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541화

작가: 완경음
“총명한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 것이오.”

제호가 죽었으니 운주 군영의 장군들은 통령의 자리를 노릴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시기의 선택은 그들의 미래와 직결된다.

주락은 곧바로 깨달았다.

“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가겠습니다.”

곧이어 낙청연은 구십칠을 바라봤다.

“나와 함께 제씨 가문에 쳐들어가자.”

“석두에게 사람을 데리고 제씨 가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하거라.”

구십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낙청연은 제씨 가문 대문 밖에 도착했다.

아무도 없는 대문 밖에서 왠지 삼엄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낙청연은 그대로 대문을 열고 들어갔다.

커다란 마당에는 관 두 개가 놓여 있었고 나무틀에는 머리가 산발인 채로 온몸이 피범벅인 여인이 묶여 있었다. 그녀는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주변에는 온통 땔나무 더미였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매서운 기운을 띤 바람이 불어왔다.

두 사람은 그렇게 정문으로 들어갔고 순식간에 대문이 닫혔다.

사방팔방에서 수십 명의 호위들이 날아와 즉시 그들을 에워쌌다.

앞에서 화려한 차림새의 중년 남녀가 걸어왔다. 그들은 다름 아닌 제호의 부모님이었다.

낙청연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동자에는 증오와 살기가 가득했다.

“정말 감히 이곳에 올 줄은 몰랐는데. 겨우 한 명을 데리고 온 것이냐?”

“우리 제씨 가문이 그렇게 만만한 곳인 줄 아느냐?”

제 부인(齊夫人)은 매서운 어조로 말하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그녀는 낙청연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

제 영감(齊老爺)은 뒷짐을 지고 기세등등하게 말했다.

“우리도 암시장을 건드릴 생각은 없었다. 널 용서할 셈이었지. 그런데 네가 직접 찾아올 줄은 몰랐다.”

“여기까지 왔으니 이곳에서 죽거라!”

“항복한다면 시체는 온전히 남겨주마!”

제 영감의 목소리에는 힘이 있고 강렬한 위압감이 있었다.

두 사람의 기세 넘치는 목소리를 들어 보니 둘 다 무예를 익힌 듯했다.

낙청연은 구십칠을 힐끗 봤고 두 사람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은 뒤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순간. 낙청연은 검을 빼 들고 뛰어올랐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1542화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으니 낙청연은 오늘 반드시 죽을 것이다!그러나 제 영감과 제 부인은 낙청연이 들고 있는 분심검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낙청연은 하늘을 뒤덮을 듯이 쏟아지는 화살들을 향해 분심검을 휘둘렀고 수많은 화살이 잘렸다.쏘아진 화살들은 검기 때문에 다시 반사되어 돌아갔다.사방팔방에서 잇달아 화살을 맞고 사람들이 쓰러졌다.구십칠은 기옥을 필사적으로 보호했다.제 부인은 그 광경을 본 순간 깜짝 놀라며 화를 냈다.“쓸모없는 것들!”“화살을 가져오거라!”제 부인은 활을 들어 낙청연을 겨냥했고 이내 화살 하나가 쏘아졌다.구십칠이 놀란 목소리로 외쳤다.“조심하십시오!”몸을 돌린 순간, 화살이 빠르게 날아오는 게 보였다.낙청연은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녀는 온몸에서 살기를 내뿜으며 검으로 그것을 잘랐다.그러고는 단숨에 화살촉을 붙잡은 뒤 그것을 던졌다. 화살은 살기를 띤 채로 제 부인을 향해 날아들었다.제 부인이 두 번째 화살을 쏘려고 했는데 부러진 화살촉에 어깨를 꿰뚫렸고, 그녀는 휘청이며 연신 뒷걸음질 쳤다.“부인!”제 영감은 대경실색하며 제 부인을 부축했다.“죽이세요. 저자를 죽이세요!”제 부인이 노발대발했다.낙청연은 분심검을 꼭 쥔 채로 온몸에서 살기를 내뿜었고 두 눈동자는 맹수처럼 매서웠다.제 영감은 마당에 서 있는 낙청연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녀의 실력은 그들의 상상보다 훨씬 더 강했다.“잘 지키고 있거라.”낙청연이 낮은 목소리로 구십칠에게 당부했다.구십칠은 고개를 끄덕였다.곧이어 낙청연은 검을 들고 쏟아지는 화살들을 향해 달려들었다.제 영감은 그 광경을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비처럼 쏟아지는 화살 속에서 낙청연은 전혀 피하지 않고 검을 들고 덤볐다. 두려움이라고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화살을 쏜 호위들이 그녀를 두려워했다.낙청연이 장검을 휘두르자 검기에 수많은 화살이 잘렸고 잘린 화살들은 사방으로 날아가 사람들을 쓰러뜨렸다.호위들은 미처 피할 틈도 없어 낙청연에게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1543화

