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1541 - 챕터 1550

3117 챕터

제1541화

“총명한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 것이오.”제호가 죽었으니 운주 군영의 장군들은 통령의 자리를 노릴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시기의 선택은 그들의 미래와 직결된다.주락은 곧바로 깨달았다.“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가겠습니다.”곧이어 낙청연은 구십칠을 바라봤다.“나와 함께 제씨 가문에 쳐들어가자.”“석두에게 사람을 데리고 제씨 가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하거라.”구십칠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낙청연은 제씨 가문 대문 밖에 도착했다.아무도 없는 대문 밖에서 왠지 삼엄한 분위기가 감돌았다.낙청연은 그대로 대문을 열고 들어갔다.커다란 마당에는 관 두 개가 놓여 있었고 나무틀에는 머리가 산발인 채로 온몸이 피범벅인 여인이 묶여 있었다. 그녀는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주변에는 온통 땔나무 더미였다.대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매서운 기운을 띤 바람이 불어왔다.두 사람은 그렇게 정문으로 들어갔고 순식간에 대문이 닫혔다.사방팔방에서 수십 명의 호위들이 날아와 즉시 그들을 에워쌌다.앞에서 화려한 차림새의 중년 남녀가 걸어왔다. 그들은 다름 아닌 제호의 부모님이었다.낙청연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동자에는 증오와 살기가 가득했다.“정말 감히 이곳에 올 줄은 몰랐는데. 겨우 한 명을 데리고 온 것이냐?”“우리 제씨 가문이 그렇게 만만한 곳인 줄 아느냐?”제 부인(齊夫人)은 매서운 어조로 말하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그녀는 낙청연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제 영감(齊老爺)은 뒷짐을 지고 기세등등하게 말했다.“우리도 암시장을 건드릴 생각은 없었다. 널 용서할 셈이었지. 그런데 네가 직접 찾아올 줄은 몰랐다.”“여기까지 왔으니 이곳에서 죽거라!”“항복한다면 시체는 온전히 남겨주마!”제 영감의 목소리에는 힘이 있고 강렬한 위압감이 있었다.두 사람의 기세 넘치는 목소리를 들어 보니 둘 다 무예를 익힌 듯했다.낙청연은 구십칠을 힐끗 봤고 두 사람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은 뒤 고개를 끄덕였다.다음 순간. 낙청연은 검을 빼 들고 뛰어올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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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2화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으니 낙청연은 오늘 반드시 죽을 것이다!그러나 제 영감과 제 부인은 낙청연이 들고 있는 분심검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낙청연은 하늘을 뒤덮을 듯이 쏟아지는 화살들을 향해 분심검을 휘둘렀고 수많은 화살이 잘렸다.쏘아진 화살들은 검기 때문에 다시 반사되어 돌아갔다.사방팔방에서 잇달아 화살을 맞고 사람들이 쓰러졌다.구십칠은 기옥을 필사적으로 보호했다.제 부인은 그 광경을 본 순간 깜짝 놀라며 화를 냈다.“쓸모없는 것들!”“화살을 가져오거라!”제 부인은 활을 들어 낙청연을 겨냥했고 이내 화살 하나가 쏘아졌다.구십칠이 놀란 목소리로 외쳤다.“조심하십시오!”몸을 돌린 순간, 화살이 빠르게 날아오는 게 보였다.낙청연은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녀는 온몸에서 살기를 내뿜으며 검으로 그것을 잘랐다.그러고는 단숨에 화살촉을 붙잡은 뒤 그것을 던졌다. 화살은 살기를 띤 채로 제 부인을 향해 날아들었다.제 부인이 두 번째 화살을 쏘려고 했는데 부러진 화살촉에 어깨를 꿰뚫렸고, 그녀는 휘청이며 연신 뒷걸음질 쳤다.“부인!”제 영감은 대경실색하며 제 부인을 부축했다.“죽이세요. 저자를 죽이세요!”제 부인이 노발대발했다.낙청연은 분심검을 꼭 쥔 채로 온몸에서 살기를 내뿜었고 두 눈동자는 맹수처럼 매서웠다.제 영감은 마당에 서 있는 낙청연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녀의 실력은 그들의 상상보다 훨씬 더 강했다.“잘 지키고 있거라.”낙청연이 낮은 목소리로 구십칠에게 당부했다.구십칠은 고개를 끄덕였다.곧이어 낙청연은 검을 들고 쏟아지는 화살들을 향해 달려들었다.제 영감은 그 광경을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비처럼 쏟아지는 화살 속에서 낙청연은 전혀 피하지 않고 검을 들고 덤볐다. 두려움이라고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화살을 쏜 호위들이 그녀를 두려워했다.낙청연이 장검을 휘두르자 검기에 수많은 화살이 잘렸고 잘린 화살들은 사방으로 날아가 사람들을 쓰러뜨렸다.호위들은 미처 피할 틈도 없어 낙청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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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3화

