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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1화

이곳은 취혼산이 아니었기에 낙청연을 전혀 속일 수 없었다.

하지만 어두운 밤, 조용한 산길을 걸으니 너무 고요해서 두려웠다.

밤바람이 들이닥치자 울창한 숲속에서 바람 소리가 휘몰아쳤다.

나뭇잎들이 바스락거리며 사방팔방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뒤 낙청연은 그곳이 어딘지를 깨달았다.

그곳은 청봉산(青峰山)이었다.

취혼산과 맞닿아 있는 청봉산은 숲이 우거지고 나뭇잎이 무성하다 못해 심지어 산 전체를 촘촘히 감싸고 있었다.

밤바람이 불어오니 사방에서 그런 소리가 들렸다. 혼자 밤길을 걸으며 그 소리를 들으니 등골이 오싹했다.

아마도 그 때문에 그들이 시간을 저녁으로 정한 것 같았다.

그들은 정말 낙청연과 겨룰 생각이 없었다. 그저 취혼산에서의 경쟁을 핑계로 낙청연을 죽일 생각뿐이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낙청연은 저도 모르게 온심동을 떠올렸다.

이번에 온심동이 정말 모든 것을 걸고 그녀와 겨룰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잘된 일이었다. 그녀는 이번에 청봉산에서 온심동의 목숨을 빼앗을 생각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앞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낙청연은 살짝 놀라 발소리를 죽이고 몰래 접근했다.

두 사내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산을 향해 절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손에 향을 세 개 들고 있었는데 아주 경건해 보였다.

그들은 중얼거리며 말했다.

“쭉 절하면서 올라가다 보면 신선들이 우리를 무사히 통과시켜 줄 거라고 하던데 부디 영험했으면 좋겠소!”

절을 한 뒤 그들은 향을 바닥에 꽂고 계속해 산을 올랐다.

낙청연은 의문 어린 표정으로 다가갔고 바닥에 꽂힌 향을 보며 의아한 듯 허리를 숙였다.

순간 위험한 기운이 콧속으로 밀려 들어와 낙청연은 급히 숨을 멈췄다.

그것은 혼향이었다!

낙청연은 계속해 산을 올랐고 얼마 가지 않아 또 그 두 사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들은 여전히 바닥에 무릎을 꿇고 절을 한 뒤 향을 피웠다.

“부디 저희가 순조롭게 산에 오르길 바라며 신선들에게 혼향으로 제사를 지냅니다. 다른 건 바라지 않고 그저 살아서 산을 내려가 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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