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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851 - 챕터 860

3043 챕터

제 851화

안왕 짓인 걸 아는 우문호와 원경릉동시에 원경릉은 희상궁을 불러 밖에 금군에게 초왕비가 안왕에게 납치되어 마차에 태워진 채 어마어마한 공갈과 협박으로 지나치게 놀라 정신을 잃고 태아가 불안정한 상태라고 알렸다.희상궁이 초왕부 마당에서 안왕에 대해 쌍욕을 퍼붓는데 희상궁이 평생 싸우면서 사용했던 모든 심한 말을 다 동원해서 욕을 해댔다.희상궁은 정말 화가 복받쳐서 제어가 안될 정도였다.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경성에 소문이 쫙 퍼졌다.“제왕은 자객을 만나고, 기왕은 지하감옥에 갇히고, 초왕은 자객을 잡으러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이 세명의 친왕은 일 터졌고, 위왕은 북군 군영으로 갔고, 회왕은 큰 병에서 막 회복했고 남은 건 안왕 뿐이네.”“맞아, 안왕은 어떤 일에도 관여하지 않았지. 그리고 안왕의 외조부가 또 얼마나 세도가인가, 태자의 보위를 향한 야심이 없다고 만은 할 수 없지.”“어쨌든지 모든 일에서 제일 득을 보는 건 안왕이군.”신년이라 집집마다 하던 일을 멈추고 찻집, 술집에 모여 수다를 떠는데 이 화제가 한번 입에 오르기 시작하자 들불 같은 기세로 번지며, 빠른 속도로 온 경성에 자자했다.저녁 통행금지 시간에 우문호가 막 입궁해서 보고하는데 아직 자객의 행방을 찾아내지 못했다며 명원제가 격하게 꾸짖었다. 우문호가 고개를 푹 숙이고 출궁할 때 서일이 오늘 들은 말을 우문호에게 알렸다.우문호가 순간 폭발해서,명원제가 병사를 이끌고 순찰을 계속하라는 것도 무시하고 바로 말을 달려 초왕부로 돌아갔다.원경릉이 비실비실하게 침대에 누워있는 것을 보고, 우문호의 눈에서 불이 뿜어져 나와 당장이라도 안왕을 찾아가 칼을 뽑을 기세다.희상궁이 들어와서, “왕비마마께서 지금 상태가 좋지 않으시니 왕야께서는 우선 하룻밤 지켜주세요. 안왕 전하는 어디 도망 안 가시니 내일 찾아가셔도 늦지 않으십니다.”원경릉도 우문호의 손을 잡고 창백한 얼굴로, “배가 아파.”우문호가 들끓는 분노를 억누르고 원경릉을 안으며, “그래, 그래, 안 갈게, 일단 안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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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52화

분한 안왕과 황제의 대응여론은 금방 무르익어 경성의 밤은 통금이지만 이른 아침 술집, 찻집은 다시 이 얘기로 흥청거렸다.그리고 얘기는 입을 오가며 점점 더 듣기 거북해 져서 안왕은 잔인하고 포악할 뿐 아니라 형제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사생활 역시 문란해서 안왕과 안왕부의 모사인 아라 사이에 그렇고 그런 관계가 있고, 너도나도 경험을 얘기하는데 안왕이 전에 어떤 용모가 출중한 여자가 울음을 터트릴 때까지 계속 뚫어지게 보는 걸 봤다는 둥.게다가 안왕이 특정 성향이 있다는 얘기도 돌면서, 여자의 옷과 손수건을 탐닉해 장사치가 그걸 수집해서 안왕에게 가져다 준다고 한다.안왕이 수년간 가꿔온 어질던 명성이 하루아침에 땅에 떨어졌다.이런 얘기는 당연히 안왕부에도 알려졌다.안왕이 어제 원경릉에게 발로 차이고 고통으로 한동안 꼼짝 못하다가 한겨울 얼음을 올려놓아 통증을 멎게 하고 눈이 매운 고통도 겨우 완화시켰는데 참으로 분하고 억울했다.오늘 이른 아침 아라가 내보낸 사람이 돌아와 바깥 소문을 보고하는데 아라가 얼른 안왕에게 보고했다.안왕이 독기어린 냉소를 지으며, “아라야, 내가 원경릉 이 여자를 얕잡아 봤어, 보기엔 유약한데 위험이 닥쳐도 두려워하지 않더군. 어제 마차에서 여자라면 혼비백산하게 놀랐을 텐데 원경릉은 뜻밖에도 기회를 포착해 반격하고, 순조롭게 마차에서 내릴 수 있었어. 방법을 생각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갚아줘야지.”“왕야 안심하세요, 초왕부에 맞설 방법을 생각해 낼 겁니다. 하지만 당장은 역시 숨어 계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초왕은 분명 오늘 올 텐데 지금 밖에서 도는 소문이 저렇게 거북한데 어제 계획은 안 통했어요. 초왕이 와서 소란을 피우는 걸로 그에게 벌을 내리는 대신 폐하께서는 어쩌면 회의적인 시선을 안왕부에 돌릴 수도 있으니까요.”안왕이 화도 나고 분했다.안왕은 계략의 고수로 원래는 만약 초왕부가 그에게 반격하면 반드시 계략을 쓸 거라고 준비를 단단히 해 두었다.하지만 뜻밖에 이렇게 손도 쓰지 못하다니. 천지를 뒤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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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53화

