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Chapter 1681 - Chapter 1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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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1화

몇 번이나 고민하던 진익은 미간을 좁혔다.“만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없다고 하거라.”-저녁이 되어서야 구십칠이 돌아왔다. 그는 낙청연에게 이렇게 얘기했다.“하루 종일 기다렸지만 진익을 보지 못했습니다. 일부러 피한 건지 아니면 외출한 건지 모르겠습니다.”낙청연은 미간을 사정없이 구겼다.진익은 분명 그녀를 피하고 있었다.그래서 낙청연은 더더욱 묻고 싶었다.“난 입궁해야겠다!”낙청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나섰다.랑목은 그 모습을 보더니 찻잔을 버리고 곧바로 낙청연을 말렸다.“누이, 가지 마시오.”“누이는 부진환의 상황을 알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겠지. 이런 상황에서 왜 그를 신경 쓴단 말이오?”“누이는 상처를 잘 치료한 뒤 취혼산에 갈 준비를 하시오!”낙청연은 미간을 잔뜩 좁힌 채로 랑목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랑목, 난 남녀 간의 사랑 때문에 이러는 것이다. 나와 부진환은 이미 오래전 끝난 사이다.”“내가 진익을 만나려는 건 부진환이 왜 여국에 있는지, 왜 그의 부하가 되었는지를 알기 위해서다. 난 부진환이 여국에 온 목적을 알아야겠다.”“단지 날 죽이기 위해서인지...”“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그 말에 랑목은 초조해졌다.“부진환이 여국에 온 것은 누이를 위해서요.”“다른 목적은 없소!”“괜한 생각은 하지 마시오!”하지만 그 말을 들으니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낙청연은 미간을 잔뜩 구기며 의아한 표정으로 랑목을 바라봤다.“넌 어떻게 알고 있느냐?”랑목은 살짝 당황하면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낙청연은 불쾌한 듯 말했다.“랑목, 내게 뭔가 숨기고 있는 것이냐?”랑목은 고개를 숙인 채로 난처한 듯 말했다.“사실 그렇게 큰일은 아니오.”“말하거라!”낙청연은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랑목은 켕겨서 말했다.“내가 여국에 오게 된 것은 사실 부진환이 내게 알려줬기 때문이오.”“그는 누이가 침서에게 붙잡혀 여국에 있다고 했소.”“그래서 난 특별히 천궐국에 가서 누이의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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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2화

그 순간, 낙청연은 찬물을 뒤집어쓴 사람처럼 얼어붙었다.순간 가슴이 저려오기 시작했다.낙청연은 두 눈이 빨개진 채 주먹을 꽉 움켜쥐고 시선을 돌렸다.“알겠다. 너희는 일단 나가보거라.”“난 좀 쉬고 싶다.”랑목은 그녀의 안색이 좋지 않자 걱정스럽게 물었다.“누이, 괜찮소?”“설마 날 보내고 몰래 진익을 찾아갈 생각이오?”낙청연은 고개를 저었다.“아니다.”낙청연은 흐느끼지 않으려 최선을 다했다.랑목은 비록 목소리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지만 뭐라고 얘기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결국 방에서 나왔다.그러나 그는 계속해 방문 밖에서 지키고 있었다.낙청연은 물을 따랐고 찻잔을 든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왜?부진환은 왜 그녀를 쫓아온 것일까?애초에 왜 그녀와 침서 사이를 의심하며 그녀를 밀실 안에 가두고 약을 먹인 것일까?이미 오래전 일이고 매일 바쁘게 살아가다 보니 낙청연은 예전의 아픔을 거의 잊었었다.그러나 오늘, 그때의 괴로웠던 기억이 다시금 생생히 그녀의 눈앞에 떠올랐다.마치 어제 있었던 일인 것처럼 말이다.