖에서 기다렸다.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렸지만, 낙요와 단독으로 말할 기회가 없었다.마침 다른 일이 있어, 누군가 그녀를 불러갔다.그리고 이때, 낙정도 떠났다.낙요는 고개를 돌려 창밖의 밤하늘을 바라보며, 모든 것이 다 변했지만, 유독 이 밤하늘만이 변하지 않았다
“나는 더 이상 당신의 상대가 안 되오.”낙요는 고개를 돌려 바둑판을 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당신을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과 함께 바둑을 두며 답답함을 풀기 위해서요.”부진환은 바둑알을 하나하나 거두었다.낙요는 실눈을 뜨고 하늘을 바라보며 손을 뻗었다. 햇빛이 손가락 사이로 새어 나왔다.“그러고 보니, 나의 답답함을 풀 사람은 당신뿐이오.”“심시몽은 어의원의 심사를 통과하고 정식으로 어의원에 들어가게 되었소. 그리고 강소풍의 집안에서도 그들의 혼사를 승낙하여 두 사람은 곧 혼사를 올릴 것이오.”“갑자기 심면과 낙현책도 혼사를 올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소.”부진환이 웃으며 말했다.“일찍이 혼인할 나이가 되었지만, 아이들도 조급해하지 않는데 왜 그렇게 걱정하오?”낙요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여유롭게 말했다.“걱정하지 않소. 대소사를 모두 당신이 걱정하고 있지 않소? 초경의 수위가 있으니, 몇 년이 지나도록 용모가 변하지 않았소. ”“나 같으면 그렇게 걱정을 많이 했으니, 일찌감치 늙었을 것이오.”몇 년 동안 부진환은 그녀를 도와 적지 않은 조정의 일을 분담했다.그녀도 부진환의 동반에 습관이 되었다.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진환을 바라보며 손바닥에 턱을 괴고 물었다.“이 나이가 되니, 아이를 낳지 않은 것을 후회하오?”“걸을 수 없을 정도로 늙었을 때, 다른 사람의 자식들이 단란히 모여있는 것을 부러워할 것이오? ”부진환은 손에 든 물건을 내려놓고 진지하게 그녀를 보며 대답했다.“후회하지 않소.”“사람은 너무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되오.”“게다가 당신은 여제요. 당신이 늙었다고 해도 누가 감히 푸대접하겠소?”“당신이 조용히 지내는 것이 좋다고 하면 난 당신과 함께 있을 것이오. 초경의 수위로 늦게 늙는다고 하지 않았소? 앞으로 당신이 늙으면 내가 당신을 부축하고 업고 다닐 것이오.”낙요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참 좋소.”이듬해 가을.심시몽은 강소풍과 혼사를 올렸고 어의원 5품
강소풍은 고개를 끄덕이다 다급히 고개를 저으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아니오. 그런 뜻이 아니오. 어머니께서는 마음에 들어 하셨소.”설명할수록 강소풍은 상황이 복잡해지는 것 같았다.심시몽은 어두운 표정을 지었지만, 여전히 그를 위로했다.“자네의 뜻을 알고 있소. 설명할 필요 없소.”“시몽... 미안하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 방법을 강구하여 어머니에게 자네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오. 분명 어머니도 자네를 받아들일 것이오. ”그 말에 심시몽은 살짝 놀라 의아한 듯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나와 헤어지려는 것이 아니었소?”심시몽은 강소풍이 특별히 그녀를 찾아와 이 일을 설명하는 것을 보고, 그녀와 연을 끊으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아니요. 그럴 리가 있소.”“나는 단지 이전의 약속을 지킬 수 없을 뿐이오. 이번 달 안에 혼담을 꺼낼 수 없을 텐데, 나를 기다려줄 수 있소?”“말재주가 좋지 않아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소. 어머니께서는 자네가 연약하고 힘없다고 생각하시오. 