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1631 - 챕터 1640

3011 챕터

제1631화

이곳은 취혼산이 아니었기에 낙청연을 전혀 속일 수 없었다.하지만 어두운 밤, 조용한 산길을 걸으니 너무 고요해서 두려웠다.밤바람이 들이닥치자 울창한 숲속에서 바람 소리가 휘몰아쳤다.나뭇잎들이 바스락거리며 사방팔방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렸다.잠시 뒤 낙청연은 그곳이 어딘지를 깨달았다.그곳은 청봉산(青峰山)이었다.취혼산과 맞닿아 있는 청봉산은 숲이 우거지고 나뭇잎이 무성하다 못해 심지어 산 전체를 촘촘히 감싸고 있었다.밤바람이 불어오니 사방에서 그런 소리가 들렸다. 혼자 밤길을 걸으며 그 소리를 들으니 등골이 오싹했다.아마도 그 때문에 그들이 시간을 저녁으로 정한 것 같았다.그들은 정말 낙청연과 겨룰 생각이 없었다. 그저 취혼산에서의 경쟁을 핑계로 낙청연을 죽일 생각뿐이었다.그런 생각이 들자 낙청연은 저도 모르게 온심동을 떠올렸다.이번에 온심동이 정말 모든 것을 걸고 그녀와 겨룰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잘된 일이었다. 그녀는 이번에 청봉산에서 온심동의 목숨을 빼앗을 생각이었다.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앞에서 인기척이 들렸다.낙청연은 살짝 놀라 발소리를 죽이고 몰래 접근했다.두 사내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산을 향해 절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손에 향을 세 개 들고 있었는데 아주 경건해 보였다.그들은 중얼거리며 말했다.“쭉 절하면서 올라가다 보면 신선들이 우리를 무사히 통과시켜 줄 거라고 하던데 부디 영험했으면 좋겠소!”절을 한 뒤 그들은 향을 바닥에 꽂고 계속해 산을 올랐다.낙청연은 의문 어린 표정으로 다가갔고 바닥에 꽂힌 향을 보며 의아한 듯 허리를 숙였다.순간 위험한 기운이 콧속으로 밀려 들어와 낙청연은 급히 숨을 멈췄다.그것은 혼향이었다!낙청연은 계속해 산을 올랐고 얼마 가지 않아 또 그 두 사내의 목소리가 들렸다.그들은 여전히 바닥에 무릎을 꿇고 절을 한 뒤 향을 피웠다.“부디 저희가 순조롭게 산에 오르길 바라며 신선들에게 혼향으로 제사를 지냅니다. 다른 건 바라지 않고 그저 살아서 산을 내려가 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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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2화

그중 한 사람은 겁을 먹고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는 놀란 표정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나뭇가지를 가리켰다.“저기, 저기 뭔가 있소!”다른 사람이 다급히 그를 부축했고 두 사람은 긴장한 표정으로 서로의 팔을 꼭 잡았다.“예전에 경험이 있는 사람과 물어본 적이 있는데 이 산에 갑자기 실력이 대단한 여인이 밤마다 나타나 다른 잡귀들은 감히 나오지도 못한다고 들었소.”“그 여인이 나타나면 상대가 누구든지, 이 산에 어떤 사람이 있든지 모두 잔인하게 그 사람의 혈액을 빨아먹는다고 들었소.”“무덤에 숨어야만 그녀에게 들키지 않는다고 했소.”그들은 긴장해서 목소리까지 떨렸다.“그, 그렇다면 얼른 가는 게 좋겠소.”낙청연은 조용히 듣고 있었다. 어딘가 이상했다. 그녀는 예전에 단 한 번도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었다.게다가 주변에서 음기가 아주 강한 물건도 보이지 않았다.그렇다면 따라가 볼 셈이었다.그렇게 낙청연은 몰래 두 사내를 뒤따라 산속 묘지로 향했다.하지만 그곳의 묘지는 취혼산의 묘지와는 달리 음기가 강하지 않았다.그들이 묘지에 도착하자 등 뒤 나무 꼭대기에서 다시 인기척이 들렸다.두 사내는 곧바로 재촉했다.“얼른, 얼른 관을 찾아 숨어들자고!”그곳의 묘지는 오랫동안 황폐해져 있어 많은 관이 지면 위로 노출되었고 낡았다.두 사람은 가까운 위치를 골라 관을 열고 안에 누웠다.밤을 넘기면 괜찮았기에 낙청연은 잠깐 고민하다가 관을 찾아 그 안에 누웠다.밤하늘에 드리워진 한 점의 달빛마저 완전히 가려졌다.주위는 캄캄한 어둠 속에 잠겼고 축축하고 음침한 기운도 느껴졌다.고요한 밤, 갑자기 바람 소리와 함께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갑자기 손가락이 관을 두드렸다.똑똑똑.관마다 두드리는 소리가 이어서 났다.그리고 그 소리는 낙청연이 있는 관에서도 들렸다.그 소리는 낙청연의 바로 위에서 들렸다.다른 사람이었다면 겁을 먹었을 테지만 낙청연은 아주 태연했다.낙청연은 온갖 것들을 본 적이 있었기에 이 정도로는 전혀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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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3화