“그렇다면 기옥은 아직 살아있을 것이다!”낙청연은 눈살을 찌푸리고 잠깐 고민했다. 그녀의 마음속에 추측이 하나 생겼다.곧이어 두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 관 속의 사람들을 확인하러 갔다.관을 여는 순간, 낙청연은 마음을 놓았다.그것은 기옥의 아버지 기 성주(祁城主)였다.금방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는데 관 속에 있던 사람이 눈을 번쩍 뜨고 팔을 뻗어 낙청연의 목을 조르며 관 속에서 튀어나왔다.낙청연은 목이 졸린 채로 급히 뒷걸음질 쳤다. 그녀는 상대방의 엄청난 악력 때문에 벽에 세게 부딪혔다.눈앞의 기 성주는 두 눈이 벌겠고 혼탁한 살기가 느껴졌다. 이성이라고는 전혀 없었다.특히 그의 목에는 삐뚤빼뚤하게 봉합한 흔적이 있었다. 그 머리는 다시 봉합한 것이었다.이미 사람이 아니었다.낙청연의 목을 조르고 있는 손은 힘이 엄청났고 낙청연은 숨이 막혔다.옆에 있던 구십칠도 같은 상황을 겪었다. 두 사람은 모두 목이 졸려 벽에 눌린 채로 빠져나오지 못했다.바로 그때 제 영감이 다시 나타났다.그는 유유자적하게 걸어오며 냉소를 흘렸다.“낙청연, 너희들은 특별히 기옥을 구하려고 온 것이 아니냐? 너희가 기옥의 부모님을 죽인다면 너희와 기옥 사이에 무슨 정이 있겠느냐?”제 영감은 말로 그들을 위협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걱정거리를 만들어줘서 함부로 손을 쓰지 못하게 할 생각인 듯했다.구십칠은 확실히 죽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는 필사적으로 버둥거리면서 팔과 다리를 휘둘러 상대방을 물리치려 했다.그러나 그의 공격은 전혀 먹히지 않았다.반대로 낙청연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분심검을 들어 자기 목을 조르고 있는 두 손을 베었다.쿵 소리와 함께 한쪽 팔이 그대로 날아갔다.그 순간 낙청연은 깜짝 놀랐다.팔이 잘린 곳을 보니 안이 철로 되어 있었다.팔이 잘린 뒤 기 성주의 몸이 삐걱거렸고, 낙청연은 기회를 틈타 그를 걷어차서 바닥에 넘어뜨렸다.그녀는 곧바로 구십칠을 구하러 갔다.낙청연은 똑같은 방법으로 기 부인의 팔 한쪽을 잘랐고 그녀의 팔 역시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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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4화

