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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7화

부진환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낙청연이 오지 않았다니, 참 다행이었다.

고묘묘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잔을 깨뜨렸다.

그러나 그녀는 이내 화를 억누르며 고개를 돌려 부진환을 바라봤고 차갑게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급하지 않소. 이건 단지 시작일 뿐이니 말이오.”

“내가 다시 한번 당신 대신 낙청연의 진심을 시험해 보겠소.”

부진환은 마음이 철렁 내려앉으며 다시 긴장했다.

-

취혼산.

그들은 꼬박 두 시진 동안 산을 올라탔다.

바깥쪽에는 움직이는 것들이 없었다.

오직 매서운 음기와 살기만이 만연했다.

서서히 날이 저물기 시작하며 주변 기운이 더욱더 음산해졌고 사람들은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들은 경계하며 주위를 둘러봤다.

낙청연은 이곳에 처음 온 것이 아니었기에 태연하고 침착하게 걸음을 옮겼다.

부소는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

“예전에 이곳에 온 적이 있는 것이오?”

낙청연은 숨기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부소는 참지 못하고 웃었다.

“들어와서 당신을 보호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보니 당신에게 날 보호해달라고 부탁해야 할 것 같소.”

무사히 취혼산에 출입했다는 건 실력이 비범하다는 걸 의미했다.

제사 일족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취혼산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곳인지 알고 있었다.

적막한 숲속에 드디어 인기척이 들렸다.

나무 위에, 지면 위에 흰색의 무언가가 떠다니자 사람들은 경계했다.

그들은 허리를 숙이고 몸을 숙인 채로 잠깐 관찰했고 누군가 말했다.

“얼마 없으니 처리해 버리고 계속해 앞으로 가는 게 좋겠소.”

곧이어 두 사람이 앞으로 나서 재빨리 밖에서 떠다니는 혼령들을 거두어들였다.

그들은 계속해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다 갑자기 누군가 소리를 질렀다.

“깃발! 저기 깃발이 있소!”

사람들은 눈을 부릅떴다.

앞쪽으로 올라가는 언덕 위에 깃발이 한 줄 꽂혀 있었다.

그러나 빛이 너무 어두워 깃발이 몇 개 있는지 잘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빼앗으려 재빨리 돌진했다.

부소도 빼앗으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낙청연이 그를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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