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미리 병력을 파견하여 미연에 방지한 것 같다.“천초, 약속해 줘! 설사 양국이 정말 교전한다 해도, 너는 일단 너부터 지키겠다고.”“절대 거기에 연루되지 말거라.”제월산장이 처한 위치는 매우 특별하기 때문에 만약 그 속에 말려들면 매우 위험하다.송천초는 낙청연이 걱정할까 봐 고개를 끄덕이었다.“알겠습니다. 어쩌다 왔는데, 이런 속상한 얘기는 하지 맙시다.”“제가 가서 맛있는 간식을 만들어 드리겠습니다!”송천초는 즉시 일어나 주방으로 달려갔다.초경이 옆에서 느릿하게 일어서더니 물었다. “바둑이나 한판 둘까?”“그래, 좋다.”화원의 정자에 이르니, 산들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약간 시원한 기운을 띠고 있었다.두 사람은 천천히 바둑을 두었다.낙청연이 물었다. “혹시 부진환의 시신을 어디에 묻었는지 아느냐?”이 말을, 그녀는 오직 초경에게만 물어볼 엄두가 났다.이 이름을 떠올리면, 낙청연의 가슴은 바늘로 찌르는 듯이 아팠다.초경은 잠시 멍해졌다.그리고 낙청연 뒤에 벙어리가 서 있었다. 그도 순간 온몸이 굳어 버렸다.초경은 잠시 멍해 있더니, 바둑돌을 올려놓으며 대답했다. “경도에 있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경도로 돌려보내긴 해야 한다.”“이미 황릉에 묻었겠지?”“이젠 평생 그에게 향을 피워줄 기회가 없겠구나!”그녀는 이제 경도는 돌아가지 못한다. 궁은 더욱 돌아가지 못한다.듣고 있는 초경은 마음이 괴로웠으며, 목구멍까지 올라왔던 말들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 다시 삼키고 말았다.“침서는 마음이 흉악하고 수단이 악랄한데 네가 그의 곁에 있으면 위험하지 않느냐?”초경은 말머리를 돌려 물었다.낙청연은 계속해서 바둑을 두며 대답했다. “그는 나에게 상처 주지 않는다.”“너는 송천초를 좀 말리거라. 함부로 다리 그쪽에 못 가게 하거라.”초경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염려하지 말거라. 나야 당연히 천초의 안전을 위주로 할 거니까!”“그럼, 됐다.” 이 점을 낙청연은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아주 빠르게 송천초는 먹
얼마 지나지 않아, 약을 캐러 갔던 송우가 돌아왔다.그는 힘겨워서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가까이 있던 진소한은 그에게 물 한 그릇을 건넸다. “아버님, 오늘 캐신 약재는 어제보다 훨씬 많습니다.”송우는 앉아서 부채질하며 잠깐 휴식을 취했다.그는 웃으며 말했다. “오늘 늪지를 발견했는데, 글쎄, 그 안에 좋은 물건이 많았소.”진소한은 몸을 쭈그리고 앉아 말했다. “아버님, 이 약재들을 모두 말려야 합니까? 제가 정리하겠습니다.”“좋소. 그럼 수고하시오.”이 광경을 본 초경은 단숨에 달려왔다. “아버님, 저도 도와드리겠습니다.”낙청연은 멍해졌다. 그녀는 상 위의 아직 끝나지 않은 바둑판을 쳐다보았다.송천초도 두 사람의 행동을 보고 어이없다는 듯 걸어오며 말했다. “저와 함께 둬요.”“저 두 사람은 다 믿음직스럽지 않습니다.”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믿음직스럽지 않다고? 그런데 왜 내가 보기엔 둘 다 믿을 만한 거 같으냐?”“진소한도 여기에 있을 줄은 정말 생각도 못 했다.”