안왕부에 쳐들어 가다우문호는 오늘 서일만 데리고 집을 나가다가 나갈 때 서일에게, “네가 왕년에 좀 놀던 가락으로 안왕부에 도착하면 선봉을 맡아서 보이는 대로 때려부수고 못 알아들으면 다바오한테 배우라고 해.”“그럼 왜 다바오는 안 데려왔어요?” 서일이 반문했다.우문호는 침묵하더니 손을 흔들며, “다바오 데려가자.”두사람과 개 한 마리가 위풍당당하게 안왕부로 갔다.안왕은 숨지 않았는데 사실 숨을 수도 없었다.우문호는 미친 개로 오늘은 다 물지 않고, 내일도 와서 물게 분명하고, 내일 덜 물었으니 앞으로 편안한 날은 꿈도 꾸지 말라며 걸핏하면 올 것이다.구사가 먼저 도착했다. 안왕이 구사가 온 것을 보고 마음이 더욱 어지러워진 것이 아바마마도 아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게다가 아바마마가 만약 다섯째를 막고 싶으면 바로 다섯째를 입궁하게 하면 될 것을 구사를 보낸 데다 구사는 다섯째와 사적인 교류가 돈독한 사이다.안왕의 마음은 순식간에 반쯤 차가워졌다.마음 속으로 이 때 원경릉에게 손을 쓰는 게 아니었는데 더욱 후회가 됐다. 안왕에게 태자자리는 이미 따 놓은 당상이었고 모든 일에 그의 발목을 잡을 만한 어떤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우문호를 한 발로 밟아 죽이려고 했는데 안왕이 발을 헛디뎌 자기가 똥물을 뒤집어 쓰다니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우문호가 안왕부에 도착하자 두말 않고 바로 문을 부쉈다.호강연이 아들들에게 선물한 것 중에 유성추(流星錘)가 있는데 우문호가 그걸 가져왔다. 이게 사람을 치기엔 좀 굼뜬 감이 있지만 문을 부수는 데는 딱 이다.구사는 저 인간이 막 나가는 거 아닌가 했다. 자기가 십여명의 금군을 데려 왔는데 실지로 막지 못하고, 우문호가 서일과 다바오를 데리고 문을 부수고 들어가는 걸 눈 뜨고 지켜봐야했다.서일이 들어서서 다바오를 데리고 때려 부수는데 안왕이 사람을 이끌고 나와 날카로운 목소리로 호통을 치는데, “다섯째야, 주제넘는 짓 하지 마라.”우문호는 눈에 불이 들어오면서 두말 안하고 달려가 두들겨 팼다.안왕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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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54화

