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Chapter 1531 - Chapter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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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1화

“당신은 누굽니까?”주락이 의아한 듯 물었다.고묘묘는 가볍게 웃으면서 천천히 앞으로 나섰다.“당신을 좋아하는 사람이지.”“비록 당신은 복맹을 이기지 못했지만 난 항상 당신의 검술에 독특한 점이 있다고 생각했소. 내 마음에 아주 쏙 드는군.”그 말에 주락은 몸이 굳으며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이렇게 아름다운 낭자가 그를 좋아하고, 마음에 든다고 하니 그 어떤 사내라도 잠깐 정신이 혼미해질 것이다.주락도 예외는 아니었다.“사실 난 당신을 오랫동안 지켜봤소.”고묘묘는 싱긋 웃으며 그에게 다가갔고 주락은 다소 쑥스러워했다.“하지만 예전에는 당신을 만날 기회가 없었지. 그런데 당신이 낙청연과 시합을 한다는 소리를 듣고 곧바로 찾아왔소.”“난 당신이 이길 것이라는데 십만 냥을 걸었소.”“그러니 반드시 이겨야 하오!”주락은 순간 투지가 넘쳤다.“감사합니다.”고묘묘가 말을 이어갔다.“그런데 아까 보니 상태가 별로 좋지 못한 듯하더군. 마음이 급해서 그런 것이오?”주락은 눈살을 찌푸리며 몸을 돌렸다.“최근 들어 기분이 조금 좋지 않았습니다. 잘 조절하겠습니다.”“하지만 시간이 없지 않소? 이제 곧 시합인데 말이오! 당신은 예전에 계속 복맹에게 졌소. 이번이 다시 일어설 좋은 기회지. 낙청연을 이긴다면 당신은 천하에서 가장 강력한 검객이 될 것이오.”“아무도 당신의 실력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오.”“그러니 이번 시합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오!”주락은 그 말을 듣고 압박이 더 커졌다.이번 시합에서는 이기거나 죽어야 했다!주락은 평온하게 대답했다.“알고 있습니다.”바로 그때, 고묘묘가 약병 하나를 꺼내며 말했다.“이걸 주겠소. 이건 제사 일족의 청심환(清心丸)이오.”“내게도 하나뿐이지.”“당신에게 주겠소. 당신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소.”그 말에 주락은 깜짝 놀랐다.“당신에게 어떻게 청심환이 있습니까?”제사 일족의 물건은 얻기 아주 어려웠다.고묘묘는 진지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구하기 어려운 건 맞소. 내게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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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2화

연무대 위.낙청연과 주락은 서로 간을 보듯 공격을 주고받았고 이내 주락이 먼저 맹렬한 공세를 퍼부었다.그는 익숙하게 손안의 검을 장악했다. 그가 찌르고 싶은 곳이라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찔렀다. 그가 공격한 곳은 모두 약한 부분이었다.심지어 많이 익숙해질 필요도 없었다. 그의 검술에서 무사히 빠져나올 사람은 없었다.복맹이 처음이었다.그리고 이번에 주락은 또 적수를 만났다.그의 검법에 낙청연은 머리털 하나 다치지 않았다.낙청연의 검술은 그리 뛰어나지 않은 것 같지만 속도가 빠르고 반응이 빨랐다. 처음에는 조금 버거워 보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낙청연은 그가 검을 휘두르는 습관을 이내 알아차렸다.한 걸음 걸으면서 다음을 생각한다. 모든 걸음이 주락의 공격을 완벽히 막아냈다.흠잡을 데 없는 방어에 주락은 내심 놀랐고 구경꾼들도 감탄했다.“낙청연이라는 자는 역시 강하군. 어떤 검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주락의 검법을 막아낼 수 있으니 말이오.”“심지어 다치지 않았소!”“낙청연이 이길 것 같군!”주위에서 환호가 터졌다.물론 주락을 응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금방 묻혔다.