    “그렇다면 기옥은 아직 살아있을 것이다!”낙청연은 눈살을 찌푸리고 잠깐 고민했다. 그녀의 마음속에 추측이 하나 생겼다.곧이어 두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 관 속의 사람들을 확인하러 갔다.관을 여는 순간, 낙청연은 마음을 놓았다.그것은 기옥의 아버지 기 성주(祁城主)였다.금방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는데 관 속에 있던 사람이 눈을 번쩍 뜨고 팔을 뻗어 낙청연의 목을 조르며 관 속에서 튀어나왔다.낙청연은 목이 졸린 채로 급히 뒷걸음질 쳤다. 그녀는 상대방의 엄청난 악력 때문에 벽에 세게 부딪혔다.눈앞의 기 성주는 두 눈이 벌겠고 혼탁한 살기가 느껴졌다. 이성이라고는 전혀 없었다.특히 그의 목에는 삐뚤빼뚤하게 봉합한 흔적이 있었다. 그 머리는 다시 봉합한 것이었다.이미 사람이 아니었다.낙청연의 목을 조르고 있는 손은 힘이 엄청났고 낙청연은 숨이 막혔다.옆에 있던 구십칠도 같은 상황을 겪었다. 두 사람은 모두 목이 졸려 벽에 눌린 채로 빠져나오지 못했다.바로 그때 제 영감이 다시 나타났다.그는 유유자적하게 걸어오며 냉소를 흘렸다.“낙청연, 너희들은 특별히 기옥을 구하려고 온 것이 아니냐? 너희가 기옥의 부모님을 죽인다면 너희와 기옥 사이에 무슨 정이 있겠느냐?”제 영감은 말로 그들을 위협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걱정거리를 만들어줘서 함부로 손을 쓰지 못하게 할 생각인 듯했다.구십칠은 확실히 죽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는 필사적으로 버둥거리면서 팔과 다리를 휘둘러 상대방을 물리치려 했다.그러나 그의 공격은 전혀 먹히지 않았다.반대로 낙청연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분심검을 들어 자기 목을 조르고 있는 두 손을 베었다.쿵 소리와 함께 한쪽 팔이 그대로 날아갔다.그 순간 낙청연은 깜짝 놀랐다.팔이 잘린 곳을 보니 안이 철로 되어 있었다.팔이 잘린 뒤 기 성주의 몸이 삐걱거렸고, 낙청연은 기회를 틈타 그를 걷어차서 바닥에 넘어뜨렸다.그녀는 곧바로 구십칠을 구하러 갔다.낙청연은 똑같은 방법으로 기 부인의 팔 한쪽을 잘랐고 그녀의 팔 역시 안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1544화

    낙청연은 싸늘한 눈빛으로 제 영감을 바라봤다. 장검을 쥔 그녀의 눈동자에 살기가 스쳤다.“우리가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지 없을지는 당신의 뜻에 달린 일이 아닙니다!”말을 마친 뒤 낙청연은 구십칠을 힐끗 봤다.“두 사람을 묶거라.”“일어날 수 없게 해.”구십칠은 고개를 끄덕인 뒤 곧바로 밧줄을 찾아와 바닥에서 버둥거리고 있는 두 괴뢰를 단단히 묶었다.낙청연은 검을 들고 제 영감을 향해 달려들었다. 살기등등하게, 기세 넘치게 말이다.제 영감은 곧바로 반격하며 낙청연과 싸우기 시작했다.바로 그때 밖에서 격렬한 발소리가 들렸고 곧 제씨 가문이 완전히 포위되었다.누군가 문을 밖차고 들어왔다.두 괴뢰를 묶어둔 구십칠은 고개를 들면서 검을 꽉 쥐고 경계했다.갑옷을 입은 한 사내가 기세 흉흉하게 들어왔다.제 영감은 낙청연과 거리를 두면서 여유롭게 말했다.“계 장군(系將軍), 드디어 왔군.”“여봐라, 이 여자를 잡거라!”제 영감이 명령을 내렸지만 계 장군이라 불린 자는 히죽 웃었다. 그는 낙청연을 붙잡으라고 명령을 내리지 않았고 아무도 제 영감의 말에 따르지 않았다.“계잠(季潛)! 얼른 손을 쓰시오!”제 영감이 화를 냈다.계잠이 손을 내젓자 그의 뒤에 서 있던 병사들이 제 영감을 붙잡았다.제 영감은 화들짝 놀라며 발버둥 쳤다.“계잠! 미쳤군! 내게는 통령인(統領印)이 있는데 감히 반란을 일으킬 생각이오?”계잠은 덤덤히 웃었다.“제 영감, 지금은 예전과 다르오.”“제호는 죽었소. 통령인이 당신 손에 있다지만 당신은 상부에서 문서를 내려 정한 운주의 통령이 아니오. 심지어 당신은 관직도 없지!”“그런데 당신이 내게 어떻게 명령을 내리겠소? 그렇지 않소?”제 영감은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당신! 계잠, 당신처럼 양심 없는 자는 좋은 끝을 맞이할 수 없을 것이오!”“우리 제씨 가문의 뒤에 누가 있는지 잊지 마시오! 당신이 감히 건드릴 수 있겠소?”제 영감이 호된 목소리로 위협하자 계잠은 순간 안색이 변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1545화