우문호의 복수와 입궁한 원경릉이때 저쪽에서 안왕이 우문호에게 몰려 열 받은 나머지: “다섯째야, 미친 개 같은 행동 하지 마라, 도대체 뭐 때문에 미쳤어? 조리 있게 말을 해.”우문호가 주먹을 날리고 폭발하듯 소리치며: “내가 지금 돌았어? 조리 있게 말하게? 주먹으로 알려주면 돼.”안왕이 눈꼬리가 찢어지게 맞고 한발로 차자 우문호가 무릎으로 올려 찍기를 하고 다시 주먹을 찌르며, “원 선생의 배에서 내 아들을 꺼내? 어디 꺼내나 못 꺼내나 두고 봐. 형제가 한판 뜨자고. 너한테 잘못한 게 있나 자문해 봤어. 태자 자리가 가지고 싶으면 가져, 난 됐으니까. 하지만 네가 감히 원 선생과 내 아이한테 손을 데면 네 목숨으로 갚아.”“너……”안왕은 우문호가 아무런 순서 없이 출수하는데 마치 발광한 야수 같아서 막지 않으면 안 되는데 막을 수가 없는데 아무도 나와서 돕지 않고 구사는 저기서 지켜 보기만 한다.안왕은 뒤로 물러서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구사, 아바마마께서는 수수방관하라고 널 보내셨느냐?”구사는 손에 손수건을 들고 흔들며: “안왕 전하, 황제 폐하께서 어명을 내리셔서 소신에게 안왕부에 가서 지켜보라고 하셨는데, 소신 이게 지켜 보는 거 아닙니까?”우문호는 쓸데없는 소리 하지 않고 거의 막는 건 불가능한 상태로 하늘로 도약해 발차기를 해서 안왕을 차서 땅에 거꾸러뜨리더니 휘파람 한번에 다바오가 달려와서 안왕의 다리를 꽉 물었다.개 이빨은 날카롭고 견고해서 이 한방에 뼈가 보였다.안왕이 비명을 지르며 다른 발로 다바오를 찼는데, 다바오는 씩씩하고 힘차게 뛰어올라 다시 한번 그의 어깨를 꽉 물더니 살점이 떨어지고 피가 흘러 안왕은 고통으로 몸을 떨며 바닥을 굴렀다.구사가 이제서야: “초왕 전하, 너무 지나치게 하지 마십시오, 황제 폐하의 성지가 있으셨습니다.”우문호가 이번에 휘파람을 불어 다바오에게 물러나게 하더니 머리카락은 엉클어져 있고 옷은 군데군데 찢겼으나 격노한 얼굴을 감추지 못하고 입안에 핏물을 뱉는 안왕에게: “우문안, 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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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55화

뛰어내릴거야원경릉은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으로 후안무치 하게 떼를 쓰며 바닥에 드러누울 수도 없으니 안보면 안보는 대로 선선히 물러 갔다.상선이 놀라서 이렇게 선선히?상선은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가니, 삼대 거두와 명원제가 술을 마시고 있는 가운데 상선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명원제가 얼른 묻길: “왔어? 갔나?”상선이: “황제 폐하께 아룁니다, 왕비가 왔다가 갔습니다.”명원제가 안도의 숨을 내쉬며 다시 묻길: “너는 뭐라고 했느냐? 이렇게 금방 간다고 했어?”상선이: “그저 황제 폐하께서 여기 계시지 않는다고 했고, 다음엔 왕비가 태상황 폐하를 뵙겠다고 했으나 소인이 태상황 폐하께서는 술을 드셔서 아무도 만나지 않으신다고 하니 왕비는 가셨습니다.”다들 마주보더니, 이거…… 이거 원경릉 스타일이 아닌데.“정말 갔나?” 태상황이 믿기지 않는 눈치다.“정말 갔습니다.” 상선 자신도 상당히 의아했다.태상황이 오늘 사실 원경릉을 보고 싶었고 며칠을 못 봤지만……태상황은 담담하게 황제를 흘끔 보더니 이 놈은 오면 안돼, 살풍경하다니까.주재상이 느긋하게 술을 마시다가, 갔다고? 짐작컨대 아닐 걸.과연 잠시 후 금군이 바람같이 달려오느라 멈추지 못하고 거의 돌계단에 부딪힐 듯, 허둥지둥하며: “태상황 폐하, 황제 폐하, 초왕비가 문창각(文昌閣)에 올라가셨습니다. 난간에 앉아 계신데, 더 살수가 없다고 하십니다.”명원제가 격노해서, “고약한 놈! 오냐오냐 하면 할아버지 수염을 잡아당긴다 더니, 짐을 위협하려 해, 신경 쓰지 마라, 네가 어디 감히 뛰어내려?”세명의 어르신이 황제를 보고 아무도 그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지 않았다.명원제가 속이 타서: “아바마마, 초왕비가 위협을 해서 만약 원하는 대로 되면 앞으로 아주 큰일입니다.”태상황이 담배를 뻑뻑 빨며 담담한 말투로: “됐어, 뛰어내리라고 해, 다음에 다른 아들한테 증손자 셋을 낳아서 과인에게 보여 달라고 하면 되지. 과인은 이 일에 상관하지 않겠다.”명원제가 이 말을 듣고 기세가 일시에 약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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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56화

