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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871 - 챕터 880

3043 챕터

제 871화

복통으로 고생하는 원경릉원경릉이 날짜를 따져보더니 배도 좀 처진 게 8,9일 안에 낳을 것이 틀림없다.하지만 원경릉은 갈수록 힘들어서 밤새 잠도 못 자고, 숨이 차서 어떨 때는 젖 먹던 힘까지 용을 써야 겨우 숨이 쉬어질 정도다.궁에서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해 어의가 4조로 교대 근무하며 원경릉의 곁을 지켰다.주지스님도 초왕부에 머무르지만 때때로 입궁해서 태상황의 말벗이 되곤 했다.강녕후 부인(江寧侯夫人)도 초왕부에 머무르면서 초왕비의 허리와 부종으로 인한 통증을 완화시키는 안마에 주력했다.현비와 태후도 매일 사람을 보내 상황을 물어보고 나중엔 아예 자기 심복 상궁을 초왕부에 머무르게 하며 도왔다.온 초왕부가 궁 안 사람으로 가득해, 말 그대로 입추의 여지가 없다.그래도 결국 오늘 사단이 나고야 말았다.3월 날씨가 원래 좀 눅눅하고 꽃샘추위라고는 하지만, 원경릉이 먹고 마시는 건 반드시 신선해야 하므로 기상궁이 직접 엄밀하게 점검한 뒤 다시 녹주와 만아가 지켜보는 가운데 원경릉에게 건네 지고 이를 희상궁과 사식이가 은침으로 독을 검사하는 것이 마지막 절차다.만약 우문호가 곁에 있으면 기미상궁 역할을 맡고 먹어본 뒤 문제 없으면 원경릉이 그제서야 비로소 먹을 수 있다.전체적인 섭식 환경이 물 한 방울 샐 틈이 없다.하지만 이날 원경릉은 갑자기 배탈이 났다.하루에 열 번도 넘게 여의방을 들락날락 거리고 숨 쉴 힘도 없을 만큼 설사를 했다.하지만 어의도 약을 처방을 못하고 오히려 원경릉 본인이 약을 처방해서 먹었다.저녁이 되자 창자가 배배 꼬이는 아픔이 오기 시작하는데 이 통증은 출산 할 때의 산통과 달리 위장염 증상과 비슷했다.고통으로 침대 위를 구르며 못 견디겠는지 식은땀이 줄줄 나고 구토를 했다.우문호도 속이 타서 미칠 지경으로 어의가 하나씩 들어왔다가 나가는 것을 보고 소리치며: “너희들은 방법을 찾지 않고 뭘 하느냐, 도대체 무슨 일이야? 중독이냐 배탈이냐?”중독 일리는 만무한 것이 식재료와 음식은 철저히 검사했고, 임신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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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72화

배앓이의 원인은?우문호가 초조한 마음에 입술에 물집이 잡혀 음식도 못 넘겼다. 원경릉이 그나마 덜 아파해서 우문호는 탕양과 서일을 데리고 추적 조사를 하러 나갔다.이렇게 엄중하게 지키고 있는데 여전히 비집고 들어올 틈이 있다니 뚜껑이 열리지 않을 수 있나?경조부 부윤을 역임한 노하우로 비록 재직 기간은 짧았지만 사건 처리 프로세스는 ‘빠삭’했다.원경릉이 먹은 음식은 모두 검사를 마친 것으로 여전히 원인을 찾지 못했다.초왕부에서 사용하는 매일의 식재료는 대부분 조정에서 보내준다.매일 돼지고기 30근, 양고기 20근 기타 쌀, 과일, 채소 등 우선 궁중의 식재료부터 검사했으나 아무 문제가 없었다.다음으로 밖에서 구매한 것에 원인이 있는지 직접 물어봤으나 수량이 부족한 건 있지만 대충이라도 독을 타는 건 절대 할 수 없었다.그리고 어의가 말하길 원경릉은 결코 중독이 아니라고 했다.다 조사하고도 아무 소득 없자, 우문호는 맥이 빠져 초왕부로 돌아와 탕양이 내준 차를 두 모금 마시더니 푸르른 차 물을 보더니 눈을 반짝이며: “아직 조사하지 않은 게 하나 있어, 물이야.”초왕부엔 전부 2개의 우물이 있고, 하나는 조리하는데 쓰는 음용수, 다른 하나는 빨래 같은 일상 용도로 사용한다.하지만 주방 한 켠 항아리에 미리 물을 길어뒀다가 필요할 때 바로 항아리에서 물을 떠서 사용하므로 약간의 물은 우물에 길러 갈 필요가 없다.원경릉은 사적인 항아리가 있다. 왜냐면 그녀의 음식은 특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기 때문으로 다른 항아리는 자주 뚜껑을 벗겨서 오염되기 쉽기때문에 원경릉 혼자 쓸 수 있는 항아리를 따로 둔 것이다.서일이 원경릉의 물 항아리를 열고 자세히 보니 과연 물 항아리 바닥에 수많은 파초 잎이 가라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항아리 색이 구릿빛 황색이라 물에 절여진 파초 잎이 청록색에서 연한 황색으로 퇴색해서 구별이 잘 안되고, 기상궁 눈이 침침해서 물을 뜰 때 제대로 보지 못한 나머지 안에 파초 잎이 있는지 몰랐다.서일이 손을 뻗어 물을 휘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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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73화

