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1571 - 챕터 1580

3011 챕터

제1571화

황제도 공무를 처리해야 한다며 떠났다.해 귀비의 시선은 낙청연에게 닿았다.“나와 함께 옷을 갈아입으러 가자꾸나.”“너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낙청연은 고개를 살짝 끄덕인 뒤 자리에서 일어나 해 귀비를 뒤따랐다.해 귀비의 침궁에 도착하자 해 귀비는 낙청연 한 사람만 곁에 두었고 낙청연은 그녀가 옷을 갈아입는 걸 도와줬다.해 귀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제례는 네가 꾸민 일이겠지?”“네.”낙청연은 부인하지 않았고 해 귀비는 놀라지 않았다. 그녀는 다만 궁금할 뿐이었다.“온심동이 네가 만족의 왕이라는 약점을 알고 황제에게 널 일러바쳤다는 건 알고 있다.”“안 그래도 널 걱정했는데 능력이 좋더구나. 대전에서 폐하가 너에게 자리를 내어주게 만들지 않았느냐?”해 귀비는 흐뭇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며 웃었다.낙청연은 해 귀비의 허리띠를 해준 뒤 해 귀비와 함께 병풍 뒤에서 나왔다.해 귀비는 느긋하게 연탑 위에 앉았다. 그녀는 연탑에 비스듬히 기댄 채로 물었다.“온심동은 줄곧 널 경계했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손을 쓴 것이냐?”“난 천벌 같은 건 믿지 않는다.”“온심동이 정말 인정을 받지 못했다면 작년 제례에서 이미 일이 터졌겠지.”낙청연은 옆에 앉아 여유롭게 차 두 잔을 따르며 설명했다.“온심동의 곁에 있는 랑심입니다.”해 귀비는 깜짝 놀랐다.“랑심이 네 사람이냐?”“온심동을 가지고 논 것이냐?”낙청연은 웃기만 할 뿐 대답하지 않았다. 낙청연이 부인하지 않자 해 귀비는 웃으며 말했다.“정말 대단하구나.”“온심동은 네 상대가 되지 않는구나.”“오늘 일은 그냥 지나갔지만 아무도 이 일을 잊지 않겠지. 넌 대제사장의 명예에 큰 흠집을 냈다.”“얼마 안 있으면 널 대제사장이라고 불러야겠구나!”해 귀비의 눈에서 미처 감추지 못한 웃음기가 보였다.그녀는 이번에 정말로 좋은 맹우를 찾았다.낙청연도 웃으며 말했다.“귀비께서도 오늘 시기를 잘 잡으셨더군요.”“황후가 폐하의 체면을 깎자마자 폐하를 위해 춤을 추셨으니 말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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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2화

그 말에 해 귀비는 놀란 표정으로 낙청연을 바라봤다.“뭐라고?”“네가 춤을 출 줄 안다는 말이냐?”낙청연은 웃으며 대답했다.“제가 먼저 귀비 마마께 제 춤을 보여드리겠습니다.”“이 춤을 배워서 폐하께 보여드리고 싶으시다면 제가 귀비 마마께 가르쳐 드리겠습니다.”해 귀비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좋다, 좋아!”낙청연은 전각 안에서 설신무를 췄고 해 귀비는 넋을 놓고 바라봤다.그녀는 참지 못하고 직접 고금을 연주했다. 그녀는 낙청연의 춤사위에 맞춰 한 곡 연주했다.춤이 끝난 뒤 해 귀비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낙청연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더욱 뜨거워졌다.“청연아, 내가 사내였다면 너에게 홀렸을 것이다.”“네가 입궁했다면 내 자리에 쉽게 앉았을 것이다.”그녀의 말에는 질투가 없고 오로지 흔상과 감탄만 있었다.그녀는 진심으로 낙청연에게 감탄했다.“또 뭘 할 줄 아느냐? 내가 모르는 것이 또 있느냐?”낙청연은 웃었다.“다 조금씩 알지만 능통한 건 없습니다.”“겸손하구나. 난 믿지 않는다.”“마마, 배우시겠습니까?”해 귀비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배워야지! 지금 당장 배우겠다!”낙청연은 놀라워했다.“지금이요?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배울 수 있겠습니까?”“날 얕보는 것이냐?”해 귀비는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뒤꿈치를 들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낙청연은 경악했다. 해 귀비는 설신무를 추고 있었다!한 번 본 것뿐인데 모든 동작을 외운 것이다.낙청연은 문득 의심이 들었다.“마마, 혹시 원래 출 줄 아는데 일부러 절 놀리신 겁니까?”해 귀비는 입을 가리며 작게 웃었다.“난 이 춤을 처음 본 것이 맞다. 난 널 속이지 않았다.”“다만 아까 조금 배웠을 뿐이다.”“하지만 대략만 기억했으니 자세한 것은 네가 가르쳐야 한다.”그래서 낙청연도 진지해졌다. 그녀는 해 귀비가 오늘 설신무를 다 배울 수 있다는 걸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해 귀비는 세 시진만에 설신무를 다 배웠다.남은 것은 해 귀비 스스로 연습하면 됐다.낙청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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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3화