낙청연은 마음이 저려와 괴로운 얼굴로 옷을 움켜쥐더니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몸을 말았다.예전에 겪었었던 일 때문에 마음이 아파서 그런 건지, 아니면 부작용에 따른 고통 때문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그저 괴로움이라는 늪에 깊이 빨려 들어간 것처럼 벗어날 수 없었다.똑똑똑.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고 우유가 들어왔다.그녀는 손에 탕약을 들고 있었다.“조금 전에 안색이 좋지 않길래 고통스러워할 줄 알았다. 약을 마시거라.”낙청연은 그릇을 받아 든 뒤 단숨에 마셨다.우유는 낙청연의 맥을 짚은 뒤 탄식했다.“네 몸은 근본을 다쳤다. 지금은 몸을 잘 보살펴야 한다. 이렇게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건 좋지 않다.”“대제사장이 되는 게 확실해진다면 제대로 몸조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나.”랑목은 문밖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쳐다봤다. 그는 무척이나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누이, 내가 가서 부진환을 찾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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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3화

그러나 이어서 들려온 웃음소리에 부진환의 마음은 한없이 가라앉았다.“하하하하... 어떻소? 비슷한 것 같소?”고묘묘는 몸을 웅크리고 앉았다.눈앞의 고묘묘는 낙청연처럼 꾸몄다.비슷한 옷을 입고 똑같은 머리를 하고 심지어 머리 장식까지 똑같았다.부진환은 고묘묘가 뭔가를 발견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불안해졌다.“조금 전 날 봤을 때 안색이 달라지던데, 역시 당신은 낙청연을 사랑하고 있군.”“어떻소? 이렇게 꾸미니 낙청연과 비슷한 것 같소?”고묘묘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진환 앞에서 두 바퀴 돌았고 부진환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의 눈빛은 어두웠다.고묘묘는 다시 쭈그리고 앉아 손가락으로 부진환의 턱을 쳐들어 그가 자신을 바라보게 했다.고묘묘는 웃으며 말했다.“당신은 낙청연을 사랑하는데 낙청연은 당신을 죽일 생각뿐이더군.”“그녀를 위해 이렇게 많은 일을 하다니, 그럴 가치가 있소?”“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을 얻을 수 없고 나 또한 그러니, 우리는 참으로 비슷한 것 같지 않소?”“날 낙청연으로 여기는 건 어떻소?”“난 당신을 침서라고 생각하겠소.”“우리 둘이 서로를 위로해 주는 건 어떻겠소?”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부진환은 그녀가 만나본 사람 중 침서와 가장 비슷한 사람이었다.비록 당분간은 침서를 얻지 못하겠지만 그를 침서 대신이라고 생각하며 놀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했다.부진환은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힘껏 그녀의 손을 뿌리치며 시선을 옮겼다.그의 눈빛에는 경멸과 경시가 가득했다.고묘묘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약간 화가 난 말투로 말했다.“그 눈빛은 날 비웃는 것이오? 날 얕보는 것이오?”부진환은 그녀를 무시했고 고묘묘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난 경멸에 찬 당신의 눈빛이 마음에 드오. 당신이 날 경멸할수록 난 더욱더 당신을 내 곁에 둘 것이오.”“여국을 통틀어 감히 내 말을 거역하는 사람은 없소. 침서를 제외하고 말이지!”“그러니 낙청연은 죽어야 하오!”“그리고 당신도 내가 질리면 죽을 것이오!”거기까지 말한 뒤 고묘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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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4화

