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청연은 침서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제호가 침서의 손에 죽었다는 소식은 분명 널리 퍼질 것이다.설령 원수가 있더라도 운주영의 사람은 아닐 것이다. 필경 제호의 죽음은 그들에게 좋은 점만 있을 뿐 나쁠 건 없다. 이 통솔자의 자리는 분명 많은 사람이 다툴 것이다.만일 누군가 이 원한을 암시장에 품고 있다고 해도, 우홍을 어찌하지 못할 것이다.어젯밤 그 전투에서 제호조차 우홍의 상대가 못되었는데, 그 누가 감히 또 제 발로 찾아오겠는가?잠깐 휴식을 취한 후, 낙청연은 시간을 보더니 말했다. “먹을 걸 좀 찾아오겠습니다.”침서가 그녀를 불렀다. “내가 같이 가 줄까?”낙청연은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대답했다. “아닙니다.”“당신은 당신 볼일 보십시오.”낙청연은 숲속으로 걸어갔다. 침서가 따라 나와, 멀리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여기는 천궐국과 가장 가까운 곳이다.그녀는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 모르겠다.침서는 따라가 보고 싶었지만, 생각해 보더니, 그만뒀다. 혹여라도 낙청연이 발견하면 분명 화낼 것이기 때문이다.곧 침서는 물건을 정리하며 분주히 움직였다.그는 방안의 침대도 다시 정리했다.낙청연은 조용한 숲속을 걸었다. 날은 점점 저물어 갔고 어둠이 숲을 뒤덮는 모습을 보며 처음 이곳에 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났다.그때의 그녀는 어떻게 여기서 도망갈지 매일 생각 했다.그런데 어느 날 주동적으로 침서를 따라 이곳에 오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앞길은 낯설고도 익숙했다.제월산장은 어떻게 되었을까?이미 재건되었겠지?주위는 여전히 사냥감이 보이지 않았다. 낙청연은 계속해서 찾으러 갔다.전방 풀숲에 드디어 움직임 소리가 들렸다.낙청연은 허리를 굽히고, 허리춤에서 비수를 뽑아 살금살금 다가갔다.풀숲에 꿩 한 마리가 있었다.낙청연은 민첩한 행동으로 즉시 비수를 내던졌다. 꿩은 날개를 퍼덕이었지만, 낙청연의 비수에 날개가 찔렸다.낙청연은 즉시 달려가 꿩을 붙잡아 들고 만져보았다. 하지만 너무 야위여서 두 사람 먹기에는
이치대로라면, 벙어리는 이곳을 알 이유가 없다.벙어리는 손짓으로 그녀를 따라 함께 산에 올라왔다고 했다.“당신은 나를 따라온 것이오?”벙어리는 고개를 끄덕이었다.“혹시 진익이 시킨 것이오?”벙어리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 또 고개를 흔들었다.낙청연은 그의 긴장한 표정을 보더니,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됐소. 당신을 나무라지 않았소.”“마침 잘 됐소. 나도 아직 식사 전이니, 함께 먹기오.”벙어리는 고개를 끄덕이었다.곧 두 사람은 주위에서 토끼 한 마리를 잡아, 시냇가에서 깨끗이 씻은 후 불더미 위에 올려놓고 굽기 시작했다.정리하고 나니, 이미 밤이 되었다. 밤바람은 차가운 기운을 불어왔다.낙청연은 추위에 불더미 옆으로 바짝 다가갔다.벙어리는 일어나 바람받이에 앉았다. 그는 몸으로 그녀를 위해 밤바람을 막았다.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계속 고기를 구웠다.낙청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의 세심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진익이 당신에게 또 새로운 명령을 내렸소?” 낙청연은 그가 갑자기 떠났던 그날이 떠올랐다. 아마도 진익이 그를 불렀을 것이다.벙어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뭇가지로 썼다: 침서를 지켜보라고 했소.“침서를 지켜보라고? 그런 거였군!”낙청연은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다. 벙어리는 벙어리만의 임무가 있다. 그건 그녀와 상관없다.“그럼, 당신은 줄곧 산에 있을 생각이오? 우리는 산에서 보름은 묶어야 하오.”벙어리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들이 언제 하산하면 그도 언제 산에서 내려갈 거라고 뜻을 표했다.낙청연은 이 산의 밤바람을 느껴보더니, 속상해하며 말했다. “이 산의 밤은 너무 춥소.”“잇닿아 있는 이 몇 개의 산에는 동굴이 없소. 오직 숲이요. 밤을 어떻게 보낼 셈이요? 불을 피우겠소?”“아니면 나와 함께 저쪽에 있는 집으로 가는 게 어떻소?”그러나 벙어리는 고개를 흔들며 승낙하지 않았다.“침서를 만날까 봐 그러는 것이오? 하긴, 당신이 우릴 따라온 걸 침서가 알게 되면 그는 절대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깊은 밤.부진환은 급히 돌아가 명령했다. “지금부터 모든 사람은 십 리 후퇴한다. 내 명령 없이는 경거망동하지 말거라.”침서가 갑자기 산에 올라왔기 때문에 그들은 어쩔 수 없이 행동을 멈춰야 했다.그리고 부진환은 또 다급히 다리를 건너 제월산장으로 돌아왔다.잠에 들었던 송천초는 낙청연의 소식을 듣더니 벌떡 일어나 옷을 걸치고 달려 나왔다.“무슨 일입니까? 좋은 소식입니까? 나쁜 소식입니까?” 송천초는 매우 긴장했다.