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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58화

“태상황님께서는 내심 초왕비 뱃속의 아이들이 사내이길 바라시죠?”주수보가 물었다.

“그건 중요하지 않다. 아들이든 딸이든 마찬가지야.” 태상황이 말했다.

“거짓말을 하시는군요. 전에는 꿈에 초왕비가 아들을 낳았다고 하셨으면서!” 소요공이 코웃음을 쳤다.

“꿈은 꿈이고! 꿈이 내 마음을 완벽히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손자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기에 그런 꿈을 꾸는 게 아닙니까?” 주수보가 말을 하며 옆에서 소요공을 힐끗 보았다.

“그래? 짐이 어젯밤에 너희 둘이 비렁뱅이가 된 꿈을 꿨는데 말이야.”태상황이 반격했다.

“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소요공과 주수보의 미간이 좁아졌다.

태상황은 두 사람의 반응이 웃기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빳빳하게 들었다.

“지금 내가 바라는 것은 초왕비가 편안하게 출산을 하는 것이다. 그다음이 아이들의 성별이지.”

“전에 유명한 고승(高僧)이 말하길, 부처님 앞에 무릎을 꿇고 절을 하면 모든 일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고 했습니다.”소요공이 말했다.

“넌 그런 말을 믿느냐? 그렇게 해서 만사가 손바닥 뒤집히듯 뒤집히면 이 세상이 잘 돌아가겠느냐? 무슨 말 같지도 않은 말을 하고 있어!” 태상황이 코웃음을 쳤다.

그 말을 들은 소요공은 조금 부끄러워졌다.

주수보와 소요공은 마저 술잔을 비우고는 늦었다며 건곤전 밖으로 나갔다.

태상황은 취한 눈빛으로 상선을 바라보며 물었다.

“초왕비는 왕부로 돌아갔느냐?”

“예, 갔다고 합니다. 이제 태상황님께서도 쉬시지요.”상선이 말했다.

“아니다. 오늘 날씨가 아주 좋으니 태후 쪽으로 걸어가 봐야겠다.”

태상황은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켜더니 취기가 올라오는지 약간 비틀거리며 태후가 있는 곳으로 갔다.

“괜찮다. 짐이 언제 술 마시고 쓰러지는 걸 본 적이 있느냐? 만약 초왕비가 지금 짐을 봤다며 아주 야단법석을 떨었겠지 말이다.”

“초왕비께서는 태상황님을 걱정하는 마음에 그러시는 거죠.”상선이 말했다.

“지금 너는 이해하지 못한다. 짐의 나이가 되면 그런 말이 하나도 소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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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박은숙
속도감 , 흥미진진한 전개, 곳곳에 번뜩이는 웃음 포인트까지.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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