송천초는 바둑을 두면서 말했다. “그는 오래전에 이곳에 왔습니다. 산장의 재건에 그도 힘을 보탰습니다.”“처음에 저는 그가 남아있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차마 그를 내쫓을 수 없다면서 그를 남게 하였습니다.”“지금은 이미 오랫동안 살았으니, 더 내쫓을 수 없습니다.”“저도 이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송천초는 말을 하면, 한숨을 내쉬었다.이 속마음을 그녀는 이미 오랫동안 참아왔다. 이 산에는 아버지를 제외하고는 초경과 진소한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하지만 그들과는 속마음을 터놓을 수 없었다.필경 여인의 속마음은 친한 친구에게만 이야기할 수 있다.지금 낙청연을 만나자, 최근에 겪었던 어려움을 그녀에게 이야기하게 되었다.낙청연은 궁금해하며 물었다. “그럼, 진소한에 대한 너의 감정은 무엇이냐? 그를 용서하였느냐?”송천초는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했다. “용서라 할 것도 없습니다. 그저 우리의 만남
“괜찮다. 결국 그도 깨닫게 될 거다.”“인연이란 하늘이 정해준 것이다. 인연이 다하면 당연히 미래도 없는 것이다. 그러니 순리에 맡겨야지!”송천초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마음도 많이 홀가분해졌다. “알겠습니다. 당신 말을 따르겠습니다.”“당신에게 속얘기를 얘기하니 드디어 속이 다 시원합니다.”송천초는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낙청연도 매우 기뻤다. 이렇게 가장 친한 친구와 앉아서 한담하는 순간이 너무 소중했다.그러나 아쉽게도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갔다. 어느덧 날이 저물었다.낙청연은 어쩔 수 없이 돌아가야 했다.“내일 또 오마, 나는 보름 동안, 이 산에 있을 것이다.”송천초는 아쉬워하며 그녀를 다리 위로 바래다주었다.낙청연은 벙어리를 데리고 떠났다.다리 위에서, 낙청연이 벙어리에게 물었다. “아토, 혹시 지루하지 않았소?”“만약 지루하면, 내일은 함께 오지 않아도 되오.”벙어리는 연신 고개를 흔들었다.그는 어찌 지루하겠는가? 그녀 곁에 있는 매 순간 그는 모두 매우 만족한다.설사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조용히 그녀를 바라만 보고, 그녀가 친구와 담소를 나누고, 홀가분한 그녀의 모습을 바라만 봐도 그의 마음은 아주 기쁘다.다리를 건너니, 밤이 완전히 깊어졌다.“나는 돌아가야 하니, 당신도 쉴 곳을 찾아 쉬시오.”벙어리는 고개를 끄떡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묵묵히 낙청연을 따라 그녀를 그 숲속까지 바래다주고 돌아갔다.낙청연이 정원으로 돌아갔을 때, 침서는 여전히 쇠를 두들기고 있었다.땀투성이가 되었으며, 몹시 피곤해 보였지만, 또한 매우 진지했다.낙청연은 깜짝 놀랐다. “아직 식사도 하지 않으셨습니까?”“네가 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낙청연은 울타리 안에 있는 꿩을 쳐다보았다. 정말 한 마리도 적어지지 않았다.낙청연은 즉시 한 마리를 잡아다가 냇가에 가져가 깨끗이 씻은 후 불을 피워 굽기 시작했다.침서는 종종 낙청연을 쳐다보며 물었다. “오늘 어디 갔다 왔느냐?”낙청연은 평온한 어투로 대답했다. “산에서 돌아다녔습니다.”