부진환은 무직한 어투로 말했다. “낙청연과 침서 두 사람 모두 산에 있소. 낙청연은 아마 이틀 안에 올 거 같소.”이 말을 들은 송천초는 감격해 마지않았다. “정말입니까?”“정말 온단 말입니까?”“드디어 낙청연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그러나 부진환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들은 반드시 나의 신분을 비밀로 해야 하오.”“절대 낙청연이 나의 신분을 알게 해서는 안 되오.”이 말을 들은 송천초는 약간 의아해하며 물었다. “왜입니까?”부진환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일 낙청연이 나의 신분을 알게 되면, 내가 그녀 곁을 따라 따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오.”“게다가 이미 이렇게 오랫동안 그녀를 속였는데 인제 와서 진실을 알게 되면 틀림없이 화를 낼 것이요.”이 말을 들은 송천초의 마음은 비록 씁쓸했지만 그래도 응했다. “알겠습니다. 말하지 않겠습니다.”부진환은 살짝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여러분께 부탁하오.”비록 지금 용삼으로 연명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살 수 있는지는 그도 모른다.그는 단지 남아 있는 자신의 생명을 더욱 가치 있게 보내고 싶다.그녀의 용서를 받을 수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는 그저 그녀를 안전하게 지켜주고, 그녀의 남은 인생 다시는 고통받게 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이른 아침, 산속은 여전히 약간 싸늘했다.낙청연은 일찍이 잠에서 깨어나, 방문을 열어보니, 침서가 검을 주조하는 헛간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그는 이불을 덮고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낙청연은 천천히 앞으로 걸어
그물을 들춰보니, 적어도 일곱여덟 마리는 되었다.낙청연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이틀 동안 사냥을 하지 않아도 되겠소.”“가져가서 키워야겠소.”벙어리는 고개를 끄덕이었다.“여기서 잠깐 기다리시오. 이걸 갖다 놓고 나와 함께 어디 좀 가 주시오.”벙어리는 고개를 끄덕이었다.곧이어 낙청연은 다급히 돌아갔다.침서는 이미 음식을 먹고 있었다. 그렇게 많은 꿩을 들고 오는 그녀를 보고 그는 매우 놀라 했다.“아요가 이렇게 대단했느냐? 이런 재주가 있었다니!”낙청연은 목판을 찾아 정원 모퉁이에 큰 울타리를 만들어 꿩을 가둬 놓았다.“키워서 천천히 먹읍시다.”침서는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면서 몹시 만족했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아요, 모든 일이 끝나면, 우리 여기서 지내는 게 어떠하냐?”“그때 내가 이 정원을 좀 더 크게 가꿀 테니, 너는 네가 좋아하는 화초와 풍을 심고, 작은 동물을 키우거라.”“한가할 땐 그들과 놀과, 먹고 싶으면 죽여 먹는 게 어떠하냐?” 침서의 머릿속엔 이미 그런 아름다운 그림을 상상하고 있었다.이건 그가 꿈에 그리던 생활이다.낙청연은 어이없다는 듯 그를 힐끔 쳐다보더니 말했다. “정말 멀리도 내다봅니다.”“일단 눈앞의 일부터 잘하십시오.”“저는 다시 나가봐야 합니다. 먹을 걸 더 찾아봐야 합니다.”“그럼, 일찍 돌아오거라.” 침서는 한 마디 당부하더니 일어나 검을 주조하러 헛간으로 가서 다시 바삐 보냈다.낙청연이 돌아갔을 때, 벙어리는 과연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갑시다요.”낙청연은 벙어리를 데리고 그 익숙한 방향으로 걸어갔다.벙어리는 말없이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그러나 그는 그녀가 가는 쪽을 알고 있었다.역시, 그녀는 그 벼랑으로 가고 있었다.먼 길을 걸어, 점점 그 벼랑에 가까워지자, 낙청연은 벅차오르는 마음을 억누를 수 없었다.그런데 벼랑 끝에 이르렀을 때, 눈앞의 광경에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 다리! 이미 고쳤다니!그녀는 그저 여기 와 보
“자, 올라갑시다!” 송천초는 감동한 나머지 낙청연을 끌고 절벽을 올라갔다.뒤에서 벙어리도 따라 올라갔다.송천초는 그를 힐끗 쳐다보며 일부러 물었다. “이분은 당신 친구입니까?”낙청연이 대답했다. “응, 여국의 친구다.”낙청연은 벙어리가 이 일을 진익에게 알려줄까 봐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함께 생사를 겪었던 사람은 믿을 수 있다고 그녀는 믿기 때문이다.게다가 진익이 이 길을 알아도 아무 소용이 없다. 이 산 아래는 전부 침서의 사람이기 때문이다.진익이 무엇을 하려고 해도 침서의 눈을 벗어나기란 어려운 일이다.송천초는 낙청연의 손을 잡고 흥분해서 말했다. “보십시오. 우리 산장은 이미 재건되었습니다. 큰불에 탔던 흔적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낙청연은 속으로 매우 흐뭇했다. 확실히 예전의 웅장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산에 사람도 많았고 호위도 많이 늘린 것 같았다.