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1591 - 챕터 1600

3011 챕터

제1591화

거리마다 백성들이 그 일을 의논하고 있었다.“듣자니 그 유구(流寇)들은 방화와 약탈, 온갖 나쁜 일들을 저질렀대. 심지어 현지 현아(縣衙)도 그들에게 전부 죽임을 당했고, 그 유구들이 현아를 침범하여 매일 밤낮으로 고기를 먹고 가무를 즐긴대.”“설마 우리 도성에 잠입하지는 않겠지? 혹시라도 그들이 온다면 끝장이야.”“그러니까. 빈현(蘋縣)은 이곳에서 너무 가까워. 그들이 어떻게 빈현까지 온 건지 모르겠어.”낙청연은 침서와 함께 궁으로 향하다가 거리에서 의논하는 소리를 들었다.낙청연은 불안해졌다.과연 이것이 누군가 꾸민 음모일지, 아니면 정말 랑목이 온 건지, 낙청연은 알 수 없었다.랑목은 오랫동안 낙청연의 소식을 듣지 못했다. 만약 낙청연이 여국에 있다는 걸 랑목이 알게 된다면 아마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다른 이들을 죽여 낙청연을 구하려 할지도 몰랐다.“얘기를 들어 보니 만족들이 많은 사람을 죽인 것 같군요.”침서는 고개를 끄덕였다.“거의 현 전체를 죽일 뻔했지.”“정말 만족이 한 짓이라고 생각하십니까?”침서는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단정하긴 어렵다.”“그들은 잔인하고 피에 굶주린 자들이다. 완력까지 대단하다고 하니 만족의 특징에 부합되긴 하지.”“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여국에 잠입했을까? 게다가 도성과 아주 가까운데 말이다.”침서는 눈을 접어 웃으며 낙청연을 바라봤다.“설마 그들이 만족의 왕인 널 구하러 온 건 아닐까?”낙청연은 덤덤히 말했다.“그들이 절 구할 생각이었다면 도성까지 곧장 쳐들어왔을 겁니다.”낙청연은 그렇게 말했지만 확신이 없었다.랑목은 수단이 거칠었고 한때 랑목과 함께 지냈었던 낙청연도 하마터면 그에게 당할 뻔했었다.랑목이 정말 낙청연을 구하기 위해 사람들을 데리고 여국으로 왔다면, 그가 무슨 짓을 할지 알 수 없었다.그렇게 어느샌가 마차가 멈춰 섰다.고개를 든 낙청연은 이미 궁에 도착했음을 발견했다.두 사람은 마차에서 내려 곧장 대전으로 향했다.오늘에는 사람들이 전부 자리한 듯했다. 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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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2화

낙청연은 덤덤한 눈빛으로 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대제사장에게 절 모함하는 건 아주 쉬운 일이 아닙니까?”“필적을 확인해 보고 제게 죽을죄를 선고하는 겁니까?”낙청연의 여유로운 태도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낙청연은 정말 죽는 것이 두렵지 않은 걸까?아니면 침서가 죽지 않게 지켜줄 것이라고 굳게 믿어서 그러는 걸까?이러한 상황에서 이토록 침착하다니, 참으로 대단했다.황제는 눈살을 찌푸렸다.온심동이 반박하려는데 황제가 입을 열었다.“낙청연, 어떻게 네 결백을 증명할 것이냐?”낙청연은 품 안에서 처방전을 하나 꺼내 건넸다.“여기 오기 전에 전 그들이 서신으로 절 모함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전 미리 제 필적이 적힌 처방전을 준비할 수 없습니다.”“이것은 제가 줄곧 복용한 약입니다. 거짓은 한 글자도 없으니 폐하께서 동일인의 필적인지 대조해 보십시오.”그 처방전은 구십칠이 쓴 것이었지만 처방은 그녀의 것이었다.낙청연은 자신이 무슨 약을 쓰는지 알고 있었기에 처방전을 쓰지 않았다. 단지 구십칠이 혹시나 기억하지 못할까 봐 그것을 적은 것이었다.낙청연은 자신의 방에서 뭔가를 써서 흔적을 남긴 적이 없었다.심지어 그 방은 그녀에게 그저 객잔일 뿐이었다.대제사장이 되기 전까지 그녀는 그곳에 그 어떤 소속감도 느낄 수 없었다.항상 경계해야 하고 주의해야 했기에 중요한 물건은 절대 방 안에 남겨둘 수 없었다.제사 일족은 현재 전부 대제사장의 명령에 따랐고 낙청연도 매일 방에 있는 건 아니었다.온심동이 낙청연의 방에 손을 써서 그녀를 모함하는 건 아주 쉬운 일이었다.서신과 처방전을 받은 황제는 그것을 대조해 보았다.분명 같은 사람이 쓴 것이 아니었다.황후는 그것을 보고 깜짝 놀라며 말했다.“낙청연, 누굴 속이려 드는 것이냐? 이 처방전 위에 적힌 글은 힘이 넘치니 분명 사내의 필적이다!”황제 또한 미간을 구겼다.“비록 필적이 다르긴 하지만 이 처방전 위에 적힌 글은 여인의 글씨체 같지 않구나.”황제가 말을 마치자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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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3화