랑심은 두 사람이 몰래 마차를 쫓고 있음을 눈치채지 못했다.성을 떠난 뒤 그들은 너무 외져 사람이 없는 곳에 도착했고 낙청연은 그제야 마차를 멈춰 세웠다.곧장 마차에서 내린 랑심은 주변을 둘러보고 나서 낙청연을 향해 손바닥을 펼쳐 보였다.“내 해독약은?”낙청연은 그녀에게 해독약을 던져 주었다.그녀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랑심을 힐끗 봤다.“해독약을 줬으니 오늘 멀리 떠나거라. 다시는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말거라!”랑심은 약병을 열어 냄새를 맡았고 독이 없는 걸 확인한 뒤 과감히 해독약을 마셨다.낙청연은 밧줄을 풀어 말을 타고 떠날 생각이었다.그런데 바로 그 순간, 랑심은 눈빛이 싸늘하게 돌변하더니 비수를 꺼내 낙청연을 향해 달려들었다.“낙청연! 죽어!”낙청연의 눈빛도 차가워졌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랑심의 매서운 눈빛에는 살기가 가득했다. 랑심이 성공할 거라고 생각했을 때 갑자기 허공에서 누군가 그녀를 습격했다.날카로운 장검이 공기를 갈랐고 번뜩이는 검광과 함께 검이 랑심을 향해 날아들었다.낙청연은 느긋하게 몸을 돌렸다.주락과 구십칠이 장검을 들고 랑심을 포위하여 공격했다.랑심은 비수 한 자루만 들고 있었고 실력도 주락에게 미치지 못했다.특히 오늘 주락은 만방검을 들고 있었기에 전보다 실력이 훨씬 더 강해졌다.구십칠과 주락의 협공 하에 랑심은 멀리 날아가 바닥에 쓰러졌고 피를 왈칵 토했다.비수가 바닥에 떨어지자 구십칠은 곧바로 그것을 멀리 차버렸다.랑심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 낙청연을 바라봤다.“미리 준비했었구나!”낙청연은 말에서 내려 천천히 그녀의 앞으로 다가갔다.“그렇지 않으면?”“내가 정말 널 놓아줄 거라고 생각한 것이냐?”“랑심, 어쩌다가 이렇게 멍청해진 것이냐?”랑심은 그 말을 듣고 대경실색했다. 그녀는 두 눈이 벌게져 눈을 부릅떴다.“그러면 내 해독약은...”낙청연은 가볍게 웃음을 흘렸다.“해독약은 없다.”“날 속였구나!”랑심은 분노하며 고함을 질렀다.낙청연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걸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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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4화

