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한 소문하지만 궁이 아닌가. 결국 조금씩 소문이 흘러 나갔다.초왕부 안에서는 실 한 오라기도 샐 틈없이 지키고 있는데 어떻게 수작을 부릴 수 있다는 말인가?게다가 초왕비가 중독은 아닌 것으로 보아 누군가 그녀를 죽이려고 한 것은 아니다.이런 중차대한 시점에 원경릉이 문제가 생겼다는 건, 분명 박복하다는 뜻일지도 모르고 심지어 초왕도 후덕한 사람이 아니란 뜻이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자기 애도 못 지켜?전에 많은 사람들이 마음 속으로 초왕비가 만약 아들을 낳으면 태자의 지위는 거의 초왕으로 낙찰되는 거 아니겠냐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지금 상황이 돌연 역전되어 초왕부는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들이 마신 꼴이 되었다.이런 소문이 명원제의 귀에도 들어가서 명원제가 진노하며 목여태감을 시켜 소문을 전한 자를 잡아오게 했다.하지만 잡아서 또 어쩌겠나? 초왕이 박복해서 대통을 이을 인재가 아니라는 소문은 서서히 온 경성에 퍼져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황태자 선정을 너무 질질 끄는 바람에, 경성 사람들은 황제가 미적거리며 황태자 선정을 늦추고 아직 아들을 낳은 친왕이 없는 것이, 조심스럽게 우문씨 집안이 이제 하늘의 뜻을 잃은 게 아닐까? 추측했다.초왕비는 좋은 사람으로 전에 죽 배급소에서 다친 사람을 구하며 복을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모자가 죽을 운명인 걸 보면 어쩌면 초왕의 박복함에 휘말려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초왕은 우문씨 집안 사람이니까.민간의 유언비어는 멈출 수 없으며 심지어 제어할 수도 없고 억제하면 억제할 수록 미친듯이 퍼지기 마련이다.항간을 떠도는 소문은 결국 스스로 판본을 만들어서 만약 초왕비의 아이들이 무사히 태어나지 못하면 천자의 집안이 어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결론이 났다.이건 언뜻 원경릉을 위하는 듯 보이지만 아주 사악한 이면을 가지고 있는 소문이었다.이런 얘기를 우문호는 당연히 원경릉은 알지 못하도록 했다.하지만 원경릉이 알았다고 해도 거기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는 게 조금이라도 숨
삼엄한 긴장노마님은 온화하고 자애롭게 원경릉의 머리카락을 쓸어 주시며, 사랑이 가득한 눈빛에 일말의 근심과 초조함이 배어 있다.원경릉을 다독인 후 노마님은 우문호를 끌고 나와 권씨가 길에서 죽었다는 것을 알리며 재물을 노린 자의 범행이었다고 했다.우문호는 이미 예상했던 일로 위로하듯: “할머니, 이 일은 잠시 조사하지 않으려 합니다. 누가 손을 썼든 앞으로 전부 갚아줄 것이나 지금은 원 선생이 가장 중요합니다.”이 말에 노마님은 손자 사위가 참으로 흡족하지만, 풀이 죽는 건 어쩔 수 없는 게 원경릉이 이 난관을 견뎌낼 수 있을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강녕후 부인은 여전히 침으로 원경릉의 요통을 덜어주고 원경릉 자신이 식단을 짜서 기상궁에게 시켜 만들어오게 했다.