앞으로 내가 출정하면 자네가 홀로 집안을 지킬 텐데, 우리에게 좋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하시오. ”이 말을 듣고 심시몽은 대충 뜻을 알아차렸다.“어머니께서는 문무를 겸비한 며느리를 원하고, 자네와 함께 전쟁터에 나가서 떨어져 있지 않아도 되기를 원하시오.”“나는 비록 무공을 할 줄 모르지만, 그래도 해낼 수 있소.”고개를 들어 올린 심시몽의 눈빛은 밝았다..강소풍은 놀라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다.“정말이오? 여전히 나와 함께 있고 싶소?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심시몽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를 위해 그렇게 많은 일을 했는데, 어찌 쉽게 포기할 수 있소? 자네가 포기하더라도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강가는 장군 집안이라 분명 우리 언니와 같은 여인을 좋아할 것이오. 난 비록 언니와 비길 수 없지만 그래도 노력할 것이오.”“여제께서 나에게 약옥을 주었소. 만약 순 의원과 의술을 배울 수 있다면 어의원에 들어갈 기회가 있소.”“성공
이 말을 듣고 심시몽은 약간 의아해했다.“공주는 저를 탓하지 않습니까...”“그분은 공주시다. 천하를 품고 있는데, 어찌 네가 범한 작은 잘못을 추궁할 리 있냐?”“지금 너의 변화를 보면 공주도 더 이상 너를 탓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차려야 할 예의는 없어서는 안 된다. 시간이 나면 공주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하거라.”심시몽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예. 내일 가겠습니다.”“저는 먼저 약옥을 넣고 의관에 가겠습니다.”심시몽은 기쁜 마음에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고, 의기양양한 분위기를 풍겼다. 조금도 방금의 의기소침함이 없었다.심면도 기뻤다.모두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것 같다.하지만 그와 동시에, 강소풍이 집에서 어머니와 싸우고 있었다.“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것이다! 너를 현학서원에 보내 양성하는 것도 앞으로 네가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니 너도 마땅히 너와 어울릴 만한 부인을 얻어야 한다. 너와 전장을 누비며 적을 죽이는 그런 사람 말이다.”“힘없이 연약하게 집안에서 서방이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그런 평범한 아가씨는 안 된다.”“이전에 그 심시몽을 위해 집안의 빙천영지를 훔쳤고, 심지어 벌을 받고도 물건이 어디로 갔는지 말하려 하지 않았다. 난 그때부터 심시몽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그 아이와 혼사를 올리려는 것이냐?”“말도 안 된다!”강부인은 단호한 태도로 조금도 말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강소풍은 내키지 않는 듯 반박했다.“심시몽이 평범하다니요? 어떻게 평범하다는 말입니까? 심시몽은 그저 무공이 부족할 뿐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무예를 익혀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하물며 그녀의 언니는 이미 태자로 봉해졌습니다. 그러니 심시몽도 좋은 아가씨라는 것을 설명할 수 있지 않습니까?”강부인은 콧방귀를 뀌었다.“언니는 언니이고, 심시몽은 심시몽이다. 어찌 동일하게 논할 수 있겠냐?”“강가는 권세에 빌붙지 않고, 심시몽의 언니가 태자라는 것을 봐서 그녀를 맞이하려