노마님이 설마?원경릉은 임신 초기에 주계의 음식을 좋아했다. 고작 두어 입이었지만 말이다. 어차피 초기인 입덧이 죽도록 심했다.고문할 필요도 없이 주계는 바로 정후부 노마님이 지시했다고 자백했다.이 말이 우문호의 귀에도 들어가서 우문호는 믿을 수 없었다. 직접 심문할 때 험한 형틀을 사용했으나 주계는 노마님의 분부였다고 우기며 노마님이 왜 그런 분부를 내리셨냐는 말엔 모르겠다며 자신은 노마님의 명령대로 했을 뿐이라고 했다.하지만 확실한 건 노마님이 초왕부에 오신 적이 없으므로, 결국 누군가를 통해 전해야만 한다.정후부에 와서 노마님의 말을 전한 사람을 누군지 찾아보니, 바로 노마님의 방에서 시중을 드는 늙은 하인 전씨였다.공교롭게도 전씨가 며칠 전 고향으로 돌아갔는데, 전씨가 나이가 많으므로 노마님이 은혜를 베푸신 것이다.우문호가 사람을 보내 물어보니 확실히 노마님이 직접 전씨를 고향을 돌려보낸 것이 확인되어, 우문호가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우문호는 노마님이 아니길 간절히 바랬다.왜냐면 원선생의 친정에서 유일하게 믿을 수 있었던 사람이 바로 노마님이었다.원경릉의 부모는 모두 양심이 없는 것들이다.게다가 원선생도 노마님에게 효심이 지극하다. 그런데 만약 노마님이 자신을 죽이려고 했다는 걸 알면 간신히 지탱해온 한 가닥 목숨을 어찌 부지한단 말인가.우문호는 보안을 유지할 것을 명하고 자신이 직접 노마님을 찾아가 묻기로 했다.우문호가 노마님 댁 마당에 들어서자 굉장히 복잡한 심정이 되었다.우문호가 원 선생을 데리고 노마님을 보러 왔을 때, 그렇게 자상하고 위엄이 넘치던 분이 자신의 친손녀를 해치려 하다니 정말 믿기 어렵다. 노마님의 마당 한 켠에 파초가 몇 그루 심겨져 있고, 3월 초라 막 물이 오른 파초 잎의 초록빛이 우문호의 눈을 자극했다.“왕야 오셨습니까?” 손씨 아주머니가 나오면서 우문호가 마당에 서서 꼼짝 하지 않고 파초를 보는 것을 보고 얼른 예를 취하며, “쇤네 왕야를 뵙습니다. 왕야께서 이렇게 납실 줄이야, 쇤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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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74화