기상궁은 당연히 몰래 어의에게 가져가서 물어보니 조어의가 처방을 보고 조금 대담하긴 하지만 시험해봐도 문제없을 것이라고 했다.모두 가망 없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원경릉은 우문호를 시켜 수술실을 다시 소독하게 하고, 누구도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이 수술실은 엄밀하게 봉쇄되었다.수술실 뿐 아니라 전체 초왕부에 하인이 들어가려면 심문을 받아야 하고 나가서 물건을 사오는 것도 금군이 따라 간다.명원제는 심지어 성을 순찰하는 군사까지 파견해 초왕부를 겹겹으로 지키게 하고 관계 없는 사람은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손왕비, 기왕비 등도 다시 올 수 없었다.기왕비는 약을 끊을 수 없어서 원경릉이 사람을 통해 약을 보냈다.기왕비는 초왕부로 돌아가는 사람에게 평안을 비는 부적을 딸려 보내며 축복을 기원했다.그 평안을 비는 부적은 금군에게 빼앗겨 자세한 검사를 거치고 다시 어의가 무슨 약품에 적셨던 것은 아닌지 보고 아무 일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원경릉의 손에 주어졌다.3월 15일이 되어 구사도 사람을 데리고 와서 폐하의 성지가 있었다며 파견한 호위병 숫자를 늘렸다.경성 모든 사람의 이목이 전부 초왕부에 집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초왕비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어
현비와 담판하는 우문호현비는 침대 곁에 앉아 원경릉의 손을 잡고 애가 타고 정신이 어지러워: “너도 알겠지만 네 뱃속에 초왕부 앞으로 명운이 걸려 있거든? 지금 폐하께서 하늘의 도리를 어겨 네가 출산 전에 일을 겪고 많은 생명을 잃었다고 백성들이 들썩거리고 난리다, 초왕비야, 내가 너에게 경고했었지, 어금니 꽉 깨물고 아이들을 낳는데 목숨을 걸어야 한다, 알겠지?”한쪽에서 이 말을 들은 희상궁이 얼른 차주전자를 내려놓고 하극상인 것도 잊은 채 현비를 떼어 놓으며, “마마 피곤하시지요, 우선 이리 와서 차 좀 드세요, 왕비마마는 쉬실 시간입니다.”현비가 한 손으로 희상궁을 밀쳐내고 언성을 높이며, “이 말은 원래 너희들이 왕비에게 했어야지, 자기가 얼마나 중대한 책임을 맡고 있는지 똑똑히 알게 해서 죽어도 해내겠다는 마음으로 아이를 낳아야 하는 것을.”희상궁이 서둘러, “현비 마마, 됐습니다. 나가시지요.”원경릉이 파리하고 해쓱한 얼굴로: “희상궁, 어마마마께 말씀하시게 해, 어머님 말씀이 맞아, 나도 사정을 알 권리가 있지 않겠어.”현비가 침대 곁으로 돌아와서 원경릉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고: “네 지금 상황을 내가 많이 걱정하고 있어, 원래 확실히 널 좋아하진 않았지만 몇 개월간 너에 대한 시각을 점점 바꿨다, 그런데 바깥 상황이 심각하고 폐하께서 받는 압박이 상당하셔. 백성들이 네 상황을 가지고 조정에 와서 압력을 넣으니 만약 네가 출산하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민심이 동요할까 두렵구나, 이해하지? 관건은 너야, 다 네 몫이다. 넌 아무리 힘들어도 이를 악물고 버티는 수밖에 없어, 알겠니?”원경릉이 대답을 하지 않자 현비가 애가 타서: ‘알겠냐고?”원경릉의 두 눈이 초점을 잃고, 호흡이 약간 거칠어졌다.원경릉은 최근 계속 복식호흡을 연습해 와서, 심신을 안정시키려고 노력했으나 안정되기는 커녕 거의 정신적으로 붕괴되기 일보직전이다.원경릉은 정말 이런 압박을 견디지 못하겠다. 그냥 일반적인 여인과 마찬가지로 아이를 낳을 뿐인데 왜 민심이 그
