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1511 - 챕터 1520

3009 챕터

제1511화

“낙청연, 통령 대인에게 밉보이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그 칭호에 낙청연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그게 그렇게 큰 벼슬이오?”“그것 때문에 내가 당신의 체면을 봐주어야 한다고?”그 말에 사람들의 안색이 달라졌다.우림은 호통을 쳤다.“무식하긴! 여국의 아홉 개 지역에서 운주의 통령은 운주의 패주다!”“지금 당장 만방검을 바치지 않고 뭐 하는 것이냐? 당장 통령 대인에게 살려달라고 빌 거라!”제호는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의 표정은 낙청연이 무릎 꿇고 사과하면서 만방검을 바치길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주위 사람들은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운주의 통령이 암시장에 오다니.”“얘기를 들어보니 운주가 아홉 개의 지역에서 최강이라던데. 병사만 강한 것이 아니라 통령의 실력도 아주 대단하고 들었소!”“암시장이 그들에게 밉보인다면 반귀성이 무너지지 않겠소?”제호는 그 말을 듣고 더욱 기뻐했다.이런 작은 암시장이 감히 운주를 건드리다니?그러나 낙청연은 여전히 두려움이라고는 전혀 없는 태연자약한 표정이었다.그녀는 침착하게 대답했다.“운주의 통령이면 뭐 어떠하오?”“암시장에 왔으니 암시장의 규칙에 따라야지!”“이 만방검은 내가 돈으로 산 것이오. 가지고 싶다면 공평하게 경쟁해야지.”“그리고 난 우림과 내기를 했고 우림이 졌소. 그러니 반드시 팔을 넘겨야 할 것이오!”낙청연의 매섭고 단호한 어조에 주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그들은 여인이 이렇게 담력이 대단하고 기백이 넘칠 줄은 몰랐다.다른 사람이었다면 제호 같은 인물이 눈앞에 있으면 겁을 먹었을 것이다.아홉 개 지역의 통령이면 병력을 직접적으로 장악한 사람이다.그렇기에 그는 다른 관원들보다 지위가 훨씬 더 높았다. 병사를 장악했기 때문이다.게다가 통령의 자리에 올랐다는 건 절대 만만찮은 사람이 아니란 걸 의미했다. 평범한 사람들보다 성격이 훨씬 더 난폭하겠지만 도리를 무시하는 사람은 아닐 것이다.게다가 침서라는 정신 나간 염라대왕은 부하들에게 매우 관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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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2화

제호의 입가에 재밌다는 듯한 미소가 걸렸다. 그의 적나라한 눈빛은 마치 눈앞의 여인이 병사들 틈바구니에 던져진 광경을 보고 있는 듯했다.그의 노골적이고 천박한 눈빛에 낙청연은 순간 울화가 치밀어올랐다.낙청연은 주먹을 꽉 쥐었다.“이 연무장에서 싸우지. 먼저 연무장에서 맞아서 나가는 사람이 지는 것이다!”호위들이 일제히 물러났고 다른 사람들도 떠났다.그렇게 연무장에는 낙청연과 제호 두 사람만 남았다.제호는 경멸에 찬 눈빛으로 낙청연을 훑어보았다.“배짱이 좋구나. 그 점은 탄복한다.”“하지만 아쉽게도 똑똑하지는 않구나.”이렇게 연약한 몸이라면 한주먹에 날려 보낼 수 있었다.낙청연은 대체 무슨 배짱으로 그와 이렇게 큰 도박을 한 것일까?바로 그때, 구십칠과 기옥이 사람들 틈 사이로 끼어들며 연무장 위에 있는 두 사람을 보았다.구십칠은 손에 땀이 났다.그는 낙청연이 너무 충동적이었던 건 아닐까 걱정했다.기옥은 연무장 위 사내를 바라본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제호가 왜 이곳에 있는 것일까?기옥은 긴장한 표정으로 뒤로 두 걸음 물러났다.구십칠은 그 점을 눈치챈 뒤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왜 그러느냐?”“저...”기옥은 머리가 어지러웠다.“머리가 어지럽습니다.”“그러면 먼저 돌아가서 쉬겠느냐? 난 여기서 지켜볼 것이니 데려다주지는 못한다.”기옥은 고개를 끄덕인 뒤 재빨리 도망쳤다.제호가 암시장에 오다니!만약 제호가 그녀가 이곳에 있는 걸 발견한다면 큰일이었다!기옥은 고개 한 번 돌릴 수조차 없었다.연무장에서 시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낙청연이 우선 공격했다. 그녀는 제호의 가슴팍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고 제호는 몸을 살짝 비틀며 공격을 피했다.낙청연은 힘을 너무 많이 써서 그의 곁을 지나쳤고 제호는 내친김에 낙청연의 손목을 잡았다.제호가 힘을 주어 비틀자 낙청연이 약간 밀렸다. 그녀는 당황하며 제호를 공격했고 그제야 제호는 어쩔 수 없이 손을 놨다. 낙청연은 뒤로 몇 걸음이나 물러난 뒤에야 멈춰 섰다.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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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3화