“그 다리를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고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구나.”“그동안 다들 고생이 많았겠구나.”송천초는 웃으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다 초경 덕분입니다.”“초경이 도와줬기에, 이렇게 빨리 고칠 수 있었습니다.”“이번에는 침서에게 들키지 않게 조심하십시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침서는 일단 속여야 한다.이 다리는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다.그래서 날이 어둡기 전에 그녀는 돌아가야 한다.송천초는 낙청연을 끌고 산장으로 왔다. 산장에서 낙청연은 초경과 진소한을 만났다. 뜻밖에도 두 사람은 광장을 쓸고 있었다.그녀가 오는 것을 본 초경은 빗자루를 홱 던져버리고 헛기침으로 난처함을 감추더니 다시 도도한 표정으로 돌아왔다.“이게 얼마 만이냐? 다리를 고친지 이제 며칠 안 됐는데 네가 벌써 찾아오다니!”“너를 구하러 여국까지 가지 않아도 되니, 참 다행이구나.”초경은 뒷짐을 짊어지고 느긋하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놀라운 표정으로 송천초를 쳐다보며 물었다. “나를 구하러 여국으로 갈 셈이었느냐?’송천초는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
그래서 미리 병력을 파견하여 미연에 방지한 것 같다.“천초, 약속해 줘! 설사 양국이 정말 교전한다 해도, 너는 일단 너부터 지키겠다고.”“절대 거기에 연루되지 말거라.”제월산장이 처한 위치는 매우 특별하기 때문에 만약 그 속에 말려들면 매우 위험하다.송천초는 낙청연이 걱정할까 봐 고개를 끄덕이었다.“알겠습니다. 어쩌다 왔는데, 이런 속상한 얘기는 하지 맙시다.”“제가 가서 맛있는 간식을 만들어 드리겠습니다!”송천초는 즉시 일어나 주방으로 달려갔다.초경이 옆에서 느릿하게 일어서더니 물었다. “바둑이나 한판 둘까?”“그래, 좋다.”화원의 정자에 이르니, 산들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약간 시원한 기운을 띠고 있었다.두 사람은 천천히 바둑을 두었다.낙청연이 물었다. “혹시 부진환의 시신을 어디에 묻었는지 아느냐?”이 말을, 그녀는 오직 초경에게만 물어볼 엄두가 났다.이 이름을 떠올리면, 낙청연의 가슴은 바늘로 찌르는 듯이 아팠다.초경은 잠시 멍해졌다.그리고 낙청연 뒤에 벙어리가 서 있었다. 그도 순간 온몸이 굳어 버렸다.초경은 잠시 멍해 있더니, 바둑돌을 올려놓으며 대답했다. “경도에 있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경도로 돌려보내긴 해야 한다.”“이미 황릉에 묻었겠지?”“이젠 평생 그에게 향을 피워줄 기회가 없겠구나!”그녀는 이제 경도는 돌아가지 못한다. 궁은 더욱 돌아가지 못한다.듣고 있는 초경은 마음이 괴로웠으며, 목구멍까지 올라왔던 말들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 다시 삼키고 말았다.“침서는 마음이 흉악하고 수단이 악랄한데 네가 그의 곁에 있으면 위험하지 않느냐?”초경은 말머리를 돌려 물었다.낙청연은 계속해서 바둑을 두며 대답했다. “그는 나에게 상처 주지 않는다.”“너는 송천초를 좀 말리거라. 함부로 다리 그쪽에 못 가게 하거라.”초경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염려하지 말거라. 나야 당연히 천초의 안전을 위주로 할 거니까!”“그럼, 됐다.” 이 점을 낙청연은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아주 빠르게 송천초는 먹
얼마 지나지 않아, 약을 캐러 갔던 송우가 돌아왔다.그는 힘겨워서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가까이 있던 진소한은 그에게 물 한 그릇을 건넸다. “아버님, 오늘 캐신 약재는 어제보다 훨씬 많습니다.”송우는 앉아서 부채질하며 잠깐 휴식을 취했다.그는 웃으며 말했다. “오늘 늪지를 발견했는데, 글쎄, 그 안에 좋은 물건이 많았소.”진소한은 몸을 쭈그리고 앉아 말했다. “아버님, 이 약재들을 모두 말려야 합니까? 제가 정리하겠습니다.”“좋소. 그럼 수고하시오.”이 광경을 본 초경은 단숨에 달려왔다. “아버님, 저도 도와드리겠습니다.”낙청연은 멍해졌다. 그녀는 상 위의 아직 끝나지 않은 바둑판을 쳐다보았다.송천초도 두 사람의 행동을 보고 어이없다는 듯 걸어오며 말했다. “저와 함께 둬요.”“저 두 사람은 다 믿음직스럽지 않습니다.”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믿음직스럽지 않다고? 그런데 왜 내가 보기엔 둘 다 믿을 만한 거 같으냐?”“진소한도 여기에 있을 줄은 정말 생각도 못 했다.”송천초는 바둑을 두면서 말했다. “그는 오래전에 이곳에 왔습니다. 산장의 재건에 그도 힘을 보탰습니다.”“처음에 저는 그가 남아있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차마 그를 내쫓을 수 없다면서 그를 남게 하였습니다.”“지금은 이미 오랫동안 살았으니, 더 내쫓을 수 없습니다.”“저도 이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송천초는 말을 하면, 한숨을 내쉬었다.이 속마음을 그녀는 이미 오랫동안 참아왔다. 이 산에는 아버지를 제외하고는 초경과 진소한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하지만 그들과는 속마음을 터놓을 수 없었다.필경 여인의 속마음은 친한 친구에게만 이야기할 수 있다.지금 낙청연을 만나자, 최근에 겪었던 어려움을 그녀에게 이야기하게 되었다.낙청연은 궁금해하며 물었다. “그럼, 진소한에 대한 너의 감정은 무엇이냐? 그를 용서하였느냐?”송천초는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했다. “용서라 할 것도 없습니다. 그저 우리의 만남