낙청연은 탄식을 금치 못했다. “당신은 검을 쓰기 좋아하는 여인과 더 잘 어울립니다.”“당신들은 아마 마음이 잘 맞을 겁니다.”“하지만 저는 그 여인이 아닙니다.”침서는 낙청연의 이러한 거절에 이미 습관 되었다. 그는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말했다. “아요는 내가 사랑하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 우린 똑같이 잘 어울린다.”“그럼, 당신은 저를 잘 압니까?” 낙청연은 낮은 의자에 앉아, 불더미에 올려놓은 꿩을 돌리며 물었다.침서는 하던 일을 멈추고, 그윽한 눈빛으로 낙청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 “물론이지.”“나는 이 세상에서 아요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다.”그는 다 알고 있었다. 그는 그녀가 오늘 벼랑 맞은편에 있는 그 산에 갔다 왔다는 사실과 천궐국의 친구를 만나러 갔다는 사실을 그는 다 알고 있었다.오늘 돌아왔을 때, 그녀 얼굴에 넘쳐흘렀던 웃음은 여국에 있었던 이 기간에 종래로 본 적이 없었던 것이기 때문이다그 웃음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기쁨과 만족감이었고, 미간에서 드러나온 것이었다.낙청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밤바람을 맞으며 고기를 구웠으며, 조용히 침서의 리듬감 있게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낙청연은 구운 고기를 침서에게 건네면서 말했다. “당신에게 보름이 너무 빠듯하면 며칠 미룰 수 있습니다.”“다 드시고 일찍 쉬십시오.”이 말을 마치고 낙청연은 방으로 쉬러 돌아갔다.침서는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앞으로의 매일, 낙청연은 벙어리를 데리고 하루도 빠짐없이 제월산장으로 갔다.매일 산에 가서 약재를 캐는 건 낙청연에게 매우 즐겁고 유쾌한 일이었다.초경과 진소한의 질투하고 다투는 모습마저 웃음거리였으며, 약간 흥미로운 일이었다.그러나 아름다운 시간은 언제나 그렇게 짧았다. 보름은 그렇게 길지만, 눈 깜짝할 새 지나갔다.침서의 검은 이미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며칠만 더 있으면 그들은 산에서 내려가야 했다.--운주성, 성주부.기 성주는 서방에서 답장을 보내고 있었다. 글을 쓰는 그는 다소 긴장해 보였
불전연을 본 구십칠은 눈앞이 번쩍이었다.“이건 어디서 구한 것이냐?”기옥은 신비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저 나름대로 방법이 있습니다.”“그러나 이것도 아마 마지막 한 자루 일 것입니다. 어떤 세력이 사처에서 불전연을 수거해 가고 있습니다.”“도대체 누구인지, 이렇게 많은 불전연을 수거해서 뭐 하려는지 모르겠습니다.”“낙 언니가 돌아와서 이 불전연을 보면 기뻐하겠지요?”구십칠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래, 분명 기뻐할 거다.”--이날 새벽, 낙청연은 아직 잠에서 깨지 않았다. 침서는 감격해하며 방안으로 달려 들어와, 그녀를 깨웠다.“아요, 어서 일어나 보거라.”“검을 다 만들었다.”낙청연은 어렴풋이 잠에서 깨어나 방안에서 걸어 나왔다.그런데 바깥의 책상 위에 검 다섯 자루가 정연하게 놓여 있었다.“왜 이렇게 많습니까? 어느 것이 제 것입니까?”침서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거라.”낙청연은 한 자루 한 자루 들어보고, 무게가 적당하고 들기 편리하면서도, 너무 가볍지 않은 검을 골랐다.그녀는 검을 들고, 햇빛 아래서 훑어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이 검은 천참검으로 친 것입니까?”