낙청연은 애석하다는 듯이 탄식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감정이라는 것은 너 스스로 알고 있으면 된다!”“가서 주락을 돕거라.”구십칠은 고개를 끄덕인 뒤 떠났다.낙청연은 먼저 말을 타고 도성으로 돌아왔고 날이 어두운 틈을 타 한 가지 할 일이 더 남아있었다.그녀는 진익을 찾아가 아토를 달라고 할 생각이었다.-침전 안,진익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부진환을 바라보고 있었다.“시간이 많이 흘렀는데 당신의 계획은 아직 성과를 보지 못했소.”“설마 내 옆에 있으면서 날 위해 일할 생각은 전혀 없고 그냥 낙청연을 보호하고 도와줄 생각이오?”진익은 화가 났다.부진환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난 당신보다 낙청연을 더 잘 알고 있소.”“직접적으로 한다면 낙청연에게 소용이 없을 것이오.”“차근차근 천천히 해야 그녀를 우리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소.”하지만 진익은 그의 설명이 믿음직스럽지 않았다.“그 말은 이미 들어봤소.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결과요!”“그런데 지금 난 아무런 효과도 보지 못했소!”“난 이제 당신의 말을 믿을 수 없소.”진익은 초조해졌다. 그는 더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당신이 벙어리의 신분으로도 낙청연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걸 내게 증명해 보이시오! 낙청연이 당신을 위해 무엇을 희생할 수 있는지, 당신이 낙청연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말이오!”“그것이 내가 보고 싶은 것이오.”“당신이 매일 낙청연을 돕고 그녀와 함께 생사를 같이하는 걸 보고 싶은 게 아니라!”“당신은 내 호위요!”부진환은 눈살을 찌푸렸다.“그런 일들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녀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단 말이오?”“황자에게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없었던 것 같군.”“좋아하는 사람도 없었소?”진익은 순간 핵심을 찔린 건지 안색이 나빠졌다.그는 부진환에게 자신의 안색이 바뀐 걸 보여주고 싶지 않아 돌아앉았다.그동안 그는 아무런 재능이 없다는 말 때문에 항상 다른 사람들의 경멸과 멸시를 받아야 했고 그를 사모하는 여자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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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5화

방문을 나선 진익도 그 말을 들었다. 그는 처음에 고묘묘를 막으려 했다.그런데 고묘묘는 부진환을 침서처럼 꾸며서 그를 침서라고 여길 생각이었고 부진환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그리고 부진환 때문에 조금 전 화가 났던 걸 떠올린 진익은 바로 승낙했다.“벙어리야, 가보거라.”“이 옷을 입으면 공주가 널 난처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진익은 부진환에게 암시하고 있었다.고묘묘가 침서를 좋아한다는 건 다들 알고 있는 일이었다. 침서가 그녀에게 무슨 짓을 하든 고묘묘는 화를 내지 않았다.벙어리를 침서처럼 꾸미는 건 단지 재미를 위해서일 것이다.부진환이 고묘묘를 대하는 태도가 침서와 똑같았기 때문이다.그러고 보면 부진환이 오히려 이득이었다.부진환은 그 순간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고묘묘는 그 말을 듣고 무척이나 기뻐하며 부진환의 옷자락을 잡았다.“오라버니도 허락하셨는데 날 따라가지 않을 셈이냐?”“설마 황자의 명령에 불복하려는 것이냐?”부진환은 참고 또 참았다.그는 신분을 들킬 수 없었다!결국 부진환은 어쩔 수 없이 고묘묘에게 끌려갔다.-낙청연은 진익의 처소로 찾아왔고 진익은 그녀가 온 사실을 알고 깜짝 놀라며 그녀를 급히 맞이했다.“오늘은 무슨 일로 온 것이지?”“미리 얘기라도 할 것이지, 그랬으면 내가 뭐라도 준비해서 자리를 만들었을 텐데.”진익은 아주 기쁜 얼굴로 낙청연을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낙청연은 곧바로 본론을 얘기했다.“오늘 이곳에 온 것은 한 가지 일 때문입니다.”“황자 곁에 있는 그 벙어리를 제게 주시지요.”“그가 황자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다면 그를 제게 줄 수 있겠습니까?”그 말을 들은 진익은 매우 의아해했다.부진환을 위해서 온 것이라니?그는 심지어 낙청연이 벙어리의 신분을 안건 아닐까 의심했다.진익은 떠보듯 물었다.“그는 벙어리일 뿐이다. 너의 곁에는 고수들이 꽤 많을 텐데 왜 내 곁에 있는 벙어리에게 흥미가 있는 것이지?”낙청연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는 실력도 나쁘지 않고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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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6화