    양측 사람들은 검을 빼 들고 서로를 적대시했다.낙청연은 그들이 통령 자리를 놓고 경쟁하려 한다는 걸 눈치챘다.하지만 그녀는 시간을 낭비할 수 없었다.“계 장군, 난 다른 일이 있으니 이곳은 당신에게 맡기겠소. 문제없겠지?”낙청연의 질문에 계잠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문제없소!”곧이어 낙청연은 구십칠과 두 괴뢰를 데리고 부랴부랴 제씨 저택을 떠났다.왕형은 낙청연의 떠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저들을 잡거라! 저들이 떠나게 놔두면 안 된다!”왕형이 장검을 휘두르는 순간, 계잠이 곧바로 달려들어 왕형을 막았다.이내 격전이 시작됐고 낙청연 일행은 기회를 틈타 도망쳤다.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주락과 석두가 사람들을 데리고 그들을 맞이하러 왔다.석두가 애타게 물었다.“아가씨는요? 기옥 아가씨는요?”낙청연은 눈살을 찌푸렸다.“기옥은 그곳에 없었다.”“우리가 거리에서 봤던 출가하는 대오에 있던 사람이 기옥일 것이다!”기옥을 이용해 낙청연을 함정에 빠뜨리려 했던 건 허울이었다.첫 번째로는 시간을 끌기 위해, 두 번째로는 낙청연을 죽이기 위해서 말이다.“석두야, 안전한 곳을 찾아 이 두 사람을 그곳으로 보내거라. 절대 밧줄을 풀면 안 된다!”“이들은 이미 사람이 아니다. 성주와 성주의 부인이 아니니 절대 마음 약해지면 안 된다!”낙청연이 당부했다.석두는 성주와 부인의 달라진 모습을 보고 너무 슬퍼서 손을 떨었다.곧이어 석두는 성주와 부인을 건네받은 뒤 그들을 데리고 황급히 떠났다.낙청연은 구십칠과 주락을 데리고 빠르게 말을 타고 떠났다.거리에서 수소문해 보니 출가 대오는 성을 나갔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곧바로 성을 나섰다.구십칠은 몹시 걱정됐다.“꽃가마 안에 있던 사람이 정말 기옥입니까? 제씨 가문은 뭘 하려는 걸까요?”“간단하다. 기옥과 제호를 혼인시킬 셈이지.”낙청연은 그제야 그 점을 깨닫고 애가 탔다. 부디 늦지 않기를 바랐다.“어쩐지 그 8명의 검객이 나타나지 않았다 싶었는데, 그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1546화

    낙청연과 사람들은 말을 타고 산으로 올라갔다. 그들은 대나무 숲에 도착했다.주위의 공기는 싸늘했고, 세 사람은 멈춰 섰다.바로 이 근처일 것이다!주락은 낮은 목소리로 귀띔했다. “상대편 머릿수가 우리보다 많을 겁니다. 상대할 수 있겠습니까?”낙청연은 입술을 피식거리며 말했다. “나는 이곳에 이들을 죽이러 온 것이오.”이 말을 끝내고, 그녀는 주락을 보며 눈썹을 들썩이더니 말했다. “나와 함께 당신의 경쟁자들을 죽일 자신 있소? 앞으로 이 검객 순위에 오직 당신 한 사람뿐일 것이오!”이 말을 들은, 주락은 흠칫 놀랐다.그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 여인은 마치 미친 것 같이 날뛴다!이때, 공중에서 비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허허, 우릴 죽인다고? 감히 이런 오만방자한 소리를 하다니!”“안타깝게도 너희들에겐 아마 그럴만한 능력이 없을 게다!”낙청연의 눈동자가 돌연 차가워지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도발적으로 말했다. “그럼, 숨어있지 말고 모습을 드러내거라, 이 겁쟁이들아!”그들은 반드시 서둘러야 기옥을 살려낼 수 있다.만약 더 지체한다면, 기옥은 정말 죽을 수도 있다.이 말이 떨어지자, 공중에서 중후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어린 나이에, 오만방자하기 이를 데가 없구나! 그럼, 내가 너와 맞서 보겠다!”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이 공중에서 검을 들고 바로 낙청연을 공격해 왔다.낙청연은 검을 뽑아 들고 몸을 날아오르면서 피식 웃으며 말했다. “영감, 이 나이를 먹고도 순위에 오르다니, 참으로 쉽지 않군요.”낙청연의 조소하는 어투에 그 영감은 격노했다.말이 끝나자, 상대방의 날카로운 장검이 낙청연을 향해 날아왔고, 검초(劍招)가 몹시 흉악했다. 평소대로라면, 낙청연은 그 사람이 한 조를 다 치고 나서, 상대방의 수법을 확실히 알아낸 다음 맞선다.하지만 이번에 그녀는 시간이 없었다.낙청연은 차가운 눈동자로 분심검을 들고, 맹렬하게 공격하여 세 수 만에 그 영감의 벽혈칠검(碧血七劍)을 깨뜨렸다.낙청연은 인정사정없이 바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1547화

