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정은 낙요의 반응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역시 낙요는 과거를 잊었다.그녀는 비록 돌아왔지만, 기억을 잃었다. 이 몇 년 동안 그녀가 무엇을 했는지 아무도 모른다.어쩌면 오직 침서만이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괜찮습니다. 기억나지 않으시면, 생각하지 마십시오.”“어차피 모든 건, 예전과 똑같고, 변화가 없습니다.”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더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낙요는 궁금해하며 물었다. “온심동은? 왜 온심동이 안 보이느냐?”“온심동이 어디 갔느냐?”그녀가 이렇게 어렵게 돌아왔으니, 소사매는 얼마나 기뻐할까?낙정의 안색이 약간 변하더니, 순간 침서가 아직 온심동이 죽었다는 사실을 낙요에게 알려주지 않았다는 걸 의식했다.아직 낙요가 모르고 있으니……낙정은 순간 계략이 생겼다.“소사매 말입니까? 그러고 보니 정말 이상합니다. 저도 못 본지 꽤 된 것 같습니다.”“사실대로 말하자면, 저도 사저보다 며칠 일찍 돌아왔기 때문에, 많은 일을 잘 모릅니다.”“하지만 제가 이미 조사하고 있으니, 곧 단서가 있을 겁니다.”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곧이어, 낙정은 또 옛일을 꺼내며, 낙요와 거리를 좁히려고 했다.낙요는 조용히 들으며, 가끔 몇 마디 대꾸했다.그러나 속으로는 매우 놀라웠다.낙정은 모든 것이 예전과 똑같다고 했다.하지만 그녀는 분명 모든 것이 다 변한 것 같았다.낙정이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고, 우유도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이러한 변화에 그녀는 약간 적응되지 않았다.예전에 그녀와 낙정은, 이렇게 할 말이 많지 않았고, 낙정은 그녀와 더더욱 할 말이 없었다.하지만 오늘, 낙정은 그녀를 잡고 하루 종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우유는 줄곧 밖에서 기다렸다.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렸지만, 낙요와 단독으로 말할 기회가 없었다.마침 다른 일이 있어, 누군가 그녀를 불러갔다.그리고 이때, 낙정도 떠났다.낙요는 고개를 돌려 창밖의 밤하늘을 바라보며, 모든 것이 다 변했지만, 유독 이 밤하늘만이 변하지 않았다
낙요의 눈동자가 돌연 차가워졌다.주위를 훑어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동시에, 낙요가 산으로 올라온 걸 알아차리고, 부진환도 바짝 뒤를 따라 산으로 올라왔다.원래는 낙요를 막으려고 했지만, 고묘묘의 사람들을 피해서, 산으로 올라오는 바람에, 한발 늦었다.낙요는 경공으로 훌쩍 날아, 그 철장으로 향했다.지나간 그 장면이 또다시 눈앞에 나타나자, 부진환의 안색은 확 변했다.그는 다급히 외쳤다. “안 돼! 그건 함정이야! 다가가지 마!”낙요는 목소리를 듣고, 약간 놀랐다.낙정도 동시에 이 목소리를 듣고, 순간 흠칫 놀라더니, 다급히 활을 들어, 낙요를 향해 쐈다.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금화살이 발사된 그 순간, 부진환이 벌떡 일어나 달려가더니, 장검으로 그 화살을 잘라버렸다.그러나, 금화살은 연이어 날아왔다.위력이 너무 강했다. 한 번 막을 때마다, 부진환은 몇 걸음씩 뒤로 물러서게 됐다.마지막 화살을 그는 막지 못하고, 결국 금화살에 가슴이 뚫렸다.순간 뒤로 수 미터 미끄러져 나아가더니, 피를 왈칵 토했다.