두 사람은 수십 차례 공격을 주고받았다. 낙청연은 계속해 피했지만 그것만으로도 제호를 화나게 만들 수 있었다.옆에서 보고 있던 주락은 걱정이 가득했다.낙청연은 절대 약하지 않았다.통령이 적을 얕봤다!바로 그때, 주위에서 긴장 가득한 소리가 들렸다.낙청연이 연무장 가장자리로 밀려나 언제든지 떨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제호는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기회를 틈타 낙청연의 어깨를 잡았다. 그는 차갑게 입꼬리를 끌어올렸다.“잡았다!”“이번에도 피할 수 있을까!”말을 마친 뒤 그는 더욱더 맹렬하게 공격했고 낙청연은 바짝 긴장한 채로 그를 상대했다. 하지만 체중 차이가 워낙 컸기 때문에 제호가 낙청연의 팔과 다리를 붙잡아 들어 올렸다.제호는 득의양양하게 낙청연을 들어 올린 뒤 그녀를 연무장 밖으로 내던지려 했다.그런데 바로 그 순간, 낙청연이 별안간 힘을 써서 다리로 제호의 목을 졸랐다.그리고 몸을 잽싸게 날려 제호의 손에서 벗어나더니 제호의 목을 조른 채로 그를 바닥에 쓰러뜨렸다.낙청연이 먼저 지면으로 떨어져 한 손으로 바닥을 짚었다. 장풍에 먼지가 휘날리는 동시에 그녀는 뛰어올랐다.하지만 그녀의 두 다리는 제호의 목을 매섭게 조르고 있었다.낙청연은 또 한 번 그를 바닥으로 쓰러뜨리더니 그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힘껏 휘둘렀다.낙청연은 젖 먹던 힘까지 다했다. 제호가 몸을 일으키려던 순간, 그는 다시 주먹을 맞고 바닥에 쓰러졌다.머리와 지면이 부딪히는 순간, 둔탁한 소리가 났다.사람들은 머리털이 쭈뼛 섰다.제호는 그 바람에 머리가 어지러워졌고 낙청연은 기회를 틈타 그의 얼굴이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주먹을 휘둘렀다.연무장 밖에서 놀라움에 가득 찬 탄성이 끊이질 않았다.모든 것이 이렇게 급격히 변할 줄은 몰랐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제호에게 밀려나 연무장의 가장자리까지 물러났던 낙청연이 바로 다음 순간 제호를 바닥에 눌러놓고 주먹질을 하고 있다니.주먹을 몇 번 맞은 제호는 정신을 차리고 반격하려고 했으나 낙청연은 당연히 그에게 그럴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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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4화