주락은 그 소리에 다시 한번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그 순간, 낙청연은 주락의 눈빛이 달라졌음을 발견했다. 주락이 검을 들고 공격해 올 때, 그는 눈동자가 벌겠고 눈빛에 살기가 가득했다.낙청연은 조금 의아했다. 주락은 어쩐지 비정상적으로 보였다.주락의 공세는 점점 더 맹렬해졌다. 그는 이 시합에서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보였다.낙청연은 주락보다 힘이 약했다. 만약 계속 뒤처진 채로 온 힘을 다해 공격을 막는다면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다.차루 안, 고묘묘는 의기양양하게 웃었다.“보시오. 주락이 시작할 것이오.”낙청연은 이제 곧 막지 못할 것 같았다.사람들 틈 사이에서 누군가 소리를 질렀다.“주락, 여인 한 명을 괴롭히다니 부끄럽지도 않소?”“겨우 그 실력으로는 쓰레기나 다를 바 없는데, 차라리 일찍 패배를 인정해 망신당하지 않는 게 좋겠소!”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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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3화

심지어 많은 사람이 낙청연이 마지막에 어떻게 공격해서 그렇게 완벽하게 반격했는지 보지 못했다.주락은 바닥에 무릎 꿇은 채로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그는 넋을 놓은 채로 혼잣말했다.“내가 지다니...”환호 소리는 그에게 모욕이었다.그는 바닥에 떨어진 부러진 검을 들어 자결하려고 했지만 낙청연이 잽싸게 그가 들고 있던 검을 걷어찼다.“주락, 설마 우리의 내기를 잊은 것이오?”“당신은 졌소.”“그러니 앞으로 당신의 목숨은 내 것이오.”“내가 죽으라고 하기 전까지 죽으면 안 되오.”주락은 쓰게 웃었다. 그는 절대 노예가 되지 않으리라 마음먹었다. 존엄이 짓밟히고 모욕을 당할 바에야 차라리 존엄을 챙기고 죽는 게 나을 듯했다.그런데 바로 그때, 낙청연이 만방검을 꺼내 그에게 건넸다.“챙기시오.”“당신의 검은 부러졌으니 앞으로 이것을 쓰시오.”주락은 얼이 빠졌다.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낙청연과 그녀가 든 검을 바라봤다. 주락은 손을 움직였다. 그의 손이 잘게 떨리고 있었다.“가지시오.”“그리고 시합 전에는 아무거나 먹지 마시오.”“당신은 하마터면 죽을 뻔했소.”말하면서 낙청연은 그의 품 안으로 약병 하나를 던졌다.주락은 흠칫했다. 그는 그제야 자신의 반응이 이상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로 낙청연을 보고 말했다.“제가 먹은 것은 청심환입니다.”낙청연은 살짝 놀랐다. “제사 일족의 청심환 말이오?”“그것은 궁에만 있는 것인데 그걸 감히 먹은 것이오?”고묘묘나 온심동이 꾸민 짓인 듯했다.다행히 최근 불전연을 여러 번 섭취한 덕에 그녀의 공력이 7, 8할 정도 회복했다.주락은 그제야 자신이 속았음을 깨달았다.그는 낙청연이 던져준 약병을 열더니 잠깐 머뭇거렸다. 그는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낙청연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걱정하지 마시오. 당신은 따로 쓸데가 있으니 난 당신이 죽기를 바라지 않소.”주락은 이를 악물고 약을 먹었다.곧이어 그는 바닥에서 일어나 낙청연이 건네준 만방검을 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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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4화

