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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5화

하령은 나무줄기를 잡더니 힘껏 고개를 저었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 그는 온 힘을 다해 낙청연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하지만 낙청연의 모습이 그의 시야에 몇 개씩 겹쳐 보여 진실하지 않아 보였다.

낙청연은 천천히 하령에게 다가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혼향의 맛은 어떠냐?”

“네가 사들인 혼향은 품질이 아주 좋더구나. 조금씩 사람의 몸에서 힘을 빠지게 만들 수 있지.”

“하지만 안타깝게도 난 이미 혼향에 한 번 당한 적이 있기에 두 번은 당하지 않을 것이다!”

하령은 으르렁거리면서 낙청연을 향해 돌진해 그녀에게 주먹을 연이어 휘둘렀다.

하지만 그가 때린 건 나무줄기였다.

낙청연은 멀지 않은 곳에 서서 차갑게 그를 지켜봤다.

“온심동을 위해 이 정도까지 하다니, 대단하구나. 정말 온심동을 사랑하는 것이겠지. 당시 낙요가 죽은 일에 너도 참여했었느냐?”

낙청연의 말에 하령은 놀란 듯 그 자리에 멈춰 서더니 이내 믿을 수 없다는 듯 웃었다.

“온심동이 널 죽였다고 생각한 것이냐?”

“하하하하...”

그 말을 들은 낙청연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설마 아니란 말인가?

하령은 고개를 젖히며 큰 소리로 웃었고 눈물까지 찔끔 흘렸다.

완전히 미친 것처럼 보였다.

어렵사리 웃음을 멈춘 뒤 그는 갑자기 다른 방향을 가리키며 득의양양하게 웃었다.

“낙요, 넌 언젠가 오늘 한 일 때문에 후회할 것이다!”

낙청연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녀는 분심검을 휘둘러 하령의 목을 겨누었다.

“무슨 뜻이냐? 똑바로 말하거라.”

하령은 웃으며 말했다.

“네가 생각하는 그것이다.”

“하하하, 또 뭘 알고 싶으냐?”

“난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

“날 죽여라! 난 어차피 오래 살지 못한다...”

하령의 입에서 피가 미친 듯이 흘렀다.

하령의 모습을 보니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을 생각인 듯했다.

낙청연은 그와 쓸데없는 얘기는 나누고 싶지 않아 곧바로 검으로 그를 찔렀다.

선혈이 튀면서 하령이 바닥에 쓰러졌고 이내 그는 숨을 거뒀다.

낙청연은 손수건을 꺼내 검에 묻은 피를 닦은 뒤 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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