곧이어 흑백무상은 계속해 앞으로 걸어가 자리를 떴다.낙청연은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갑자기 등 뒤에서 음산한 기운이 느껴졌다.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어 몸을 홱 돌리니 두 개의 얼굴이 갑자기 그녀의 코앞에 나타났다. 곧이어 쇠사슬이 낙청연의 목을 단단히 묶었다.낙청연은 동공이 확대되었고 갑자기 눈앞이 아찔해 기절해 버렸다.-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낙청연은 익숙한 사내의 목소리를 들었다.“낙청연이면 뭐 어떠합니까? 이렇게 많은 혼향을 들이마셨으니 환각 때문에 저한테 잡히지 않았습니까?”하령의 목소리였다.낙청연은 놀랐다. 하령이 한 짓이었다니.“우선 탁장동에게 이 일을 알려야겠습니다. 무슨 수를 쓰던 침서를 붙잡아둬야 합니다.”“줄곧 낙청연을 죽이고 싶어 하지 않았습니까? 직접 손을 쓰세요!”“이건 제가 당신을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입니다.”“말을 마친 뒤 하령은 방을 나섰고 방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곧이어 천천히 가까워지는 발소리가 들렸다.비수를 들고 고개를 숙인 온심동은 증오 가득한 눈빛으로 낙청연을 바라봤다.“죽일 생각은 없었지만 당신이 날 강요한 겁니다!”“당신이 저와 대제사장의 자리를 다투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죽지는 않았을 겁니다.”“그렇게 많은 걸 얻었으면 만족할 줄 알아야지, 사람이 욕심이 지나치면 안 됩니다!”“오늘 전 가장 소중한 사람을 위해 복수할 겁니다!”온심동의 눈빛에 독기가 서리더니 그녀는 비수를 꽉 움켜쥔 채로 힘껏 휘둘렀다.살기가 밀려오는 걸 느낀 낙청연은 눈을 번쩍 떴다.그녀는 손을 들어 온심동의 손목을 잡았고 온심동은 깜짝 놀랐다.온심동이 살려달라고 말하려는데 낙청연이 재빠르게 비수를 빼앗고 온심동을 기절시켰다.온심동은 감옥에서 큰 형벌을 받아 아직 상처가 다 낫지 않은 상태라 반항할 힘이 없었다.낙청연은 의아한 얼굴로 눈살을 찌푸렸다. 온심동은 왜 가장 소중한 사람을 위해 복수할 거라는 말을 한 걸까?그가 누구란 말인가?온심동의 친우가 낙청연의 손에 죽은 걸까?그건 아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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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4화