침서는 벽에 기대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요의 이러한 안목으로 만약 나에게 주검 기술을 익힌다면 틀림없이 일대 대사가 될 것이다.”낙청연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관건은, 이 검에서 분사검의 기운도 살짝 느꼈단 겁니다.”침서는 천천히 걸어오며 말했다. “그렇다. 네가 사용하는 검인만큼 당연히 일반 검은 안 된다.”“내가 천참검을 다시 개조했다. 비록 분사검만큼 위력이 크지는 않지만, 날을 거듭하여 사용하면, 사람을 죽이든, 악을 베든 모두 이 검의 힘을 더 강하게 할 것이다.”“아요의 실력으론, 아주 빨리 이 검을 내 분사검과 똑같은 검으로 만들 것이다.”낙청연은 검을 들고 몇 수 연습했는데, 검기는 날카롭기 그지없었고, 검을 거둘 때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졌다.위력이 대단했다.예전의 천참검보다 훨씬
“구십칠, 네가 가서 준비하여라……” 낙청연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무언가를 분부했다.구십칠은 낙청연의 말을 듣고 눈동자를 번쩍이더니 곧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 좋은 계획입니다.”곧이어 구십칠은 즉시 준비하러 갔다. 몹시 다급했다.기옥은 원래 낙청연에게 할 말이 있었으나, 급히 달려가는 구십칠을 보더니, 그녀도 신속하게 뒤따라갔다.“뭐 하러 가는 겁니까? 저를 데리고 가십시오.”“제가 도와 드리겠습니다.”--이틀 만에 시합 무대가 준비되었고 옆에 있는 찻집과 술집은 임시 도박장으로 바뀌었다.낙청연과 주락의 시합에 판돈을 걸 수도 있다.반나절도 안 되는 사이에 벌써 열기가 넘쳐났다.기옥은 웃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암시장에 온 뒤, 이렇게 떠들썩한 건 처음입니다.”“이번에 틀림없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겁니다!”이 말을 하며, 기옥은 몸에서 은자를 꺼내면서 말했다. “저도 가서 걸고 오겠습니다.”“그럼, 나도 가겠다.” 구십칠도 즉시 품속에서 돈주머니를 꺼냈다.주락은 큰길에서 걸어가다, 도박장에서 열광하는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랐다.궁금증이 생긴 그는 들어가 보았다. 그에게 판돈을 건 사람의 수와 낙청연에게 판돈을 건 사람의 수는 뜻밖에도 거의 비슷했다.그는 속으로 매우 의아했다.보아하니 낙청연의 명성은 이미 알려졌다. 그러니 그녀를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낙청연이 막 떠나려는데, 마침 주락을 만났다.주락이 앞으로 걸어오며, 칭찬했다. “당신의 이 돈벌이 방법은 확실히 대단합니다.”“당신과 나의 시합에 판돈을 거는 건 그렇다 치지만, 내친김에 도박장까지 열었으니, 시합 전에 도박장 장사만 해도 떼돈을 벌겠습니다.”필경 요 며칠 암시장에 온 사람은 예전의 몇 배는 더 많았으며, 대낮에도 거리 곳곳에 사람들이 넘쳐났다.낙청연은 눈썹을 들썩이며 말했다. “왜 그러십니까? 당신에게 좀 나눠드릴까요?”주락은 마지못해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미래 암시장의 성주입니다. 당신의 돈벌이 수단은 저와 상관없습니다.”“보름이 다 되
“당신은 누굽니까?”주락이 의아한 듯 물었다.고묘묘는 가볍게 웃으면서 천천히 앞으로 나섰다.“당신을 좋아하는 사람이지.”“비록 당신은 복맹을 이기지 못했지만 난 항상 당신의 검술에 독특한 점이 있다고 생각했소. 내 마음에 아주 쏙 드는군.”그 말에 주락은 몸이 굳으며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이렇게 아름다운 낭자가 그를 좋아하고, 마음에 든다고 하니 그 어떤 사내라도 잠깐 정신이 혼미해질 것이다.주락도 예외는 아니었다.“사실 난 당신을 오랫동안 지켜봤소.”고묘묘는 싱긋 웃으며 그에게 다가갔고 주락은 다소 쑥스러워했다.“하지만 예전에는 당신을 만날 기회가 없었지. 