시합이 끝나자 낙청연은 주락을 데리고 연무대를 떠났다.구경꾼들은 흩어졌고 도박장에는 돈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이번에 암시장은 큰돈을 벌었다.우홍은 뒷짐을 지고 천천히 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목소리에서 미처 감추지 못한 흥분이 느껴졌다.“네가 지지 않을 줄 알고 있었다.”우홍은 아주 자랑스러운 듯했다.역시나 그는 사람을 잘못 보지 않았다. 앞으로 암시장을 낙청연에게 물려준다면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 같았다.“오늘 이 시합이 있은 뒤로 미래 성주가 될 너를 의심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멀지 않은 곳, 유유자적하게 지붕에서 술을 마시던 침서는 눈을 살짝 가늘게 뜨면서 흐뭇하게 바라봤다.낙요는 역시 그를 실망시키지 않았다.다만...계획을 좀 뒤로 밀어둬야 할 듯싶었다.무언가 떠올린 침서의 눈동자에 걱정이 드리워졌다.바로 그때, 주락이 낙청연에게 말했다.“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객잔으로 가시지요.”주락은 정신이 완전히 말짱해지자 차분해졌다.객잔 방 안에 들어서자 주락이 곧바로 입을 열었다.“이틀 전 사람 한 명을 만났습니다.”“누구 말이오?”낙청연은 의아한 듯 물었고 주락은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기옥입니다.”“기옥이 당신 곁의 구십칠이란 자와 같이 있더군요.”주락은 보름 내내 암시장에 있었다. 그는 비록 낙청연의 실력이 어떤지는 알아내지 못했지만 다른 일들은 꽤 많이 알게 되었다.낙청연은 살짝 놀랐다.“기옥을 알고 있소?”“성주의 딸이지 않습니까? 전 그녀를 본 적이 없지만 그녀의 화상은 본 적이 있습니다.”“기옥과 제호는 혼약이 있었는데 기옥이 운주에서 도망쳤습니다. 제호는 줄곧 그녀를 찾고 있었습니다.”그 말에 낙청연은 깜짝 놀랐다.“기옥과 혼약이 있던 것이 제호란 말이오? 기옥이 도망쳤고?”그녀는 기옥에게서 혼인하지 않기 위해 도망쳤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혼인할 바에야 차라리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찾는 게 낫다고 했었다.그래서 그녀는 구십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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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5화

기옥은 지금 낙청연을 걱정하고 있었다.“운주로 한 번 돌아가 보거라.”“네? 왜요?”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아가씨! 아가씨!”목소리를 따라가 보니 한 사내가 그녀를 향해 달려왔는데 호위 한 명이 그를 막으며 낙청연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게 했다.기옥은 상대를 본 순간 깜짝 놀랐다.“석두(石頭)야, 여긴 어쩐 일이냐?”낙청연이 분부했다.“놓아주거라.”곧이어 석두라 불린 남자가 다급히 달려왔다.“아가씨, 큰일 났습니다!”기옥은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무슨 일 말이냐?”석두는 슬픈 표정으로 흐느끼며 말했다.“아가씨, 가문이 망했습니다...”그 말에 기옥은 온몸이 경직됐다.“뭐라고? 뭐라 한 것이냐?”기옥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석두는 눈물을 훔쳤다.“성주와 부인께서...”“저택에 있던 사람들이 하룻밤 사이에 도살당했습니다...”그 말을 들은 기옥은 벼락을 맞은 사람처럼 뒤로 두 걸음 물러섰다.구십칠도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성주의 저택이라니?그러나 그는 묻기도 전에 본능적으로 기옥을 부축했다.낙청연은 마음이 무거워졌다. 역시나 일이 생겼다.큰 충격을 받은 기옥은 눈시울을 붉히며 앞으로 달려갔다.구십칠은 넋이 나간 얼굴로 낙청연을 바라봤다. 낙청연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가보거라. 따라가 보거라.”“우리는 준비를 마치고 가겠다.”구십칠은 고개를 끄덕인 뒤 재빨리 기옥의 뒤를 쫓았다. 그는 그녀와 함께 암시장을 떠났다.낙청연은 주락을 보고 말했다.“나와 함께 가겠소?”주락은 검을 들고 포권하더니 결연한 목소리로 말했다.“분부에 따르겠습니다!”“좋소. 가서 말을 준비하시오.”주락은 곧바로 움직였다.낙청연은 손에 들고 있던 불전연을 바라봤다. 그건 아마 성주 부부가 마지막으로 보낸 물건일 것이다. 그 마음을 위해서라도 낙청연은 운주에 한 번 가봐야 했다.기옥이 운주에 간다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었다.낙청연은 곧바로 우홍에게 얘기를 전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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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6화

