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1551 - 챕터 1560

3009 챕터

제1551화

이 말에 기옥은 놀라서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고, 눈물이 뺨을 적시며 말했다. “뭐라고요? 괴뢰?”낙청연이 해명했다. “이건 천궁도의 괴뢰술이다. 너의 부모님은 돌아가신 후에 괴뢰로 만들어진 거다. 그러니 생전에 그렇게 고통받지 않으셨다.”“그러나 돌아가신 후 시신은……”기옥은 듣고, 옷깃을 꽉 움켜쥐더니, 눈물을 걷잡을 수 없이 뚝뚝 흘렸다.하지만 완강하게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그 모습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아팠다.낙청연이 계속해서 말했다. “지금 너의 부모님 체내에 고충이 통제하고 있다. 만약 부모님을 묻어드리려면, 아직 해야 할 일이 있다.”“너는 안 보는 게 좋아. 그러나 나는 이 일을 너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이 말을 듣고, 기옥은 눈물을 참으며 고개를 끄덕이었다. “언니, 언니 말을 따르겠습니다.”“저는 상관하지 마시고, 할 일을 하십시오.”“저는 보지 않겠습니다.”이 말을 끝내고, 기옥은 돌아서 달려 나갔다. 그 순간 눈물이 울컥 쏟아져 나왔다.구십칠이 곧바로 쫓아 나갔다.이윽고 낙청연은 다른 호위들도 정원에서 내보냈다.주락 혼자 옆에 남아 도와주고 있었다.“밧줄을 풀고, 등을 위로 향하게 눌러주시오.”뒤이어 낙청연은 물 한 대야를 준비해 오고, 옆에서 불을 지폈다.주락은 이미 밧줄을 풀었고, 이미 사람을 힘껏 바닥에 눌러 놓았다.이때, 낙청연이 비수를 들고 걸어오더니, 머리 뒤쪽 갈진 틈을 찾아 바로 비수를 꽂아 넣었다.깔끔한 동작에 주락의 가슴은 순간 덜컹 내려앉았다.그러나 분명한 건, 이 시신은 이미 다른 사람이 열어보았단 것이다.목덜미부터 머리끝까지 모두 봉합한 흔적이었다.낙청연은 봉합한 흔적에 따라 조금 열었다.곧이어 타오르는 땔감을 들었다. 온도가 높아지자, 안에 있던 고충은 차가운 곳으로 다가가더니, 대야로 들어갔다.주락은 보더니, 머리털이 곤두섰다.고충이 전부 나오자, 낙청연은 사전에 물 대야 밑에 깔았던 헝겊을 들어 갑자기 고충을 전부 감싸버렸다.물은 스르르 넘쳐흘렀다.더 이상 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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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2화

기옥은 울며 구십칠의 어깨에 기대어 흐느끼며 말했다. “저에게 이젠 가족이 없습니다……”구십칠은 그녀의 어깨를 끌어안고 말했다. “앞으로 내가 너의 가족이다.”비록 운주 성주의 지위는 매우 높지만, 병력은 모두 운주영의 통령이 장악하고 있다. 그래서 정말 죽음의 화가 닥쳐오면 그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다음날, 그들은 기옥의 부모를 매장했다.낙청연도 따라 배웅했다.침서가 느긋하게 걸어왔다. “아요, 밖에서 오래 지체했으니, 이젠 도성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구나.”“며칠 후, 궁에서 연회가 열린다. 제사 대례를 개최한다고 하더구나.”“나와 함께 돌아가자꾸나.”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좋습니다.”돌아갈 때가 되었다.“이번 제사의레도 온심동이 주최합니까?”침서가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렇다.”낙청연은 경멸하듯 웃으며 말했다. “온심동의 이러한 명망에도 감히 제사 의례를 주최합니까?”침서는 느긋하게 말했다. “온심동을 무너뜨리려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제사 일족과 황족, 심지어, 8대 가문이 다 동의해야 온심동이 그 자리에서 내려올 수 있다.”“그래야 네가 대제사장의 자리에 앉을 기회가 있는 것이다.”낙청연은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말했다. “8대 가문은 쉽습니다. 중요한 건, 제사 일족과 황족입니다.”도성 내, 그리고 도성 밖 가문의 세력과, 신분이 존귀한 사람들은 출생할 때 대부분 모두 성수를 음용한다.혹은 침서같이 신분이 비천한 사람은 자기 능력으로 높은 자리까지 올라온 사람들도 제사 의례에서 성수를 부여받는다.그러나 황족과 제사 일족은 음용하지 않는다.왜냐면 그들은 성수를 권위 있고 귀한 사람들에게 부여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황족은 교만함을 믿고, 여러 사람 위에 군림했다. 그들이 원하는 건 다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성수가 필요 없다.그리고 제사 일족, 그들 중 최종 대제사장이 될 사람은 오직 한 명뿐이다. 다른 사람들은 경쟁자들로서 성수를 음용한 건, 금지다.“이번 제사 의례를 지켜보겠다. 이번에 또 차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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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3화