    이때, 제호 체내의 그 그림자가 날아오르더니, 차가운 어투로 말했다. “기옥, 내가 너와 혼인하려는 건, 너를 중히 여겨서인데, 네가 감히 나의 호의를 무시하다니!”“좋다. 그럼, 나는 평생 너를 귀찮게 할 것이고, 영원히 너를 편안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기옥은 화가 나 눈물이 막 쏟아져 나오려고 했다.낙청연은 두 사람 손에 묶어진 붉은 실을 보았다. 이건 강제적으로 인연을 묶어 놓은 것이다.기옥을 평생 묶으려는 것이다.낙청연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죽어서도 이리 점잖지 않으니, 이젠 재가 되어 사라지게 할 수밖에 없구나.”이 말을 하며, 낙청연은 손에 든 분심검을 꽉 잡았다.그 남자는 머리를 뒤로 젖히고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허허허, 가소롭구나! 두 사람의 운명은 이미 묶어져 있으니, 당신이 제호를 재가 되어 사라지게 한다면, 기옥도 따라서 사라지게 될 것이오!”낙청연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그럼, 나는 이 붉은 실을 잘라버리겠다!”“내가 동의하지 않는다. 그 누구도 저 둘을 함께 묶어 놓을 생각 하지 말거라!”이 말을 하며 낙청연은 분심검을 들고, 단칼에 쪼개버렸다.그 남자는 조용히 보고만 있었다. 어차피 제씨 집안과 했던 약속은 이미 지켰다.그 뒤에 생긴 일은, 그의 임무 범위가 아니다.어차피 낙청연도 그들 사이의 속박은 풀지 못할 것이다.그리하여 그는 차분하고 느긋하게 앉아서 바라보고 있었다.낙청연은 부적을 내던져 제호의 혼백을 잡아냈다.그리고 또 기옥을 덥석 끌어당겼다.낙청연은 손끝을 베어, 선혈로 공중에 부적을 그리고, 일장으로 두 사람의 몸을 명중했다. 두 사람의 몸에서 붉은 핏빛이 밀려 나왔다.자세히 보니, 그것은 엉겨 붙은 정백(精魄)이었다.낙청연은 나침반을 꺼냈다. 금진의 빛 아래서, 낙청연은 손끝을 살짝 움직여 아주 손쉽게 이 정백을 갈라 놓았다.낙청연은 정백 반을 기옥의 체내에 밀어 넣었다.그리고 다른 반을, 낙청연은 분심검을 들더니 바로 가로로 휩쓸어 버렸다.검기는 맹렬하게 그 절반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1548화

    곧 구십칠과 주락이 달려왔다.구십칠은 급히 달려가 기옥의 몸에 묶여 있는 밧줄을 풀면서 긴장한 표정으로 그녀를 끌어당기며 물었다. “다치진 않았느냐?” 기옥은 고개를 가로저었다.기옥은 결국 참지 못하고 구십칠의 품속에 와락 안겨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구십칠은 그저 그렇게 조용히 그녀를 끌어안고 그녀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위로했다.낙청연과 주락은 일단 그곳에서 나왔다.“사람은 모두 깨끗이 처리하였소?” 낙청연이 물었다.주락이 대답했다, “모두 죽었습니다.”이런 경험은, 예전의 주락으로선 생각도 못 했던 것들이다.“검객 순위에 있는 열 명을 당신이 아홉 명을 죽였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당신 손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라니, 정말 영광입니다.”낙청연은 눈썹을 들썩이더니, 저도 몰래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럼, 당연히 영광으로 생각해야 하오.”“하지만 이 명단에 한 사람은 남겨두는 게 맞긴 하오. 아니면 다른 사람들은 내가 검을 쓰는 자들과 맞선다고 생각할 것이오.”주락은 무슨 말을 하려다가 멈추었다.지금도…… 별로 좋은 것 같지 않았다.두 사람이 시신을 검사해 보니, 쓸모 있는 물건이 별로 없었고, 심지어 돈주머니도 없었다.“이 사람들은 설마 돈 때문에 제씨 집안에 불려 간 것이오?” 낙청연은 곤혹스러웠다.주락은 생각하더니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럴 리가 없습니다.”“오히려 제가 보기엔, 제씨 집안에 들어간 뒤에, 자신과 관련된 물건을 모두 제출한 것 같습니다.”“그 이후로 그들은 과거의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오직 제씨 집안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낙청연은 무슨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런 거였군!”“만약 돈 때문이 아니라면, 제씨 집안이 이 여덟 명을 한곳에 모을 수 있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 같소. 필경 당신을 위해 십만 냥으로 만방검까지 사려고 했으니까!”“그 사람들이 이렇게 통 크게 고수들을 끌어모으는 원인이 무엇인 것 같소?”주락도 곤혹스러워하며 대답했다. “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1549화

    “그리고 대나무 숲의 다른 사람들은 전부 죽었습니다. 당신 아들 제호도 포함입니다.”“그는 또 한 번 죽었습니다. 이번엔 완전히 재가 되어 사라져 버렸습니다!”낙청연의 무심한 말은 제 영감과 제 부인을 몹시 놀라게 했다. 곧이어 그들은 증오와 분노가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제 부인은 더욱 흉악한 표정으로 말했다. “낙청연! 넌 제명에 죽지 못할 것이다!”“걱정하지 마십시오. 당신들은 틀림없이 저보다 먼저 죽을 거니까요. 자신들 걱정부터 하시지요.”“당신들이 어떻게 기옥의 부모를 대했으면, 기옥도 당신들을 똑같이 대할 겁니다. 당신들의 결말은 분명 그들보다 만 배는 더 비참할 것입니다!”제 부인이 노하여 질책했다. “우리 제씨 집안이 그들과 혼인을 맺으려 한 것은, 그들에게는 영광스러운 일이다!”“어디서 감히 주제도 모르고, 딸 여식의 도혼을 감싸고 돌아! 이건 죽어 마땅하다!”낙청연은 이 말을 듣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정말 어떤 부모가 있으면 어떤 자식이 있군요.”바로 이때, 왕형이 낙청연을 질책했다. “이건 우리 운주성의 일이오. 외인과는 무관하오!”“당신은 무슨 자격으로 간섭하는 것이오?”낙청연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내가 간섭하고 싶으면 하는 것이오. 뭐 어쩔 셈이요?”왕형은 화를 못 이겨 돌아서 그녀를 향해 달려왔다.그러나 계잠이 막아섰다.바로 이때, 문밖에서 누군가 뒤짐을 짊어지고 느긋한 발걸음으로 걸어 들어왔다.그 위엄 있는 기세에 걸어 들어오는 그 순간, 양측의 사람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대장군!”계잠과 왕형도 걸어 들어오는 사람을 보고 깜짝 놀라더니, 즉시 동작을 멈추고, 공손히 예를 행했다.“대장군!”침서가 왔다!제 영감과 제 부인은 순간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마음속에 강렬한 증오가 쌓였지만, 또한 침서를 두려워했다.“이게 무슨 일이냐?” 침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입을 열었다.왕형이 한발 앞서 대답했다. “장군님! 계잠이 반란을 일으키려고 했습니다. 그는 제호 통령의 부모를 살해하