원경릉은 사람들이 오는 것을 보고 허리를 숙여 머리를 내밀었다. 명원제는 원경릉이 뛰어내리기라도 하는 줄 알고 깜짝 놀랐다.‘지금 왜 할아버지께서 오시지 않는 거지?’“내려와! 빨리 내려오라고!”명원제가 위를 보며 소리를 지르다가 답답한 표정으로 금군들을 보며 “뭐 하고 있느냐! 당장 올라가거라!”라고 말했다.“황상, 소신들이 계단으로 올라가려고 하니, 초왕비께서 한 걸음이라도 다가오면 바로 뛰어내리겠다고 하십니다.”금군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새해부터 초왕비가 소란을 피우자 명원제는 몹시 화가 났다. “명을 전하거라! 초왕비에게 어서방으로 오라고 해!” 명원제가 손을 저으며 금군에게 말했다.어서방으로 향하는 명원제의 뒷모습은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했다. 자식 농사를 잘 못 지은 명원제는 하늘이 원망스러웠다.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다고 나에게 이런 아들들을 내린 겁니까!’원경릉이 어서방에 들어와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녀의 눈은 퉁퉁 부었고 관자놀이가 지끈거렸다. 분노로 가득했던 명원제의 마음은 원경릉을 보자마자 슬픔으로 바뀌었다.‘어쩌다 이 아이가 거기까지 치닫게 되었을까.’명원제는 차분한 표정으로 원경릉을 보았다.“할 말이 있다면 말해보거라.” 명원제는 문창각(文昌閣)에서의 일이 떠올라 가슴이 서늘해졌다.원경릉은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명원제를 바라보았다.“부황, 악한 자가 거짓을 고할 수 없도록 며느리가 진실을 고하겠습니다.”“일어서서 말하거라.”“일어설 수 없습니다!” 원경릉은 울부짖으며 명원제를 직시했다.“……” “방금 너무 놀라서 다리가 후들거립니다.”명원제는 한숨을 내쉬더니 희상궁에게 원경릉을 부축하도록 했다. “이제 무서울 게 없느냐. 뱃속의 아이들을 방패로 짐에게 소리까지 지르고 말이다.”원경릉은 희상궁의 부축에도 다리가 덜덜 떨렸다. 그녀는 벅차오르는 감정에 숨을 가다듬으려 노력했다.“아니요. 사식이와 희상궁께서 허리띠를 뒤에서 끈으로 잡고 있습니다.”명원제는 탁자를 ‘쾅’ 내리치며 눈을 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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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57화

원경릉의 말은 명원제를 놀라게 했다. 명원제는 빠르게 지나는 시간이 야속하게 느껴졌다. 그는 이제 북당의 군왕으로 왕자들의 싸움을 바라볼 때가 된 것 같았다.하지만 이대로 두었다가는 자식들끼리 황태자의 자리를 두고 싸우다가 모두 죽을 것 같았다.“돌아가봐.”명원제가 말했다.원경릉은 명원제에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그녀가 걸을 때마다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고 명원제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원경릉은 궁을 나오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도 명원제의 슬픔을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원경릉은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답지 않게 무식하게 일을 해결하려고 들었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녀도 어쩔 수 없었다. 상황이 그녀를 문창각에서 뛰어내리게끔 만들었다.사식이는 원경릉이 겁을 먹은 것처럼 보였다.“원누이 걱정 마세요. 황상께서도 화가 많이 난 것 같지는 않아요.”“사식아, 황상께서는 화는 내시지 않았지만…… 크게 상심하신 거다.”“황상께서 왜 상심을 하셨습니까?” 사식이는 명원제와 원경릉 사이에서 아무런 기운을 느끼지 못했다.옆에 있던 희상궁이 한숨을 내쉬며 “왜 상심하지 않겠어? 위왕부는 혼란스럽지 제왕도 생사를 넘나들지, 기왕은 감옥살이 중이지…… 게다가 우리 왕야와 안왕도 소란을 피우고 있으니 황상 마음이 편하시겠어?”라고 말했다.사식이는 알 듯 말 듯한 표정을 지으며 원경릉의 배를 보았다.“만약에 초왕께서 황태자가 돼서 나중에 북당의 황제가 된다면 원누이의 뱃속의 아이들도 황태자가 되기 위해 싸우겠지요?” 사식이가 물었다.그 말을 들은 원경릉의 표정이 잿빛으로 변했다.“사식아!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방금 네가 한 말이 큰 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느냐? 그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왕야께 큰 화를 입힐 수 있어!”희상궁이 큰소리로 꾸짖었다.“아! 제가 실언했습니다.” 사식이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원경릉은 한숨을 쉬며 바깥을 보았다. 희상궁은 사식이를 노려보며 허벅지를 꼬집었다. *건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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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58화