진익은 미간을 찌푸리고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 “차 한 잔 마시고 있거라, 생각 좀 해보마.”“만약 내가 허락한다면, 오늘 바로 벙어리를 데려가겠느냐?”진익은 매우 난처했다. 그 사람은 보통 벙어리가 아니라, 천궐국의 섭정왕이다!“예! 지금 바로 데려가겠습니다.”진익이 갑자기 물어보자, 낙청연도 약간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대황자께서 생각해 보셔도 됩니다. 지금 벙어리를 데려오십시오. 제가 벙어리에게 할 말이 있습니다.”진익은 흠칫 놀라더니, 곧 말했다. “지금 벙어리는 아직 밖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내가 지금 사람을 시켜 그를 불러들일 터이니, 잠깐만 기다리거라.”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서둘러주십시오.”곧이어 진익은 일어나 방에서 나갔다.방에서 나간 진익의 마음은 약간 초조했다. 그는 즉시 사람을 불러 분부했다. “즉시 공주에게 달려가서, 사람을 찾아오거라.”부하는 잠깐 망설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에!”그러나 상대방은 잠깐 후 돌아와 말했다. “주인님, 공주께서 사람을 넘기려고 하지 않습니다.”“주인께서 보낸 사람인 걸 알고 바로 저를 문밖에서 가로막고 아예 안으로 들여보내 주지도 않아서, 저는 벙어리를 만나지도 못했습니다.”이 말을 들은 진익은 미간을 찌푸리며 성난 목소리로 욕설을 퍼부었다. “쓸모없는 놈!”“이런 작은 일조차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느냐!”상대방은 고개를 숙이고, 마음속으로 원망했다. 그럼, 왜 잘난 네가 가지 않았느냐?진익은 미간을 찡그리고, 고개를 돌려보았다. 방안에 낙청연이 아직도 앉아있었다. 더 미룰 수 없었다.그도 이 일을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부진환의 방법이 정말 효과가 있었다. 낙청연이 정말 그에게 속다니!진작에 이 방법이 효과가 있을 줄 알았더라면, 그가 직접 할걸 그랬다. 그럼, 지금 진퇴양난의 곤경에 처하지 않았을 것이다.다시 생각해도, 진익은 여전히 고묘묘를 찾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는 고묘묘가 절대 사람을 놓아주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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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7화

낙청연의 눈동자가 돌연 차가워지더니, 갑자기 한 걸음 앞으로 달려가, 상대방의 가면을 벗겨버렸다.상대방은 급작스러운 동작에 어찌할 새가 없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 가면은 이미 벗겨졌다.진익의 안색은 확 어두워졌다.“뭐 하는 짓이냐?”낙청연은 그 사내를 주시하며 냉랭하게 말했다. “너는 벙어리가 아니다!”진익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설마 벙어리의 얼굴을 본 적이 있느냐?”낙청연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며, 가면을 던져버리더니 말했다. “본 적이 없습니다.”“그러나 벙어리는 절대 자기 가면을 만지지 못하게 합니다.”말을 하며, 낙청연은 전혀 흉터가 없는 그 사내의 얼굴을 쳐다보며 말했다. “너는 벙어리가 아니다.”마음이 찔린 상대방은 고개를 숙였다.낙청연은 화를 내며 분심검을 뽑았다. 그녀는 검으로 진익의 목을 겨누고 물었다. “벙어리는 어디 있습니까?”“이렇게 꾸물거리며 또한 사람까지 찾아 벙어리를 가장하는 걸 보니, 벙어리는 아예 여기에 없군요.”“말씀하십시오! 벙어리는 아직 살아있습니까?”문득 이 점을 의식했을 때, 낙청연은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진익이 사람을 내놓을 방법은 없었고, 하지만 낙청연의 조건은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가짜로 그녀를 속이려고 한 게 분명하다.그러니 지금 벙어리는 분명 아주 위험할 것이다!어쩌면 이미 죽었을 수도 있다.어쩐지 오늘 밤 그녀는 매우 불안했다. 그래서 다급히 달려와 진익과 조건을 협상했지만, 여전히 한발 늦을 줄 어찌 알았겠는가?진익은 놀라서 한걸음 뒤로 물러서더니 노하여 말했다. “낙청연, 진정하거라. 나는 대황자다!”“한낱 호위 때문에 정녕 나를 죽이려는 것이냐?”“살고 싶지 않으냐?”낙청연은 화가 나서 호통쳤다. “헛소리 그만하십시오!”낙청연이 손에 힘을 더 주자, 날카로운 칼날이 진익의 목을 살짝 그어, 핏방울이 흘러나왔다.순간 피 비린 냄새가 퍼졌다.진익도 느꼈다.낙청연 눈 속의 분노를 보며, 진익의 마음도 조금 두려웠다.역시 침서가 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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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8화