두 장의 처방전을 비교해 보니 똑같았다.옆에 있던 황후마저도 깜짝 놀라 안색이 창백해졌다.황제와 황후의 반응을 본 온심동은 긴장했다.바로 그때, 황제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 두 처방전의 내용과 필적은 똑같다.”“같은 사람이 쓴 것이 맞구나!”그 말에 온심동은 큰 충격을 받은 듯 뒷걸음질 쳤다.“그럴 리가요!”낙청연은 미소 띤 얼굴로 온심동을 바라봤다.“대제사장, 그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은 무슨 뜻이지?”“저 서신은 분명...”온심동이 모방한 것은 낙청연이 우유에게 적어줬던 처방전의 필적이었기에 분명히 가짜일 리가 없었다.온심동은 하마터면 무의식적으로 말을 내뱉을 뻔했지만 제때 정신을 차리고 입을 다물었다.낙청연의 눈이 빛났다.“분명 뭐?”온심동은 차갑게 시선을 옮겼다.“저 서신은 분명 네 방을 수색해서 나온 것이다. 네가 쓴 것이 아니라면 내가 썼겠느냐?”낙청연은 코웃음 쳤다.“저 서신은 내가 쓴 것이 아닌데 대제사장이 저것을 찾아냈다면, 대제사장이 서신을 위조하여 날 모함하려 했다는 혐의가 아주 크군.”“게다가 비밀리에 모의한 서신이라면 이미 보냈어야 할 텐데 왜 그것이 여태 방에 있었고 또 하필 대제사장이 그걸 찾아낸 것이지?”“대제사장, 날 모함하려는 생각이었다면 만족의 말투로 서신을 써야 했다.”낙청연의 웃음소리에서 약간의 조롱이 느껴졌다.온심동은 순간 안색이 창백해졌고 황후와 고묘묘는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었다.그들은 낙청연이 이런 방법으로 혐의를 벗을 줄은 예상치 못했다.오히려 온심동이 그녀를 모함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게 됐다.낙청연과 구십칠은 함께 있을 때면 대부분 무언가를 쓰거나 그렸기에 낙청연은 구십칠의 필적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그의 필적도 당연히 모방할 수 있었고 황제 또한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능숙했다.황후는 곧바로 화제를 돌렸다.“이 서신이 네가 쓴 것이 아니라고 해도 빈현에서 방화, 살인, 약탈을 한 만족들은 분명 너와 연관이 있을 것이다.”낙청연은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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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4화