낙청연은 싸늘한 눈빛으로 제 영감을 바라봤다. 장검을 쥔 그녀의 눈동자에 살기가 스쳤다.“우리가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지 없을지는 당신의 뜻에 달린 일이 아닙니다!”말을 마친 뒤 낙청연은 구십칠을 힐끗 봤다.“두 사람을 묶거라.”“일어날 수 없게 해.”구십칠은 고개를 끄덕인 뒤 곧바로 밧줄을 찾아와 바닥에서 버둥거리고 있는 두 괴뢰를 단단히 묶었다.낙청연은 검을 들고 제 영감을 향해 달려들었다. 살기등등하게, 기세 넘치게 말이다.제 영감은 곧바로 반격하며 낙청연과 싸우기 시작했다.바로 그때 밖에서 격렬한 발소리가 들렸고 곧 제씨 가문이 완전히 포위되었다.누군가 문을 밖차고 들어왔다.두 괴뢰를 묶어둔 구십칠은 고개를 들면서 검을 꽉 쥐고 경계했다.갑옷을 입은 한 사내가 기세 흉흉하게 들어왔다.제 영감은 낙청연과 거리를 두면서 여유롭게 말했다.“계 장군(系將軍), 드디어 왔군.”“여봐라, 이 여자를 잡거라!”제 영감이 명령을 내렸지만 계 장군이라 불린 자는 히죽 웃었다. 그는 낙청연을 붙잡으라고 명령을 내리지 않았고 아무도 제 영감의 말에 따르지 않았다.“계잠(季潛)! 얼른 손을 쓰시오!”제 영감이 화를 냈다.계잠이 손을 내젓자 그의 뒤에 서 있던 병사들이 제 영감을 붙잡았다.제 영감은 화들짝 놀라며 발버둥 쳤다.“계잠! 미쳤군! 내게는 통령인(統領印)이 있는데 감히 반란을 일으킬 생각이오?”계잠은 덤덤히 웃었다.“제 영감, 지금은 예전과 다르오.”“제호는 죽었소. 통령인이 당신 손에 있다지만 당신은 상부에서 문서를 내려 정한 운주의 통령이 아니오. 심지어 당신은 관직도 없지!”“그런데 당신이 내게 어떻게 명령을 내리겠소? 그렇지 않소?”제 영감은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당신! 계잠, 당신처럼 양심 없는 자는 좋은 끝을 맞이할 수 없을 것이오!”“우리 제씨 가문의 뒤에 누가 있는지 잊지 마시오! 당신이 감히 건드릴 수 있겠소?”제 영감이 호된 목소리로 위협하자 계잠은 순간 안색이 변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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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5화

양측 사람들은 검을 빼 들고 서로를 적대시했다.낙청연은 그들이 통령 자리를 놓고 경쟁하려 한다는 걸 눈치챘다.하지만 그녀는 시간을 낭비할 수 없었다.“계 장군, 난 다른 일이 있으니 이곳은 당신에게 맡기겠소. 문제없겠지?”낙청연의 질문에 계잠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문제없소!”곧이어 낙청연은 구십칠과 두 괴뢰를 데리고 부랴부랴 제씨 저택을 떠났다.왕형은 낙청연의 떠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저들을 잡거라! 저들이 떠나게 놔두면 안 된다!”왕형이 장검을 휘두르는 순간, 계잠이 곧바로 달려들어 왕형을 막았다.이내 격전이 시작됐고 낙청연 일행은 기회를 틈타 도망쳤다.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주락과 석두가 사람들을 데리고 그들을 맞이하러 왔다.석두가 애타게 물었다.“아가씨는요? 기옥 아가씨는요?”낙청연은 눈살을 찌푸렸다.“기옥은 그곳에 없었다.”“우리가 거리에서 봤던 출가하는 대오에 있던 사람이 기옥일 것이다!”기옥을 이용해 낙청연을 함정에 빠뜨리려 했던 건 허울이었다.첫 번째로는 시간을 끌기 위해, 두 번째로는 낙청연을 죽이기 위해서 말이다.“석두야, 안전한 곳을 찾아 이 두 사람을 그곳으로 보내거라. 절대 밧줄을 풀면 안 된다!”“이들은 이미 사람이 아니다. 성주와 성주의 부인이 아니니 절대 마음 약해지면 안 된다!”낙청연이 당부했다.석두는 성주와 부인의 달라진 모습을 보고 너무 슬퍼서 손을 떨었다.곧이어 석두는 성주와 부인을 건네받은 뒤 그들을 데리고 황급히 떠났다.낙청연은 구십칠과 주락을 데리고 빠르게 말을 타고 떠났다.거리에서 수소문해 보니 출가 대오는 성을 나갔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곧바로 성을 나섰다.구십칠은 몹시 걱정됐다.“꽃가마 안에 있던 사람이 정말 기옥입니까? 제씨 가문은 뭘 하려는 걸까요?”“간단하다. 기옥과 제호를 혼인시킬 셈이지.”낙청연은 그제야 그 점을 깨닫고 애가 탔다. 부디 늦지 않기를 바랐다.“어쩐지 그 8명의 검객이 나타나지 않았다 싶었는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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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6화

