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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6화

“낙청연, 당신의 부군 부진환은 내 손에 있소. 나한테 시달려 이제 곧 숨을 거둘 것 같은데, 그가 살길 바란다면 지금 당장 날 찾아오시오. 침궁에서 기다리겠소.”

낙청연의 손가락이 종이를 힘껏 짓이겼다. 그녀는 안색이 창백했다.

부진환이 왜 고묘묘의 손아귀에 있는 걸까? 설마 진익이 그를 배신한 걸까?

게다가 고묘묘는 그녀와 부진환의 관계를 알고 있는 듯했다.

낙청연은 순간 당황했다.

사내들은 옆에서 끊임없이 재잘대며 강여와 말싸움했고 그녀를 혼쭐내겠다고 했다.

낙청연은 그들의 싸우는 소리에 짜증이 치밀어 호통을 쳤다.

“다들 입 닥치시오!”

“당신들이 그렇게 대단하면 직접 산으로 올라가지, 뭘 기다리는 것이오?”

그자가 반박하려는데 낙청연이 곧바로 제사 일족의 한 제자를 불렀다.

“지금 당장 저자들을 데리고 취혼산으로 향하거라!”

그 사내는 들어갈 길을 찾지 못하겠다고 반박하고 싶었으나 그 말은 목구멍에 턱 걸렸고 소리를 내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낙청연은 그들을 쓱 훑어보고는 가소롭다는 듯이 웃음을 터뜨렸다.

“왜 그러시오? 당신들에게 길을 안내해 줄 사람이 있지 않소? 당신들은 아주 급한 것이 아니었소? 얼른 산에 올라가시오.”

그들은 시선을 피하며 대꾸하지 않았다.

취혼산에 위험이 있을까 두려워 홀로 산에 들어가고 싶지는 않고, 다른 사람들과 들어가고 싶은 게 분명했다.

주위는 곧바로 고요해졌다.

낙청연은 서신을 손에 꽉 쥐어 종이를 구겼다.

부소는 낙청연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걱정스레 물었다.

“왜 그러시오? 무슨 일이 생겼소?”

낙청연은 고개를 숙인 채로 괴로워했다.

부진환은 정말 고묘묘의 손아귀에 있을지도 몰랐다. 비록 부진환과 모든 관계를 청산했다고 했지만 그가 고묘묘의 손에 죽는 걸 참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 그곳으로 간다면 그녀는 취혼산에서의 시합에 빠지게 된다.

어렵사리 여기까지 왔고 대제사장과의 거리는 한없이 가까웠다.

낙청연은 다시 한번 이 모든 걸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

부소는 그녀의 고뇌를 눈치채고 낮은 목소리로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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