아신!아신이 돌아왔다!랑목이 정말 여국에 온 것이다!흥분과 함께 낙청연은 걱정이 됐다. 빈현에서 난동을 부렸다는 자가 정말 랑목일지도 몰랐기 때문이다.혹시 황후 쪽에서 낙청연을 모함하기 위해 랑목을 이용한 건 아닐까?낙청연은 무척이나 불안했다.고묘묘는 싸늘한 눈빛으로 낙청연을 보더니 차갑게 코웃음 쳤다.“이번에 책임자는 나지. 정말 그들이 만족이라면 침서라고 해도 당신의 목숨을 지킬 수는 없을 것이오!”말을 마친 뒤 고묘묘는 침서를 바라보더니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침서, 저한테 제발 낙청연을 살려달라고 애원할 생각은 없습니까?”“조금이라도 늦으면 조건이 더욱 많아질 겁니다.”침서는 서늘하게 고묘묘를 노려보더니 낙청연의 팔을 붙잡고 그녀와 함께 자리를 떴다.고묘묘는 뒤에서 이를 악물고 눈을 부릅뜬 채로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봤다.낙청연은 등 뒤가 서늘한 게 느껴졌다.그렇게 한참을 걸어 고묘묘의 시선에서 벗어난 뒤에야 낙청연은 침서의 손을 뿌리쳤다.“빈현에 그렇게 큰일이 있었는데 아무런 소식도 받지 못한 겁니까?”“만족이 맞습니까? 아닙니까?”침서는 생각에 잠긴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빈현에 갑자기 일이 생긴 것이다. 넌 정말 만족이 널 구하러 온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낙청연은 침묵했다.낙청연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바로 빈현에서 난동을 부리는 것이 만족일지도 모른다는 점이었다.낙청연은 랑목에게 무슨 일이 생기게 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황후와 온심동이 낙청연을 죽어라 물고 늘어져 낙청연에게 재기할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다.그렇게 되면 여국에서 했던 많은 일이 허사가 돼버린다.부랴부랴 출궁한 낙청연은 침서가 군대를 이동시키는 시간을 이용하여 주락을 만나러 갔다.“지금 당장 빈현으로 가서 난동을 부린 것이 만족인지 수소문하시오.”“서둘러야 하오! 내가 도착하기 전에 알아내야 하오!”주락은 소식을 듣고 곧바로 출발했다.잠시 뒤, 낙청연도 출발했고 이번에는 고묘묘와 진익도 함께 했다.가는 길에 고묘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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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5화

그 숲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저녁이었다. 거기에 울창한 숲이 빛을 차단하여 숲속이 더욱더 어두워 보였다.앞에 있는 주둔지의 모닥불은 매우 눈에 띄었다.두 사람은 몰래 말에서 내려 허리를 숙이고 풀숲에 숨어 살금살금 다가갔다.낙청연은 멀찍이 관찰했는데 확실히 만족의 습성이었다.그들은 즐겁게 고기를 먹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낙청연은 혹시나 랑목이 있을까, 아니면 눈에 익은 사람이 있을까 조금 더 관찰할 생각이었다.그런데 바로 그때, 어느 막사에서 도움을 청하는 여인의 목소리와 사내들의 희롱하는 듯한 웃음소리가 들렸다.막사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추측할 필요도 없었다. 낙청연은 순간 몸이 굳으며 들고 있던 장검을 꽉 쥐었다.진짜 만족이 악행을 저지르는 것이라면 기필코 그들을 죽일 생각이었다.“내가 가서 사람을 구하겠소.”“당신은 내 뒤에서 날 엄호하시오.”주락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금 전 몰래 가져온 활을 들었다.낙청연은 그들의 막사 뒤로 돌아갔고 보초를 서는 사람들을 피해 조금 전 소리가 들렸던 그 막사 뒤에 도착했다.낙청연은 사람 수와 위치를 소리로 대충 판단한 뒤 곧바로 분심검을 뽑아 들고 막사로 뛰어들었다.그들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낙청연의 분심검이 그들의 앞에 도달했다.잇달아 여러 명이 죽고 난 뒤에야 소란스러운 소리가 터졌다.“적이다! 적이야!”그들은 곧바로 무기를 가지러 갔다.혼란속에서 낙청연은 두 낭자의 앞을 막아서고 거침없이 사람을 죽이기 시작했다.피가 사방으로 튀었다.그들과 싸우는 과정에서 낙청연은 그들이 만족이 아님을 발견했다.그들의 움직임에서는 만족의 특징이 보이지 않았다.만족 사람이라면 대부분 힘이 세기에 위급한 상황에서 무기가 없더라도 상대방을 죽이러 달려든다.그 점을 확인한 뒤 낙청연은 더욱더 거침없이 움직였다.랑목 일행이 아닌 걸 확인하니 마음이 놓였다.바로 그때, 주락도 밖에서 공격하며 낙청연을 도와 적을 일부 잡아두었다.활이 워낙 강력한 바람에 밖의 사람들은 주락을 따라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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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6화