원경릉의 수술 준비우문호는 뒤이어 냉정한 말투로 탕양에게: “현비 마마를 궁으로 모셔라.”“다섯째야, 어미 말을 들어 보렴, 다 너를 위해서야.” 현비가 애가 타서 손을 뻗어 우문호의 팔을 잡자, 우문호가 떨치고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탕양은 현비를 돌아가게 설득할 방법이 있었다. 과연 잠시 후 밖에서 소리가 들리는데: “현비 마마께서 가마를 타시오!” 우문호가 침대에 앉아 원경릉을 안았다.그들 부부는 이 순간이 가장 힘든 시간이다.원경릉은 마음 속으로 많은 것을 묻고 싶고 말하고 싶었다.민심의 동요와, 우문호에게 방금 현비가 얘기한 아이를 지키고 산모를 포기하라고 한 걸 확인하고 싶었다.하지만 결국 원경릉은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지금 남은 힘으론 아무것도 돌볼 여지가 없었다.원경릉은 여전히 배불뚝이 금붕어처럼 가느다랗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우문호는 원경릉을 가슴에 품고 허리를 떠받친 채 몸을 바짝 붙이니 아이의 태동을 느낄 수 있었다.태동이 꽤나 심했는데 마치 한시도 지체없이 나오고 싶어 안달인 느낌이다.우문호가 살짝만 건드려도 느낄 수 있었다.“시끄럽게 굴지 마, 엄마 괴롭히지 말고, 너네 엄마가 지금 너네 때문에 어떤 지 알아?” 우문호가 한숨을 쉬었다. 녀석들 여기 있으면 꿀밤 한대 씩인데.원경릉이 비록 피곤하지만 중요한 일을 기억하고, “주지스님이 나를 위해 기도하는 거 꼭 기억하고 절대 돌려보내서는 안돼. 누구도 그를 돌아가지 못하게 해. 알았지?”“알았어, 알았어, 걱정하지 마.” 우문호가 위로했다.“그리고, 강녕후 부인은 침술을 아시니 내 곁에 남아 있게 해줘. 필요할 때 나를 도와줄 수 있게.” 원경릉이 손으로 입안에 들어간 머리카락을 끄집어 냈다. 최근 머리가 산발인 데다 심하게 지저분하다. 원경릉이 지금 거울을 본다면 자신이 싫어 질 게 분명하다.환자에겐 존엄이 없다, 임산부는 존엄이 없다. 환자이며 임산부일 경우 더더군다나 없다.“안심해, 네가 살아 있도록 모든 사람이 다 여기 있을 거고, 너를
주지를 의심하는 안왕현비는 궁으로 돌려보내 진 후 초조하고 불안했다.태후는 초왕비 배가 불편하다는 사실에 이미 두번이나 혼절하셨는데, 만약 태후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소씨 집안은 어쩌지? 지금의 소씨 집안은 오롯이 태후가 지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현비는 다섯째의 말을 떠올리니 두려운 마음이 들면서, 원경릉이란 것이 주술이라도 하나? 어떻게 다섯째가 저렇게 홀딱 빠져서 위험한 순간이 닥치면 모든 걸 버리고 원경릉을 지키겠다는 말을 할 수가 있어.초왕은 자기 앞날이 상관없다는 말이야? 안돼, 원경릉을 초왕 곁에 더이상 둬서는 안돼. 원경릉이 곁에 있으면 다섯째는 태자 다툼을 하려는 의지를 완전히 잃어버릴 거야.현비는 반드시 방법을 생각해 내야만 했다.눈깜짝할 사이에 4월 초가 되었으나 체력의 기초를 상한 원경릉은 몸조리를 해도 별반 차도를 보이지 않고 여전히 침대에 누워 있다.