“나중에 자네가 신의가 될지도 모르오.”심시몽이 웃으며 말했다.“자네의 좋은 말대로 되길 바라오.”모두 술을 마시며 음식을 먹고 있었다. 심면이 임계천에게 물었다.“자네는? 어디로 가고 싶소?”“나라에 보답할 수 있다면 어디든 좋소.”임계천이 담담하게 웃었다. 그는 특별히 가고 싶은 곳이 없었기에 그저 궁의 안배를 기다리고 있었다.다들 기분이 좋았고 투지가 넘치고 미래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 차 있었다.술을 너무 늦은 시각까지 마셔서 그들은 심가에서 묵었다.오전이 되자, 각 집안의 하인들이 부랴부랴 사람을 찾아왔다. 몇 사람은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되었지만, 여전히 집으로 끌려갔다.궁에서 명을 받았기 때문이다.강소풍은 금군 기사영 통령으로 봉해져 도성과 황궁의 안위를 지키게 되었다.임계천은 형부로 전근되었다.소우청과 봉함선은 수주의 군영 부장군으로 명을 받았다.소우청의 행처는 그의 아버지 소진오가 좋은 경험을 하기를 바라며 부탁한 것이다.낙요는 봉함선이 여인이기에 그녀를 그렇게 멀고 험한 곳으로 보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주동적으로 수주에 갈 것을 청구했다.봉함선이 말했다.“여국은 역대로 여 장군이 없었습니다. 저는 첫 번째 여장군이 되고 싶습니다.”“만약 힘들고 험한 곳이 아니라면 어찌 제가 포부를 발휘할 수 있겠습니까?”낙요는 그녀의 담력과 야심을 높이 사고 그녀의 청을 승낙했다.“나는 네가 여국의 첫 번째 여장군이 되기를 기대한다.”이들 외에 현학서원의 다른 학생들도 그들로 하여금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행선지를 얻었다.유독 심시몽에 대해, 낙요는 따로 안배를 해주지 않았다.백서가 걱정했다.“어찌 유독 심시몽만 얘기가 없으십니까? 심시몽이 알면 마음이 편치 않을 것입니다.”낙요가 웃었다.“아니다. 이미 심면을 시켜 심시몽에게 한가지 물건을 보냈다.”백서는 살짝 놀랐다.“일찍이 계획이 있으셨군요.”이때의 심시몽은 홀로 넋을 잃고 연못가에 앉아있었다. 그녀의 마음은 마치 흩날리는 낙엽처럼 어수
유생이 드디어 알아차렸다.“그랬구나. 내가 어찌 이걸 잊은 것이냐.”“난 정말 운이 좋은 것 같구나. 이렇게 운 좋게 제사장 자리를 주울 수 있으니.”심면이 답했다.“아닙니다. 전에 제가 청주 전쟁에서 조난했을 때, 제자들을 통솔해 적과 싸우지 않았습니까? 현책보다 능력이 훨씬 뛰어났습니다.”“사저가 소제사장이 되는 것이 가장 적합합니다.”이렇게 칭찬하는 것을 듣고 유생은 쑥스러워하며 낙현책을 힐긋 쳐다보았다.“네가 이렇게 말하면 낙현책이 기뻐하지 않을 것이다.”낙현책이 웃으며 답했다.“그녀가 말한 것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너는 나보다 대제사장이 더 잘 어울린다.”“나는 무학에서 너보다 좀 나을 뿐이다. 정말 대제사장이 되려면 너보다 잘할지 모를 일이다.”“다만 제사장 일족의 심사에는 이런 것이 없었다.”“하물며 나도 대제사장이 될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단지 여제가 기뻐하기를 바랄 뿐이다.”이 말을 듣고 유생은 마음이 놓였다.“불쾌하지 않았다면 다행이구나. 권력과 지위 앞에서 네가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구나!”“한 잔 권하마!”유생이 술잔을 들었다.바로 이때, 갑자기 대문이 열렸고, 사람이 도착하기도 전에 먼저 목소리가 들렸다.“사람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데, 왜 벌써 마시는 것이오?”“우리를 기다리지 않는다니, 의리가 없소!”몇 사람이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강소풍과 임계천이 술병을 들고 오는 것이 보였다.“오늘 밤 다들 왔구나!”“자, 심면과 유생을 위해 한 잔 하세!”모두 자리에 앉아서 잔을 들어 함께 마셨다.그렇게 한참 마시다 보니 술에 취한 강소풍이 흥분한 듯 입을 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심가에 겹경사가 닥칠 것이오.”모두 멍해졌다.강소풍은 낙현책과 심면을 바라보았다.“여제가 두 사람의 일을 인정했으니, 언제 혼사를 치르는 것이오?”심면은 갑자기 얼굴을 붉어지며 황급히 강소풍에게 술을 따라주었다.“술을 마셔도 자네의 입을 막지 못한 것이오?”