숲속에서 한차례 살육이 벌어졌다.피가 사방으로 튀었고 유구들은 반항 한 번 하지 못하고 모조리 참살당했다.낙청연은 미간을 팍 구겼다.사람들을 데리고 온 건 역시나 고묘묘였다.고묘묘는 일부러 이곳의 유구들을 전부 죽여 그들이 만족이 아니라는 증거를 없애고 낙청연에게 누명을 씌울 생각이었다.곧 고묘묘는 말을 타고 낙청연의 앞에 섰고 사람들은 낙청연과 두 여인을 빙 둘러쌌다.“낙청연, 당신이 이 만족들과 한 패라는 걸 아직도 인정하지 않는 것이오? 멋대로 대열에서 도망쳐 그들에게 소식을 전한 것이지?”“나에게 딱 잡혔으니 지금 당장 처형하는 게 좋겠군!”마침내 낙청연의 약점을 잡았다는 생각에 고묘묘는 말투마저 의기양양해져서 명령을 내렸다.“시작하거라!”주위 병사들은 무기를 들고 낙청연에게로 향했다.낙청연은 분심검을 들고 살기등등하게 그들을 물리쳤다.“내가 이곳에 온 것은 정보를 얻어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였소.”“확실한 증거도 없으면서 감히 이 자리에서 날 처형하려는 것이오? 감히 손을 쓰려는 사람이 있다면 한 명도 살지 못할 거라고 내가 장담하지!”낙청연의 말을 듣는 순간 그들은 자신감이 사라졌다.낙청연의 살기등등한 모습을 보니 그녀와 싸우면 심하게 다칠 것 같았다.게다가 낙청연의 뒤에는 침서도 있었으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바로 그때, 조금 전 구조된 두 여인이 낙청연을 도우려고 설명했다.“맞습니다. 이 낭자는 조금 전 저희를 구했습니다. 그 유구들과 한 패가 아닙니다!”“그렇습니다. 이 낭자는 저희를 구하러 온 것입니다. 저희가 증명할 수 있습니다!”그 말에 고묘묘는 눈빛이 어두워지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둘이 이렇게 차려입었다고 해서 내가 너희들의 정체를 발견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냐?”“이런 곳에 백성이 있을 리가 있겠느냐? 만족들이 가장한 것이겠지.”“다 죽여라!”고묘묘의 눈동자에 살기가 일었다. 그녀는 무고한 백성들의 목숨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고묘묘는 채찍을 들고 몸을 날리더니 낙청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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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7화

침서는 말 위에서 뛰어내려 고묘묘와 낙청연의 앞에 도착했다.그는 고묘묘의 목을 움켜쥐어 그녀를 멀리 내동댕이쳤다.그 장면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고묘묘는 나무에 부딪혀 바닥에 세게 내동댕이쳐졌고 피를 토했다.진익은 다급히 말에서 내려 고묘묘를 부축했다.진익이 고함을 질렀다.“침서! 미친 것이오?”침서는 낙청연의 앞을 막고 서서 두 손을 허리에 올렸다. 그는 비록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지만 눈동자에는 살기가 가득했다.“내가 어떤 사람인지 처음 안 것이오?”“공주라고 해도 내 사람을 건드릴 자격은 없소. 내가 이 말을 하는 것이 처음은 아닐 텐데 말이지.”“낙청연을 다치게 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이오. 그렇지 않으면 지금 부러진 건 공주의 목일 테니 말이오.”살기가 흘러넘치는 그의 마지막 한 마디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섬뜩했다.고묘묘는 눈이 벌게진 채 침서를 노려보았다.“좋습니다! 침서, 전 기어코 당신과 싸울 겁니다.”“당신이 낙청연을 감싸는 만큼 낙청연이 비참하게 죽게 만들 겁니다!”“당신이 내게 한 짓을 낙청연에게 두 배로 돌려줄 겁니다! 죽느니만 못하게 만들 겁니다!”고묘묘는 분노하여 으르렁거렸고,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고함을 질렀다.낙청연은 화를 내지 않고 차갑게 입꼬리를 끌어올렸다.“당신에게 그럴 능력이 있소?”진익은 사태가 이렇게 되자 간담이 서늘했다.그는 고묘묘를 보호하며 곧바로 화제를 돌렸다.“묘묘야, 넌 다쳤으니 먼저 마을로 돌아가 쉬거라.”고묘묘는 불만스러운 듯 낙청연을 죽어라 노려보았다.그녀는 낙청연을 그냥 놓아주는 게 내키지 않았다.진익이 목소리를 낮추고 위로했다.“침서는 지금 낙청연을 보호하고 있다. 네가 그럴수록 침서는 더 낙청연을 보호하려 할 것이다.”“낙청연을 죽일 기회는 있을 것이다.”“이곳의 유구는 거의 다 죽었으니 낙청연은 결백을 증명하지 못할 것이다.”진익의 말을 들은 고묘묘는 그제야 집착이 조금 줄어들었고 진익을 따라 자리를 떴다.진익은 고묘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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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8화