모두 3월 말에는 원경릉이 어떻게든 출산 할 거라고 생각했으나 4월 초가 된 지금 별다른 낌새 없이 이미 아홉 달이 지났다.북당 황실이 올해 정말 건강운에 마가 꼈는지 태후는 병으로 쓰러지고, 뒤를 잇듯 태상황폐하가 심근경색을 앓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원경릉까지 명원제의 근심이 말로 다할 수가 없다.이건 마치 정말 백성을 들쑤시는 풍문처럼 ‘황실이 하늘의 뜻을 어겨 황실에 연속으로 문제가 생긴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는 것처럼 보인다.명원제는 마음은 있지만 실천하지 못해 노심초사했다. 명원제가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황제는 40이 넘었고 스스로도 알다시피 태자의 자리를 계속 비워 둘 수 없다.안왕부의 서재 안.아라가 향을 피우고 미소를 지으며: “왕야 이제 안심이시죠? 초왕비는 이것 때문에 엄청 괴롭고 아마 출산할 힘도 없을 겁니다.”안왕이 눈을 감더니 근심스러운 듯 눈을 뜨지 않았다.아라가 이 상황을 보고 다가와: “왕야, 아직 뭔가 안심이 되지 않으세요?”안왕이 눈을 뜨고 차갑게 아라를 쳐다보며, “호국사 주지가 일찌감치 초왕부에 들어와 머무는 이
안왕비가 현비에게아라가 조그맣게 한숨을 쉬며, “예, 지금 가보겠습니다.”안왕비가 서재에 오자 안왕이 일어나 그녀의 손을 잡고 온화한 목소리로: “왜 이리 옷은 얇게 입었어? 안 추워?”안왕비가 부드럽게 웃으며, “춥지 않아요, 바람도 따스한 걸요.”“어서 앉아.” 안왕이 왕비를 자리에 앉히고 왕비의 어깨를 부축하며 침울한 목소리로: “초왕비가 곧 해산할 거라 는데 알고 있지? 초왕비 일로 태상황 폐하와 태후 마마까지 연달아 앓아 누우셨으니 내가 애가 타.”안왕비도 슬픔에 탄식하며, “그러게요, 이게 어찌 된 일인지 원. 갑자기 혼란스러워 졌어요.”“전에 나와 다섯째가 오해가 있었지, 비록 뒤에 오해를 풀었지만 여전히 악감정이 남아있어서 난 가서 안부인사를 하기가 좀 불편한데, 형인 내가 모른 척 하기도 그래. 이렇게 하는 게 어때? 당신이 입궁해서 현비 마마를 찾아 뵙고 마마께 안부를 여쭙는 걸로 우리 도리를 다하는 거야.”안왕비가 안왕을 보고 망설이는 얼굴로, “그날 다섯째가 사람을 데려와서 난동을 피우고 말끝마다 당신이 무슨 자기 왕비를 해쳤다고 하던데 도대체 무슨 소리예요?”안왕비는 이 일을 오래전부터 묻고 싶었다. 하지만 안왕을 기분 나쁘게 할 까봐 감히 묻지 못했다.안왕이 눈살을 찌푸리며: “이 일은 나도 이제껏 오리무중이야, 나중에 알아보니 큰 형수가 다섯째 면전에서 뭐라고 한 모양인데 모르기는 몰라도 큰형 계략이겠지, 그런데 다섯째는 내 변명도 듣지 않고, 아니야, 시간이 지나면 다섯째도 알겠지, 내가 자기를 해칠 의도가 없었다는 걸.”안왕비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맞아요, 왕야가 지금 다섯째때문에 이렇게 마음이 힘든 걸, 그도 알 때가 오겠죠, 골육의 정이 얼마나 깊은 데요, 풀지 못할 오해가 있겠어요.”“응, 그래, 그럼 내일 입궁해.” 안왕이 안왕비의 손을 잡고 또 눈살을 찌푸리며, “안 춥긴, 손 좀 봐, 이렇게 차가워 가지고 이렇게 맘대로 하게 두면 안되겠어, 알겠지?”안왕비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알겠어요.”