노마님의 누명과 어의의 충격 진단노마님이 고개를 끄덕이며 숙연하게: “무슨 일입니까?”우문호가: “왜 그 사람을 고향에 보내셨습니까?”노마님이: “그 사람은 나이도 많고 정후부에서 오래 시중을 들어서 고향으로 돌아가서 만년을 즐기는 게 소원이라고 하니, 제가 은자를 좀 주어서 보냈지요. 그가 문제를 일으켰습니까? 무슨 짓을 저질렀나요?”우문호가: :누군가 원 선생 전용 물 항아리에 복숭아꽃과 파초 잎을 담가 놨는데, 조사해보니 노마님께서 보내신 요리사 주계의 짓이었습니다. 주계 말이 노마님의 명령이었다고 하더군요.”노마님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하더니 달려들며 묻길: “걔는 괜찮습니까?”노마님의 긴장된 얼굴을 보니 단순히 척하는 게 아니었다: “사람은 아무 일 없지만, 죄는 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주계 말이 노마님의 명령이었다고 하는데, 노마님의 명령을 전한 사람이 바로 권씨였습니다.”노마님이 노기충천해서, “알겠습니다. 참으로 돌다리도 두드려 봐야 하는가 봅니다. 손씨 아줌마, 권씨 고향 주소로 찾아가서 다시 데려오게, 제대로 심문해야겠어.”그리고 노마님이 우문호에게, “안심하십시오. 이 일은 제대로 처리해 왕야께 보고 드리겠습니다. 먼저 돌아가셔서 걔를 잘 지켜 주세요, 저도 곧 가겠습니다.”노마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순간 우문호의 의심이 풀렸다.어떤 사람은 그저 눈빛만으로 신뢰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많은 말이 필요 없다.원경릉은 아직도 은은하게 배가 아픈 상태로 이런 고통은 질질 끌기 마련이다. 비록 예리하진 않지만 상당히 견디기 어렵다.원경릉은 원래도 입이 짧은데 지금 먹지도 못하고 위로는 토하고 아래는 설사를 몇 번이나 하니 힘이 남아 날 리가 있나?우문호도 이 사건은 덮어둔 것이 권씨를 찾지 못할 것이고 찾는다고 해도 시체를 찾을 거란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이런 중요한 시점에 우문호는 원경릉을 내버려 두고 범인 나부랭이를 쫓을 수는 없다.“당신, 아직도 힘들어?” 우문호가 원경릉을 천천히 앉을 수 있도록 부축해 주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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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75화

해산이 어렵다고?“그럼 되는 거 아니냐? 왕비가 힘이 없는데 무우산이 왕비에게 힘을 준다며.” 우문호가 말했다.조어의가 손을 내저으며, “왕야, 무우산은 신체의 잠재력을 끌어 올릴 수는 있으나 왕비마마는 지금 먹지도 마시지도 못해, 극도로 피폐해진 상태인데 끌어 올릴 잠재력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렇게 억지로 끌어 올리면 버티실 수 있겠습니까? 소신 감히 올리는 말이 귀에 거슬리셔서 버티지도 못할 무우산을 억지로 쓰시면, 도리어 왕비마마는 힘을 다해 목숨이 위태로울까 두렵습니다.”조어의가 이 말을 하자 우문호는 완전히 공황상태에 빠져서 어쩔 줄 몰라 하더니, 방법이 없는 것을 알고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 “난 모르겠으니 너희들이 방법을 찾아내라.” 소리쳤다.방법이 어디 있다는 말인가?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떴어도 컵이 없으면 못 마신다고. 왕비마마는 정말 힘이 없고 해산은 옆에서 대신할 수 있는 게 아니다.조어의가 탄식하며: “이것도 분명 악인의 의도일 겁니다. 너무 일찍 손을 써도 안되고, 너무 늦게 손을 써도 안되고, 지켜보다가 딱 지금 손을 쓴 거지요.”조어의의 마음 속에 한마디 말을 하지 못한 게 있는데 그런 바로 독약을 쓰는 편이 차라리 깨끗하다는 말로, 왕비마마의 지금 상태는 산도가 열려도 태아가 내려오지 않아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결국 죽고 만다.이 말을 하면 왕야는 완전 미쳐버릴 것이다.사실 우문호는 지금 이미 반쯤 미쳐 있다.아바마마가 주시하고 있고, 궁에서도 지켜보고 있으니 이렇게 은밀한 수를 쓴 것이다.이런 수는 막으려 해야 막을 수가 없고, 식자재를 전부 검사해도 물까지 주의를 기울이기 어렵다.“그럼 당장 다른 방법이 없다는 말이냐? 지금 몸조리를 하면? 해산할 때 힘을 회복하지 않을까?” 우문호가 어의들을 쳐다봐도 입을 꾹 다물고 있다.원판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왕야, 그렇게 안 됩니다. 지금 왕비마마의 위는 여전히 허약하신 상태로 담백한 미음만 약간 섭취하실 수 있습니다. 고기는 언감생심. 고기를 넣으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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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76화