침서는 몸을 날려 안전하게 착지했다.낙청연은 곧바로 말을 채찍질하며 속도를 높였고 이내 기옥과 구십칠을 따라잡았다.기옥은 눈물을 훔치면서 말을 타고 앞으로 달리고 있었다. 그녀는 조바심이 나서 단 한 시도 멈추고 싶지 않았다.그들은 밤새 쉬지 않고 달렸다. 중도에 말을 네 번이나 바꾸었고 6일이나 걸려 겨우 운주 밖에 도착했다.하지만 관문소가 매우 엄격해 사람과 화물을 전부 일일이 검사했고 들어가기 무척 어려웠다.낙청연과 그의 일행들은 당연히 들어갈 수 없었다.곧바로 낙청연은 사람들을 데리고 일단 숲으로 숨어들었다.그녀가 분부했다.“가서 백성들의 옷을 입거라. 그것으로 바꿔 입은 뒤 차례차례 다른 이들을 따라 성으로 들어가자.”“성으로 들어간 뒤 다시 만나자!”곧 구십칠은 사람들을 데리고 대량의 옷을 구했다.그들은 옷을 밖에 걸친 뒤 한바탕 치장했다.옷을 다 갈아입은 뒤 낙청연과 구십칠은 기옥과 주락을 데리고 한 상대로 섞여 들어가 순조롭게 성안으로 들어갔다.낙청연은 관문소의 병사들이 대부분 마차와 가마를 점검한다는 걸 발견했다. 그들은 잘 사는 집안 사람들을 주로 검사하는 듯했다.안전하게 성안으로 들어온 뒤 주락은 종이 한 장을 펼쳤다. 그것은 기옥의 화상이었다.주락이 말했다.“그들은 아직도 기옥을 찾고 있습니다. 거리마다 그녀의 화상이 가득합니다.”남장을 한 기옥은 그 말을 듣고 모자를 더 푹 눌러썼다.그녀는 목소리를 낮추고 물었다.“여기는 이미 운주의 경계입니다. 운주성에 가려면 중간에 세 개의 성을 지나야 합니다.”“적어도 5, 6개의 관문소가 있는데 우리가 순조롭게 운주성에 도착할 수 있을까요?”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결연하게 말했다.“반드시 갈 것이다.”“우선 옷을 몇 벌 사 오거라. 주락, 당신은 먼저 객잔으로 가시오.”“구십칠, 거리에 가서 수소문해 보거라. 최근 운주성에 도착한 상대가 없는지. 기회를 틈타 거기에 섞여 들어가야겠다.”그들은 따로따로 움직였다.낙청연은 기옥을 데리고 천을 파는 점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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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7화

하지만 그들이 암시장에서 좋은 물건을 얻으려면 대부분 빼앗거나 운이 좋아야 했다.장사를 하는 사람들 중 암시장과 협력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기 주인은 그 말을 듣고 무척이나 기뻐하며 다급히 승낙했다.“아가씨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제가 승낙하지 않는다면 호의를 무시하는 것이 되겠군요!”“솔직히 얘기해서 저희가 이번에 암시장에 간 것은 골동품을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결국엔 아무것도 얻지 못했습니다.”“암시장의 사람들은 아는 사람과 장사하기 좋아합니다. 익숙한 사람이 더 믿음직스럽기 때문이지요. 저번에는 우리가 처음으로 암시장에 가는 것이라 물건을 살 때 큰 우세가 없었습니다.”“전 천궐국과 여국을 왔다 갔다 합니다. 이번 기회에 저희는 장사 범위를 더 넓힐 생각입니다. 만약 아가씨께서 저희와 협력한다면 절대 아가씨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 약속합니다!”“절대 당신들이 손해 보지 않게 하겠습니다!”기 주인은 자신의 태도와 결의를 보여줬다.낙청연은 더욱더 안심했다. 기 주인은 믿음직스러운 사람인 듯했다.“좋습니다. 그러면 그렇게 하시지요.”“제 사람들은 며칠 뒤 상대를 따라 운주성으로 향할 겁니다.”기 주인은 그들이 조급해하는 걸 알아보고는 흔쾌히 말했다.“좋습니다. 짐을 정리하면 바로 출발하시지요! 오늘 밤 떠나서 내일 밤 하루 쉬면 모레 도착할 수 있을 겁니다.”