바로 뒤에 낙청연은 성으로 돌아왔다.침서는 계잠에게 이번 출발에 필요한 물건을 준비시켰다.계잠은 낙청연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이번에 통령이 될 수 있었던 건, 모두 낭자 덕분이오!”“나에게 감사할 필요 없소. 당신이 형세를 잘 살폈기 때문이오.”이 말을 하며 낙청연은 계잠을 훑어보더니 당부했다. “왕형을 조심하시오.”“제씨 가문이 무너졌으니, 황후는 틀림없이 운주영의 사람을 또 자신의 손아귀에 넣으려고 할 것이오. 그리고 왕형은 당신보다 더 나은 선택이오. 그때 황후는 당신을 제거하려고 할 것이오.”계잠은 약간 놀라더니, 곧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낭자, 귀띔해 줘서 고맙소.”낙청연은 계잠에게 호신부 한 장을 주며 말했다. “이건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시오. 사악한 물건이 몸에 다가오는 것을 막을 수 있소.”“감사하오!” 계잠은 그 부적을 받아, 매우 진지하게 품속에 쑤셔서 넣었다.비록 그는 낙청연이 무슨 사람인지 모르지만, 낙청연의 일에 대해 많이 알아봤고, 귀도에서 무사히 돌아왔을 뿐만 아니라, 암시장의 큰아씨가 되었으며, 미래의 성주까지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그러니 그녀의 실력은 분명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부적 또한 닥치는 대로 주는 장난감이 아닐 것이다.구십칠과 기옥이 돌아왔다.낙청연은 기옥의 안색이 별로 좋지 않자, 물었다. “혹시 운주성에서 한동안 머물겠느냐? 머물 거면 구십칠을 여기서 너와 함께 있게 하겠다.”이 말을 들은 구십칠은 깜짝 놀라더니 말했다. “그럼, 낭자는……”말이 끝나기도 전에, 기옥이 대답했다. “저는 당신들과 함께 가겠습니다.”“당신들은 이미 저를 충분히 도와줬습니다. 더 이상 짐이 되기 싫습니다.”기옥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구십칠은 해야 할 아주 중요한 일이 있다. 그는 낙청연을 따라가야만 한다.그녀는 자신 때문에 그를 지체하게 하기 싫었다.“알겠다. 그럼, 우리 함께 출발하자꾸나.”기옥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곧이어 일행은 바로 출발했다.그러나 석두는 임시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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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4화