많은 백성이 그들이 만족이라는 걸 증명해 준다면 낙청연은 분명 처벌받을 것이다.낙청연은 차가운 목소리로 반박했다.“그 유구들은 비록 만족의 차림을 하고 있었지만 보통 백성이 어떻게 그 유구들이 만족으로 위장한 것인지 아닌지를 구별할 수 있겠소?”“날 모함하려는 티가 너무 많이 나는군.”고묘묘는 전혀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사람들 앞에서 말했다.“난 당신이 죄를 저질렀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오!”“그 유구들은 전부 죽었는데 당신이 죽은 자의 입을 열 수 있겠소?”낙청연은 눈썹을 치켜올렸다.당연히 그럴 수 있었다.“그렇다면 증거를 열심히 찾아보시오.”고묘묘는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낙청연의 반응을 보니 그녀를 어찌할 수 없는 듯했다.“당연하지.”곧이어 낙청연은 몸을 돌려 떠났다.그녀는 두 여인을 일단 다른 객잔에 묵게 했다. 낙청연은 일부러 철갑 금위, 고묘묘의 사람들을 피해 다녔고 주락에게 여인들을 보호하라고 당부했다.“두 낭자, 낭자들이 날 도와 증언해야 할 수도 있으니 잠시 이곳에 머물러야겠소.”“당분간 낭자들은 가족과 왕래할 수 없을 것이오.”“하지만 내가 사람을 시켜 낭자들이 무사하다는 걸 가족들에게 알리겠소.”“증언을 마치면 크게 사례할 것이오. 이곳을 떠나도 평생 편안히 살 수 있게 해 줄 것이오!”두 낭자는 서로 시선을 주고받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저희 두 사람의 목숨을 구해주셨으니 이런 작은 일은 마땅히 해야지요.”“저희는 아무 데도 가지 않고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고맙소.”“난 유구들의 우두머리를 잡으러 갈 것이오. 혹시 단서가 있다면 내게 얘기해주시오.”그 말에 한 여인이 다급히 입을 열었다.“그들의 주둔지는 이곳뿐만이 아니라 동쪽 개울 건너에도 있습니다.”“예전에 다른 낭자가 그곳으로 잡혀간 적이 있습니다.”그 말에 낙청연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알겠소. 알려줘서 고맙소.”낙청연은 즉시 객잔을 떠났다.같은 시각, 고묘묘는 백성들을 잡아 하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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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9화