여인에게 진 것은 엄청난 치욕이었다.제호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몰살하더라도 절대 이 여인에게 무릎 꿇고 사과할 생각이 없었다.다음 순간, 제호가 데리고 온 호위들이 일제히 나타나 낙청연을 향해 달려들었다.그때 암시장의 호위들도 곧바로 출동했다.분위기는 삽시에 날카롭게 변했다.겁을 먹은 구경꾼들은 혹시라도 억울하게 죽을까 봐 연신 뒷걸음질 쳤다. 제호는 낙청연을 죽어라 노려보다가 그녀를 향해 달려들었다.바로 그때, 검은색 옷을 입은 자가 날아왔고 은침 몇 개가 휙 날아왔다.살기등등했다.제호는 잽싸게 피했고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은침은 바닥으로 떨어졌다.위엄 가득한 목소리가 허공에서 들렸다.“감히 누가 나 우홍의 여동생을 건드리는 것이지?”그 목소리에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쏠렸다.사람들은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았다. 곧 그들은 처마 위 검은 옷을 입은 그를 볼 수 있었다. 귀신의 가면을 쓴 그는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겁먹게 하기에 충분했다.제호는 눈살을 찌푸렸고 순간 움츠러들었다.그는 암시장과 정면으로 적이 되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이내 마음속 분노에 지배되어 화를 내며 말했다.“당신이 바로 반귀성의 성주요?”“난 운주의 통령 제호요!”“오늘 이 여인은 나에게 미움을 샀소. 이 여인을 내게 넘긴다면 잘잘못을 따지지 않을 것이고 반귀성을 탓하지 않을 것이오!”제호가 거만하게 말했다.우홍은 몸을 날려 바닥에 착지했다. 그는 낙청연의 앞을 막아서면서 제호를 마주했다. 그는 두려움이라고는 전혀 없었다.암시장이 이런 인물에게 밉보여서는 안 되지만 말이다.정말로 맞서 싸운다면 암시장은 그를 이길 수 없었다.하지만 우홍은 차갑고 단호하게 말했다.“낙청연은 우리 반귀성의 아가씨고 나 우홍의 여동생이오!”“감히 낙청연을 건드리는 건 날 건드리는 것이고 암시장을 건드리는 것이오!”그 말에 제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옆에 있던 우림은 대경실색했다.“당숙! 설마 저 여인이 암시장을 물려받게 할 생각입니까? 저야말로 당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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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5화

우림은 바닥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 그는 당황하며 소리를 질렀다.“주락! 뭐 하는 것이오? 얼른 손을 쓰시오!”멀리 서 있던 주락이 그를 향해 시선을 던졌다.낙청연은 우림의 가슴팍을 힘껏 밟고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매서운 눈빛으로 말했다.“내가 말했지. 오늘 반드시 네 팔을 자를 것이라고!”말을 마친 뒤 낙청연은 바닥에서 검을 들었다.그녀는 우림의 팔을 향해 힘껏 검을 휘둘렀고 처절한 비명이 허공을 갈랐다.선혈이 사방으로 튀었다.우림은 잘린 팔을 붙잡고 아픈 듯이 비명을 연신 내질렀다.그 장면은 무척이나 잔인했지만 낙청연은 눈 한 번 깜빡이지 않았다.“겨우 너 따위가 감히 성주의 자리를 넘봐? 쓰레기 같은 놈!”낙청연은 그를 발로 걷어찼다.그런데 바로 그때 주락이 만방검을 빼앗고 검을 들고 낙청연을 향해 달려들었다.낙청연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를 바라보다가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만방검을 들고 있음에도 기세가 부족하네. 복맹과는 차이가 너무 크군.”검을 든 복맹의 기세는 사람을 섬뜩하고 두렵게 만들 수 있었지만 주락은 훨씬 뒤떨어졌다.주락은 낙청연의 앞에 멈춰 서서 사나운 눈빛으로 검을 들어 낙청연을 겨냥했다.“오늘 만방검은 저의 것입다. 제가 세 수를 먼저 내드리지요.”낙청연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적어도 그는 검을 빼앗은 것이 나쁜 짓이라는 걸 알아서 그녀에게 세 수를 먼저 내주었다.아마 그녀가 세 번 공격하게 만든 뒤 그녀를 죽일 생각인 듯했다.낙청연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낙청연의 입꼬리가 차갑게 올라갔고 그녀는 손을 들었다.구십칠이 검갑을 들고 천천히 낙청연의 앞으로 걸어왔다.검갑이 열리자 주락이 눈을 빛냈다.낙청연은 부러진 천참검을 서서히 들어 한 번 살피고는 주락에게 다가갔다.“봐줄 필요 없습니다. 오히려 당신이 제 세 수를 견디지 못할까 걱정되는군요.”차가운 말이었다. 건방지기 짝이 없었지만 주락은 확실히 흠칫 떨었다.주변에서는 격렬한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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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6화