“괜찮다. 결국 그도 깨닫게 될 거다.”“인연이란 하늘이 정해준 것이다. 인연이 다하면 당연히 미래도 없는 것이다. 그러니 순리에 맡겨야지!”송천초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마음도 많이 홀가분해졌다. “알겠습니다. 당신 말을 따르겠습니다.”“당신에게 속얘기를 얘기하니 드디어 속이 다 시원합니다.”송천초는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낙청연도 매우 기뻤다. 이렇게 가장 친한 친구와 앉아서 한담하는 순간이 너무 소중했다.그러나 아쉽게도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갔다. 어느덧 날이 저물었다.낙청연은 어쩔 수 없이 돌아가야 했다.“내일 또 오마, 나는 보름 동안, 이 산에 있을 것이다.”송천초는 아쉬워하며 그녀를 다리 위로 바래다주었다.낙청연은 벙어리를 데리고 떠났다.다리 위에서, 낙청연이 벙어리에게 물었다. “아토, 혹시 지루하지 않았소?”“만약 지루하면, 내일은 함께 오지 않아도 되오.”벙어리는 연신 고개를 흔들었다.그는 어찌 지루하겠는가? 그녀 곁에 있는 매 순간 그는 모두 매우 만족한다.설사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조용히 그녀를 바라만 보고, 그녀가 친구와 담소를 나누고, 홀가분한 그녀의 모습을 바라만 봐도 그의 마음은 아주 기쁘다.다리를 건너니, 밤이 완전히 깊어졌다.“나는 돌아가야 하니, 당신도 쉴 곳을 찾아 쉬시오.”벙어리는 고개를 끄떡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묵묵히 낙청연을 따라 그녀를 그 숲속까지 바래다주고 돌아갔다.낙청연이 정원으로 돌아갔을 때, 침서는 여전히 쇠를 두들기고 있었다.땀투성이가 되었으며, 몹시 피곤해 보였지만, 또한 매우 진지했다.낙청연은 깜짝 놀랐다. “아직 식사도 하지 않으셨습니까?”“네가 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낙청연은 울타리 안에 있는 꿩을 쳐다보았다. 정말 한 마리도 적어지지 않았다.낙청연은 즉시 한 마리를 잡아다가 냇가에 가져가 깨끗이 씻은 후 불을 피워 굽기 시작했다.침서는 종종 낙청연을 쳐다보며 물었다. “오늘 어디 갔다 왔느냐?”낙청연은 평온한 어투로 대답했다. “산에서 돌아다녔습니다.”
송천초는 그제야 한숨 돌렸다.하지만 그녀의 안색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초경이 관심 어리게 물었다.“어디 아픈 것이냐?”송천초는 고개를 저으며 머리를 숙이고 말했다.“아직도 무서울 뿐입니다.”“제가 아니었다면 묵계가 당신의 약점을 잡지 못했을 것입니다.”“돕지도 못하는데 짐이 되었습니다.”그들의 싸움에 그녀는 끼어들 수 없었다. 짐이 되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그녀는 그것조차도 할 수 없었다.그녀가 자책하는 것을 보고 초경은 그녀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쓸데없는 생각이구나.”“네가 없어도 묵계는 다른 사람을 겨냥하고 나쁜 짓을 저지를 것이다.”“너를 데리고 여제의 도움을 청한 후 여제가 너를 구할 때 묵계는 여제의 몸까지 차지하려 했다.”“너의 잘못이 아니니, 자책할 필요 없다.”“힘없는 사람들이야 많고 많다. 너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그 말을 듣고 송천초가 살짝 놀랐다. 그녀가 다급히 물었다.“청연은 어떻게 됐습니까?”“궁으로 들어가 만나봐야겠습니다.”송천초는 다급히 침대에서 내려오려 했다.초경이 그녀를 붙잡았다.“치료부터 하고 가거라. 여제는 괜찮다.”“묵계도 죽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송천초는 그제야 마음을 놓고 침대에 누웠다.그녀는 다리가 아픈 것을 발견하고 바짓가랑이를 걷어 올렸다. 멍이 들고 상처는 검고 짓물렀다.“이미 약을 발랐지만 싸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독으로 인한 상처라 꽁꽁 싸매지 말아야 한다.”“아프면 진통제를 발라주마.”초경을 말을 하다 약병을 가지러 갔다.송천초가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괜찮습니다. 많이 아프지 않습니다.”“이 정도 상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입니다.”그녀는 묵계에게 몸을 빼앗겼지만 정신은 있었다. 그녀는 묵계의 조종을 받고,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무엇을 했는지 알고 있었다.자기 몸이 통제를 받지 않는 느낌은 정말 무서웠다.만약 묵계가 성공했다면 이 세상에는 송천초라는 사람이 사라질 것이다.초경은 한참 동안 침묵하다 다시 그 내단을 꺼냈다.