낙청연과 사람들은 말을 타고 산으로 올라갔다. 그들은 대나무 숲에 도착했다.주위의 공기는 싸늘했고, 세 사람은 멈춰 섰다.바로 이 근처일 것이다!주락은 낮은 목소리로 귀띔했다. “상대편 머릿수가 우리보다 많을 겁니다. 상대할 수 있겠습니까?”낙청연은 입술을 피식거리며 말했다. “나는 이곳에 이들을 죽이러 온 것이오.”이 말을 끝내고, 그녀는 주락을 보며 눈썹을 들썩이더니 말했다. “나와 함께 당신의 경쟁자들을 죽일 자신 있소? 앞으로 이 검객 순위에 오직 당신 한 사람뿐일 것이오!”이 말을 들은, 주락은 흠칫 놀랐다.그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 여인은 마치 미친 것 같이 날뛴다!이때, 공중에서 비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허허, 우릴 죽인다고? 감히 이런 오만방자한 소리를 하다니!”“안타깝게도 너희들에겐 아마 그럴만한 능력이 없을 게다!”낙청연의 눈동자가 돌연 차가워지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도발적으로 말했다. “그럼, 숨어있지 말고 모습을 드러내거라, 이 겁쟁이들아!”그들은 반드시 서둘러야 기옥을 살려낼 수 있다.만약 더 지체한다면, 기옥은 정말 죽을 수도 있다.이 말이 떨어지자, 공중에서 중후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어린 나이에, 오만방자하기 이를 데가 없구나! 그럼, 내가 너와 맞서 보겠다!”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이 공중에서 검을 들고 바로 낙청연을 공격해 왔다.낙청연은 검을 뽑아 들고 몸을 날아오르면서 피식 웃으며 말했다. “영감, 이 나이를 먹고도 순위에 오르다니, 참으로 쉽지 않군요.”낙청연의 조소하는 어투에 그 영감은 격노했다.말이 끝나자, 상대방의 날카로운 장검이 낙청연을 향해 날아왔고, 검초(劍招)가 몹시 흉악했다. 평소대로라면, 낙청연은 그 사람이 한 조를 다 치고 나서, 상대방의 수법을 확실히 알아낸 다음 맞선다.하지만 이번에 그녀는 시간이 없었다.낙청연은 차가운 눈동자로 분심검을 들고, 맹렬하게 공격하여 세 수 만에 그 영감의 벽혈칠검(碧血七劍)을 깨뜨렸다.낙청연은 인정사정없이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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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7화

이때, 제호 체내의 그 그림자가 날아오르더니, 차가운 어투로 말했다. “기옥, 내가 너와 혼인하려는 건, 너를 중히 여겨서인데, 네가 감히 나의 호의를 무시하다니!”“좋다. 그럼, 나는 평생 너를 귀찮게 할 것이고, 영원히 너를 편안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기옥은 화가 나 눈물이 막 쏟아져 나오려고 했다.낙청연은 두 사람 손에 묶어진 붉은 실을 보았다. 이건 강제적으로 인연을 묶어 놓은 것이다.기옥을 평생 묶으려는 것이다.낙청연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죽어서도 이리 점잖지 않으니, 이젠 재가 되어 사라지게 할 수밖에 없구나.”이 말을 하며, 낙청연은 손에 든 분심검을 꽉 잡았다.그 남자는 머리를 뒤로 젖히고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허허허, 가소롭구나! 두 사람의 운명은 이미 묶어져 있으니, 당신이 제호를 재가 되어 사라지게 한다면, 기옥도 따라서 사라지게 될 것이오!”낙청연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그럼, 나는 이 붉은 실을 잘라버리겠다!”“내가 동의하지 않는다. 그 누구도 저 둘을 함께 묶어 놓을 생각 하지 말거라!”이 말을 하며 낙청연은 분심검을 들고, 단칼에 쪼개버렸다.그 남자는 조용히 보고만 있었다. 어차피 제씨 집안과 했던 약속은 이미 지켰다.그 뒤에 생긴 일은, 그의 임무 범위가 아니다.어차피 낙청연도 그들 사이의 속박은 풀지 못할 것이다.그리하여 그는 차분하고 느긋하게 앉아서 바라보고 있었다.낙청연은 부적을 내던져 제호의 혼백을 잡아냈다.그리고 또 기옥을 덥석 끌어당겼다.낙청연은 손끝을 베어, 선혈로 공중에 부적을 그리고, 일장으로 두 사람의 몸을 명중했다. 두 사람의 몸에서 붉은 핏빛이 밀려 나왔다.자세히 보니, 그것은 엉겨 붙은 정백(精魄)이었다.낙청연은 나침반을 꺼냈다. 금진의 빛 아래서, 낙청연은 손끝을 살짝 움직여 아주 손쉽게 이 정백을 갈라 놓았다.낙청연은 정백 반을 기옥의 체내에 밀어 넣었다.그리고 다른 반을, 낙청연은 분심검을 들더니 바로 가로로 휩쓸어 버렸다.검기는 맹렬하게 그 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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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8화