우홍이 뒤쫓아왔을 때였다.갑자기 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나 전투에 뛰어들었다. 주위의 사람들은 모두 행동을 멈췄다.그들은 일제히 길을 열어주는 그 방향을 바라보았다.무수한 시위가 몰려오더니, 뒤따라 위엄 있는 한 사람이 느긋한 걸음으로 걸어 들어왔다.순간 뭇사람은 가슴이 뜨끔했다.제호는 들어오는 사람을 보더니 감격해 마지않았다. 그는 필사적으로 기어 일어나, 비틀거리며 침서에게 달려갔다.“대장군! 마침 잘 오셨습니다!”제호는 화가 나서 우홍과 낙청연을 가리키며 말했다. “장군님 어서 군사를 파견하여 반귀성을 진압하십시오! 반귀성의 성주가 저를 죽이려고 합니다!”“그리고 저 여인이 저에게 도발했습니다. 저는 이 여인을 잡아끌고 가서 관기로 만들겠습니다.”상처투성이가 된 제호는 우홍의 상대가 되지 않자, 자신의 배후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마침 침서가 왔다. 그는 분명 침서가 자신을 위해 싸울 거로 생각했다.그런데 침서는 마지막 한마디 말을 들었을 때, 안색이 돌연 어두워졌다.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제호를 쳐다보며 말했다. “지금 뭐라고 하였더냐?”“저 여인이 뭐 어떻다고?”제호는 침서의 눈빛과 돌변한 그의 어투를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분노해서 말했다.“저 여인이 감히 저의 만방검을 빼앗았습니다. 순순히 검을 바치지 않고 뭐 하느냐? 저는 저 여인과 내기하였습니다. 만약 저 여인이 패하면 제가 잡아끌고 가서 관기를 시키겠다고 말입니다.”“이렇게 아리따운 낭자를 죽이면 너무 아깝지 않습니까? 만약 대장군께서 마음에 들면 일단 장군께서 실컷 즐기다가 나중에 저희에게 주십시오!”이 말을 들은 침서의 안색은 확 변했다.제호는 몹시 기대됐다.침서가 왔으니, 그 누가 또 굴복하지 않겠는가?그런데 다음 순간, 제호의 득의가 가득한 웃음은 그대로 얼굴이 굳어버렸다.침서가 다급히 낙청연에게 달려가더니,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괜찮으냐?”침서는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마음 아파하며 낙청연의 얼굴에 묻은 선혈을 닦아주었다.낙청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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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7화

“당장 꺼지지 못하느냐!”제호의 부하들은 아주 신속하게 철수했다.삽시에 이곳은 썰렁해졌다.우홍도 다들 물러가라고 손짓했다.암시장의 시위가 급히 앞으로 달려와 시신을 끌고 나갔으며, 깨끗이 청소한 후에 신속하게 철수했다.이곳은 다시 평온을 되찾았고, 유독 공기 중에 가득한 피비린내만이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았다.침서는 자책과 죄책감이 가득한 눈빛으로 낙청연을 쳐다보며 나직하게 말했다. “미안해! 홧김에 너를 여기 혼자 남겨두는 게 아니었어!”낙청연은 담담한 눈빛으로 그를 힐끔 쳐다보며,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침서가 없으면 오히려 낙청연은 더 조용하고 좋다.떠나지 않고 그곳에 있던 주락은 마침 침서의 그 말과, 그 어투를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낙청연이 그를 발견하고 냉랭한 어투로 말했다. “아직도 가지 않았습니까? 한 번 더 싸워볼 생각입니까?”주락은 읍하더니, 두 손으로 공손히 만방검을 건넸다.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그는 감히 돌려주지 않을 수 없었다.검을 건네받은 낙청연은 마음속으로 주락은 그나마 눈치는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생각밖에 주락이 또 말했다. “다만, 저는 여전히 낭자와 겨뤄보고 싶습니다! 시간 되실 때, 공평하게 한번 겨뤄봅시다!”복맹이 죽었다. 하지만 복맹은 이 여인이 죽였다. 그럼, 이 여인은 분명 복맹보다 더 강할 것이다.주락은 오랫동안 복맹에게 억압당했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복맹에게 도전할 수 없으니, 이 복맹을 죽인 여인을 도전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낭자께서 저의 도전을 받아주시길 바랍니다!”주락은 재삼 간곡히 부탁했다.낙청연은 생각하더니, 말했다. “좋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시간이 없으니, 한 달 뒤에 다시 봅시다.”이 말을 들은 주락은 매우 기뻐했다.그런데 낙청연이 말했다. “제호가 만방검이 꼭 필요했던 건, 당신에게 주기 위해서입니까?”“그는 만방검으로 당신의 마음을 사려했습니까?”이 말을 들은 주락은 그 자리에 굳어 버렸다. 어떻게 그녀는 이렇게 전부 다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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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8화