최신 챕터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80화

    “나는 더 이상 당신의 상대가 안 되오.”낙요는 고개를 돌려 바둑판을 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당신을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과 함께 바둑을 두며 답답함을 풀기 위해서요.”부진환은 바둑알을 하나하나 거두었다.낙요는 실눈을 뜨고 하늘을 바라보며 손을 뻗었다. 햇빛이 손가락 사이로 새어 나왔다.“그러고 보니, 나의 답답함을 풀 사람은 당신뿐이오.”“심시몽은 어의원의 심사를 통과하고 정식으로 어의원에 들어가게 되었소. 그리고 강소풍의 집안에서도 그들의 혼사를 승낙하여 두 사람은 곧 혼사를 올릴 것이오.”“갑자기 심면과 낙현책도 혼사를 올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소.”부진환이 웃으며 말했다.“일찍이 혼인할 나이가 되었지만, 아이들도 조급해하지 않는데 왜 그렇게 걱정하오?”낙요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여유롭게 말했다.“걱정하지 않소. 대소사를 모두 당신이 걱정하고 있지 않소? 초경의 수위가 있으니, 몇 년이 지나도록 용모가 변하지 않았소. ”“나 같으면 그렇게 걱정을 많이 했으니, 일찌감치 늙었을 것이오.”몇 년 동안 부진환은 그녀를 도와 적지 않은 조정의 일을 분담했다.그녀도 부진환의 동반에 습관이 되었다.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진환을 바라보며 손바닥에 턱을 괴고 물었다.“이 나이가 되니, 아이를 낳지 않은 것을 후회하오?”“걸을 수 없을 정도로 늙었을 때, 다른 사람의 자식들이 단란히 모여있는 것을 부러워할 것이오? ”부진환은 손에 든 물건을 내려놓고 진지하게 그녀를 보며 대답했다.“후회하지 않소.”“사람은 너무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되오.”“게다가 당신은 여제요. 당신이 늙었다고 해도 누가 감히 푸대접하겠소?”“당신이 조용히 지내는 것이 좋다고 하면 난 당신과 함께 있을 것이오. 초경의 수위로 늦게 늙는다고 하지 않았소? 앞으로 당신이 늙으면 내가 당신을 부축하고 업고 다닐 것이오.”낙요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참 좋소.”이듬해 가을.심시몽은 강소풍과 혼사를 올렸고 어의원 5품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79화

    강소풍은 고개를 끄덕이다 다급히 고개를 저으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아니오. 그런 뜻이 아니오. 어머니께서는 마음에 들어 하셨소.”설명할수록 강소풍은 상황이 복잡해지는 것 같았다.심시몽은 어두운 표정을 지었지만, 여전히 그를 위로했다.“자네의 뜻을 알고 있소. 설명할 필요 없소.”“시몽... 미안하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 방법을 강구하여 어머니에게 자네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오. 분명 어머니도 자네를 받아들일 것이오. ”그 말에 심시몽은 살짝 놀라 의아한 듯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나와 헤어지려는 것이 아니었소?”심시몽은 강소풍이 특별히 그녀를 찾아와 이 일을 설명하는 것을 보고, 그녀와 연을 끊으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아니요. 그럴 리가 있소.”“나는 단지 이전의 약속을 지킬 수 없을 뿐이오. 이번 달 안에 혼담을 꺼낼 수 없을 텐데, 나를 기다려줄 수 있소?”“말재주가 좋지 않아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소. 어머니께서는 자네가 연약하고 힘없다고 생각하시오. 앞으로 내가 출정하면 자네가 홀로 집안을 지킬 텐데, 우리에게 좋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하시오. ”이 말을 듣고 심시몽은 대충 뜻을 알아차렸다.“어머니께서는 문무를 겸비한 며느리를 원하고, 자네와 함께 전쟁터에 나가서 떨어져 있지 않아도 되기를 원하시오.”“나는 비록 무공을 할 줄 모르지만, 그래도 해낼 수 있소.”고개를 들어 올린 심시몽의 눈빛은 밝았다..강소풍은 놀라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다.“정말이오? 여전히 나와 함께 있고 싶소?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심시몽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를 위해 그렇게 많은 일을 했는데, 어찌 쉽게 포기할 수 있소? 자네가 포기하더라도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강가는 장군 집안이라 분명 우리 언니와 같은 여인을 좋아할 것이오. 난 비록 언니와 비길 수 없지만 그래도 노력할 것이오.”“여제께서 나에게 약옥을 주었소. 만약 순 의원과 의술을 배울 수 있다면 어의원에 들어갈 기회가 있소.”“성공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78화