곧 구십칠과 주락이 달려왔다.구십칠은 급히 달려가 기옥의 몸에 묶여 있는 밧줄을 풀면서 긴장한 표정으로 그녀를 끌어당기며 물었다. “다치진 않았느냐?” 기옥은 고개를 가로저었다.기옥은 결국 참지 못하고 구십칠의 품속에 와락 안겨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구십칠은 그저 그렇게 조용히 그녀를 끌어안고 그녀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위로했다.낙청연과 주락은 일단 그곳에서 나왔다.“사람은 모두 깨끗이 처리하였소?” 낙청연이 물었다.주락이 대답했다, “모두 죽었습니다.”이런 경험은, 예전의 주락으로선 생각도 못 했던 것들이다.“검객 순위에 있는 열 명을 당신이 아홉 명을 죽였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당신 손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라니, 정말 영광입니다.”낙청연은 눈썹을 들썩이더니, 저도 몰래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럼, 당연히 영광으로 생각해야 하오.”“하지만 이 명단에 한 사람은 남겨두는 게 맞긴 하오. 아니면 다른 사람들은 내가 검을 쓰는 자들과 맞선다고 생각할 것이오.”주락은 무슨 말을 하려다가 멈추었다.지금도…… 별로 좋은 것 같지 않았다.두 사람이 시신을 검사해 보니, 쓸모 있는 물건이 별로 없었고, 심지어 돈주머니도 없었다.“이 사람들은 설마 돈 때문에 제씨 집안에 불려 간 것이오?” 낙청연은 곤혹스러웠다.주락은 생각하더니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럴 리가 없습니다.”“오히려 제가 보기엔, 제씨 집안에 들어간 뒤에, 자신과 관련된 물건을 모두 제출한 것 같습니다.”“그 이후로 그들은 과거의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오직 제씨 집안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낙청연은 무슨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런 거였군!”“만약 돈 때문이 아니라면, 제씨 집안이 이 여덟 명을 한곳에 모을 수 있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 같소. 필경 당신을 위해 십만 냥으로 만방검까지 사려고 했으니까!”“그 사람들이 이렇게 통 크게 고수들을 끌어모으는 원인이 무엇인 것 같소?”주락도 곤혹스러워하며 대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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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9화