“저희가 어찌 가족입니까?”“50냥의 이득을 본 걸 후회한다면서요?”이 말이 나오자 다들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그들은 그제야 유생이 그날 밤 그들의 대화를 모두 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어쩐지 상자를 도둑맞았더라니.유룽은 체면을 깎으며 사과했다.“유생아, 우리는 한 가족이니 티격태격하는 것도 정상이다. 그러나 다들 나쁜 생각은 없다.”“이전의 일은 모두 나의 잘못이다. 이렇게 너희들에게 사과하마!”“오늘 저녁 집으로 돌아가자. 너를 위해 잘 경축해야지 않겠느냐!”둘째아버지와 셋째 아버지도 모두 따라서 사과했다.집안 재산을 나누겠다고 얘기한 그날 그들이 각박한 만큼 지금 아주 자상했다.“유생아, 집으로 가자. 지나간 일은 잊고, 우리 가족 다시 시작하는 게 어떠냐?”“그래. 가족이 함께 지내면 얼마나 시끌벅적하냐? 따로 이곳에서 지내면 쓸쓸하지 않으냐?”“우리 집에 좋은 술도 두 병 간직하고 있는데, 유생을 축하하러 오늘 꺼내마!”유생은 표정을 바꾸지 않고 차분하고 차갑게 말했다.“다들 시간 낭비하지 마십시오.”“집안 재산을 나누고 연을 끊었는데, 어찌 번복할 사람이 있겠습니까?”“잘살든 못살든 더 이상 유가와 관계가 없습니다.”“다들 가시지요. 굳이 우리 집 앞에서 매달리려 한다면, 관아에 신고할 것입니다.”말을 마치고 유생은 방안으로 돌아와 차갑게 문을 닫았다.문밖의 사람들은 후회에 휩싸였다.게다가 둘째는 첫째를 원망하기 시작했다.“형님 탓입니다. 제사장 자리가 발표되기도 전에 넷째네를 쫓아내더니, 지금은 어떻게 하려는 것입니까?”셋째도 불평했다.“유생은 앞으로 대제사장이 될 것이오. 앞으로 유생 덕을 보긴커녕 이렇게 소란을 피웠으니, 앞으로 우리를 난처하게 할 수도 있소...”유롱은 짜증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어찌 또 내 잘못이 되었냐?”“애초에 심사 결과가 나오자, 다들 하나하나 달려와서 유생네가 끝났다고, 그들 일가를 헛되이 잘해줬다고 하지 않았냐? 너희들이 모두 동의했기 때문에 넷째 일가를 쫓아낸 것이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매우 놀랐다.유가 사촌들은 냉기를 한 모금 들이마셨다.유생도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왜 제가...”왜 낙현책이 아닌가?장 총관이 웃으며 말했다.“어서 명을 받으시지요. 소제사장”유생은 정신을 차리고 마음속으로 미친 듯이 기뻐하며 얼른 명을 받고 고마움을 전했다.장 총관은 자리에 있던 병사들을 힐긋 보고 유생에게 친절하게 물었다.“소제사장,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제가 처리할 필요가 있습니까?”유생은 웃으며 말했다.“필요 없습니다. 고맙습니다!”“어찌 사양하십니까? 제가 필요한 곳이 없다면, 이만 궁으로 돌아가 명을 전해야 합니다.”“예. 바래다 드리겠습니다.”유생은 장 총관을 골목 밖까지 배웅했다. 장 총관이 의미심장하게 일깨워주었다.“아가씨는 아직 소제사장의 권력을 모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도성에서 제사장의 권력은 여제와 대제사장에 버금갑니다.”“태자와 동등한 권력입니다.”“이런 사소한 일은 직접 처리할 필요도 없으니, 제게 한마디만 분부하면 됩니다.”유생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일깨워 줘서 고맙습니다.”“오늘 여제께서 태자도 정하셨습니까? 심면입니까?”장 총관은 고개를 끄덕였다.“예. 심가에 뜻을 전하고 왔습니다.”장 총관을 떠나보내고 유생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선택받을 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분명히 낙현책한테 졌기 때문이다.심면도 태자로 봉해져서 참 좋았다.오늘 밤 심면을 찾아 축하하려면,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문밖으로 돌아갔다.병사들은 즉시 공손한 태도를 바꾸어 그녀에게 예를 올렸다.“소제사장, 오늘 분명 오해일 것입니다. 저희는 먼저 떠나겠습니다.”유생이 차가운 소리로 호통을 쳤다.“멈추거라!”그들은 뻣뻣하게 자리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땀을 뻘뻘 흘렸다.제사장의 말 한마디에 그들은 직무를 잃을 수도 있다.“수사를 더 해야 하는 거 아니오? 안 하시오?”“저희가 감히 소제사장의 집을 수색할 용기가 어디 있겠습니까? 오