낙요는 이미 철장을 열었지만, 안에 갇힌 사람이 온심동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했다!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 자신을 위해 금화살을 막은 부진환을 보더니, 눈동자에 분노의 불길이 삽시에 활활 타올랐다.그런데 그녀가 달려 나가려고 할 때, 지면 위의 진법이 갑자기 밝게 빛나더니, 그녀를 그 속에 가둬버렸다.다섯 명의 사병이 진법 속에 달려 들어오더니, 각각 다섯 방위에 섰고, 진법은 순간 그들의 정혼을 깨끗이 흡입했다.낙요의 미간이 흔들렸다. 그 광경을 보고, 또한 진법을 보더니, 몹시 놀라워했다.“서혼진……”바로 이때, 나무 위에 숨어 있던 사람이 또 금화살을 발사했다.낙요의 눈동자가 차가워지더니, 약간 몸을 옆으로 비틀어 피하면서, 손을 들어 그 금화살을 덥석 잡았다.비록 손바닥은 약간 벗겨졌지만, 낙요는 여전히 그 금화살을 손에 꽉 쥐고 있었다.그녀는 멀지 않은 곳을 바라보며, 그 나무줄기에 앉아 있는 보일 듯 말 듯
우유가 대답했다. “산에 기운이 좀 이상한 것 같다. 취혼산의 진법이 아마 또 파괴된 모양이야!”우유는 몹시 걱정됐다. 청봉산의 함정이 작동되고, 낙요가 안에 있을까 봐 가장 두려웠다.낙정은 웃으며, 산을 힐끔 쳐다보더니 말했다. “네가 상관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일이 있으면, 내가 부를 테니, 편안하게 있거라.”이 말을 들은, 우유의 가슴은 덜컹 내려앉았다.보아하니 낙요가 산에 간 것 같다.청봉산의 일을 설마 또 한 번 더 겪어야 한단 말인가?낙요는 어쩌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우유는 긴장한 마음을 억누르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몸을 돌려 돌아갔다.하지만 마음은 더없이 초조했다. 어떻게 낙요를 구해야 할까?우유는 길을 돌아 취혼산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취혼산도 이미 지키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녀는 들어갈 수 없었다.--청봉산.칠흑같이 어두운 밤, 이렇게 큰 진법 속에 오직 낙요 혼자 남았다.그녀는 천명 나침반을 들고, 구멍을 내보려고 시도했지만, 진법이 끊임없이 망혼을 흡입하는 힘을 당해내지 못했다.하늘은 마치 먹구름이 해를 가린 것처럼, 어둠에 뒤덮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낙요는 강렬한 압박감에 가슴이 떨렸다.처음에 낙요는 그나마 버틸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도 점점 지탱하기 어려웠다.서혼진은 대량의 망혼을 진법 속에 흡입하여, 낙요는 순간 억눌려 바닥에 꿇어앉고 말았다.그 순간, 그녀는 심지어 선혈이 그녀의 피부에서 배어 나오는 것 같았고, 정기가 서혼진에게 잠식되어 가는 것 같았다.끊임없는 아픔과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지니고, 낙요는 냉정한 두뇌로 빠르게 생각하고 있었다.’눈빛은 날카로웠다.당당한 대제사장으로서, 여태껏 그녀가 진법을 조종했다. 한데 어떻게 진법이 그녀를 삼켜버리게 둘 수 있겠는가!여기까지 생각한 낙요는 다시 나침반을 꺼냈다.피를 제물로 삼아, 핏빛 부문이 나침반 위에 떨어졌다. 곧이어 나침반이 맹렬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서혼진이 삼켜버린 모든 망혼은, 지금, 이 순간 모두