말을 마치자마자 초경이 문을 밀고 들어왔다.“묵계의 기운이 사라졌습니다. 성공한 것입니까?”낙요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향해 손바닥을 펼쳤다.초경은 바로 문을 닫고 그녀에게 다가가 내단을 보고 한숨 돌렸다.“수위가 높아 다른 사람이었다면 정말 상대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감사합니다!”낙요가 차를 한 모금 마셨다.“다행히 저 녀석은 속이기 쉬웠습니다.”“수작을 조금 부리니 바로 넘어왔습니다.”방금 그녀는 일부러 묵계가 그녀의 몸에 들어오게 했다. 사실 묵계는 그녀의 몸에 들어갈 능력이 없었다.“천초의 뱀독이 심해졌으니, 어서 독을 없애십시오.”그 말을 듣고 초경이 얼른 그녀의 독을 없앴다.하지만 독이 심하게 퍼져서 물린 곳의 피부가 짓물러 빨리 낫지 않을 것이다.초경은 마음이 아팠다.낙요는 곰곰이 생각하다 내단을 초경에게 주었다.“이 내단을 천초에게 쓴다면 상처도 곧 나을 것이고 흉터도 남지 않을 것입니다.”“그리고 끝없이 긴 수명도 얻을 수 있습니다.”“천초도 당신과 마찬가지로 늙지 않고 죽지 않은 기회가 있습니다.”“두 사람은 오래도록 함께 있을 수 있습니다.”“천초가 깨어나면 잘 상의하십시오. 천초가 원하다면 내단 흡수를 도울 것입니다.”그 말을 듣고 초경은 살짝 멈칫했다.그는 낙요가 손에 들고 있는 내단을 보고 낙요를 바라보며 물었다.“이렇게 좋은 물건을 어찌 남겨두지 않습니까?”“여국의 여제로서 불로장생한다면 엄청난 권력을 누릴 수 있습니다. 좋지 않습니까?”초경은 인간 세상에서 오랫동안 지내며 많은 제왕이 불로장생을 연구하는 것을 본 적 있다.수많은 사람이 원하는 것이 낙요의 손에 쥐어져 있지만 낙요는 오히려 남에게 주려 했다.낙요가 웃었다.“들어보니 참 괜찮습니다.”“하지만 나라의 흥망은 모두 운명입니다. 왕조의 교체도 자연에 순응해야 합니다. 사리사욕을 위해 강제로 바꾼다면 더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입니다.”“제가 감당할 것이 아닙니다.”“제사장족 천벌만으로도 충분합니다.”“게다가 제왕이
묵계는 그녀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하지만 뱀독이 확산하여 썩어가는 송천초의 피부를 보니, 그녀는 못내 싫어졌다.시간이 흐르면 뱀독이 더 심해질 수도 있다. 그러다 오장육부를 다치면 이 몸은 더 이상 소용이 없다.묵계는 갑자기 방법이 떠올랐다.“좋다. 진법을 거두거라. 나오겠다.”묵계도 조금 조급해졌다.“약속하거라. 너에게 다른 몸을 찾아줄 테니 절대 다른 짓 하지 말거라.”낙요가 말했다.“그래. 어서!”두 사람은 드디어 의견이 맞았다.낙요가 진법을 없애자, 묵계도 순순히 송천초의 몸에서 나왔다.낙요는 특별히 두 가닥의 혼이 모두 나왔는지 확인했다.낙요는 얼른 부적을 송천초의 몸에 붙였고 묵계는 다시 송천초의 몸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하지만 묵계는 낙요를 빤히 보고 있었다. 그녀는 낙요가 가까이 오자 바로 낙요의 미간을 파고들었다.그녀는 순식간에 낙요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낙요는 심한 충격을 입은 듯 휘청이며 뒤로 물러서서 의자를 붙잡고 그제야 안정을 찾았다.그녀의 귓가에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하. 다른 몸을 찾을 필요 없다. 네 몸이 아주 마음에 드는구나.”“혼을 빼앗는 것에 난 도가 텄다. 얼마 지나지 않아 너를 대신하여 여국의 여제가 될 것이다.”낙요는 안정을 찾고 의자에 앉아 잠시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녀는 자신감 넘치는 웃음을 지었다.“동하국에 너무 오래 있어, 바깥세상을 본 적 없는 모양이구나.”“아무나 너에게 혼과 몸을 빼앗기는 것은 아니다.”“제사장족의 대제사장들을 들어본 적 있느냐?”묵계는 낙요의 뜻을 알아차리지 못했다.“제사장족? 동하국 사람한테서 들은 적 있다. 그때 나를 공격한 젊은이들도 제사장족 사람들이었다.”“그들이 쓰는 진법은 네 진법과 다를 것이 없다. 보아하니 너도 제사장족이구나.”“잘됐구나. 네가 강할수록 너의 신분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이다.”묵계는 아직도 기뻐하고 있었다.낙요가 난감한 듯 웃었다.“너무 많은 생각을 하는구나.”“너처럼 순진한 요괴는 처음 보