    이 말을 듣고 심시몽은 약간 의아해했다.“공주는 저를 탓하지 않습니까...”“그분은 공주시다. 천하를 품고 있는데, 어찌 네가 범한 작은 잘못을 추궁할 리 있냐?”“지금 너의 변화를 보면 공주도 더 이상 너를 탓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차려야 할 예의는 없어서는 안 된다. 시간이 나면 공주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하거라.”심시몽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예. 내일 가겠습니다.”“저는 먼저 약옥을 넣고 의관에 가겠습니다.”심시몽은 기쁜 마음에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고, 의기양양한 분위기를 풍겼다. 조금도 방금의 의기소침함이 없었다.심면도 기뻤다.모두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것 같다.하지만 그와 동시에, 강소풍이 집에서 어머니와 싸우고 있었다.“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것이다! 너를 현학서원에 보내 양성하는 것도 앞으로 네가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니 너도 마땅히 너와 어울릴 만한 부인을 얻어야 한다. 너와 전장을 누비며 적을 죽이는 그런 사람 말이다.”“힘없이 연약하게 집안에서 서방이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그런 평범한 아가씨는 안 된다.”“이전에 그 심시몽을 위해 집안의 빙천영지를 훔쳤고, 심지어 벌을 받고도 물건이 어디로 갔는지 말하려 하지 않았다. 난 그때부터 심시몽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그 아이와 혼사를 올리려는 것이냐?”“말도 안 된다!”강부인은 단호한 태도로 조금도 말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강소풍은 내키지 않는 듯 반박했다.“심시몽이 평범하다니요? 어떻게 평범하다는 말입니까? 심시몽은 그저 무공이 부족할 뿐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무예를 익혀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하물며 그녀의 언니는 이미 태자로 봉해졌습니다. 그러니 심시몽도 좋은 아가씨라는 것을 설명할 수 있지 않습니까?”강부인은 콧방귀를 뀌었다.“언니는 언니이고, 심시몽은 심시몽이다. 어찌 동일하게 논할 수 있겠냐?”“강가는 권세에 빌붙지 않고, 심시몽의 언니가 태자라는 것을 봐서 그녀를 맞이하려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77화

    “나중에 자네가 신의가 될지도 모르오.”심시몽이 웃으며 말했다.“자네의 좋은 말대로 되길 바라오.”모두 술을 마시며 음식을 먹고 있었다. 심면이 임계천에게 물었다.“자네는? 어디로 가고 싶소?”“나라에 보답할 수 있다면 어디든 좋소.”임계천이 담담하게 웃었다. 그는 특별히 가고 싶은 곳이 없었기에 그저 궁의 안배를 기다리고 있었다.다들 기분이 좋았고 투지가 넘치고 미래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 차 있었다.술을 너무 늦은 시각까지 마셔서 그들은 심가에서 묵었다.오전이 되자, 각 집안의 하인들이 부랴부랴 사람을 찾아왔다. 몇 사람은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되었지만, 여전히 집으로 끌려갔다.궁에서 명을 받았기 때문이다.강소풍은 금군 기사영 통령으로 봉해져 도성과 황궁의 안위를 지키게 되었다.임계천은 형부로 전근되었다.소우청과 봉함선은 수주의 군영 부장군으로 명을 받았다.소우청의 행처는 그의 아버지 소진오가 좋은 경험을 하기를 바라며 부탁한 것이다.낙요는 봉함선이 여인이기에 그녀를 그렇게 멀고 험한 곳으로 보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주동적으로 수주에 갈 것을 청구했다.봉함선이 말했다.“여국은 역대로 여 장군이 없었습니다. 저는 첫 번째 여장군이 되고 싶습니다.”“만약 힘들고 험한 곳이 아니라면 어찌 제가 포부를 발휘할 수 있겠습니까?”낙요는 그녀의 담력과 야심을 높이 사고 그녀의 청을 승낙했다.“나는 네가 여국의 첫 번째 여장군이 되기를 기대한다.”이들 외에 현학서원의 다른 학생들도 그들로 하여금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행선지를 얻었다.유독 심시몽에 대해, 낙요는 따로 안배를 해주지 않았다.백서가 걱정했다.“어찌 유독 심시몽만 얘기가 없으십니까? 심시몽이 알면 마음이 편치 않을 것입니다.”낙요가 웃었다.“아니다. 이미 심면을 시켜 심시몽에게 한가지 물건을 보냈다.”백서는 살짝 놀랐다.“일찍이 계획이 있으셨군요.”이때의 심시몽은 홀로 넋을 잃고 연못가에 앉아있었다. 그녀의 마음은 마치 흩날리는 낙엽처럼 어수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76화