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궁을 나가려던 참이다. 함께 가자.”유생은 단번에 알아차렸다.“심면을 찾으러 가는 것이냐?”“심사 결과가 나온 후, 심면을 만나지 못했구나.”“심면도 무슨 일이 생긴 것이냐?”낙현책은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그런가 보구나.”“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거라.”“그래.”두 사람이 함께 궁으로 나온 후 유생은 바로 집으로 돌아갔고 낙현책은 심면의 집으로 향했다.유가의 골목에 도착하자마자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관아의 사람들이 유생의 집 앞을 막고 그녀의 부모님을 잡고 그들을 관아에 데리고 가려 했다.옆에는 그녀의 사촌들이 있었다.안색이 바뀐 유생은 다급히 달려갔다.“그만하시오!”“뭐 하는 것이오?”유생은 바로 부모님을 뒤에 감쌌다.유롱은 화가 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뭐 하냐니? 집안 재산을 나누었으니, 유가와 이젠 연이 없는 것이다. 집안 재산도 주지 않겠다고 했는데, 어찌 유가의 물건을 훔치는 것이냐? 그 상자에는 족히 수십만 냥이 있다!”“감히 너희랑 아무 연관도 없다고 할 수 있느냐?”유생은 그들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 몰랐고, 관리에게 고소할 줄도 몰랐다.“우리가 훔쳤다는 증거라도 있습니까?”“증거도 없이 저희를 잡다니, 법을 따르셔야죠.”유롱이 노발대발하며 말했다.“유가 사람들이 네가 돌아온 것을 봤다!”“변명하지 말거라. 할 말이 있으면 감옥에 가서 변명하거라!”물건을 잃어버리고 그들이 유일하게 의심하는 사람은 유생이다.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들은 그 돈을 되찾으려 했다.“내가 돌아갔다고 돈을 훔쳤다는 것입니까? 농이 심하십니다!”“관청에 따라서 갈 수 있지만, 저희 부모님과는 연관이 없습니다. 증거가 없으면 함부로 사람을 잡을 수 없습니다!”유롱이 화를 냈다.“네 아버지와 어머니도 한패다! 당연히 관아로 데려가야 한다!”“나으리, 그들은 수십만 냥을 훔쳤습니다.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닙니다. 나리께서 반드시 돈을 되찾아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조영궁.심사 결과가 나온 후 오랫동안 기다리던 낙요는 드디어 낙현책이 오는 것을 기다렸다.“여제.”낙현책은 고개를 숙이고 여제를 마주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심사 결과가 나온 지 오래됐는데, 어찌 이제야 나를 찾아온 것이냐? 잘 고려한 것이냐?”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릎을 꿇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여제를 실망하게 했습니다!”이 말을 듣고 낙요는 그의 결정을 알아차렸다.“일단 일어나서 얘기하거라.”낙현책은 무릎을 꿇고 일어나지 않았다.“여제의 가르침을 저버렸습니다. 저는 대제사장 자리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낙요는 다소 실망했지만 그래도 의외는 아니었다.“잘 생각했느냐? 이 일은 번복한 기회가 없다.”낙현책이 세게 고개를 끄덕였다.“오랫동안 심사숙고한 후 내린 결정입니다.”“제가 여제를 실망하게 했습니다.”지금까지 이렇게 노력했고 최종 심사에서 1등까지 하였는데, 여제를 실망하게 했다.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일으켜 세웠다.“실망하지 않았다.”“네 실력은 모두가 다 알고 있다. 어찌 실망했겠느냐? 네가 후회하지 않으면 된다.”“이미 결정을 내린 이상 더 이상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지 말거라. 마음을 놓고 네 목표를 향해 가거라.”“나는 네 결정을 존중한다!”여제가 화를 내지 않자, 낙현책은 그제야 한숨 돌렸다. 그는 감동에 겨웠다.“고맙습니다.”낙요는 그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그동안 심면을 만나지 않았겠구나? 어서 네 결정을 알리러 가거라.”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이고 궁을 나갈 준비를 했다.그동안 심면도 고민하고 있었을 것이다. 두 사람에게 있어 정말 어려운 문제였다.누군가는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낙현책이 궁을 나서려는데 제사장족 제자가 그를 가로막았다.“유생이 궁에서 자네를 기다리고 있소. 급한 일이 있는 것 같소.”“급한 일? 알겠소.”유생은 그동안 궁에 있지 않았다. 갑자기 궁으로 찾아온 것을 보아, 중요한 일이 있는 듯했다.먼저 그녀를 만나고 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