부진환은 안색이 창백했다. 고묘묘는 고개를 숙여 그를 힐끗 보았지만 부진환은 표정이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았다.그저 더욱 허약해 보일 뿐이었다.고묘묘는 허리를 숙이고 흥미롭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꼭 버텨야 하오. 난 낙청연이 당신을 구하러 올지 볼 거니까.”“그리고 난 내 손으로 낙청연을 죽일 것이오!”말을 마친 뒤 고묘묘는 가뿐하게 걸음을 내디디며 몸을 돌려 밀실에서 빠져나갔다.고묘묘가 외쳤다.“여봐라! 저자에게 용삼탕 두 그릇을 가져다주거라!”“그리고 태의에게 다시 상처를 싸매고 약을 발라주라고 하거라. 저자가 죽는다면 너희 또한 저자와 함께 묻혀야 할 것이다!”-정오.스무여 명의 사람이 궁문 앞에 모여 궁 안으로 안내받은 뒤 취혼산으로 가서 마지막 시합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낙청연은 그곳의 사람들을 살펴봤는데 풍수술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그중에는 여자아이도 한 명 있었는데 기껏해야 15, 16살 정도 돼 보였다. 비록 아주 어려 보였으나 그녀의 매서운 눈빛을 보니 만만치 않은 상대인 듯했다.앞에 있었던 시합을 거쳐 여기까지 온 사람이니 약한 사람은 없었다.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건장한 사내 한 명이 그 여자아이를 훑어보고 있었다.사내는 여자아이에게 가까이 다가간 뒤 웃으며 말했다.“설마 너도 대제사장의 자리를 다투려 그러는 것이냐?”“화부(火符)는 쓸 줄 아느냐?”사내는 말하면서 부적 하나를 꺼내 들고 불을 붙였다.옆에 있던 사내들은 몰래 웃었다.낙청연은 곧바로 타는 냄새를 맡았고 그 여자아이 또한 그 냄새를 맡고 고개를 돌렸는데 곧바로 안색이 달라졌다. 치맛자락에 불이 붙은 것이다.그녀는 황급히 불을 껐다.하지만 치마에 붙은 불은 아주 빨리 타올라 여자아이의 종아리가 드러났고 주위에 있던 사내들은 큰 소리로 웃었다.화부로 여자아이에게 망신을 준 사내는 더욱더 거만하게 웃었다.“얼른 불을 꺼야지. 옷이 다 타겠다.”사람들은 지켜보기만 할 뿐이었다. 마치 여자아이의 옷이 전부 타기를 기다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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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5화

사람들은 의아했다.여자아이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낙청연을 바라봤다.“언니, 저 사람이 입은 옷은...”낙청연은 웃었다.“눈속임일 뿐이다. 아까 사람들이 본 건 가짜였다.”“그리고 네 치마도 타지 않았다.”여자아이는 그제야 고개를 숙여 잘린 치마를 보았다. 확실히 탄 흔적이 없었다.여자아이는 깜짝 놀랐다.“이 정도 수준의 눈속임도 할 수 있습니까?”“당연하지.”낙청연은 웃었다.여자아이는 그 말을 듣더니 눈을 잔뜩 빛냈고 흥분하며 낙청연의 팔을 잡았다.“절 가르쳐줄 수 있습니까?”“그럼, 하지만 산에 올라갔다가 내려가야 한다.”“이름이 무엇이냐?”낙청연은 여자아이의 성격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전 강여(江如)입니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낙청연이 입을 열려는데 궁에서 사람이 찾아왔다.그는 황제 곁의 공공이었다. 그는 사람들을 쭉 둘러보더니 물었다.“왜 한 명 모자란 것입니까?”“됐다. 한 사람은 여기에 남겨두고 남은 사람들은 저와 함께 갑시다.”궁에 들어설 때가 되자 공공이 말했다.“입궁할 때 날카로운 무기를 몸에 지닐 수 없습니다. 취혼산 안에서도 무기를 소지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다들 여기서 무기를 꺼내세요.”“잠시 뒤 수색해서 나온다면 자격이 취소될 겁니다.”사람들은 비수와 검을 꺼내 호위에게 보관하게 했다.낙청연은 규칙을 알고 있었기에 분심검을 아예 가져오지 않았다.공공은 그들을 데리고 제사 일족의 광장으로 향했고 아주 큰 지도 한 장이 눈앞에 펼쳐졌다.그 위에는 취혼산과 청봉산이라 적혀 있었고 산 위에 깃발도 여러 개 그려져 있었다.공공이 설명했다.“이번에 스무 명 중에 승자는 오직 한 명뿐입니다. 