불길한 소문하지만 궁이 아닌가. 결국 조금씩 소문이 흘러 나갔다.초왕부 안에서는 실 한 오라기도 샐 틈없이 지키고 있는데 어떻게 수작을 부릴 수 있다는 말인가?게다가 초왕비가 중독은 아닌 것으로 보아 누군가 그녀를 죽이려고 한 것은 아니다.이런 중차대한 시점에 원경릉이 문제가 생겼다는 건, 분명 박복하다는 뜻일지도 모르고 심지어 초왕도 후덕한 사람이 아니란 뜻이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자기 애도 못 지켜?전에 많은 사람들이 마음 속으로 초왕비가 만약 아들을 낳으면 태자의 지위는 거의 초왕으로 낙찰되는 거 아니겠냐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지금 상황이 돌연 역전되어 초왕부는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들이 마신 꼴이 되었다.이런 소문이 명원제의 귀에도 들어가서 명원제가 진노하며 목여태감을 시켜 소문을 전한 자를 잡아오게 했다.하지만 잡아서 또 어쩌겠나? 초왕이 박복해서 대통을 이을 인재가 아니라는 소문은 서서히 온 경성에 퍼져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황태자 선정을 너무 질질 끄는 바람에, 경성 사람들은 황제가 미적거리며 황태자 선정을 늦추고 아직 아들을 낳은 친왕이 없는 것이, 조심스럽게 우문씨 집안이 이제 하늘의 뜻을 잃은 게 아닐까? 추측했다.초왕비는 좋은 사람으로 전에 죽 배급소에서 다친 사람을 구하며 복을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모자가 죽을 운명인 걸 보면 어쩌면 초왕의 박복함에 휘말려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초왕은 우문씨 집안 사람이니까.민간의 유언비어는 멈출 수 없으며 심지어 제어할 수도 없고 억제하면 억제할 수록 미친듯이 퍼지기 마련이다.항간을 떠도는 소문은 결국 스스로 판본을 만들어서 만약 초왕비의 아이들이 무사히 태어나지 못하면 천자의 집안이 어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결론이 났다.이건 언뜻 원경릉을 위하는 듯 보이지만 아주 사악한 이면을 가지고 있는 소문이었다.이런 얘기를 우문호는 당연히 원경릉은 알지 못하도록 했다.하지만 원경릉이 알았다고 해도 거기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는 게 조금이라도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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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77화

삼엄한 긴장노마님은 온화하고 자애롭게 원경릉의 머리카락을 쓸어 주시며, 사랑이 가득한 눈빛에 일말의 근심과 초조함이 배어 있다.원경릉을 다독인 후 노마님은 우문호를 끌고 나와 권씨가 길에서 죽었다는 것을 알리며 재물을 노린 자의 범행이었다고 했다.우문호는 이미 예상했던 일로 위로하듯: “할머니, 이 일은 잠시 조사하지 않으려 합니다. 누가 손을 썼든 앞으로 전부 갚아줄 것이나 지금은 원 선생이 가장 중요합니다.”이 말에 노마님은 손자 사위가 참으로 흡족하지만, 풀이 죽는 건 어쩔 수 없는 게 원경릉이 이 난관을 견뎌낼 수 있을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강녕후 부인은 여전히 침으로 원경릉의 요통을 덜어주고 원경릉 자신이 식단을 짜서 기상궁에게 시켜 만들어오게 했다.기상궁은 당연히 몰래 어의에게 가져가서 물어보니 조어의가 처방을 보고 조금 대담하긴 하지만 시험해봐도 문제없을 것이라고 했다.모두 가망 없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원경릉은 우문호를 시켜 수술실을 다시 소독하게 하고, 누구도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이 수술실은 엄밀하게 봉쇄되었다.수술실 뿐 아니라 전체 초왕부에 하인이 들어가려면 심문을 받아야 하고 나가서 물건을 사오는 것도 금군이 따라 간다.명원제는 심지어 성을 순찰하는 군사까지 파견해 초왕부를 겹겹으로 지키게 하고 관계 없는 사람은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손왕비, 기왕비 등도 다시 올 수 없었다.기왕비는 약을 끊을 수 없어서 원경릉이 사람을 통해 약을 보냈다.기왕비는 초왕부로 돌아가는 사람에게 평안을 비는 부적을 딸려 보내며 축복을 기원했다.그 평안을 비는 부적은 금군에게 빼앗겨 자세한 검사를 거치고 다시 어의가 무슨 약품에 적셨던 것은 아닌지 보고 아무 일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원경릉의 손에 주어졌다.3월 15일이 되어 구사도 사람을 데리고 와서 폐하의 성지가 있었다며 파견한 호위병 숫자를 늘렸다.경성 모든 사람의 이목이 전부 초왕부에 집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초왕비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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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78화