온전한 사람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고, 반쪽만 남았으며, 마치 남에게 반쪽이 잘려 나간 것 같았다.“쯧쯧쯧…… 이렇게 비참할 수가!”낙요는 저도 몰래 미간을 찌푸리더니, 곧이어 청면료아도 거둬갔다.그녀는 그때 그들과 약속했다. 그들의 금혼부를 풀어주고, 환생을 도와준다고 했다.지금, 이런 잔혼으로는 환생은커녕, 계속 취혼산에 있다가는 언제 다른 악귀에게 먹혀 버릴지도 모른다.그러니 어쩔 수 없이 일단 그들을 데려가서, 복구가 가능한지 확인해 봐야 한다.날은 어슴푸레 밝아오고, 산에는 안개가 자욱했다.낙정은 하늘을 보더니, 산으로 올라갔다. 우유는 혼자 산으로 올라갈 기회를 찾지 못하여, 어쩔 수 없이 낙정과 함께 산으로 올라갔다.두 사람은 심정은 각기 달랐다.동일한 방법으로 낙청연을 죽였던 낙정은, 이번에 낙요도 틀림없이 죽었을 거로 생각했다.지금, 산으로 올라가는 건, 바로 낙요의 시신을 거두러 가는 것이다.우유의 마음은 더없이 걱정됐다. 우유는 낙요가 이미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녀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휩싸여 있었다.드디어 산으로 올라왔다.그들은 그 진법 쪽에, 온통 난장판이 된 모습을 보았다.낙정의 마음은 몹시 기뻤다. 역시 사람이 없어졌다.그런데…… 시신은?한창 생각하고 있는데.갑자기 등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맑고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침 잘 왔구나.”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낙정과 우유는 온몸을 흠칫 떨더니,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그들은 짙은 안개 속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는 낙요를 보았다.여유롭고 침착한 발걸음, 표정은 더욱 날카로웠으며, 초라하고 당황한 기색이 전혀 없었다.마치 어젯밤의 그 진법이 전혀 그녀의 목숨을 위협하지 않았던 것 같았다.그 여유만만한 모습은, 사람을 두렵게 했다.낙요의 말소리를 듣지 않았다면, 낙정은 하마터면 자신이 귀신을 본 줄 알았을 것이다.그녀는 몹시 놀라웠고, 강렬한 질식감을 느꼈다.낙요는 죽지 않았다.이 서혼진
그러고 보면 어제는 정말 날씨가 좋았다.낙요는 눈을 살짝 가늘게 뜨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하늘이 그녀를 보살피는 것 같았다.낙요의 마당을 지나치게 되자 낙정은 그녀가 방으로 돌아가는 줄로 알았으나 낙요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곧장 앞으로 걸어갔다.“낙청연!”낙요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난 볼일이 있다.”“하지만 눈이 크게 오는데요.”낙정은 다급히 방 안에서 우산 두 개를 꺼냈고 우유는 우산 하나를 건네받았다.“내가 하마.”우유는 우산을 펼치고 낙요의 걸음을 뒤쫓더니 낙요에게 우산을 씌워줘서 바람과 흩날리는 눈꽃을 막아줬다.그녀는 낙요와 단둘이 있을 기회를 노렸다.하지만 낙정이 기어코 따라왔다.“어디로 가는 겁니까?”낙정이 의아한 듯 물었다.그녀는 낙요가 지금 온몸에서 살기를 내뿜는 걸 눈치챘다.“난 내 일이 있으니 따라오지 말거라.”낙요는 낙정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냉담한 어조로 말했다.낙요가 원래 사람을 잘 무시하는 성격이라는 걸 몰랐다면, 낙정은 아마 낙요가 자신을 의심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낙요가 고묘묘의 침궁에 도착했을 때는 눈이 더 크게 내렸다.