“태상황님께서는 내심 초왕비 뱃속의 아이들이 사내이길 바라시죠?”주수보가 물었다.“그건 중요하지 않다. 아들이든 딸이든 마찬가지야.” 태상황이 말했다.“거짓말을 하시는군요. 전에는 꿈에 초왕비가 아들을 낳았다고 하셨으면서!” 소요공이 코웃음을 쳤다.“꿈은 꿈이고! 꿈이 내 마음을 완벽히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그래도 조금이라도 손자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기에 그런 꿈을 꾸는 게 아닙니까?” 주수보가 말을 하며 옆에서 소요공을 힐끗 보았다.“그래? 짐이 어젯밤에 너희 둘이 비렁뱅이가 된 꿈을 꿨는데 말이야.”태상황이 반격했다.“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소요공과 주수보의 미간이 좁아졌다.태상황은 두 사람의 반응이 웃기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빳빳하게 들었다.“지금 내가 바라는 것은 초왕비가 편안하게 출산을 하는 것이다. 그다음이 아이들의 성별이지.”“전에 유명한 고승(高僧)이 말하길, 부처님 앞에 무릎을 꿇고 절을 하면 모든 일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고 했습니다.”소요공이 말했다.“넌 그런 말을 믿느냐? 그렇게 해서 만사가 손바닥 뒤집히듯 뒤집히면 이 세상이 잘 돌아가겠느냐? 무슨 말 같지도 않은 말을 하고 있어!” 태상황이 코웃음을 쳤다.그 말을 들은 소요공은 조금 부끄러워졌다. 주수보와 소요공은 마저 술잔을 비우고는 늦었다며 건곤전 밖으로 나갔다.태상황은 취한 눈빛으로 상선을 바라보며 물었다.“초왕비는 왕부로 돌아갔느냐?”“예, 갔다고 합니다. 이제 태상황님께서도 쉬시지요.”상선이 말했다. “아니다. 오늘 날씨가 아주 좋으니 태후 쪽으로 걸어가 봐야겠다.”태상황은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켜더니 취기가 올라오는지 약간 비틀거리며 태후가 있는 곳으로 갔다.“괜찮다. 짐이 언제 술 마시고 쓰러지는 걸 본 적이 있느냐? 만약 초왕비가 지금 짐을 봤다며 아주 야단법석을 떨었겠지 말이다.”“초왕비께서는 태상황님을 걱정하는 마음에 그러시는 거죠.”상선이 말했다.“지금 너는 이해하지 못한다. 짐의 나이가 되면 그런 말이 하나도 소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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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59화