    유생이 드디어 알아차렸다.“그랬구나. 내가 어찌 이걸 잊은 것이냐.”“난 정말 운이 좋은 것 같구나. 이렇게 운 좋게 제사장 자리를 주울 수 있으니.”심면이 답했다.“아닙니다. 전에 제가 청주 전쟁에서 조난했을 때, 제자들을 통솔해 적과 싸우지 않았습니까? 현책보다 능력이 훨씬 뛰어났습니다.”“사저가 소제사장이 되는 것이 가장 적합합니다.”이렇게 칭찬하는 것을 듣고 유생은 쑥스러워하며 낙현책을 힐긋 쳐다보았다.“네가 이렇게 말하면 낙현책이 기뻐하지 않을 것이다.”낙현책이 웃으며 답했다.“그녀가 말한 것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너는 나보다 대제사장이 더 잘 어울린다.”“나는 무학에서 너보다 좀 나을 뿐이다. 정말 대제사장이 되려면 너보다 잘할지 모를 일이다.”“다만 제사장 일족의 심사에는 이런 것이 없었다.”“하물며 나도 대제사장이 될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단지 여제가 기뻐하기를 바랄 뿐이다.”이 말을 듣고 유생은 마음이 놓였다.“불쾌하지 않았다면 다행이구나. 권력과 지위 앞에서 네가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구나!”“한 잔 권하마!”유생이 술잔을 들었다.바로 이때, 갑자기 대문이 열렸고, 사람이 도착하기도 전에 먼저 목소리가 들렸다.“사람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데, 왜 벌써 마시는 것이오?”“우리를 기다리지 않는다니, 의리가 없소!”몇 사람이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강소풍과 임계천이 술병을 들고 오는 것이 보였다.“오늘 밤 다들 왔구나!”“자, 심면과 유생을 위해 한 잔 하세!”모두 자리에 앉아서 잔을 들어 함께 마셨다.그렇게 한참 마시다 보니 술에 취한 강소풍이 흥분한 듯 입을 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심가에 겹경사가 닥칠 것이오.”모두 멍해졌다.강소풍은 낙현책과 심면을 바라보았다.“여제가 두 사람의 일을 인정했으니, 언제 혼사를 치르는 것이오?”심면은 갑자기 얼굴을 붉어지며 황급히 강소풍에게 술을 따라주었다.“술을 마셔도 자네의 입을 막지 못한 것이오?”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75화

    “저희가 어찌 가족입니까?”“50냥의 이득을 본 걸 후회한다면서요?”이 말이 나오자 다들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그들은 그제야 유생이 그날 밤 그들의 대화를 모두 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어쩐지 상자를 도둑맞았더라니.유룽은 체면을 깎으며 사과했다.“유생아, 우리는 한 가족이니 티격태격하는 것도 정상이다. 그러나 다들 나쁜 생각은 없다.”“이전의 일은 모두 나의 잘못이다. 이렇게 너희들에게 사과하마!”“오늘 저녁 집으로 돌아가자. 너를 위해 잘 경축해야지 않겠느냐!”둘째아버지와 셋째 아버지도 모두 따라서 사과했다.집안 재산을 나누겠다고 얘기한 그날 그들이 각박한 만큼 지금 아주 자상했다.“유생아, 집으로 가자. 지나간 일은 잊고, 우리 가족 다시 시작하는 게 어떠냐?”“그래. 가족이 함께 지내면 얼마나 시끌벅적하냐? 따로 이곳에서 지내면 쓸쓸하지 않으냐?”“우리 집에 좋은 술도 두 병 간직하고 있는데, 유생을 축하하러 오늘 꺼내마!”유생은 표정을 바꾸지 않고 차분하고 차갑게 말했다.“다들 시간 낭비하지 마십시오.”“집안 재산을 나누고 연을 끊었는데, 어찌 번복할 사람이 있겠습니까?”“잘살든 못살든 더 이상 유가와 관계가 없습니다.”“다들 가시지요. 굳이 우리 집 앞에서 매달리려 한다면, 관아에 신고할 것입니다.”말을 마치고 유생은 방안으로 돌아와 차갑게 문을 닫았다.문밖의 사람들은 후회에 휩싸였다.게다가 둘째는 첫째를 원망하기 시작했다.“형님 탓입니다. 제사장 자리가 발표되기도 전에 넷째네를 쫓아내더니, 지금은 어떻게 하려는 것입니까?”셋째도 불평했다.“유생은 앞으로 대제사장이 될 것이오. 앞으로 유생 덕을 보긴커녕 이렇게 소란을 피웠으니, 앞으로 우리를 난처하게 할 수도 있소...”유롱은 짜증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어찌 또 내 잘못이 되었냐?”“애초에 심사 결과가 나오자, 다들 하나하나 달려와서 유생네가 끝났다고, 그들 일가를 헛되이 잘해줬다고 하지 않았냐? 너희들이 모두 동의했기 때문에 넷째 일가를 쫓아낸 것이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74화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매우 놀랐다.유가 사촌들은 냉기를 한 모금 들이마셨다.유생도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왜 제가...”왜 낙현책이 아닌가?장 총관이 웃으며 말했다.“어서 명을 받으시지요. 소제사장”유생은 정신을 차리고 마음속으로 미친 듯이 기뻐하며 얼른 명을 받고 고마움을 전했다.장 총관은 자리에 있던 병사들을 힐긋 보고 유생에게 친절하게 물었다.“소제사장,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제가 처리할 필요가 있습니까?”유생은 웃으며 말했다.“필요 없습니다. 고맙습니다!”“어찌 사양하십니까? 제가 필요한 곳이 없다면, 이만 궁으로 돌아가 명을 전해야 합니다.”“예. 바래다 드리겠습니다.”유생은 장 총관을 골목 밖까지 배웅했다. 장 총관이 의미심장하게 일깨워주었다.“아가씨는 아직 소제사장의 권력을 모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도성에서 제사장의 권력은 여제와 대제사장에 버금갑니다.”“태자와 동등한 권력입니다.”“이런 사소한 일은 직접 처리할 필요도 없으니, 제게 한마디만 분부하면 됩니다.”유생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일깨워 줘서 고맙습니다.”“오늘 여제께서 태자도 정하셨습니까? 심면입니까?”장 총관은 고개를 끄덕였다.“예. 심가에 뜻을 전하고 왔습니다.”장 총관을 떠나보내고 유생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선택받을 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분명히 낙현책한테 졌기 때문이다.심면도 태자로 봉해져서 참 좋았다.오늘 밤 심면을 찾아 축하하려면,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문밖으로 돌아갔다.병사들은 즉시 공손한 태도를 바꾸어 그녀에게 예를 올렸다.“소제사장, 오늘 분명 오해일 것입니다. 저희는 먼저 떠나겠습니다.”유생이 차가운 소리로 호통을 쳤다.“멈추거라!”그들은 뻣뻣하게 자리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땀을 뻘뻘 흘렸다.제사장의 말 한마디에 그들은 직무를 잃을 수도 있다.“수사를 더 해야 하는 거 아니오? 안 하시오?”“저희가 감히 소제사장의 집을 수색할 용기가 어디 있겠습니까? 오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73화