백서는 바로 방에서 물러나 방문을 닫았다.조영궁 밖이 조용해지자, 병풍 뒤에서 그림자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초경이었다.그는 쓰러져 있는 송천초를 품에 안고 있었다.낙요는 안색을 굳히고 다급히 앞으로 걸어갔다.“어찌 된 일입니까?”초경은 송천초를 연탑에 눕히고 설명했다.“동하국에서 괴물을 만났습니다...”초경은 사건의 경과를 간단히 설명했고 묵계의 신분도 알려주었다.그의 말을 듣고 낙요의 표정이 굳어졌다.“그렇습니까?”“방법이 있습니까? 그 괴물은 천초의 몸을 차지하려는 것입니다. 독을 없애서 깨어나게 할 수 없습니다. 천초가 위험할 것입니다!”초경은 몹시 조급했다.낙요가 곰곰이 생각하다 말했다.“급해하지 마십시오. 방법이 있습니다.”“천초 몸 안에 있는 묵계의 혼을 뽑는 것은 자신 있습니다.”“밖을 지키고 있으세요.”초경은 그 말을 듣고 마음이 놓였다.낙요는 여국에서 제일 강한 대제사장이었으니, 분명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천초는 괜찮을 것이다!“예. 밖에 있겠습니다.”초경은 바로 방에서 나가 정원을 지키고 있었다.낙요는 피로 진을 그려 송천초의 몸을 뒤덮었다.그리고 송천초 몸 안의 혼을 빼내기 시작했다.물론 묵계가 그녀의 몸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아, 과정이 쉽지 않았다.손을 세게 쓰면 송천초를 다치게 할 수도 있고 약하게 하면 묵계를 꺼낼 수 없었다.“넌 누구냐? 감히 나를 상대하려는 것이냐?”묵계의 낮고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여국과 오랫동안 싸웠는데, 여국의 여제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냐?”낙요는 가소롭다는 듯 답했다.그 말을 듣고 묵계는 깜짝 놀랐다.“여국 여제? 평범한 사람을 위해 이 진까지 쓰는 것이냐?”“이 여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 난 너에게 더 큰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 나와 손을 잡지 않겠느냐?”낙요가 가볍게 웃었다.“보아하니 넌 사람의 감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사랑도 모르고 우정도 모른다.”“네가 몸을 원한다면 더 좋은 몸을 찾아주겠다. 얌전히 송천
“대체 뭘 하려는 거냐!”초경이 매섭게 물었다.“나는 살고 싶다. 나를 풀어주면 안전한 곳에 가서 이 여자를 풀어주마.”그 말을 듣고 초경이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너를 풀어주면 천초를 놓아줄 것이라 믿지 않는다.”묵계가 담담하게 웃었다.“비록 웅황주가 나를 몰아냈지만, 이미 이 여인의 몸에 혼을 한 가닥 남겼다. 지금 두 가닥의 혼이 몸에 들어있으니, 7일 후 혼을 잃고 나의 몸이 될 것이다.”“이 몸은 이제 내 것이다.”“더 이상 시간 낭비하지 말고 얘기할 자격도 없다. 내 말대로 해야 이 여자는 살 기회가 있다!”“나를 놓아주거라!”묵계의 위협에 초경은 주먹을 꽉 쥐고 분노를 억눌렀다.“가거라.”“3일 후, 반드시 천초를 만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널 찾아 죽일 것이다.”묵계가 입꼬리를 올렸다.“좋다!”말을 마치고 묵계는 약사의 몸을 끌고 빠르게 그곳을 떠났다.낙현책이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걸어갔다.“정말 이렇게 풀어주는 것입니까? 천초 고모를 놓아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초경은 묵계가 떠난 방향을 빤히 보며 말했다.“괜찮다. 멀리 가지 못할 것이다.”낙현책은 살짝 놀랐다.이내 다들 그녀를 따라갔다.그들은 바닷가 암초에서 묵계를 따라잡았고 그녀는 이미 쓰러져 있었다.유생은 그녀가 중독된 것을 알아차렸다. 발목을 보니, 어느새 뱀에게 물려 있었다.유생이 고개를 돌려 초경을 바라보았다. 보아하니 초경이 한 일인 것 같았다.초경은 놀라지 않고 마음 아픈 표정으로 송천초를 안았다.“천초를 데리고 먼저 돌아갈 테니 너희들은 부 태사를 돕거라.”“예!”이내 초경은 시선 속에서 사라졌다.다들 부 태사를 도우러 갔다.부진환은 병사를 이끌고 동하국을 공격했다. 비록 동하국 사람은 적지 않았지만, 방어에 강한 성벽과 무기가 없었고 선박뿐이었다.여국 병사들이 끊임없이 섬에 오르고 있으니, 동하국이 멸망하는 것은 시간문제다.초경은 송천초를 안고 청주로 돌아와 묵계의 혼을 어떻게든 몰아내려고 했지만, 줄곧 실