“그럼 짐이 바라는 모든 게 이뤄진다는 말이냐.”태상황이 물었다.“예, 하지만 욕심이 과하면 부처님께서도 아시고, 들어주지 않으십니다. 적당한 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태후가 대답했다.“사람이 욕심이 있으니 법당에 와서 기도를 하는 게 아니겠느냐? 참 모순적이구나.”태상황은 입을 삐죽거리며 무릎을 꿇었다. 상선은 그를 대신해 향을 올리고 그를 바라보았다.“태상황, 간절히 원하시는 것을 큰 소리로 말씀하십시오.”태후가 말했다.“묵념을 하면 안 되겠느냐?”“태상황, 무슨 일을 하든 먼저 상대의 기선을 제압해야 한다고 입이 닳도록 말씀하셨잖아요. 원하는 것을 큰소리로 외치지 않으면 바쁘신 부처님께서 어찌 들으시겠습니까?”태후의 말에 태상황이 한참을 망설였다. “그럼, 딱 한 가지만 말하면 되는가?”“예, 일단 한 가지만 말씀하세요.”태상황은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다.“일단 초왕비가 순조롭게 출산하는 것, 부처님께서 초왕비를 잘 돌봐주십시오.”태상황의 말을 듣고 상선이 조용히 태상황에게 다가갔다.“태상황님, 아들을 낳아달라고 빌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태상황은 인상을 쓰고 기침을 하더니 상선을 보았다. “초왕비의 안위가 최우선이고 그건 다음에 부탁할 것이다.”‘차갑게만 보이던 태상황도 사람이었구나.’ 태후는 태상황을 보며 웃었다. 태후의 법당에서 돌아온 태상황은 침전으로 가서 잠을 청했고, 상선을 왕부로 보냈다.* 원경릉도 우문호도 모두 왕부에 일찍 돌아왔다. 서일은 우문호에게 약주를 발라주고 있었다. “그런 눈빛으로 보지 마. 걔가 나보다 더 많이 다쳤다고!”원경릉이 웃으며 우문호에게 약주를 발라주려고 하자 서일이 그녀의 앞을 막았다. “왕비께서는 약주를 만지면 안 됩니다. 이 약주는 피를 맑게 하고 어혈을 없애주지만, 뱃속에 태아가 있을 때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누가 그랬죠?” 원경릉이 물었다.“조어의가 그렇게 말했습니다. 약주는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약물로 절대로 왕비께서는 만지셔서는 안 됩니다. 이미 희상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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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60화

원경릉은 우문호의 말에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너 모비(母妃)를 뵈면 어떻게 해?”“문안인사를 드리지.”“그리고 또?”“다른 거 없는데? 모비께서는 다 가지고 있으니, 난 그저 인사만 드려.”우문호가 머리를 긁적였다.“그녀의 환심을 사려고?” “환심? 태자 자리를 오르려면 환심을 사야겠지. 내 생각엔 안부인사를 제외하고는 뭐든 과한 것 같아. 그런 가식은 불필요해.”원경릉은 그의 말에 어느 정도 동의했다. 현비는 우문호를 태자로 만드려고 혈안이 돼있다. 그녀는 은근 우문호에게 미안했다. 다른 친왕의 부인들은 집안이 좋아서 친왕들에게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데, 정후부는 그럴 힘도 돈도 없기 때문이다. “날 잡고 입궁해서 부황과 장기도 두고 술도 마시고 곁에 있어드려. 그게 가장 큰 효도야.” 원경릉이 말했다.“그럼 부황께서는 내가 당신 비위를 맞춘다고 생각하겠지.” 우문호가 한숨을 내쉬었다.“그가 뭐라고 생각하든 네가 해야 할 일만 하면 돼! 만약에 네 아들이 너랑 데면데면하고 관계가 소원해진다면 넌 기분이 어떻겠어?” 원경릉이 발끝으로 우문호를 한 번 찼다.“아들은 그러든지 말든지 상관없는데, 딸은 절대 그럼 안 돼.”“참 나.”“경릉아, 나 결심했어. 우리는 세 딸을 낳는 거야. 아들들은 말썽만 피우고 크면 야심이 커서 무슨 사건을 일으킬 줄 몰라.”“그걸 네가 결심해서 뭐 해?” 원경릉이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우문호의 시큰둥한 반응에 우문호가 툴툴거렸다. “세 명이니까 공주가 하나쯤은 있겠지.”“물론 그럴 수 있지. 근데 남아 3명 또는 여아 3명일 가능성이 훨씬 높아.”“남자, 여자가 섞일 수는 없는 거야?” 우문호의 눈이 동그래졌다.“그럴 가능성도 있긴 한데 지극히 적어.”“남자 셋이면 정말 눈물 날 것 같은데…… 공주 하나는 있어야지!”“우리가 이렇게 논해도 소용없어. 성별은 이미 정해졌어.”원경릉의 말에 우문호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다. “내 아이를 내가 결정하지! 누가 결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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