이 말을 하더니, 채찍을 휘두르며 벙어리를 때리려고 했다.낙청연은 바로 방안으로 달려 들어가, 고묘묘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낙청연을 보고 고묘묘는 몹시 놀랐다. 그녀는 성난 목소리로 질책했다. “낙청연! 감히 나의 침궁에 난입하다니!”“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구먼!”고묘묘는 세차게 낙청연의 손을 뿌리치더니, 낙청연을 향해 다시 채찍을 휘둘렀다.그런데 이때 벙어리가 앞으로 달려왔다.낙청연은 즉시 벙어리를 제지했다. 긴 채찍이 날아오는 순간, 낙청연은 채찍을 덥석 잡아, 힘껏 뿌리쳤다.‘팍’ 하는 소리가 났다.그 채찍은 되돌아가 고묘묘의 몸을 호되게 후려쳤다.고묘묘는 아파서 비명을 지르며 넘어졌다.이때, 진익이 달려왔다. 이 장면을 보고 그의 마음은 쿵 내려앉았다.그는 다급히 고묘묘를 부축했다. “묘묘, 괜찮으냐?”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은 고묘묘는 낙청연을 가리키며 말했다. “당장 저 여인을 잡으세요!”그러나 진익은 잠깐 망설이었다.낙청연은 그사이 벙어리를 데리고 돌아서 가버렸다.고묘묘는 바락바락 악을 쓰며 진익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오라버니는 참 쓸모없는 인간입니다! 내가 낙청연을 붙잡으라고 하지 않았습니까!”이 말을 하며 그녀는 진익을 걷어차 버리고, 바로 뒤쫓아 방문을 나갔다.진익은 또 한 대 맞고, 넘어졌다.문밖의 그림자를 바라보며, 그의 눈가에 복잡한 감정이 솟아났다.낙청연은 벙어리를 데리고 바로 뛰쳐나갔다. 비록 고묘묘가 외치자, 수많은 시위가 그들을 포위해왔지만, 낙청연은 여전히 벙어리를 데리고 아랑곳하지 않고 뛰쳐나갔고, 그를 데리고 줄곧 도망쳤다.뒤에서 시위들이 계속 쫓아왔다.도중에, 벙어리가 그녀를 잡더니, 그녀를 연루시키고 싶지 않으니, 자신을 상관하지 말라고 했다.그러나 낙청연은 포기하지 않았다. “당신이 남으면 죽음뿐이오.”“그러니 나는 절대 당신을 돌려보내지 않을 것이오.”“걱정하지 마시오. 고묘묘가 비록 총애는 받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릴 정도는 아니오.”“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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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9화