이 말을 하며 침서는 붓과 종이를 가져와 앉아서 그리기 시작했다.그는 신속하게 그려 낙청연에게 건넸다.“이 모양이다. 마음에 드냐?”낙청연은 쳐다보았다. 몸통은 가늘고 몹시 가벼워 보였으며, 검 자루 근처에 ‘낙’자가 새겨져 있었다.낙청연이 물었다. “이런 검 하나를 만드는데 얼마나 걸립니까?”침서는 웃으며 말했다. “보름 안에 꼭 만들어 주마.”낙청연은 의아했다. “보름 안에 가능하단 말입니까?”침서는 입꼬리를 올려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가능하다. 그러나 네 도움이 필요하다.”“뭘 도와주면 됩니까?”“내가 필요한 재료를 반드시 3일 안에 구해 산으로 옮겨야 한다.”이 재료들은 암시장에서 구하기 그다지 힘들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 낙청연은 바로 대답했다. “문제없습니다!”뒤이어 침서는 진지하게 도면을 완성했고, 낙청연은 잠시 옆에서 지켜보았다.한편으론 침서의 천부적인 주검 기술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오직 검을 만들 때만, 그는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진지했다.낙청연도 더 이상 방해하지 않고 방에서 나갔다.뒤이어 집으로 돌아온 낙청연은 우화응을 만났다.우홍은 이미 그녀를 찾아왔다.우화응은 정원에서 낙청연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낙청연을 보자, 그녀는 바로 낙청연을 향해 걸어왔다.“일전에 있었던 일은 미안합니다.”“그리고 저를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낙청연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때 당신은 우경성에게 통제되었던 겁니다. 그러니 미안해하지 않아도 됩니다.”“예전에 저에게 했던 말은 모두 진실입니까?”우화응은 다급히 말했다. “모두 진실입니다. 한 마디의 거짓도 없습니다.”“다만 그때 저는 당신에게 숨기는 게 있었습니다.”“저의 오라버니가 우단봉에게 접근한 일을 숨겼습니다.”“다른 건, 다 진실입니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웃으며 말했다. “그럼, 더 이상 사과하지 않아도 됩니다. 당신이 돌아왔다는 건, 이미 성주에게 해명했다는 뜻 아니겠습니까?”“우경성이 한 짓은 당신과 상관없으니,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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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9화