    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궁을 나가려던 참이다. 함께 가자.”유생은 단번에 알아차렸다.“심면을 찾으러 가는 것이냐?”“심사 결과가 나온 후, 심면을 만나지 못했구나.”“심면도 무슨 일이 생긴 것이냐?”낙현책은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그런가 보구나.”“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거라.”“그래.”두 사람이 함께 궁으로 나온 후 유생은 바로 집으로 돌아갔고 낙현책은 심면의 집으로 향했다.유가의 골목에 도착하자마자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관아의 사람들이 유생의 집 앞을 막고 그녀의 부모님을 잡고 그들을 관아에 데리고 가려 했다.옆에는 그녀의 사촌들이 있었다.안색이 바뀐 유생은 다급히 달려갔다.“그만하시오!”“뭐 하는 것이오?”유생은 바로 부모님을 뒤에 감쌌다.유롱은 화가 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뭐 하냐니? 집안 재산을 나누었으니, 유가와 이젠 연이 없는 것이다. 집안 재산도 주지 않겠다고 했는데, 어찌 유가의 물건을 훔치는 것이냐? 그 상자에는 족히 수십만 냥이 있다!”“감히 너희랑 아무 연관도 없다고 할 수 있느냐?”유생은 그들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 몰랐고, 관리에게 고소할 줄도 몰랐다.“우리가 훔쳤다는 증거라도 있습니까?”“증거도 없이 저희를 잡다니, 법을 따르셔야죠.”유롱이 노발대발하며 말했다.“유가 사람들이 네가 돌아온 것을 봤다!”“변명하지 말거라. 할 말이 있으면 감옥에 가서 변명하거라!”물건을 잃어버리고 그들이 유일하게 의심하는 사람은 유생이다.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들은 그 돈을 되찾으려 했다.“내가 돌아갔다고 돈을 훔쳤다는 것입니까? 농이 심하십니다!”“관청에 따라서 갈 수 있지만, 저희 부모님과는 연관이 없습니다. 증거가 없으면 함부로 사람을 잡을 수 없습니다!”유롱이 화를 냈다.“네 아버지와 어머니도 한패다! 당연히 관아로 데려가야 한다!”“나으리, 그들은 수십만 냥을 훔쳤습니다.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닙니다. 나리께서 반드시 돈을 되찾아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72화

    조영궁.심사 결과가 나온 후 오랫동안 기다리던 낙요는 드디어 낙현책이 오는 것을 기다렸다.“여제.”낙현책은 고개를 숙이고 여제를 마주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심사 결과가 나온 지 오래됐는데, 어찌 이제야 나를 찾아온 것이냐? 잘 고려한 것이냐?”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릎을 꿇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여제를 실망하게 했습니다!”이 말을 듣고 낙요는 그의 결정을 알아차렸다.“일단 일어나서 얘기하거라.”낙현책은 무릎을 꿇고 일어나지 않았다.“여제의 가르침을 저버렸습니다. 저는 대제사장 자리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낙요는 다소 실망했지만 그래도 의외는 아니었다.“잘 생각했느냐? 이 일은 번복한 기회가 없다.”낙현책이 세게 고개를 끄덕였다.“오랫동안 심사숙고한 후 내린 결정입니다.”“제가 여제를 실망하게 했습니다.”지금까지 이렇게 노력했고 최종 심사에서 1등까지 하였는데, 여제를 실망하게 했다.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일으켜 세웠다.“실망하지 않았다.”“네 실력은 모두가 다 알고 있다. 어찌 실망했겠느냐? 네가 후회하지 않으면 된다.”“이미 결정을 내린 이상 더 이상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지 말거라. 마음을 놓고 네 목표를 향해 가거라.”“나는 네 결정을 존중한다!”여제가 화를 내지 않자, 낙현책은 그제야 한숨 돌렸다. 그는 감동에 겨웠다.“고맙습니다.”낙요는 그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그동안 심면을 만나지 않았겠구나? 어서 네 결정을 알리러 가거라.”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이고 궁을 나갈 준비를 했다.그동안 심면도 고민하고 있었을 것이다. 두 사람에게 있어 정말 어려운 문제였다.누군가는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낙현책이 궁을 나서려는데 제사장족 제자가 그를 가로막았다.“유생이 궁에서 자네를 기다리고 있소. 급한 일이 있는 것 같소.”“급한 일? 알겠소.”유생은 그동안 궁에 있지 않았다. 갑자기 궁으로 찾아온 것을 보아, 중요한 일이 있는 듯했다.먼저 그녀를 만나고 궁을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