그 말을 끝내고, 낙청연은 또 고개를 돌려 벙어리를 힐끗 쳐다보더니, 그의 차림새를 훑어보았다.“이 옷은 고묘묘가 억지로 입힌 것이오?”벙어리는 고개를 끄덕이었다.“고묘묘가 당신에게 침서 행세를 하라고 했소?”“정말 역겹소.”낙청연은 대충 이유를 알 것 같았다.아마 벙어리가 고묘묘에 대한 본체만체 한 태도 때문에 고묘묘의 눈에 띈 것 같다.침서가 그녀에 대한 태도도 그렇기 때문이다.벙어리는 잠깐 침묵을 지키더니, 글을 또 적었다: 다음 계획은 무엇이오? 고묘묘는 어떻게 상대할 생각이오?지금 그는 낙청연과 함께 달려 나온 자신이 약간 충동적이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물론 그는 상관없다. 하지만 낙청연을 연루시키면 안 되니까!낙청연은 진지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만약 진익에게서 당신을 데려오면, 당신은 나에게 오겠소?”벙어리는 이 말을 듣고, 순간 온몸이 굳어버렸다.“나에게 오겠냐고 물었소?”그가 망설이자, 낙청연은 또 한 번 물었다.벙어리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어떻게 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건 그가 간절히 바라던 바이다.“좋소. 당신만 동의하면, 고묘묘는 문제없소. 그녀는 나를 어찌할 방법이 없소!”얼마 지나지 않아, 밖에서 또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또 대화하는 소리까지 들렸다.낙청연이 귀를 기울여 들어보니, 진익이 찾아온 것이었다.시위 대장이 서오궁에는 황제와 해 귀비 외, 다른 사람은 없다고 하자, 진익이 가는 것 같았다.진익도 감히 안으로 들어가 방해하지 못했다.낙청연은 재빨리 달려갔다. 진익이 나가려고 할 때, 낙청연은 돌멩이를 던졌다.돌멩이는 마침 진익의 발밑에 굴러갔다.진익은 흠칫 놀라더니, 곧이어 낙청연을 보고 빠른 걸음으로 따라갔다.벙어리를 보더니 진익은 화를 내며 바닥에 털썩 앉으며 말했다. “너희 둘은 정말 나를 안중에 두지 않는구나!”낙청연은 불쾌한 어투로 말했다. “만약 일부러 저를 속이지 않고, 저의 시간을 끌지 않았더라면, 저는 이미 더 좋은 방법을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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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0화

“당신 문제는 제가 고쳐줄 수 있습니다.”진익은 놀라운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 “네가 예전에 말한 적이 있지 않으냐? 내가 타고난 자질이 평범한 건, 어쩌면 정말로 태어날 때부터 자질이 평범한 게 아닐 수도 있다고.”“지금은 또 내 문제를 고칠 수 있다고 말하는 걸 보니, 나의 평범한 자질은 후천적으로 만들어졌다는 뜻이냐?”“인위적이라는 뜻이냐?”진익은 예전에도 의심한 적이 있다. 그러나 낙청연에게 달려가 물어보니, 낙청연은 그때 허튼소리였다고 했다.살기 위해 그랬다고 했다.그런데 이번에, 낙청연은 똑같은 말을 꺼냈다.그러나 이번에도 낙청연은 여전히 정면으로 대답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상황은 아실 필요 없습니다. 우리는 아직 마음껏 하고 싶은 말을 시원하게 다 하는 사이가 아닙니다.”“어떤 일은 제가 말하지 않으면, 당신도 물어보지 마십시오.”“당신은 그저 저를 믿을지 말지만 고려하면 됩니다.”진익은 미간을 찌푸리며, 내심 갈등했다.그는 또 망설이며 벙어리를 힐끗 쳐다보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내가 너를 믿는다고 해도, 벙어리는 너에게 줄 수 없다.”“왜입니까?” 낙청연은 깜짝 놀랐다.자기 실력을 그렇게 신경 쓰는 진익이 그녀와 거래를 포기하려는 건가?“첫째, 설령 너의 말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치료는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둘째, 오늘 일이 이렇게 커졌으니, 내가 만약 벙어리를 너에게 주면, 다른 사람들에게 너와 나의 관계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는 게 된다.”“나는 당당한 황자로서, 너와 그 어떠한 이익 관계도 있고 싶지 않다.”진익은 마음속으로 모후와 고묘묘를 고려하고 있었다.고묘묘와 낙청연은 둘 다 이 벙어리를 쟁취하고 있다. 그런데 그가 만약 벙어리를 낙청연에게 주면 모후는 틀림없이 화를 낼 것이다.셋째는 벙어리의 신분이었다.부진환은 그가 침서를 상대할 수 있는 비장의 무기이다. 이렇게 쉽게 낙청연에게 넘길 수 없다.게다가 낙청연은 지금 침서를 위해 일을 하고 있는데, 만약 부진환을 그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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