현비와 담판하는 우문호현비는 침대 곁에 앉아 원경릉의 손을 잡고 애가 타고 정신이 어지러워: “너도 알겠지만 네 뱃속에 초왕부 앞으로 명운이 걸려 있거든? 지금 폐하께서 하늘의 도리를 어겨 네가 출산 전에 일을 겪고 많은 생명을 잃었다고 백성들이 들썩거리고 난리다, 초왕비야, 내가 너에게 경고했었지, 어금니 꽉 깨물고 아이들을 낳는데 목숨을 걸어야 한다, 알겠지?”한쪽에서 이 말을 들은 희상궁이 얼른 차주전자를 내려놓고 하극상인 것도 잊은 채 현비를 떼어 놓으며, “마마 피곤하시지요, 우선 이리 와서 차 좀 드세요, 왕비마마는 쉬실 시간입니다.”현비가 한 손으로 희상궁을 밀쳐내고 언성을 높이며, “이 말은 원래 너희들이 왕비에게 했어야지, 자기가 얼마나 중대한 책임을 맡고 있는지 똑똑히 알게 해서 죽어도 해내겠다는 마음으로 아이를 낳아야 하는 것을.”희상궁이 서둘러, “현비 마마, 됐습니다. 나가시지요.”원경릉이 파리하고 해쓱한 얼굴로: “희상궁, 어마마마께 말씀하시게 해, 어머님 말씀이 맞아, 나도 사정을 알 권리가 있지 않겠어.”현비가 침대 곁으로 돌아와서 원경릉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고: “네 지금 상황을 내가 많이 걱정하고 있어, 원래 확실히 널 좋아하진 않았지만 몇 개월간 너에 대한 시각을 점점 바꿨다, 그런데 바깥 상황이 심각하고 폐하께서 받는 압박이 상당하셔. 백성들이 네 상황을 가지고 조정에 와서 압력을 넣으니 만약 네가 출산하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민심이 동요할까 두렵구나, 이해하지? 관건은 너야, 다 네 몫이다. 넌 아무리 힘들어도 이를 악물고 버티는 수밖에 없어, 알겠니?”원경릉이 대답을 하지 않자 현비가 애가 타서: ‘알겠냐고?”원경릉의 두 눈이 초점을 잃고, 호흡이 약간 거칠어졌다.원경릉은 최근 계속 복식호흡을 연습해 와서, 심신을 안정시키려고 노력했으나 안정되기는 커녕 거의 정신적으로 붕괴되기 일보직전이다.원경릉은 정말 이런 압박을 견디지 못하겠다. 그냥 일반적인 여인과 마찬가지로 아이를 낳을 뿐인데 왜 민심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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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79화