“그리고 대나무 숲의 다른 사람들은 전부 죽었습니다. 당신 아들 제호도 포함입니다.”“그는 또 한 번 죽었습니다. 이번엔 완전히 재가 되어 사라져 버렸습니다!”낙청연의 무심한 말은 제 영감과 제 부인을 몹시 놀라게 했다. 곧이어 그들은 증오와 분노가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제 부인은 더욱 흉악한 표정으로 말했다. “낙청연! 넌 제명에 죽지 못할 것이다!”“걱정하지 마십시오. 당신들은 틀림없이 저보다 먼저 죽을 거니까요. 자신들 걱정부터 하시지요.”“당신들이 어떻게 기옥의 부모를 대했으면, 기옥도 당신들을 똑같이 대할 겁니다. 당신들의 결말은 분명 그들보다 만 배는 더 비참할 것입니다!”제 부인이 노하여 질책했다. “우리 제씨 집안이 그들과 혼인을 맺으려 한 것은, 그들에게는 영광스러운 일이다!”“어디서 감히 주제도 모르고, 딸 여식의 도혼을 감싸고 돌아! 이건 죽어 마땅하다!”낙청연은 이 말을 듣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정말 어떤 부모가 있으면 어떤 자식이 있군요.”바로 이때, 왕형이 낙청연을 질책했다. “이건 우리 운주성의 일이오. 외인과는 무관하오!”“당신은 무슨 자격으로 간섭하는 것이오?”낙청연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내가 간섭하고 싶으면 하는 것이오. 뭐 어쩔 셈이요?”왕형은 화를 못 이겨 돌아서 그녀를 향해 달려왔다.그러나 계잠이 막아섰다.바로 이때, 문밖에서 누군가 뒤짐을 짊어지고 느긋한 발걸음으로 걸어 들어왔다.그 위엄 있는 기세에 걸어 들어오는 그 순간, 양측의 사람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대장군!”계잠과 왕형도 걸어 들어오는 사람을 보고 깜짝 놀라더니, 즉시 동작을 멈추고, 공손히 예를 행했다.“대장군!”침서가 왔다!제 영감과 제 부인은 순간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마음속에 강렬한 증오가 쌓였지만, 또한 침서를 두려워했다.“이게 무슨 일이냐?” 침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입을 열었다.왕형이 한발 앞서 대답했다. “장군님! 계잠이 반란을 일으키려고 했습니다. 그는 제호 통령의 부모를 살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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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0화

활시위를 당기자, 제 영감은 쓰러졌다.이를 본 제 부인은 대경실색하며, 고개를 돌려 침서를 노려보며 말했다. “너 죽고 나 죽고 한번 해 보자!”그러나 제 부인은 침서의 앞까지 달려가기도 전에 침서의 화살에 가슴이 뚫려 쓰러지고 말았다.침서는 활을 버리고 경멸의 눈빛으로 말했다. “감히 내 사람을 건드려, 분수를 모르는구나!”왕형은 깜짝 놀랐다. 그는 흠칫 놀랐다. “장군, 제씨 집안……”그러나 침서의 차가운 눈빛에 왕형은 겁에 질려 감히 입을 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이때, 침서가 그 인장을 계잠에게 던져주면서 말했다. “참 잘했다. 앞으로 네가 운주영의 통령이다.”이 말이 떨어지자, 계잠은 기뻐하며 털썩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장군님, 감사합니다!”왕형은 안색이 하얗게 질려 제자리에 굳어 버렸다.장군은 이렇게 단호하게 결정을 내렸다. 설마 오늘 발생한 모든 일을 장군은 몰래 지켜보고 있었단 말인가?그래서 장군은 정말 이 여인 때문에 이곳에 온 것이란 말인가?장군 옆에 여인은 그렇게 많은데, 종래로 이런 적은 없었다!한창 생각 중인데, 침서는 이미 낙청연 곁으로 걸어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친절하게 물었다. “괜찮으냐?”낙청연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괜찮습니다.”침서는 말을 하면서, 손을 들어 낙청연의 옆머리를 살짝 젖히며,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청연은 내가 아예 필요 없구나, 이걸 기뻐해야 하나 슬퍼해야 하나 모르겠네?”기쁜 건, 그의 아요는 실력이 절반 이상 약화되었지만, 여전히 그렇게 강하다.슬픈 건, 이렇게 강대한 낙청연은, 별로 그가 필요한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낙청연은 담담하게 그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당신은 마땅히 기뻐해야 합니다. 내가 당신의 짐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전 아직 볼 일이 남았으니, 당신은 당신 일이나 보러 가십시오.”낙청연은 말을 끝내고 주락을 데리고 제가를 떠났다.옆에 있던 왕형의 안색은 파랗게 질렸다.그는 지금까지, 장군이 이런 태도로 여인을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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