낙청연은 계속 쫓아갔다.그녀는 작은 개울가에 이르렀는데 개울가 옆에 젖은 발자국이 있었다. 그곳에서 발자국은 세 갈래로 갈라졌다.역시나 그들은 따로 도망쳤다.낙청연이 어느 방향으로 따라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갑자기 하늘에서 아신의 울음소리가 들렸다.고개를 든 낙청연은 아신이 상공에서 맴도는 걸 보았다.“아신, 이들의 우두머리가 어디로 도망쳤는지 알고 있느냐?”아신은 대답하듯 울부짖더니 곧 한 방향으로 날아갔고 낙청연은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아신의 뒤를 따랐다.아신이 그녀를 찾아오긴 했지만 아마 아신이 직접 그녀를 찾아 나선 걸지도 몰랐다.어쩌면 랑목은 낙청연의 상황을 몰라 무턱대고 찾아올 수는 없어 먼저 아신을 보내 상황을 파악하려 한 걸지도 몰랐다.낙청연은 그렇게 한참을 따라갔다.아신이 먼저 급히 하강하여 한 사람의 눈알을 쪼았고 곧 비명이 울려 퍼졌다.아신이 그들을 붙잡아 두었다.낙청연은 경공을 사용하여 그곳으로 날아갔고 그들의 앞길을 막아섰다.그들은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그러나 여인일 걸 본 그들은 분노하며 낙청연을 공격했고 낙청연은 가뿐히 그들을 제압했다.낙청연은 장검을 뽑아 들고 그들의 목을 겨누었다.“감히 손가락이라도 까딱한다면 세 명의 머리가 함께 땅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낙청연의 차가운 목소리는 극도로 위협적이었다.세 사람은 겁을 먹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세 사람은 이것만으로도 겁을 먹었으면서 빈현의 백성들은 잔인하게 대했다. 조금 전 봤던 그 두 여인의 시신을 떠올린 낙청연은 화가 치밀어올랐다.“말하거라. 누가 우두머리냐? 말하면 남은 두 명은 놓아줄 것이다.”낙청연이 차가운 목소리로 따져묻자 눈 한쪽이 멀어버린 자가 앞으로 밀려났다.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말이다.낙청연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아신은 정말 정확히 쪼았다.“네가 우두머리냐? 어디 사람이냐?”낙청연은 차가운 눈초리로 그를 훑어보았다.“만... 만족입니다!”그 사람은 두려움에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낙청연은 냉소를 흘렸다.“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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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0화

낙청연은 오랫동안 걸어 그들이 돈을 숨긴 곳에 도착했다.큰 반얀나무 아래 상자 하나를 파내서 열어 보니 안에 은표가 가득했다.총 오십만 냥이었다.그들이 입막음 때문에 죽을 걸 알면서도 위험을 무릅쓰고 거래를 한 이유가 있었다. 오십만 냥인데 누가 흔들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이제 저희를 놓아주시겠습니까?”“안 된다. 너희들은 날 따라와야 한다.”낙청연은 그들을 데리고 좀 전의 그 주둔지로 돌아왔다.그곳에는 시체가 가득했고 침서의 부하들이 그곳에서 증거를 찾고 있었다.낙청연은 그 세 명을 옆에 쭈그리고 앉게 했고 취혼부를 꺼내 시체들의 혼을 차례로 모아 병 안에 넣었다.그곳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다 모으려고 하면 소모가 너무 컸기에 낙청연은 영혼을 일부만 모았다.일을 마친 뒤 그녀는 세 사람을 데리고 몰래 마을로 돌아와 그 객잔으로 향했다.낙청연은 눈을 쪼인 우두머리를 데리고 두 여인의 방으로 향했다.“낭자, 사람을 잡아 왔는데 이자가 맞는지 확인해 보시오.”두 사람은 조금 두려워했지만 자세히 살펴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이자가 맞습니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고 또 그들을 데리고 옆 방으로 향했다.그 세 사람은 강제로 독약을 먹게 됐기에 도망칠 엄두가 나지 않았다.낙청연이 주락을 불렀다.“지금 이자들을 데리고 몰래 도성으로 돌아가시오.”주락은 고개를 끄덕였다.“잘됐군요. 구십칠도 귀도의 사람들을 데리고 왔습니다.”“지금 출발할까요?”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출발하시오. 절대 고묘묘의 사람이 알게 해서는 아니 되오. 꼭 조심해야 하오.”“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면 도성에서 안전한 곳을 찾아 묵으시오.”주락은 이내 깨닫고 대답했다.“알겠습니다.”이번에 데려가야 할 사람은 증언을 해줄 두 여인과 눈이 먼 우두머리였다.주락은 그 우두머리를 일반 백성의 옷으로 갈아입히고 눈까지 싸매준 뒤 그들을 데리고 출발했다.낙청연이 그들을 빈현 밖까지 엄호했다.구십칠 등 사람들은 그 근처에 있었다. 주락 일행과 만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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