제사 일족의 금지된 약은 생명을 소모하여 단기간에 내력을 높이는 것이었다.약을 먹으면 무공이 갑자기 늘어 실력이 크게 향상될 수 있었다.하지만 생명 또한 빠르게 소모되어 기껏해야 한 달이면 죽게 된다.아주 오래전, 누군가 더 높은 지위에 오르기 위해 그 약을 먹고 취혼산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그자는 심지어 대제사장의 자리를 욕심냈다.하지만 그 사실이 발각된 후 그 약은 금지되었고 아주 오랫동안 그 약을 먹은 사람이 없었다.그런데 하령이 그걸 얻었을 줄이야.비수를 뽑은 하령은 두 눈이 벌게져서 눈을 부릅떴다.“온심동을 어떻게 한 것이냐?”“어떻게 그렇게 많은 혼향을 피해 간 것이냐?”하령은 믿을 수 없었다.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도 그렇게 큰 범위에서 짙은 혼향을 맡는다면 오랫동안 정신이 말짱하기 어려웠고 이렇게 큰 힘을 쓸 수 있을 리도 없었다.낙청연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옷소매를 휘날렸다.낙청연은 경멸 어린 눈빛으로 차갑게 그를 노려봤다.“정말 날 속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냐? 이곳은 취혼산이 아니다.”그 말에 하령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지긋이 바라봤다.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역시 낙요가 맞았군.”그 말에 도리어 낙청연이 살짝 놀랐다.“알고 있었던 것이냐?”“그런데 감히 가짜 취혼산으로 날 속이려 하다니, 내가 속아 넘어갈 줄 알았느냐?”하령은 분한 듯 이를 악물었다.만약 취혼산에서 그럴 수 있었다면 당연히 취혼산을 선택했을 것이다.하지만 취혼산은 너무 위험했고 그도 자신의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또한 그는 낙청연이 낙요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었고, 낙요라면 산속의 혼령을 통제하는 함이 일반인보다 몇 배는 더 강했다.그렇게 된다면 도리어 그가 죽게 될지도 몰랐다.이렇게 큰 범위에서 혼향을 쓴다면 돼지 열 마리도 죽을 정도였다.그런데 낙청연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상관없다. 오늘 난 네가 살아서 이 산을 떠나게 하지 않을 것이다!”“난 더 이상 예전의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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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5화

하령은 나무줄기를 잡더니 힘껏 고개를 저었다.정신을 차리기 위해 그는 온 힘을 다해 낙청연을 뚫어져라 쳐다봤다.하지만 낙청연의 모습이 그의 시야에 몇 개씩 겹쳐 보여 진실하지 않아 보였다.낙청연은 천천히 하령에게 다가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혼향의 맛은 어떠냐?”“네가 사들인 혼향은 품질이 아주 좋더구나. 조금씩 사람의 몸에서 힘을 빠지게 만들 수 있지.”“하지만 안타깝게도 난 이미 혼향에 한 번 당한 적이 있기에 두 번은 당하지 않을 것이다!”하령은 으르렁거리면서 낙청연을 향해 돌진해 그녀에게 주먹을 연이어 휘둘렀다.하지만 그가 때린 건 나무줄기였다.낙청연은 멀지 않은 곳에 서서 차갑게 그를 지켜봤다.“온심동을 위해 이 정도까지 하다니, 대단하구나. 정말 온심동을 사랑하는 것이겠지. 당시 낙요가 죽은 일에 너도 참여했었느냐?”낙청연의 말에 하령은 놀란 듯 그 자리에 멈춰 서더니 이내 믿을 수 없다는 듯 웃었다.“온심동이 널 죽였다고 생각한 것이냐?”“하하하하...”그 말을 들은 낙청연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설마 아니란 말인가?하령은 고개를 젖히며 큰 소리로 웃었고 눈물까지 찔끔 흘렸다.완전히 미친 것처럼 보였다.어렵사리 웃음을 멈춘 뒤 그는 갑자기 다른 방향을 가리키며 득의양양하게 웃었다.“낙요, 넌 언젠가 오늘 한 일 때문에 후회할 것이다!”낙청연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녀는 분심검을 휘둘러 하령의 목을 겨누었다.“무슨 뜻이냐? 똑바로 말하거라.”하령은 웃으며 말했다.“네가 생각하는 그것이다.”“하하하, 또 뭘 알고 싶으냐?”“난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날 죽여라! 난 어차피 오래 살지 못한다...”하령의 입에서 피가 미친 듯이 흘렀다.하령의 모습을 보니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을 생각인 듯했다.낙청연은 그와 쓸데없는 얘기는 나누고 싶지 않아 곧바로 검으로 그를 찔렀다.선혈이 튀면서 하령이 바닥에 쓰러졌고 이내 그는 숨을 거뒀다.낙청연은 손수건을 꺼내 검에 묻은 피를 닦은 뒤 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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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6화