암시장에 도착한 낙청연은 곧바로 기옥에게 저택을 마련해 주었다.그리고 암시장에서 충분히 생활할 수 있는 은전도 남겨주었다.안정된 후 구십칠은 다급히 낙청연을 불러 떠나자고 했다.정원을 나서자 낙청연은 급히 입을 열었다.“걱정하지 말거라. 내가 오라버니께 사람을 보내 보살펴 주라고 하겠다.”“앞으로 자주 보러오면 된다.”“당연한 말이지만 네가 이곳에 남고 싶다면 막진 않겠다.”그러나 구십칠은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전 기옥에게 아무것도 줄 수 없습니다.”“앞으로 그런 말도 하지 마십시오.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의아스러워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구십칠을 바라보았다.“기옥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는 것이냐? 네가 말하지 않았느냐? 이제부터 네 가족이라고.”“요 며칠 잘 지내지 않았느냐?”구십칠은 감정을 억누르며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가족은 혈육을 말하는 겁니다.”“전 쭉 기옥을 동생처럼 보살필 겁니다.”순간, 구십칠은 주먹을 꽉 쥐었다.낙청연은 깜짝 놀랐지만 구십칠이 감정을 억누르며 주먹을 꽉 쥔 모습을 보니 순간 깨달았다.구십칠은 기옥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두 사람은 참 잘 맞기도 한 것 같았다. 서로의 부담이 될까 두려워하다니.정원의 벽을 사이에 두고 엿듣던 기옥은 주먹을 꽉 쥐며 눈시울을 붉혔다.곧바로 구십칠이 말을 이어갔다.“솔직히 후회합니다.”“제가 남아있어도 된다고 승낙하지 않았다면 암시장에 쭉 있지 않았을 거고, 이런 처치가 되지 않았을 겁니다.”“저처럼 정처 없이 떠돌며 생사를 도외시하는 사람에게 감정은 사치입니다.”“그리움이 있으면, 마음도 굳게 먹지 못합니다.”말을 마친 구십칠은 확고한 걸음으로 떠나며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문 안쪽의 기옥은 입을 틀어막고 눈물을 흘리며 힘없이 주저앉았다.낙청연은 떠나는 구십칠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무거웠다.구십칠은 노예곡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었다. 그건 구십칠과 홍해,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평생을 바쳐가며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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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5화

낙청연도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두 사람은 인연이 있었지만, 그 깊이가 어떤지는 단정 짓기 어려운 것이었다.-정원에서, 기옥은 두 사람이 암시장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구십칠은 아마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지.이런 생각을 하며 기옥은 정원에서 뛰쳐나와 산비탈의 꼭대기까지 달려갔다.얼마나 오래 달렸을까, 드디어 멀리 떠나는 마차가 눈에 들어왔다.밤의 어두운 달빛 아래에서, 그 마차는 점점 더 멀어져갔다.다시 만날 기회가 있을까.해야 할 것, 하지 말아야 할 것 모두 시도했고 노력했으니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도 후회는 남지 않았다.기옥은 한참 동안 서 있었다. 바람이 눈물을 말렸고, 멀리 떠나는 그 마차도 시야에서 사라졌다.그렇게 기옥이 돌아가려던 순간.뒤에서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왔다.기옥이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는 순간, 어떤 그림자가 기옥을 덮쳤다.깜짝 놀란 기옥은 뒤로 물러섰지만 피하지 못하고 발목이 잡혔다.그 몸집은 기옥의 다리를 꾹 누르고 있었다.우림이었다!그의 끊어진 팔은 붕대로 감싸져 있었고, 한 손으로는 기옥의 다리를 꽉 잡으며 악랄한 눈빛으로 기옥을 바라보았다.“드디어 기회를 찾았구나!”“이렇게 오랫동안 산에 숨어 있다가 너를 만나다니!”“정녕 하늘이 도와준 것이로구나! 복수할 기회를 준 것이다!”기옥은 두려움에 떨며 우림을 있는 힘껏 발로 차고 속박에서 벗어난 후 일어나 도망쳤다.그러나 또다시 우림에게 잡히고 말았다.두 사람은 한참 동안 몸싸움을 벌였다. 우림은 팔이 끊어지고 부상을 입어 무공이 약해졌지만 기옥보다 훨씬 강했다.결국 우림은 손바닥으로 기옥의 목덜미를 쳐 기절시키고 기옥의 손목을 잡은 채 질질 끌어갔다.-눈을 뜬 기옥은 자신이 어두운 가옥에 갇힌 걸 발견했다.달빛이 미약하게 방을 비췄고, 어둠 속의 그 모습에 기옥은 너무 무서운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뭐 하는 것이오! 이거 놓으시오!”기옥은 있는 힘껏 발버둥쳤지만 두 손이 높은 기둥에 묶여 다리로 우림을 찰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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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6화