그자가 대제사장이 될 겁니다.”“그러니까 다들 이번 규칙을 잘 들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틀리면 지게 됩니다.”“여러분들은 이제 취혼산에 들어갈 것입니다. 지도 위에 깃발이 그려진 곳은 여러분들이 반드시 가야 하는 곳입니다. 그리고 먼저 도착한 사람이 깃발을 뽑을 수 있습니다.”“지점마다 깃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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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6화

“낙청연, 당신의 부군 부진환은 내 손에 있소. 나한테 시달려 이제 곧 숨을 거둘 것 같은데, 그가 살길 바란다면 지금 당장 날 찾아오시오. 침궁에서 기다리겠소.”낙청연의 손가락이 종이를 힘껏 짓이겼다. 그녀는 안색이 창백했다.부진환이 왜 고묘묘의 손아귀에 있는 걸까? 설마 진익이 그를 배신한 걸까?게다가 고묘묘는 그녀와 부진환의 관계를 알고 있는 듯했다.낙청연은 순간 당황했다.사내들은 옆에서 끊임없이 재잘대며 강여와 말싸움했고 그녀를 혼쭐내겠다고 했다.낙청연은 그들의 싸우는 소리에 짜증이 치밀어 호통을 쳤다.“다들 입 닥치시오!”“당신들이 그렇게 대단하면 직접 산으로 올라가지, 뭘 기다리는 것이오?”그자가 반박하려는데 낙청연이 곧바로 제사 일족의 한 제자를 불렀다.“지금 당장 저자들을 데리고 취혼산으로 향하거라!”그 사내는 들어갈 길을 찾지 못하겠다고 반박하고 싶었으나 그 말은 목구멍에 턱 걸렸고 소리를 내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낙청연은 그들을 쓱 훑어보고는 가소롭다는 듯이 웃음을 터뜨렸다.“왜 그러시오? 당신들에게 길을 안내해 줄 사람이 있지 않소? 당신들은 아주 급한 것이 아니었소? 얼른 산에 올라가시오.”그들은 시선을 피하며 대꾸하지 않았다.취혼산에 위험이 있을까 두려워 홀로 산에 들어가고 싶지는 않고, 다른 사람들과 들어가고 싶은 게 분명했다.주위는 곧바로 고요해졌다.낙청연은 서신을 손에 꽉 쥐어 종이를 구겼다.부소는 낙청연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걱정스레 물었다.“왜 그러시오? 무슨 일이 생겼소?”낙청연은 고개를 숙인 채로 괴로워했다.부진환은 정말 고묘묘의 손아귀에 있을지도 몰랐다. 비록 부진환과 모든 관계를 청산했다고 했지만 그가 고묘묘의 손에 죽는 걸 참을 수는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곳으로 간다면 그녀는 취혼산에서의 시합에 빠지게 된다.어렵사리 여기까지 왔고 대제사장과의 거리는 한없이 가까웠다.낙청연은 다시 한번 이 모든 걸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부소는 그녀의 고뇌를 눈치채고 낮은 목소리로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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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7화

부진환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낙청연이 오지 않았다니, 참 다행이었다.고묘묘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잔을 깨뜨렸다.그러나 그녀는 이내 화를 억누르며 고개를 돌려 부진환을 바라봤고 차갑게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급하지 않소. 이건 단지 시작일 뿐이니 말이오.”“내가 다시 한번 당신 대신 낙청연의 진심을 시험해 보겠소.”부진환은 마음이 철렁 내려앉으며 다시 긴장했다.-취혼산.그들은 꼬박 두 시진 동안 산을 올라탔다.바깥쪽에는 움직이는 것들이 없었다.오직 매서운 음기와 살기만이 만연했다.서서히 날이 저물기 시작하며 주변 기운이 더욱더 음산해졌고 사람들은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들은 경계하며 주위를 둘러봤다.낙청연은 이곳에 처음 온 것이 아니었기에 태연하고 침착하게 걸음을 옮겼다.부소는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예전에 이곳에 온 적이 있는 것이오?”낙청연은 숨기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부소는 참지 못하고 웃었다.