바로 그때, 하늘에서 금색 진법이 나타나 묵계를 진법 안으로 가두었다. 귀를 뚫을 듯한 그 노랫소리는 진법 속에 가로막혔다.흰옷을 입은 제사장족 제자 수십 명이 하늘에서 나타났다.그들은 복숭아나무 위에 가볍게 서서 열 손가락으로 진법을 그렸고 손끝에는 금빛 부문이 흐르고 있었다.묵계는 깜짝 놀란 후 그제야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녀는 깜짝 놀라 송천초를 바라보았다.“너구나!”송천초가 차갑게 웃었다.“설마 내가 혼자 왔다고 생각하는 것입니까?”묵계는 굳은 표정으로 분노에 찬 듯 말했다.“괘씸하구나! 너에게 속다니!”그때, 밖에서도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송천초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부 태사가 사람을 데리고 동하국을 공격했으니, 당신은 도망가지 못할 것입니다.”“차라리 순순히 잡히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그녀는 어젯밤 묵계를 만난 후 막사로 돌아가 바로 이 일을 부진환에게 알리고 대책을 논의했다.부진환은 그 여자가 동하국 약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초경도 분명 그 여자의 손에 있을 테니 그에 따른 계획을 세웠다.그녀가 혼자 묵계를 만나러 간 것도 다른 사람에게 길을 안내하기 위해서였다. 다들 기관선을 이용해 그녀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묵계가 뱀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송천초는 웅황을 가득 챙겨 몸을 지키려 했다.묵계는 진법 속에서 절망하여 초경을 바라보며 말했다.“너와 나도 동족이라 할 수 있다. 나한테 한 짓을 다시 너한테도 할 것이다! 사람은 절대 믿어선 안 된다!”“정말 저 사람들을 도우려는 것이냐?”“초경. 난 너를 죽이려 한 적 없다!”초경은 한숨을 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너의 처지가 안쓰럽지만, 우린 동족이 아니다.”“우린 다르니, 같다고 하지 말거라.”“너의 딱한 처지를 보아, 솔직히 말하마. 동하국은 곧 멸망할 것이니, 너도 원수를 갚은 셈이다. 마음 놓고 떠나거라.”그 말을 듣고 묵계는 넋을 잃고 그들을 싸늘하게 훑어보았다.“죽으려면 함께 죽겠다!”묵계는 하늘을 향해 소
“그는 감금되었다. 우리는 그를 구할 수 없다. 그를 구할 유일한 방법은 바로 너의 몸과 나의 힘을 합치는 것이다. 그래야 우리는 기회가 있다.”그 말을 듣고 송천초는 눈살을 찌푸렸다.“그게 무슨 뜻입니까?”묵계가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나와 하나가 될 수 있느냐? 그를 구할 수도 있고 그와 같은 수명을 가질 수도 있다.”“두 사람은 영원히 함께 있을 수 있다.”“하지만 대가로 아픔을 겪을 수도 있다.”“할 수 있느냐?”송천초는 미간을 찌푸리고 사색에 잠겨 대답하지 않았다.묵계가 말을 이었다.“이곳은 동하국이다. 그들이 설치한 함정에 나는 들어갈 수 없고 평범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네가 들어가도 그를 구할 수 있겠느냐?”“우리가 힘을 합치면 할 수 있다! 잠시 힘을 합쳐 그를 구하고 다시 방법을 생각해 떨어지는 것이 어떠냐?”묵계가 한참 말을 한 뒤에야 송천초는 그녀의 말을 허락했다.“좋습니다. 허락하겠습니다.”그 말을 듣고 묵계는 기쁠 따름이었다. 송천초가 이렇게 쉽게 넘어올 줄은 몰랐다.만약 이 몸을 빼앗는다면 초경에게 청신요를 쓰지 않아도 된다.“좋다. 바로 자리를 옮겨서 시작하자.”송천초는 고개를 끄덕이고 묵계를 따라 복숭아나무가 무성한 곳으로 갔다.사방을 둘러보니 온통 복숭아나무였고 다른 것은 없었다.송천초는 묵계의 말에 따라 다리를 꼬고 앉았다.묵계는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 그녀와 손바닥을 마주하고 있었다.“시작할 것이다. 조금 불편할 테니 참거라.”묵계는 말을 마치자마자 시작했다.송천초는 괴로워하며 눈살을 찌푸렸고 온몸의 기운이 복잡해지는 것을 느꼈다. 옆에 있던 복숭아 꽃잎이 우수수 떨어지기 시작했다.밀실에서 독을 없애려 애쓰고 있던 초경은 순간 송천초의 존재를 느꼈다.그는 번뜩 눈을 뜨고 송천초가 주위에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게다가 그녀는 지금 위험하다!초경은 마음이 초조했다. 그는 송천초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독을 없애기도 전에 다급히 밀실 문을 부수고 뛰쳐나갔다.묵계의 혼이
