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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57화

원경릉의 말은 명원제를 놀라게 했다. 명원제는 빠르게 지나는 시간이 야속하게 느껴졌다.

그는 이제 북당의 군왕으로 왕자들의 싸움을 바라볼 때가 된 것 같았다.

하지만 이대로 두었다가는 자식들끼리 황태자의 자리를 두고 싸우다가 모두 죽을 것 같았다.

“돌아가봐.”명원제가 말했다.

원경릉은 명원제에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그녀가 걸을 때마다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고 명원제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원경릉은 궁을 나오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도 명원제의 슬픔을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원경릉은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답지 않게 무식하게 일을 해결하려고 들었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녀도 어쩔 수 없었다. 상황이 그녀를 문창각에서 뛰어내리게끔 만들었다.

사식이는 원경릉이 겁을 먹은 것처럼 보였다.

“원누이 걱정 마세요. 황상께서도 화가 많이 난 것 같지는 않아요.”

“사식아, 황상께서는 화는 내시지 않았지만…… 크게 상심하신 거다.”

“황상께서 왜 상심을 하셨습니까?”

사식이는 명원제와 원경릉 사이에서 아무런 기운을 느끼지 못했다.

옆에 있던 희상궁이 한숨을 내쉬며 “왜 상심하지 않겠어? 위왕부는 혼란스럽지 제왕도 생사를 넘나들지, 기왕은 감옥살이 중이지…… 게다가 우리 왕야와 안왕도 소란을 피우고 있으니 황상 마음이 편하시겠어?”라고 말했다.

사식이는 알 듯 말 듯한 표정을 지으며 원경릉의 배를 보았다.

“만약에 초왕께서 황태자가 돼서 나중에 북당의 황제가 된다면 원누이의 뱃속의 아이들도 황태자가 되기 위해 싸우겠지요?” 사식이가 물었다.

그 말을 들은 원경릉의 표정이 잿빛으로 변했다.

“사식아!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방금 네가 한 말이 큰 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느냐? 그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왕야께 큰 화를 입힐 수 있어!”희상궁이 큰소리로 꾸짖었다.

“아! 제가 실언했습니다.” 사식이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원경릉은 한숨을 쉬며 바깥을 보았다.

희상궁은 사식이를 노려보며 허벅지를 꼬집었다.

*

건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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