낙요가 곧장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호위가 곧바로 그녀를 막았다.“대제사장님, 공주마마를 만날 생각이라면 조금 기다리셔야 합니다. 제가 안으로 들어가서 보고하겠습니다.”낙요는 서늘한 눈빛으로 그들을 힐끗 보더니 팔을 뻗어 그들을 밀어냈다. 그녀는 말 한마디 하기도 귀찮았다.곧이어 대량의 호위들이 우르르 몰려와 낙요를 단단히 에워쌌다.“대제사장님, 공주마마의 침궁에 강제로 침입하시려는 겁니까?낙요는 차가운 시선으로 말했다.“난 내 사람을 데리러 왔다.”“날 막는 자는 죽음뿐이다.”그녀의 눈빛에서 느껴지는 매서운 살기에 사람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호위들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그들은 감히 섣불리 손을 쓰거나 길을 내어줄 수 없었다.낙정이 설득했다.“이곳은 공주마마의 침궁입니다. 폐하의 체면을 봐서라도 우선 저들이 보고하게 하면 안 됩니까?”낙요가
고묘묘는 부진환의 등에 화살을 꽂았다.백서는 깜짝 놀랐다.“안 됩니다!”그러나 바닥에 엎드린 부진환은 꼼짝하지 않았다.화살을 꽂았는데도 반응이 전혀 없었다.고묘묘는 의아한 표정으로 깜짝 놀라며 말했다.“정말 죽은 건가?”고묘묘는 화살을 뽑은 뒤 허리를 숙여 부진환이 숨을 쉬는지 확인하려 했다.그런데 바로 그 순간, 부진환이 살기등등하게 눈을 번쩍 떴고 고묘묘는 깜짝 놀라 심장이 튀어나올 뻔했다.부진환은 순식간에 몸을 뒤집어 일어났고 차가운 손으로 고묘묘의 목을 졸라 그녀를 눈밭에 눌렀다.그러고는 잽싸게 화살을 빼앗아 고묘묘의 심장에 힘껏 찔러 넣었다.그렇게 용삼탕을 많이 마신 건 바로 이 순간을 위해서였다.부진환은 젖 먹던 힘까지 전부 쥐어 짜냈다. 만약 이 일격으로 고묘묘를 죽이지 못한다면 그에게도 더는 방법이 없었다.화살이 가까워지는 순간, 고묘묘의 동공이 심하게 떨렸다. 금빛 화살의 매서운 빛이 점차 가까워지면서 마음속에서 공포가 퍼져나갔다.고묘묘는 온 힘을 다해 저항했지만 그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그렇게 금빛 화살이 고묘묘의 피부를 뚫고 그녀의 심장을 꿰뚫었다.피를 왈칵 토한 고묘묘는 더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했다.옆에 있던 백서는 넋이 나갔다.바로 그때, 호위가 안으로 뛰어 들어왔고 그 광경을 본 순간 다들 안색이 돌변했다.그들은 곧바로 검을 들고 부진환을 베려 했다.“공주마마를 구해야 한다!”부진환은 엄청난 힘에 밀려 눈밭 위로 쓰러졌다.그는 차가운 눈밭에 누운 채로 저항하지 않았다.호위가 장검을 들고 그를 찌르려 했음에도 부진환은 꼼짝하지 않았다.그런데 장검이 닿기 직전, 돌연 검 하나가 마당 밖에서 날아와 호위가 들고 있던 장검을 떨어뜨렸다.낙요가 안으로 쳐들어온 것이었다.호위들은 그녀를 보자 다들 겁을 먹고 벌벌 떨었다.낙요의 눈빛이 부진환에게로 향했다. 피 칠갑을 한 부진환의 모습에 낙요는 깜짝 놀랐다.그의 가슴팍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걸 보고서야 낙요는 안도했다.“내가 늦었군.”귓가에
부진환은 침상 위로 옮겨졌고 낙요는 방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침서는 그 일을 전해 듣고 그곳에 도착했다.“낙요야?”침상 위 부진환을 본 순간 침서는 심장이 철렁했다. 부진환이 왜 돌아온 것일까?“낙요, 정말 그를...”낙요는 침서를 밖으로 밀었다.“상처를 치료해 줘야겠으니 먼저 나가세요.”문을 닫은 뒤 낙요는 곧바로 침상 곁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호심환을 꺼내 부진환에게 먹였다.방안에 불을 피우자 이내 따뜻해졌다.낙요는 가위를 들어 부진환의 옷을 잘랐다.부진환의 상처를 본 낙요는 깜짝 놀랐다. 