말을 타면 더욱 일찍 도착할 수 있겠지만 지금 관문소가 지나치게 엄격해서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그들은 안전히 운주성에 도착하기만을 바랐다.운주성에 도착한 뒤 어떤 일을 겪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운주성에 도착하기도 전에 가로막히는 것보다는 나았다.기 주인은 곧바로 정리를 마치고 출발하자고 분부를 내렸다.낙청연 일행은 그 기회를 틈타 상대와 똑같은 옷으로 갈아입었다.마당에서 운봉이 불만스레 말했다.“사부님, 저희는 얼마 쉬지도 않았는데 바로 출발합니까?”“하룻밤 더 쉬어도 늦지 않습니다.”기 주인이 말했다.“일찍 운주성에 도착해야 마음을 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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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8화

낙청연은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깼다. 몸을 일으키자마자 기옥이 굴러떨어지는 게 보였다.낙청연이 다급히 다가갔다.“왜 그러느냐?”기옥은 격렬하게 반응했다.“만지지 마세요! 만지지 마세요!”기옥은 의자를 들더니 낙청연을 향해 의자를 던지려 했다.그러나 낙청연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기옥이 손을 멈췄다.그녀는 바짝 긴장한 표정에 안색이 창백했고 거칠게 숨을 쉬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그녀는 무척이나 경계했다.낙청연은 기옥이 몹시 두려워하는 걸 보았다. 무언가를 보고 겁에 질린 듯했다.그리고 낙청연은 음기를 발견했지만 이미 방에서 없어졌다.낙청연이 방문을 열고 나가려 하자 기옥이 긴장한 얼굴로 그녀의 손을 잡았다.낙청연은 부적 하나를 꺼내 기옥의 몸에 붙였다.“넌 방 안에서 기다리고 있거라.”“어떻게 된 일인지 내가 가보겠다.”기옥은 고개를 끄덕이며 당부했다.“조심하십시오.”낙청연은 방문을 나선 뒤 조심스럽게 방문을 닫았다.정원은 아직 조용했다. 다른 사람들은 너무 피곤해서 기옥의 목소리에 놀라서 깨지 않은 걸까? 아니면 어떤 것에 당해 기절한 듯 자는 걸까?낙청연은 방에서 나온 뒤 나침반을 꺼냈다.그녀는 확실히 음기를 느꼈다. 바로 이 정원에 있었다.낙청연은 이곳에서 이런 걸 마주치게 될 줄은 몰랐다.낙청연은 이것이 알아서 도망친다면 쫓아가지 않을 생각이었다.그러나 낙청연이 벽 모퉁이에 다가갔을 때, 벽 쪽에 흰옷을 입은 사람이 나타났다. 그녀는 사지가 쇠사슬에 묶인 채로 허우적거리며 낙청연을 향해 손을 뻗었다.살려달라는 듯이 말이다.낙청연이 부적 하나를 꺼내 던지자 벽 쪽에서 진법이 보였다.그 여인은 벽에 봉인되어 있었다.낙청연은 곤혹스러웠다. 낮에 왔을 때는 몰랐는데 이 여인은 언제 벽에 봉인된 걸까?낙청연은 곧바로 봉인을 풀었다.그러나 낙청연의 손이 벽에 닿는 순간 안에 있던 여인이 갑자기 쇠사슬을 벗어나 낙청연의 손을 덥석 잡더니 낙청연을 힘껏 벽 쪽으로 끌어당겼다.그 순간, 다른 정원에서 갑자기 불빛이 번쩍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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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9화

구십칠은 바짝 긴장했다.“당신과 같이 있지 않았습니까?”“기옥은 불을 끄러 갔다!”낙청연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그들은 곧바로 기옥을 찾기 시작했다.상대의 사람들은 전부 안전했고 물건에도 문제가 없었다. 기 주인은 사람들에게 불 끄는 것을 그만두라고 하고 일제히 큰불에서 멀어졌다.낙청연이 기 주인에게 물었다.“우리 대오의 다른 낭자를 본 적이 있습니까?”기 주인은 고개를 저었다.“보지 못했습니다.”곧이어 낙청연과 구십칠, 주락은 기옥을 찾기 위해 흩어졌고 정원을 전부 뒤져봤지만 기옥을 찾지 못했다.눈 깜짝할 사이에 기옥이 사라지다니!구십칠은 애가 탔다.“설마 절 구하러 불구덩이 속에 뛰어든 건 아니겠지요?”말을 마치자마자 구십칠은 젖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큰불 안으로 뛰어들었다.