온심동은 묶인 채로 의자에 앉아, 힘없이 고개를 떨구고, 적의가 가득한 두 눈으로 낙청연을 째려보았다.낙청연이 냉랭하게 물었다. “내 시신은 어디에 있느냐?”이 말을 듣더니, 온심동은 고개를 번쩍 들고 놀라운 표정으로 낙청연을 쳐다보았다.낙청연이 무엇을 묻는지 알 수 없었다.낙청연은 온심동이 놀라워하면서도 한마디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 말만 이어 갔다. “나는 아직도 그해 사부께서 너를 데려왔을 때의 모습을 기억한다.”“다른 집 제자들은 서로 경쟁했지만, 우리 둘은 단 한 번도 그 어떤 물건을 위해 다툰 적도 없고, 또한 얼굴을 붉힌 적은 더더욱 없었다.”“오랜 세월 함께 지내면서 나는 진작에 너를 내 가족으로 생각했다.”“그런데 나를 죽인 사람이 바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매였을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온심동은 대경실색하여,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낙청연을 쳐다보았다.입을 벌렸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낙청연은 실망스러운 눈빛으로 온심동을 쳐다보았다.“돌아오기 전에, 많은 사람을 의심했었다. 침서, 고묘묘, 심지어 황족까지. 그런데 나를 죽인 사람이 너였다니!”“돌아온 후, 난 여전히 너에게 기회를 줬다. 그런데 너는 내가 누구인지 알고 난 후에도, 오직 나를 죽일 생각만 하더구나!”“네가 정말 이 대제사장이 되고 싶다면, 내가 도와줄 수 있다. 하지만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보거라.”“무예도, 풍수술도 떨어지면서 이 대제사장 자리에 앉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느냐?”“심지어 천궁도와 협력까지 마다했다.”“정말 이런 것들로 대제사장 자리에 굳게 앉을 수 있다고 생각했느냐?”“만약 그때 네가 이럴 줄 알았더라면, 사부가 널 데려왔던 그날, 나는 바로 너를 쫓아냈을 것이다.”지금 온심동의 안색은 이미 하얗게 질렸고, 놀라운 표정으로 낙청연을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시종일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온심동은 지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낙청연이 정말 그녀의 사저란 말인가?그렇지 않으면 왜 그녀와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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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7화

낙청연은 비수를 들고 앞으로 걸어가더니, 온심동의 옷깃을 덥석 잡았다. 비수의 칼날이 온심동의 눈동자로 직격했다.온심동의 눈동자가 떨렸고, 두려움으로 가득했다.하지만 그녀는 피할 수도 없었고, 소리도 지를 수 없었다.낙청연은 여전히 비수를 손에 들고 있었고, 비수는 눈알과 조금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하지만 낙청연은 차마 찌르지 못했다.필경 온심동은 그녀의 사매였다.바로 이때, 밖에서 급박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 만약 제사 일족이 여기까지 찾아오면, 온심동은 또 빠져나갈지도 모른다.행방이 묘연해진 시신은, 이미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낙청연은 이를 악물고, 온심동의 가슴에 비수를 힘껏 찔렀다.“네가 아무것도 말하지 않으니, 나도 더 이상 묻지 않겠다.”“직접 널 보내주마.”비수가 꽂히는 순간, 온심동은 입가에 피를 흘리며, 힘없이 고개를 떨어뜨렸다.그 순간, 맑은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온심동의 마지막 그 눈빛은, 왠지 모르게 낙청연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정신을 차리고, 낙청연은 손을 내밀어 온심동의 콧숨을 살핀 후, 그녀가 확실히 죽었음을 확인하고서야 마음을 놓았다.그리고 몸을 돌려 촛불을 끄고, 방 안에서 나왔다.방 안에서 나오자, 숲속에서 급히 달려오는 누군가와 마주쳤다.낙청연은 잠깐 멈칫했다.상대방도 순간 멈칫했다.숲속은 광선이 어두워, 상대방의 얼굴을 똑똑히 볼 수 없었다.한참 후, 상대방이 먼저 물었다. “청연이냐?”낙청연은 깜짝 놀랐다. “우유?”우유는 낙청연의 목소리를 듣고, 순간 감격해서 달려와, 그녀의 팔을 잡으며 물었다. “괜찮으냐?”“알고 있었느냐? 여기는 취혼산이 아니라, 청봉산이었어.”“나는 네가 탁장동과 겨루러 취혼산으로 간 줄 알고 있었어. 그래서 네가 대비할 수 있도록 취혼산의 상황에 대해 미리 알려주려고 했거든. 그런데 그들은 일부러 문제를 삼아 나를 귀찮게 하며, 나를 붙잡고 있었어.”“네가 산에 오르자, 나를 놓아줬어.”“그런데 조금 전 또 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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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8화