“들어와서 당신을 보호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보니 당신에게 날 보호해달라고 부탁해야 할 것 같소.”무사히 취혼산에 출입했다는 건 실력이 비범하다는 걸 의미했다.제사 일족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취혼산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곳인지 알고 있었다.적막한 숲속에 드디어 인기척이 들렸다.나무 위에, 지면 위에 흰색의 무언가가 떠다니자 사람들은 경계했다.그들은 허리를 숙이고 몸을 숙인 채로 잠깐 관찰했고 누군가 말했다.“얼마 없으니 처리해 버리고 계속해 앞으로 가는 게 좋겠소.”곧이어 두 사람이 앞으로 나서 재빨리 밖에서 떠다니는 혼령들을 거두어들였다.그들은 계속해 앞으로 나아갔다.그러다 갑자기 누군가 소리를 질렀다.“깃발! 저기 깃발이 있소!”사람들은 눈을 부릅떴다.앞쪽으로 올라가는 언덕 위에 깃발이 한 줄 꽂혀 있었다.그러나 빛이 너무 어두워 깃발이 몇 개 있는지 잘 보이지 않았다.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빼앗으려 재빨리 돌진했다.부소도 빼앗으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낙청연이 그를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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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8화

“이렇게 빠르단 말이오?”부소는 믿기 어려웠다.낙청연은 눈썹을 치켜세웠고 부소는 웃으면서 그녀에게 깃발 하나를 건넸다.주변 사람들도 잇달아 문제를 해결했고 깃발을 얻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몇몇은 다쳤는데 상처가 심각하지는 않았다.낙청연은 강여를 살폈다.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반응이 빠르고 움직임이 민첩하여 아주 빨리 문제를 해결해 다치지는 않았다.오히려 강여를 농락했던 사내가 거만함 때문에 속임수에 걸려들었고 한참을 쉬었다가 겨우 정신을 차렸다.낙청연과 강여가 무사하자 그는 눈빛이 더욱 차가워지며 원망스러운 눈초리로 그들을 바라봤다.그러고는 다른 사람들과 눈빛을 주고받았다.낙청연은 그 모습을 전부 지켜보고 있었다.강여가 다가와 말했다.“언니, 앞으로 더 위험해질 것 같습니다.”말하면서 강여는 뒤에 있는 사내들을 조심하라고 낙청연에게 눈치를 줬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가는 길 내내 낙청연 일행 세 명은 앞에서 걸었고 가는 길에 악귀들을 많이 만났다.강여는 나이가 어리지만 항상 물러서지 않고 앞에 나섰다. 눈빛을 보면 그녀가 못 할 일은 없다는 듯한 눈빛이었다.낙청연은 강여를 보며 마치 과거의 자신을 보는 듯했다.낙청연은 가는 길에 강여를 지도했고 강여는 아주 빨리 배웠다.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기술들을 알게 되어 강여는 무척 기뻐 보였다.조금 안전한 곳에 도착해 쉬게 되자 강여가 말했다.“언니가 이렇게 많은 걸 가르쳐주셨는데 전 보답할 길이 없습니다. 제가 언니를 스승으로 모셔도 되겠습니까?”“부디 언니가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낙청연은 살짝 놀랐다. 강여의 확고한 눈빛을 본 낙청연은 잠깐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하지만 넌 대제사장의 자리를 다투러 온 것이 아니냐? 왜 경쟁상대인 나를 스승으로 모시려는 것이냐?”강여는 다급히 손을 내저었다.“아닙니다! 전 대제사장의 자리를 다투려고 온 것이 아니라 배우려고 온 것입니다.”“이번에 대단한 강자들이 온다는 얘기를 들어 뭔가를 배울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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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9화