어쩌다가 이렇게 다친 것일까?오래된 상처에 새로운 상처가 더해진 모습은 처참했다.낙요는 가장 좋은 약을 써서 그의 상처를 싸맸다,그렇게 그녀는 방 안에서 꼬박 두 시진 동안 바빴고 침서는 계속 문밖에서 기다렸다.이때 궁에서 사람이 왔다.침서는 그제야 몸을 일으켜 나갔다.찾아온 사람은 다름 아닌 이 공공이었다.“침서 장군, 대제사장님 계십니까?”“왜 그러시오?”침서가 의아해했다.이 공공은 난색을 보이며 초조하게 말했다.“대제사장님께서 노예 한 명을 데리고 오지는 않았습니까? 천궐국의 섭정왕 말입니다!”“그가 공주마마를 심하게 다치게 해서 지금 공주마마께서 목숨이 위태로우십니다.”“폐하와 황후 마마 모두 화가 나시었습니다.”“그래서 그 노예를 처형하겠으니 저에게 그 노예를 잡아 오라고 명을 내리셨습니다.”“그 노예는 어디 있습니까?”그 말을 듣는 순간 침서는 깜짝 놀랐다.부진환이 하마터면 고묘묘를 죽일 뻔했다니.“기다리시오.”침서는 몸을 돌려 내원으로 향한 뒤 낙요의 방문 밖에 섰다.“낙요야, 다 되었느냐?”“이 공공이 찾아왔다. 고묘묘가 목숨이 위태로워 부진환을 잡아가서 처형하겠다고 한다.”“곧 죽을 것 같다면 굳이 고생스럽게 그를 구하지 않아도 된다.”“그를 이 공공에게 넘기거라.”그가 말을 마치자 낙요는 방문을 열었다.그녀는 침서의 말에 놀라지 않고 차갑게 웃었다.“고묘묘가 죽이고 싶은 사람은 반드시 죽어
부진환이 말을 하지 못해야 낙요가 기억을 떠올릴 가능성을 최대한 줄일 수 있었다.그리고 사람을 시켜 낙요를 감시하면서 내친김에 부진환까지 감시하면 괜찮을 것 같았다.난희는 곧바로 독약을 한 그릇 달이고 그 방에 왔다.침서는 문가에서 난희가 약을 한 숟가락씩 부진환에게 떠먹이는 걸 지켜봤다.몇 숟가락 먹이고 나니 더 먹일 수 없었다.난희는 그릇을 들고 방을 나섰다.“양은 충분하니 효과가 있을 겁니다.”난희가 말했고 침서는 고개를 끄덕였다.잘된 일이었다. 괜히 너무 많이 먹인다면 낙요에게 발각당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방문을 닫은 뒤 침서가 분부했다.“오늘은 이곳에서 지키고 있거라. 죽게 놔두지 말거라.”“네.”침서가 떠난 뒤 난희는 방문을 닫고 약을 달이러 갔다.방 안, 침상에 누워있던 부진환은 눈을 번쩍 떴다.부진환은 몸을 뒤집어 자리에서 일어나 앉더니 침상 위에 놓여있던 잔을 들어 입 안에 머금고 있던 약을 전부 토해냈다.침서의 저택에 있는데 어떻게 감히 잠이 들 수 있겠는가?부진환은 아픔을 참으며 잔에 있던 독을 창문 밖에 쏟았다. 독은 눈밭에 쏟아져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곧이어 부진환은 아픈 몸을 지탱하며 다시 침상에 누웠다.-낙요는 이미 입궁했다.어깨의 눈을 털어내니 궁녀가 손난로를 가져왔고 그녀에게 두꺼운 망토를 입혔다.낙요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곧장 내전으로 향했다.그곳에는 많은 태의가 모여 있었고 황후와 황제는 초조한 마음으로 지키고 있었다.이 공공이 낙요를 데려오자 황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사나운 눈빛으로 낙요를 노려봤다.“공주를 다치게 한 노예는? 이 공공, 일을 이따위로 처리한 것이냐?”황후의 사납고 위엄 넘치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전각 안이 순식간에 고요해졌다.태의들은 감히 숨도 크게 쉬지 못했다.이 공공은 겁을 먹고 고개를 숙이며 해명하려 했는데 낙요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부진환은 이미 제 사람입니다. 그는 이미 노예영에서 제게 복종했습니다. 제가 이 공공에게 데리고 오지 못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