산 아래에서 올라온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자, 낙청연은 그제야 그 사람이 침서라는 것을 알아보았다.“침서.”낙청연은 일어나 걸어갔다.침서는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괜찮으냐?”“네가 청봉산에 들어왔다는 걸 조금 전에 알았다.”낙청연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괜찮습니다. 산에 하령과 온심동의 시신이 있으니, 좀 처리해 주십시오.”“그래, 지금 바로 처리하러 갈게.”“넌 먼저 돌아가 쉬거라.”곧이어 침서는 산으로 달려갔다.낙청연과 우유가 산에서 내려왔을 때, 이미 날이 새려고 했다. 두 사람은 제사 일족 사람들이 나타날 수 있는 곳을 피해, 슬그머니 방으로 돌아왔다.“왜 그러느냐? 표정이 왜 그리 어두워 보이느냐?”우유는 차를 따라주며, 의아해하며 물었다.낙청연은 미간을 찡그리며 대답했다. “큰 문젯거리 하나는 해결했지만, 왠지 아직도 내가 알아내지 못한 일이 너무 많은 것 같다.”우유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그녀를 보며 물었다. “무슨 일인데?”“내가 도울 수 있느냐?”낙청연은 눈동자를 반짝이며 물었다. “혹시 온심동의 거처는 이미 봉쇄되었느냐? 방안에 물건은 아직 그대로이냐?”우유는 생각하더니 말했다. “아마 아직 그대로 있을 거야. 온심동이 처형당한 후, 그 방에 아무도 가지 않았어.”“아직 날이 밝지 않았으니, 가볼까?”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우유와 즉시 온심동의 방으로 출발했다.낙청연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놀라서 굳어버렸다.방안의 배치는 그녀의 방과 똑같았다.우유도 경악했다. “이 방이 네 방과 똑같다. 심지어 물건을 둔 위치마저 똑같아.”낙청연은 천천히 방안을 둘러보며 구석구석 살펴보았지만, 쓸만한 물건은 발견하지 못했다.구석에 옷장 두 개가 있었다. 그중 하나는 자물쇠가 걸려있었고, 자물쇠는 이미 부서져 있었다.아마 예전에 이 자물쇠는 잠겨 있었을 것이다.옷장을 열어보니, 걸려있는 옷들은 모두 눈에 익었다.우유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것은 모두 낙요의 옷이야! 온심동의 방에 낙요의 옷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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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9화