그 뒤로 그들은 연속으로 깃발 다섯 개를 얻었다.이때가 되니 깃발을 얻지 못한 사람들이 대여섯 명이 되었다.하지만 이상한 건 그들이 다투거나 빼앗으려 하지 않았단 점이다.대오는 시종일관 평화로웠다.날이 밝을 무렵, 그들은 앞으로 나아갈 힘이 없어 안전한 곳을 찾아 휴식했다.맨 처음 싸움을 말리던 마른 사내가 낙청연을 향해 걸어왔다.“낭자, 우리 의논 좀 할 수 있겠소?”낙청연은 덤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말하시오.”마른 사내는 웃으며 말했다.“당신도 현재 상황을 보았겠지. 뒤로 갈수록 평화를 유지할 수는 없으니 분명 피 터지게 싸우게 될 것이오.”“우리 먼저 동맹을 맺는 건 어떻소?”“솔직히 얘기해서 난 대제사장 자리가 크게 탐나지 않소. 그것보다 살아서 이곳을 나가는 게 더욱 중요하오.”“낙 낭자의 명성은 이미 들은 바가 있소. 그래서 난 이 대제사장의 자리가 당신의 것이라고 생각하오.”그 말을 들은 낙청연은 의아한 듯 그를 바라봤다.“무슨 뜻이오?”마른 사내는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난 낭자가 이기게 도와줄 것이오. 낭자가 정말 대제사장이 된다면 내게 좋은 자리를 줄 수 있겠소?”“날 제사 일족으로 받아주는 것도 좋소.”외부 사람들에게 제사 일족이 되는 건 큰일이었다.그렇기에 거짓말이 아닐지도 몰랐다.“난 이미 여럿을 설득했소. 대제사장 자리보다 목숨이 더 귀하니 말이오.”“만약 낙 낭자가 원한다면 우리는 낙 낭자가 이번 시합에서 이길 수 있도록 도와주겠소. 낙 낭자는 잊지 말고 밖에 나간 뒤 우리를 좀 신경 써주면 되오.”낙청연은 웃었다.“그건 당연히 문제없소.”마른 사내는 그 말을 듣고 흥분했다.“승낙한 것이오? 그러면 약속한 것이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곧이어 마른 사내는 부랴부랴 달려가 다른 사람들과 작은 목소리로 뭔가를 의논했다.겉으로는 동맹이 맺어진 듯했다.사람들은 그 근처에서 물과 음식을 찾았고 휴식할 때 각자 부적을 준비했다.산에서는 부적을 많이 소모해야 했다.오후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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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0화

다음 순간, 맞은편에 있던 마른 사내와 다른 사람들이 밧줄을 잡고 낙청연을 끌어당겼다.같은 시각, 어둠 속에서 무언가 움직였고 곧바로 누군가 부적을 날려 보냈다.그러나 그 바람에 아래에 있던 시체 냄새가 맹렬한 기운과 함께 폭발했다.순식간에 무수한 손들이 어둠 속에서 뻗어졌다.그런데 바로 그때 마른 사내 등 사람들이 일부러 공격을 받은 척하면서 손에 쥐고 있던 밧줄을 놓았다.낙청연은 시체 구덩이 위로 날아올랐고 바다에 착지하기도 전에 몸이 급속도로 하강했다.부소는 그 광경을 보고 안색이 급변했다.강여는 깜짝 놀라서 큰 소리로 외쳤다.“스승님!”바로 그때, 음산한 바람이 불어왔다.멀지 않은 곳에서 붉은색 옷을 입은 여인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어두운 밤이라 그런지 유독 섬뜩해 보였다.마른 사내 등 사람들은 지레 겁을 먹고 황급히 일어나 도망쳤다.그들은 남은 사람들이 죽든 살든 상관하지 않았다.이 길은 이미 반쯤 지나와서 더는 그렇게 많은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았다.깃발이 점점 줄어드니 말이다.밧줄을 죽어라 잡고 있던 낙청연은 마른 사내 등 사람들이 도망친 뒤 밧줄이 미끄러져 마침 큰 바위에 걸렸다.낙청연은 밧줄을 단단히 잡고 흔들거리며 반대편으로 향하려 했다.그러나 시체 구덩이 아래 수없이 많은 손들이 그녀를 향해 뻗어왔고 낙청연의 발목을 잡았다.붉은색 옷을 입은 여인이 확 가까워졌다.부소는 안색이 달라지며 손을 쓰려고 했는데 붉은 옷을 입은 여인이 시체 구덩이를 향해 으르렁거렸다.부소는 그녀가 낙청연을 공격하려 한다고 생각했지만 바로 다음 순간 시체 구덩이가 조용해졌다.낙청연의 발목을 잡고 있던 손도 풀렸다.낙청연은 밧줄의 반동을 이용해 재빨리 지면으로 올라갔다.부소는 낙청연이 올라오자 그제야 조금 마음을 놓았다.다시 고개를 돌렸을 때, 붉은 옷을 입고 있던 여인이 사라졌다.강여도 주위를 둘러보며 의아한 듯 물었다.“그 형체가 사라졌습니다. 아마 우리를 도와준 게 아닐까요?”낙청연은 바닥에 있던 밧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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