그런데 당신이 낙청연과 시합을 한다는 소리를 듣고 곧바로 찾아왔소.”“난 당신이 이길 것이라는데 십만 냥을 걸었소.”“그러니 반드시 이겨야 하오!”주락은 순간 투지가 넘쳤다.“감사합니다.”고묘묘가 말을 이어갔다.“그런데 아까 보니 상태가 별로 좋지 못한 듯하더군. 마음이 급해서 그런 것이오?”주락은 눈살을 찌푸리며 몸을 돌렸다.“최근 들어 기분이 조금 좋지 않았습니다. 잘 조절하겠습니다.”“하지만 시간이 없지 않소? 이제 곧 시합인데 말이오! 당신은 예전에 계속 복맹에게 졌소. 이번이 다시 일어설 좋은 기회지. 낙청연을 이긴다면 당신은 천하에서 가장 강력한 검객이 될 것이오.”“아무도 당신의 실력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오.”“그러니 이번 시합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오!”주락은 그 말을 듣고 압박이 더 커졌다.이번 시합에서는 이기거나 죽어야 했다!주락은 평온하게 대답했다.“알고 있습니다.”바로 그때, 고묘묘가 약병 하나를 꺼내며 말했다.“이걸 주겠소. 이건 제사 일족의 청심환(清心丸)이오.”“내게도 하나뿐이지.”“당신에게 주겠소. 당신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소.”그 말에 주락은 깜짝 놀랐다.“당신에게 어떻게 청심환이 있습니까?”제사 일족의 물건은 얻기 아주 어려웠다.고묘묘는 진지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구하기 어려운 건 맞소. 내게도 한
연무대 위.낙청연과 주락은 서로 간을 보듯 공격을 주고받았고 이내 주락이 먼저 맹렬한 공세를 퍼부었다.그는 익숙하게 손안의 검을 장악했다. 그가 찌르고 싶은 곳이라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찔렀다. 그가 공격한 곳은 모두 약한 부분이었다.심지어 많이 익숙해질 필요도 없었다. 그의 검술에서 무사히 빠져나올 사람은 없었다.복맹이 처음이었다.그리고 이번에 주락은 또 적수를 만났다.그의 검법에 낙청연은 머리털 하나 다치지 않았다.낙청연의 검술은 그리 뛰어나지 않은 것 같지만 속도가 빠르고 반응이 빨랐다. 처음에는 조금 버거워 보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낙청연은 그가 검을 휘두르는 습관을 이내 알아차렸다.한 걸음 걸으면서 다음을 생각한다. 모든 걸음이 주락의 공격을 완벽히 막아냈다.흠잡을 데 없는 방어에 주락은 내심 놀랐고 구경꾼들도 감탄했다.“낙청연이라는 자는 역시 강하군. 어떤 검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주락의 검법을 막아낼 수 있으니 말이오.”“심지어 다치지 않았소!”“낙청연이 이길 것 같군!”주위에서 환호가 터졌다.물론 주락을 응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금방 묻혔다.주락은 그 소리에 다시 한번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그 순간, 낙청연은 주락의 눈빛이 달라졌음을 발견했다. 주락이 검을 들고 공격해 올 때, 그는 눈동자가 벌겠고 눈빛에 살기가 가득했다.낙청연은 조금 의아했다. 주락은 어쩐지 비정상적으로 보였다.주락의 공세는 점점 더 맹렬해졌다. 그는 이 시합에서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보였다.낙청연은 주락보다 힘이 약했다. 만약 계속 뒤처진 채로 온 힘을 다해 공격을 막는다면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다.차루 안, 고묘묘는 의기양양하게 웃었다.“보시오. 주락이 시작할 것이오.”낙청연은 이제 곧 막지 못할 것 같았다.사람들 틈 사이에서 누군가 소리를 질렀다.“주락, 여인 한 명을 괴롭히다니 부끄럽지도 않소?”“겨우 그 실력으로는 쓰레기나 다를 바 없는데, 차라리 일찍 패배를 인정해 망신당하지 않는 게 좋겠소!”그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