하령의 방에 들어가자, 침대 머리맡에 있는 쇠사슬이 첫눈에 들어왔다.낙청연은 쇠사슬을 살펴보았다. 이것은 사람을 잠글 때 쓰는 것이었다.쇠고리 쪽에 핏자국까지 있었다.“이건 온심동을 잠그던 쇠사슬 아니야?” 우유는 경악했다.낙청연은 방안에서 대량의 상약과, 피 묻은 붕대를 발견했다.“그동안 온심동은 여기서 지냈고, 그건 온심동을 잠갔던 쇠사슬인 것 같다.”우유는 듣더니 못내 안타까워했다. “그렇게 많은 악행을 저지르지 않았더라면, 어찌 이런 결말을 맞이했겠느냐?”“대제사장 자리에 앉을 능력이 없으면, 진작에 물러나지. 그럼, 목숨까지 잃지는 않았을 거야!”능력과 야심이 불일치하면, 아마 이런 결말일 것이다.두 사람은 하령의 방을 한참 뒤졌지만, 그 상자를 찾지 못했다.그리고 다른 쓸만한 물건도 없었다.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나왔다.그때 날은 이미 밝았고, 많은 사람이 밖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걸어 나오자마자, 바로 탁장동과 마주쳤다.탁장동의 모습을 보니, 마침 사람을 데리고 산으로 가려던 참이었던 것 같았다.그런데 낙청연과 마주치던 그 순간, 탁장동의 안색은 하얗게 질렸고, 낙청연이 죽지 않았다는 걸 의식했다.그럼, 하령과 그들의 계획은……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낙청연이 먼저 일을 열었다. “네가 나에게 취혼산에서 겨루자고 선전포고하지 않았느냐?”“한데 어찌하여 내가 취혼산에서 네 그림자도 보지 못했을까? 설마 두려운 것이냐?”탁장동은 정신을 차렸지만, 여전히 평정심을 찾을 수 없었다.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낙청연을 힐끔 쳐다보더니 말했다. “두렵다고? 두려워해야 할 사람은 너 아닌가?”“나도 취혼산에서 네 그림자도 보지 못했다.”“이틀 후에 다시 가는 게 어떠하냐? 이번에 우리 함께 가자꾸나!”탁장동의 어투는 자신만만했다.낙청연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태연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이 말을 끝내고, 우유를 끌고 가버렸다.탁장동은 제자리에 한참 서서, 낙청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녀의 발걸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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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0화

우유는 잠시 멍해졌다. 한순간 낙청연의 말뜻을 알아듣지 못했다.낙청연이 해명했다. “탁장동은 나보다 제사 일족과 더 친하고, 제사 일족 사람이라는 게 그녀의 우세야.”“하지만 그녀의 실력으로 대제사장이 되더라도 아마 온심동 만큼은 못 할 거야.”우유는 저도 몰래 살짝 웃으며 말했다. “하긴, 제사 일족에 비록 정예가 많긴 하지만, 너의 실력에 비하면, 한창 역부족이지.”“에라, 할 수 없다. 취혼산에 가고 싶으면 가거라. 내가 지도를 구해 줄게.”“다 이전에 산에 다녀온 사람들의 기억으로 그렸던 것인데, 완전하지는 않다.”낙청연은 사실 지도가 필요 없다. 그녀는 전체 제사 일족 중에서 아마 취혼산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녀가 1등이라고 하면 감히 2등을 인정하는 자는 없을 것이다.하지만 낙청연은 여전히 우유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하룻밤이 지났다. 황후도 침궁에서 초조하게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고묘묘는 한가로이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말했다.“모후,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번에 낙청연은 분명 죽었을 겁니다.”그런데 말이 끝나기 바쁘게, 궁녀가 들어왔다.“황후 마마, 공주께 아뢰옵니다. 조금 전 제사 일족 사람이 와서, 하령과 온심동이 사라졌다고 합니다!”이 말을 들은, 고묘묘는 꼬고 있던 다리를 내려놓고 벌떡 일어섰다.황후는 몸을 바르게 앉더니 물었다.“뭐라고?”고묘묘가 급히 물었다. “그럼, 낙청연은? 낙청연은?”궁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살아있습니다.”이 말을 들은, 고묘묘는 화가 나서 찻잔을 움켜잡더니, 세차게 땅에 집어 던졌다.“하령과 온심동은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야! 마지막 기회도 제대로 잡지 못하다니, 어떻게 낙청연을 살아서 빠져나오게 한단 말이냐! 쓸모없는 놈!”고묘묘는 내심 가득 낙청연의 사망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런데 그녀를 기다리는 건, 또 한 번의 충격적인 소식이었다.낙청연이 또 죽지 않았다!낙청연이 왜 아직도 죽지 않았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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