우림은 서서히 몸을 돌려 기옥에게 다가갔다.기옥은 그 눈빛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 긴장하기 시작했다.“뭐 하는 것이오?”“가까이 오지 마시오!”우림은 천천히 몸을 숙이더니 기옥의 얼굴을 훑어보며 입을 열었다.“아직 반 시진이나 남았는데 기다리기 힘들지 않으냐? 같이 재미나 좀 볼까?”말을 마친 우림은 기옥의 얼굴을 슬쩍 만졌다.“날 이 지경으로 만들었는데 돈만 받고 끝내면 내가 너무 억울하지.”“네가 보상 좀 해줘야겠다.”기옥은 분노하며 우림을 노려보았다.“날 건드리면 당신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이오!”우림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즐기고 나면 그런 말을 하지 않을 꺼다! 아주 좋을 거니까!”기옥은 있는 힘껏 발버둥 치며 눈물을 뚝뚝 떨궜다.-마차는 도성을 향해 가고 있었다. 시간이 빠듯하지 않아 일행은 속도를 붙여 길을 재촉하지 않았다.낙청연은 마차에서 두 눈을 감고 쉬고 있었지만, 구십칠은 마음을 다잡지 못해 말을 타고 밖에서 경계를 지키며 주락에게 휴식을 취하라고 했다.바로 그때, 뒤쪽에서 말굽 소리가 들려왔다.일행은 멈추고 곧바로 경계하기 시작했다.그러나 고개를 돌리자, 암시장의 호위가 보였다.낙청연은 눈을 뜨고 문발을 거둬 밖으로 고개를 내밀며 물었다.“무슨 일이냐?”암시장의 호위는 말을 타고 마차 옆으로 와 다급히 말했다.“큰 아씨! 기옥 낭자가 위험합니다!”“저녁에 큰 아씨께서 떠나고 얼마 되지 않아 기옥 낭자가 실종됐습니다. 암시장에서 찾고 있었는데, 이 서신을 받았습니다.”“우림이 기옥 낭자를 잡아갔습니다!”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급히 서신을 열어 읽어보았다.우림의 서신에는 기옥을 잡아갔다며 백만 냥 은전을 달라는 협박이 담겨 있었다.아니면 기옥을 죽여버리겠다고 말이다.호위는 급히 말을 이어갔다.“성주께서 돈을 모아 사람을 보냈습니다.”“그래도 소인을 큰 아씨께 보내 이 일을 보고드리라고 하셨습니다!”옆에 있던 구십칠은 이 말을 듣더니 안색이 확 바뀌며 급히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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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7화

구십칠은 시뻘건 두 눈으로 급히 달려갔다.방안에서, 기옥의 옷은 거의 모두 찢겨 얼마 남지 않았으며 발에 묶였던 밧줄은 벌써 풀어졌다.기옥의 발목에는 밧줄에 묶여 생긴 핏자국으로 가득했다.우림은 손이 하나밖에 없어 기옥을 제압하지 못해 뜻대로 되지 않았지만, 기옥의 옷은 거의 다 찢겼다.우림이 분노하던 그때, 밖에서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왔다.우림은 급히 몸을 돌려 일어섰다.그러고는 바닥에 있던 검을 들어 기옥의 목에 갖다 댔다.구십칠이 달려오며 손을 쓰려던 순간, 우림의 이 행동에 깜짝 놀라 제자리에 멈춰서고 말았다.묶여 있는 기옥의 옷이 거의 모두 찢긴 모습을 보자 구십칠은 순간 두 눈이 시뻘게지고 이마에 핏줄이 곤두섰다.“우림! 지금 그만두면 목숨은 살려주겠다!”구십칠은 이를 꽉 깨문 채 분노로 가득 찼다.기옥은 눈물을 글썽이며 치욕스러운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우림은 긴장한 듯 검을 기옥의 목에 겨누었다. 너무 힘을 쓴 나머지 기옥의 목이 베어 상처가 났다.우림은 서늘한 어투로 말했다.“돈은?!”“돈을 가져오면 풀어주겠다!”운주성의 제가가 무너졌고, 우림의 집도 없어졌으며 팔까지 잃었으니 돈이 없으면 살 수 없었다.백만 냥 은전 정도는 낙청연이 충분히 꺼낼 수 있는 돈이었다.“돈은 곧 도착한다! 우선 사람을 풀어줘라!” 구십칠은 검을 꽉 잡으며 기회를 노렸다.그러나 이를 발견한 우림은 협박하며 말했다.“검부터 버려라!”구십칠은 이를 꽉 깨물었다.“검을 버려라! 아니면 지금 당장 죽여버리겠다! 내가 살아서 도망칠 수 있어야 살려줄 것이다!”“아니면 죽더라도 같이 죽어야겠다!”구십칠은 기옥 목에 새어 나온 핏자국을 보며 검을 던져버렸다.우림은 발을 들어 검을 멀리 차버렸다.“좋다. 이제 돈을 받으면 사람을 풀어주겠다!”곧바로 우홍이 돈 상자와 함께 사람들을 데리고 달려와 우림에게 보여주었다.“이건 백만 냥 은표다.”“은전을 줘도 못 들고 내려가지 않느냐.”우림은 머뭇거리더니 입을 열었다.“좋다! 이제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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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8화