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그렇게 밖에 있는 사람들은 계속해 물을 뿌리며 불을 껐다.낙청연은 미간을 구기고 사색에 잠겼다.“아니, 기옥이 사람을 찾지 못했다면 계속 안에 있을 리가 없다.”오늘 저녁 그녀를 붙잡고 있던 벽 속의 여인을 떠올린 낙청연은 마음이 무거워졌다.그 여인은 낙청연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기옥을 겨냥한 것이었다!하지만 천궁도도 관여되어 있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찾아보지!”낙청연과 주락은 곧바로 저택을 나서 밖에서 기옥의 종적을 찾았다.하지만 밖에서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심지어 그 음기마저도 사라졌다.그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고 말이다.다시 정원으로 돌아왔을 때, 구십칠은 불구덩이에서 나왔고 큰불도 꺼졌다.주락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이곳으로 오는 길에 우리는 사람들에게 발각되지는 않았을 겁니다.”“아무도 우리를 발견하지 못했을 겁니다.”“그리고 내일이면 바로 운주성에 도착하는데 하필 오늘 밤에 손을 쓰다니요.”낙청연은 주위를 쓱 둘러봤고 사람 한 명이 부족한 걸 발견했다.“기 주인, 당신의 제자 운봉은요?”기 주인은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봤다.“어라? 운봉이는 어딨지?”“저도 그를 보지 못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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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0화

“제씨 일가에서 오래 지냈을 텐데 제씨 일가의 지형을 알고 있소?”낙청연의 질문에 주락이 대답했다.“알고 있습니다.”곧이어 주락은 지도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운주성 내부의 간단한 지도와 제씨 가문의 상세한 지도를 그려 낙청연에게 건넸다.낙청연은 지도를 머릿속에 기억해 둔 뒤 구십칠에게 지도를 건넸다.“내일 운주성으로 향할 것이다. 일단 우리 사람들과 연락해야겠다. 석두는 운주성의 사람이라 이곳이 익숙할 것이다. 때가 되면 임기응변해야 한다.”“반드시 기옥을 구출해야 한다.”구십칠은 고개를 끄덕였다.곧이어 세 사람은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렸고 기 주인의 상대를 따라 운주성으로 들어갔다.그날 밤 운봉은 돌아오지 않았고 기옥도 붙잡혔으니 분명 운봉의 짓일 것이다.그렇게 낙청연 일행은 순조롭게 운주성에 도착했다.거리는 유난히 떠들썩했고 출가하는 대오가 맞은편에서 오고 있었다.기세가 드높아 행인들은 양쪽으로 물러섰다.꽃잎이 온 하늘에서 흩날리고 있었고 주렴과 삼으로 만들어진 여러 겹의 발이 흔들리면서 맑은 소리를 냈다.하지만 꽃가마에 앉은 사람이 누군지는 보이지 않았다.낙청연 일행은 길가에 서서 행렬이 지나기를 기다렸다. 꽃가마가 지나가자 안에서 가마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그 소리는 아주 작고 미약했다.낙청연은 가마를 물끄러미 바라봤지만 그 뒤로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했다.그녀는 그저 꽃가마가 지나가는 걸 지켜보고만 있었다.거리 사람들은 의논이 분분했다.“어느 가문의 낭자가 출가하길래 이렇게 규모가 큰지.”“모르겠소. 아마 어느 대단한 가문의 아가씨인가 보지.”대오는 이내 멀리 떠났고 거리는 다시 평소처럼 돌아왔다.그들은 흩어져서 움직였다. 주락은 낙청연을 데리고 작은 골목길을 걸어 성주 저택 맞은편의 골목에 도착했다.그리고 구십칠은 석두와 운주성에 도착한 다른 사람들과 만난 뒤 함께 제씨 가문 근처로 가서 관찰했다.성주 저택 밖, 낙청연은 벽에 기댄 채로 조심스럽게 관찰했다.그곳에는 아무도 없었고 거리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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