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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62화`

“그럼 저는 밖에서 모비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말을 마친 기왕비가 기왕을 쳐다보지도 않고 휙- 밖으로 나갔다.

기왕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의 뒷모습을 한없이 바라보았다.

‘가라고 했다고 진짜 간다고?’

눈물을 흘리던 진비도 기왕비의 매몰찬 태도에 기왕을 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지금 저거 제정신이 아닌 게지? 그렇지 않고서는 저렇게 쌩 나가버린다고?”

기왕은 주명양과 짜고 기왕비를 폐비시키려고 했다는 사실을 진비에게 말하지 못했다.

“명양이가 입궁한 이후로 기왕비가 좀 이상합니다.”

“너는 후궁 주명양은 애지중지 여기면서 정비는 왜 푸대접을 한 거야? 그건 왕부가 망하는 길이다. 절대 그러면 안 돼. 넌 지금 동씨 집안의 힘이 필요하다고!” 진비는 인상을 쓰며 그를 보았다.

“언제 적 동가(佟家)입니까? 더 이상 이용가치가 없습니다. 동씨 집안도 부황에게 푸대접을 받고 있다고 하던데요?” 기왕이 말했다.

“넌 참 근시안적이구나! 동씨 집안사람들이 궁 안에 얼마나 많은데 그런 말을 하는 거야? 그리고 동씨 집안은 태생부터 돈이 많다고! 넌 기왕비를 잘 달래 보거라. 그리고 기왕비의 큰 오빠인 동안(佟安)이 얼마나 많은 공을 세웠는지 너도 잘 알지 않느냐? 부황께서 시국이 이러니 동안을 냉대하겠지만 그의 능력은 높게 사고 계셔.”

진비의 말을 들은 기왕이 창백한 얼굴로 우물쭈물했다.

“그럼 모비께서 기왕비를 좀 설득해 주세요. 동씨 집안사람들 중에 조정에서 일하는 관리들이 있으니 그들에게 상소문을 써달라고 해주세요.”

“이래서 집에 여자가 잘 들어와야 한다니까? 후궁이 들어오자마자 그 계집에게 눈이 돌아서 정비를 홀대하다니…… 옥에 있는 동안 잘 생각해 봐. 네가 온전히 네 힘으로 기왕부를 이끌었는지 말이야. 기왕비가 없었으면 넌 그저 황제의 큰 아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 것이야.”

모비의 말을 듣기 싫었던 기왕은 인상을 썼다.

“모비께서는 소자를 참 우습게 보십니다. 그럼 제가 여자 치마폭에 쌓여있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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