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 873화

노마님이 설마?

원경릉은 임신 초기에 주계의 음식을 좋아했다. 고작 두어 입이었지만 말이다. 어차피 초기인 입덧이 죽도록 심했다.

고문할 필요도 없이 주계는 바로 정후부 노마님이 지시했다고 자백했다.

이 말이 우문호의 귀에도 들어가서 우문호는 믿을 수 없었다. 직접 심문할 때 험한 형틀을 사용했으나 주계는 노마님의 분부였다고 우기며 노마님이 왜 그런 분부를 내리셨냐는 말엔 모르겠다며 자신은 노마님의 명령대로 했을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확실한 건 노마님이 초왕부에 오신 적이 없으므로, 결국 누군가를 통해 전해야만 한다.

정후부에 와서 노마님의 말을 전한 사람을 누군지 찾아보니, 바로 노마님의 방에서 시중을 드는 늙은 하인 전씨였다.

공교롭게도 전씨가 며칠 전 고향으로 돌아갔는데, 전씨가 나이가 많으므로 노마님이 은혜를 베푸신 것이다.

우문호가 사람을 보내 물어보니 확실히 노마님이 직접 전씨를 고향을 돌려보낸 것이 확인되어, 우문호가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우문호는 노마님이 아니길 간절히 바랬다.

왜냐면 원선생의 친정에서 유일하게 믿을 수 있었던 사람이 바로 노마님이었다.

원경릉의 부모는 모두 양심이 없는 것들이다.

게다가 원선생도 노마님에게 효심이 지극하다. 그런데 만약 노마님이 자신을 죽이려고 했다는 걸 알면 간신히 지탱해온 한 가닥 목숨을 어찌 부지한단 말인가.

우문호는 보안을 유지할 것을 명하고 자신이 직접 노마님을 찾아가 묻기로 했다.

우문호가 노마님 댁 마당에 들어서자 굉장히 복잡한 심정이 되었다.

우문호가 원 선생을 데리고 노마님을 보러 왔을 때, 그렇게 자상하고 위엄이 넘치던 분이 자신의 친손녀를 해치려 하다니 정말 믿기 어렵다.

노마님의 마당 한 켠에 파초가 몇 그루 심겨져 있고, 3월 초라 막 물이 오른 파초 잎의 초록빛이 우문호의 눈을 자극했다.

“왕야 오셨습니까?” 손씨 아주머니가 나오면서 우문호가 마당에 서서 꼼짝 하지 않고 파초를 보는 것을 보고 얼른 예를 취하며, “쇤네 왕야를 뵙습니다. 왕야께서 이렇게 납실 줄이야, 쇤네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