진통이 온다!와병중인 태후가 현비의 제안을 듣고 힘을 내 명원제에게 제천의식을 청했다.명원제가 제천의식을 할 마음이 들기나 할까? 하지만 늙으신 어머니가 작년에 제천의식을 성대하게 거행하지 않아 하늘에서 재앙을 내렸다고 생각하시니 원.명원제는 어머니가 쓸데없는 생각으로 몸을 상하지 않게 동의하는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제천의식은 하라고 명령을 내린다고 되는 게 아니다.태후가 주지스님에게 입궁하라고 전하고 예부와 상의해 제천의식관련 각종 절차를 상의했다.주지스님이 입궁 전에 만약 왕비에게 출산 기미가 보이면 반드시 자신에게 통지해 달라고 천만번 신신당부했다.원경릉이 주지스님을 반드시 붙들어 놓으라고 했지만 제천의식을 거행해야 한다는데 막을 수 없었다. 그리고 사실 초왕부에서 경을 읊는 것보다 제천의식을 거행하는 편이 드높은 명성에 부합하고 어쩌면 효과가 더 있을 지도 모른다고 우문호는 생각했다.우문호는 원경릉에게 제천의식이 거행되는데 거기서 원경릉을 위해 복을 빈다는 얘기만 하고 주지가 간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경성의 백성들은 제천의식에 상당히 우호적이다. 사실 경성의 민심이 궁의 제일 큰 걱정거리인데 하늘의 비호를 청해 북당이 과거의 태평성대를 회복하길 바랄 뿐이다.제천의식은 4월 초파일에 거행되는데 4월 초파일은 마침 부처님 오신날로 아미타불의 탄신일이다. 며칠째 계속 비가 왔는데 이 날은 갑자기 날이 맑고 봄볕이 빛나 차가운 기운을 몰아내고 사람들의 마음도 한껏 흥분되었다.4얼 초파일 오전 원경릉은 배에 미세한 통증을 느끼고 요통은 눈에 띄게 심해졌다.원경릉은 오늘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한동안 몸조리를 해서 몸은 약간 호전되었지만 기초가 너무 허한 나머지 조어의 말이 출산할 때 힘이 모자랄 지도 모르겠다고 걱정했다.“자기야!” 원경릉이 허리를 받치고 천천히 돌아누워 우문호를 보고, “배가 좀 아파, 아마 오늘 낳을 거 같아.”우문호의 안색이 창백해 지며 손이 떨리더니 힘껏 원경릉의 손을 쥐고, “낳을 것 같아? 어쩌지? 낳
제왕절개에 대해 듣는 우문호원경릉이 미소 지으며, “좋아.”놀라서 기절하지 않으면 다행이지.“맞아, 주지스님은?” 원경릉은 요 이틀간 그를 거의 보지 못했다.우문호가: “제천의식을 주관하러 갔어.”원경릉이 갑자기 깜짝 놀라며, 우문호의 팔을 거머쥐더니, “제천의식에 갔다고? 언제 돌아오는데?”“일이 끝나면 오지 않을까? 오늘밤 정도?” 우문호가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은 척 웃으며 다독이는데, “안심해, 주지스님이 가면서 만약 네가 출산이 닥치면 자기에게 알리라고 했어, 하지만 내 생각에 제천의식에서도 주지스님이 똑같이 널 위해 복을 빌 수 있으니까.”원경릉의 얼굴에서 침착하고 가벼운 기색이 순간 사라지고 긴장하기 시작하더니, “일찍 오라고 할 수 있어?”우문호의 얼굴색도 약간 변해서: “왜 그래? 그건 안돼, 아바마마 문무백관 그리고 온 성안의 백성들이 전부 거기 가 있고, 주지스님은 제천의식을 주관하기 때문에 당연히 자리를 떠날 수 없지.”원경릉의 마음이 순식간에 엉클어지며, “날 다시 돌아가게 해줘.”“왜 그래? 못 걷겠어?” 우문호가 그녀를 안고 돌아가려 하자 원경릉이 이미 몸을 돌려, “왕야는 가서 사식이 오라고 해.”원경릉이 방으로 돌아왔는데 이미 전신이 땀범벅이다.원경릉은 우문호, 사식이와 강녕후 부인 거기에 희상궁만 안에 남게 했다.우문호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할지 긴장했다.원경릉이: “초왕부에 사람이 많고 대부분 궁에서 파견한 사람들인데 자기도 알겠지만 저 금군들은 전부 아바마마께 충심을 바친 게 확실해? 다른 사람에게 매수된 사람은 없을까? 이런 일은 우리도 알 수 없으니…….”원경릉의 심호흡을 하는 게 배가 아파오기 시작했다.우문호가 원경릉을 부축해 가볍게 등을 쓸어주는데, “네 말 전부 유념하고 있어, 안심해, 절대 날 믿어도 좋아, 너한테 접근할 수 없을 거야.”“아니, 내 말 들어.” 원경릉이 우문홍의 손을 잡아 당기며 엄숙하게: “이렇게 말하는 건 내 지금 체력으로 자연분만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야.”우문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