구십칠은 방안에 쳐들어가 기옥을 묶은 밧줄을 풀어주었다.그러고는 급히 겉옷을 벗어 기옥에게 걸쳐주고 부축하며 불 난 집에서 도망쳤다.순간, 기옥은 눈물이 터질 것만 같았다.“오라버니…”구십칠은 가슴 아파하며 기옥을 바라보았다. 그는 멀리 도망친 우림을 보며 마음속에 분노가 타올랐다.구십칠은 우홍이 남겨둔 화살을 들고 기옥을 안은 채 경공으로 따라갔다.그러고는 곧바로 화살을 들고 기옥의 손을 잡아 우림이 있는 방향으로 쐈다.화살은 공기를 가르며 우림을 향해 날아갔다.앞쪽에 있던 우림은 곧바로 바닥에 쓰러졌다.기옥은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기옥은 구십칠의 분노가 느껴졌고, 함께 화살을 쏘는 순간의 매서운 기세도 느껴졌다.구십칠의 도움으로 기옥이 직접 복수를 한 셈이기도 했다.“기다리거라.”말을 마친 구십칠은 기옥을 놓아주고 곧바로 달려가 검으로 우림을 찔렀다.그러고는 돈 상자를 들고 기옥의 옆으로 돌아왔다.기옥은 옷을 꽉 여미며 구십칠을 바라보았다. 순간, 구십칠이 자신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곳인 것 같은 기분이었다.돈 상자를 가져온 구십칠은 다정하게 기옥을 바라보며 말했다.“하산하자꾸나.”기옥은 고개를 끄덕였다.우홍 일행은 산 중턱에서 기다리며 무사히 돌아온 두 사람을 발견하자 곧바로 철수했다.구십칠은 기옥을 품에 앉은 채 말에 타 대오와 함께 암시장으로 돌아갔다.길에서 구십칠은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우림이 죽었으니 널 위협할 수 있는 사람은 이제 없을 것이다.”기옥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참을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오라버니, 돌아가신 거 아니었습니까? 어찌 이렇게 빨리 저를 구하러 오신 겁니까?”구십칠은 멈칫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기옥은 조심스럽게 물었다.“오라버니도 저를 걱정한 거 아닙니까? 그래서 이렇게 빨리 구하러 오신 거 아닙니까?”구십칠은 기옥의 뜻을 모르는 게 아니었다.그러나 기옥의 이런 감정에 응답해 줄 수 없었다.한참을 침묵하다 구십칠은 입을 열었다.“넌 운주 성주의 천금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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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9화