송천초는 깜짝 놀랐다.그 여자는 분명 온몸이 흠뻑 젖었지만, 송천초를 향해 걸어오는 도중 옷과 머리카락이 말랐다.송천초는 위험을 감지하고 바로 사람을 부르려 했다.그녀가 있던 곳에 마침 암초가 있어 그 여자의 모습을 막았다. 옆에 바로 청주군의 막사가 있었는데 이렇게 대담하게 이곳으로 오다니!송천초가 사람을 부르려는 그때, 여자가 입을 열고 그녀를 저지했다.“나는 적의가 없다. 그저 너를 찾으러 왔다.”“저요?”송천초는 의아한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녀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송천초라 하느냐?”묵계는 그녀를 살펴보았다. 그녀가 본 기억 속의 그 여자와 똑같이 생겼다.“어떻게 아는 것입니까?”묵계가 웃으며 말했다.“나는 묵계라고 한다. 초경이 위험에 처해 있어 너의 도움이 필요하다.”송천초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을 졸이며 저도 몰래 앞으로 한 걸음 걸어갔다.“무슨 일입니까?”“당신은 대체 무슨 사람입니까? 어찌 당신을 믿을 수 있습니까?”묵계 뒤에서 뱀 꼬리가 나타났다. 송천초는 깜짝 놀랐다.“나는 그와 동족이다. 그가 너를 찾아오라 한 것이다.”“만약 그를 구하고 싶다면 오늘 밤 홀로 이곳에 오거라.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너를 데리고 그를 만나러 가겠다.”그 말을 듣고 송천초가 물었다.“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동하국입니까?”“그곳 말고 더 있느냐?”“오직 너만이 그를 구할 수 있다. 이 일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말거라. 초경의 목숨을 구하고 싶다면 내가 시킨 대로 하거라.”말을 마치고 묵계는 경계하며 막사를 힐긋 보고 몸을 돌려 바다로 사라졌다.송천초가 추궁하기도 전에 묵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녀가 무슨 사람인지 말한 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알 수 없었다.하지만 종일 불안했던 것을 생각하면, 초경에게 정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다.갑자기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병사가 상황을 보러 왔다.“방금 이쪽에서 인기척이 있길래 보러 왔습니다. 무슨 일 없는 것입니까?”송천초는 망설이다 고개를 저었다.
이상하게 들리는 그 노랫소리는 그의 의식을 흐릿하게 했다. 그는 애써 소리를 막으려고 했지만, 자꾸 귀를 파고들었다.초경은 한참 몸부림치다가 결국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와 머리를 움켜쥐고 고통스럽게 바닥에 쓰러졌다.묵계는 그 모습을 보고, 그제야 그에게 다가갔다.“너를 상대하기가 참 어렵구나. 하지만 나를 너무 얕본 것 같구나. 인어족의 청신요는 죽어가던 사람도 깨울 수 있고 사람의 마음을 현혹해 행동을 조종할 수도 있다. 쉬이 사용하지 않던 방법인데 이렇게 너에게 쓰게 됐구나.”묵계는 가볍게 웃으며 천천히 웅크리고 앉아 손을 뻗어 초경의 얼굴을 스쳤다.“청신요로 너의 기억을 바꾸면 오늘부터 나의 명을 따르며 나와 함께 있을 것이다.”“거부하지 말거라. 자칫 잘못하면 정신을 잃을 수도 있다.”묵계는 웃으며 말을 마치고 손을 초경의 머리 위에 얹은 후 청신요를 부르기 시작했다. 맑은 소리가 주문처럼 초경의 귓가에 맴돌면서 바늘처럼 그의 머리를 파고들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묵계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애먹였다.그녀는 의지력이 이렇게 강한 사람을 본 적 없었다.묵계는 싸늘한 표정으로 이를 악물고 버텼다.“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버티고 있는지 봐야겠구나!”그녀의 손끝이 초경의 미간에 가볍게 닿자, 그녀는 실패의 원인을 찾았다.그의 기억 속에는 온통 다른 여자뿐이다.그것도 평범한 여자였다.청신요의 통제를 받지 않고 기억을 지우지도 못할 정도로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니.묵계는 내키지 않았다. 그 여자가 자신과 함께 있고 싶지 않은 원인이었다. 평범한 사람은 고작 수십 년의 수명만 갖고 있어 결국 늙어 죽기에 그들과는 다르다.감정이라는 것을 그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그녀의 육체가 다치지 않았다면 청신요를 쓰는 것도 애먹을 리 없었을 것이다.보아하니 이 방법으로는 그를 통제할 수 없을 것이다.그럼...묵계의 눈에 빛이 반짝였다.묵계는 초경을 업고 돌아가 밀실에 가두었다.묵계는 그녀가 자리를 비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