원경릉의 수술 준비우문호는 뒤이어 냉정한 말투로 탕양에게: “현비 마마를 궁으로 모셔라.”“다섯째야, 어미 말을 들어 보렴, 다 너를 위해서야.” 현비가 애가 타서 손을 뻗어 우문호의 팔을 잡자, 우문호가 떨치고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탕양은 현비를 돌아가게 설득할 방법이 있었다. 과연 잠시 후 밖에서 소리가 들리는데: “현비 마마께서 가마를 타시오!” 우문호가 침대에 앉아 원경릉을 안았다.그들 부부는 이 순간이 가장 힘든 시간이다.원경릉은 마음 속으로 많은 것을 묻고 싶고 말하고 싶었다.민심의 동요와, 우문호에게 방금 현비가 얘기한 아이를 지키고 산모를 포기하라고 한 걸 확인하고 싶었다.하지만 결국 원경릉은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지금 남은 힘으론 아무것도 돌볼 여지가 없었다.원경릉은 여전히 배불뚝이 금붕어처럼 가느다랗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우문호는 원경릉을 가슴에 품고 허리를 떠받친 채 몸을 바짝 붙이니 아이의 태동을 느낄 수 있었다.태동이 꽤나 심했는데 마치 한시도 지체없이 나오고 싶어 안달인 느낌이다.우문호가 살짝만 건드려도 느낄 수 있었다.“시끄럽게 굴지 마, 엄마 괴롭히지 말고, 너네 엄마가 지금 너네 때문에 어떤 지 알아?” 우문호가 한숨을 쉬었다. 녀석들 여기 있으면 꿀밤 한대 씩인데.원경릉이 비록 피곤하지만 중요한 일을 기억하고, “주지스님이 나를 위해 기도하는 거 꼭 기억하고 절대 돌려보내서는 안돼. 누구도 그를 돌아가지 못하게 해. 알았지?”“알았어, 알았어, 걱정하지 마.” 우문호가 위로했다.“그리고, 강녕후 부인은 침술을 아시니 내 곁에 남아 있게 해줘. 필요할 때 나를 도와줄 수 있게.” 원경릉이 손으로 입안에 들어간 머리카락을 끄집어 냈다. 최근 머리가 산발인 데다 심하게 지저분하다. 원경릉이 지금 거울을 본다면 자신이 싫어 질 게 분명하다.환자에겐 존엄이 없다, 임산부는 존엄이 없다. 환자이며 임산부일 경우 더더군다나 없다.“안심해, 네가 살아 있도록 모든 사람이 다 여기 있을 거고, 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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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80화

주지를 의심하는 안왕현비는 궁으로 돌려보내 진 후 초조하고 불안했다.태후는 초왕비 배가 불편하다는 사실에 이미 두번이나 혼절하셨는데, 만약 태후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소씨 집안은 어쩌지? 지금의 소씨 집안은 오롯이 태후가 지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현비는 다섯째의 말을 떠올리니 두려운 마음이 들면서, 원경릉이란 것이 주술이라도 하나? 어떻게 다섯째가 저렇게 홀딱 빠져서 위험한 순간이 닥치면 모든 걸 버리고 원경릉을 지키겠다는 말을 할 수가 있어.초왕은 자기 앞날이 상관없다는 말이야? 안돼, 원경릉을 초왕 곁에 더이상 둬서는 안돼. 원경릉이 곁에 있으면 다섯째는 태자 다툼을 하려는 의지를 완전히 잃어버릴 거야.현비는 반드시 방법을 생각해 내야만 했다.눈깜짝할 사이에 4월 초가 되었으나 체력의 기초를 상한 원경릉은 몸조리를 해도 별반 차도를 보이지 않고 여전히 침대에 누워 있다.모두 3월 말에는 원경릉이 어떻게든 출산 할 거라고 생각했으나 4월 초가 된 지금 별다른 낌새 없이 이미 아홉 달이 지났다.북당 황실이 올해 정말 건강운에 마가 꼈는지 태후는 병으로 쓰러지고, 뒤를 잇듯 태상황폐하가 심근경색을 앓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원경릉까지 명원제의 근심이 말로 다할 수가 없다.이건 마치 정말 백성을 들쑤시는 풍문처럼 ‘황실이 하늘의 뜻을 어겨 황실에 연속으로 문제가 생긴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는 것처럼 보인다.명원제는 마음은 있지만 실천하지 못해 노심초사했다. 명원제가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황제는 40이 넘었고 스스로도 알다시피 태자의 자리를 계속 비워 둘 수 없다.안왕부의 서재 안.아라가 향을 피우고 미소를 지으며: “왕야 이제 안심이시죠? 초왕비는 이것 때문에 엄청 괴롭고 아마 출산할 힘도 없을 겁니다.”안왕이 눈을 감더니 근심스러운 듯 눈을 뜨지 않았다.아라가 이 상황을 보고 다가와: “왕야, 아직 뭔가 안심이 되지 않으세요?”안왕이 눈을 뜨고 차갑게 아라를 쳐다보며, “호국사 주지가 일찌감치 초왕부에 들어와 머무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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