밤새 길을 재촉하며 기옥을 암시장으로 돌려보낸 후 구십칠은 곧바로 도성으로 출발했다.-이틀 후, 낙청연의 마차가 도성에 도착했다.마차에서 내리자, 호위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며 낙청연 일행을 에워쌌다.진익은 천천히 말을 타고 오며 낙청연을 내려다보았다.낙청연은 매서운 눈빛으로 고개를 들고 진익을 바라보았다.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낙청연의 기세는 더욱 강해진 것 같았다.침서는 마차에서 내려 뒷짐을 지고 적의 가득한 눈빛으로 진익을 바라보았다.“대황자께서는 무엇을 하려는 것이오?”진익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부황께서 낙 낭자를 궁으로 불러 이곳에서 기다렸소.”“가자고, 낙 낭자.”침서의 소식은 틀린 게 아니었다.낙청연이 발걸음을 옮기자, 침서도 무심코 따라갔다.그러자 진익은 검을 휘두르며 침서 앞을 막아섰다.“부황께서는 낙청연만 부르셨소. 장군까지 따라올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 말이오?”침서는 차갑게 입꼬리를 올리며 두 손가락으로 검을 튕겨냈다.그러고는 건방진 어투로 입을 열었다.“황상께서 부르지 않았지만, 내가 황상을 뵙고 싶소.”“황상께 군의 상황을 보고드릴 건데, 대황자께서 막아설 수 있을 것 같소?”침서는 도발적인 눈빛으로 경멸하듯 진익을 흘겨보며 걸음을 옮겼다.진익은 이를 꽉 깨물었다. 화가 났지만 반박할 수 있는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낙청연이 대전에 들어서자, 온심동도 곧바로 들어왔다. 낙청연이 잘 알고 있는 랑심과 함께 말이다.황제는 위엄있게 용좌에 앉아 낙청연에게 시선을 돌렸다.“네가 만족의 왕 낙청연이냐?”황제의 말에는 강한 위압이 섞여 있었으며, 위험한 기운이 물씬 풍겼다.온심동은 이 일을 일러바친 것이었다.낙청연은 의아스러워 저도 모르게 웃으며 말했다.“대제사장께서 하신 말씀입니까?”바로 그때, 온심동이 입을 열었다.“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변명을 하는 것이냐! 내가 사람까지 데리고 왔으니 네가 만족의 왕이라는 건 충분히 증명할 수 있다!”“네가 여국에 온 건 여국의 정보를 갈취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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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0화

낙청연의 평온한 말투에는 조금의 두려움도 긴장도 섞여 있지 않았다.그의 말은 대전에 서서히 울려 퍼졌으며, 오히려 위엄과 협박이 섞여 있었다.온심동과 랑심은 모두 깜짝 놀랐다.온심동은 분하다 못해 이를 갈았다. 낙청연의 약점을 잡았으니 두려워해야 하는 게 분명했다!어찌 이 기회를 빌려 황상과 같은 대접을 받으려 하는 것일까?!온심동은 크게 호통쳤다.“무엄하다! 만족의 왕이라면 어떠하냐! 여국 황궁에 있으면서도 이렇게 건방지다니!”“황상! 낙청연은 여국의 기운에 영향을 주고 여국에 재난을 불러올 게 분명합니다!”“부디 지금 당장 명을 내려 처형해 주십시오!”곧 있으면 제사 의례이니, 낙청연은 이 기회로 온심동을 상대할 게 분명했다. 침서의 도움까지 있으니 온심동은 이길 방법이 없었다.그러니 반드시 제사 의례 전에 낙청연을 처리해야 한다!낙청연이 만족의 왕이라는 사실이 바로 낙청연의 가장 큰 약점이었다.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비웃으며 입을 열었다.“대제사장의 추측이 정확하진 않은 것 같구나.”“내가 여국에 재난을 불러와 지금 당장 처형해 버리면, 만족이 곧바로 침공해 올 것이다. 그러면 여국에 재난이 닥치지 않는 것이냐?”“대제사장은 이를 빌미로 나를 죽이고 황상을 이용하려는 게 아니냐?”황상도 둔하지 않은 이상 당연히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었다.온심동이 또다시 반박하려는 순간, 황상이 차가운 목소리로 명을 내렸다.“여봐라! 자리를 내려주어라!”온심동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랑심도 분하다 못해 이를 갈았다.랑심은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낙청연이 기세등등하게 의자에 앉는 모습을 바라보았다.낙청연은 경멸이 섞인 눈빛으로 랑심을 바라보며 전혀 신경 쓰지 않은 듯 보였다.랑심은 분노했지만 어쩔 수 가 없었다.낙청연이 자리에 앉자 황상이 말을 이어갔다.“그럼 짐이 묻겠다. 여국에 와서 무엇을 하려는 것이냐?”낙청연은 입꼬리를 올리며 입을 열었다.“솔직하게 말씀드리면 황상께서 노하실 수도 있습니다.”황상은 미간을 찌푸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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