“당신은 먼저 가서 말을 준비하십시오. 저는 구십칠에게 할 말이 좀 있습니다.”“알겠다.”뒤이어 침서는 말을 준비하러 갔다.낙청연은 마침 큰길에서 구십칠과 뒤에서 따라오는 기옥을 만났다.“내가 보름동안 자리를 비워야 할 것 같으니, 네가 암시장을 좀 돌봐주거라.”“그리고 나 대신 오라버니에게 말 좀 해줘.”구십칠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마침 말고삐를 끌고 오는 침서를 보더니 구십칠은 걱정하며 물었다. “침서와 함께 가시는 겁니까? 위험하지 않겠습니까?”“괜찮다.”“제호가 죽었으니, 앞으로 암시장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잘 지켜보도록 하거라. 만일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이곳에 와서 불꽃을 터뜨리도록 하거라. 그럼, 내가 볼 수 있다.”낙청연은 말을 하며 구십칠에게 지도 한 장을 건넸다.구십칠은 열어보더니, 고개를 끄덕이었다. “알겠습니다. 당신도 조심하십시오.”낙청연이 돌아서 막 가려고 하는데, 문득 기옥의 얼굴을 보게 되었다.기옥의 얼굴에 흑기가 뒤덮여 있었다.낙청연은 이를 보고 저도 몰래 깜짝 놀랐다.“왜 그러십니까?” 기옥은 낙청연의 이상해하는 눈빛을 보더니 궁금해하며 물었다.낙청연은 기옥을 한쪽으로 끌어당기더니 말했다. “요즘 집안 식구들은 괜찮으냐?”기옥은 잠시 멍해 있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평안합니다. 왜 그러십니까?”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너의 얼굴에 흑기가 뒤덮인 걸 보아하니, 가족의 운세가 그다지 좋지 않은 모양이다. 아마도 혈광지재가 있는 듯하니, 시간이 있으면 집에 돌아가 보거라.”기옥은 이 말을 듣고 약간 놀라더니,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더니,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이때, 침서의 재촉하는 소리가 들렸다. “청연, 출발해야 한다.”“지금 가지 않으면 어둡기 전에 도착할 수 없겠구나.”낙청연은 기옥의 어깨를 치며 말했다. “스스로 조심하거라.”이 말을 끝내고 그녀는 몸을 돌려 가버렸다.침서는 말 두 필을 끌고 와서, 한 필을 낙청연에게 건넸다.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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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0화

낙청연은 침서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제호가 침서의 손에 죽었다는 소식은 분명 널리 퍼질 것이다.설령 원수가 있더라도 운주영의 사람은 아닐 것이다. 필경 제호의 죽음은 그들에게 좋은 점만 있을 뿐 나쁠 건 없다. 이 통솔자의 자리는 분명 많은 사람이 다툴 것이다.만일 누군가 이 원한을 암시장에 품고 있다고 해도, 우홍을 어찌하지 못할 것이다.어젯밤 그 전투에서 제호조차 우홍의 상대가 못되었는데, 그 누가 감히 또 제 발로 찾아오겠는가?잠깐 휴식을 취한 후, 낙청연은 시간을 보더니 말했다. “먹을 걸 좀 찾아오겠습니다.”침서가 그녀를 불렀다. “내가 같이 가 줄까?”낙청연은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대답했다. “아닙니다.”“당신은 당신 볼일 보십시오.”낙청연은 숲속으로 걸어갔다. 침서가 따라 나와, 멀리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여기는 천궐국과 가장 가까운 곳이다.그녀는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 모르겠다.침서는 따라가 보고 싶었지만, 생각해 보더니, 그만뒀다. 혹여라도 낙청연이 발견하면 분명 화낼 것이기 때문이다.곧 침서는 물건을 정리하며 분주히 움직였다.그는 방안의 침대도 다시 정리했다.낙청연은 조용한 숲속을 걸었다. 날은 점점 저물어 갔고 어둠이 숲을 뒤덮는 모습을 보며 처음 이곳에 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났다.그때의 그녀는 어떻게 여기서 도망갈지 매일 생각 했다.그런데 어느 날 주동적으로 침서를 따라 이곳에 오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앞길은 낯설고도 익숙했다.제월산장은 어떻게 되었을까?이미 재건되었겠지?주위는 여전히 사냥감이 보이지 않았다. 낙청연은 계속해서 찾으러 갔다.전방 풀숲에 드디어 움직임 소리가 들렸다.낙청연은 허리를 굽히고, 허리춤에서 비수를 뽑아 살금살금 다가갔다.풀숲에 꿩 한 마리가 있었다.낙청연은 민첩한 행동으로 즉시 비수를 내던졌다. 꿩은 날개를 퍼덕이었지만, 낙청연의 비수에 날개가 찔렸다.낙청연은 즉시 달려가 꿩을 붙잡아 들고 만져보았다. 하지만 너무 야위여서 두 사람 먹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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