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왕비도 요즘따라 초왕부에 자주 드나들었다. 그날 손왕비는 정화군주가 만든 옷 3벌을 가지고 왔다. 정화군주는 예쁘게 수를 놓고 싶었지만 어린 아이들의 피부는 민감하기에 순면 그대로 깔끔하게 만들었다. “군주가 말하길 아이들은 피부가 연해서 본연 그대로 입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데는 수를 못 놓고, 옷자락에 자그마한 꽃 한 송이를 수놓았답니다.”손왕비가 말했다.원경릉은 옷을 만지작거리며 정화군주의 실력에 감탄했다. 옷감도 매우 부드러웠고, 가벼웠다.“정화군주께서 고생이 많았네요. 왕비님께서는 정화군주를 뵙고 오신 겁니까?”“예, 정화군주가 초왕비에게 고맙다고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초왕비는 참 마음 따듯한 사람입니다.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혀가던 정화군주를 초왕비께서 보호해 주신 겁니다.”“사실, 태상황 님께서 군주에게 사람을 보내라고 하신 겁니다.”“태상황님이요? 태상황께서 그녀를 기억하십니까? 군주가 이 얘기를 들으면 분명 좋아할 겁니다.”손왕비가 감격한 표정을 지었다. “정화군주께서는 기력은 많이 회복했습니까?” 원경릉이 물었다.손왕비는 두루마기를 접어서 한쪽으로 놓았다.“이전보다 많이 좋아졌어요. 하지만 왠지 모르게 밤에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해요. 하지만 초왕비가 보내준 약을 먹고 나서는 정서적으로 많이 안정이 된 것 같아요. 근데 약에 너무 의존을 한 탓인지 약을 먹으면 자는데,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이 안 온대요.”“지금은 그럴 수 있어요. 상태가 많이 좋아지면 약을 천천히 줄이면 됩니다.”손왕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 맞다! 셋째에게 서신이 왔어요.”라고 말했다.“서신에 뭐라고 적혀있습니까?” 원경릉은 손왕비의 흔들리는 동공을 보았다.“별 말 없었습니다. 뭐 정화군주는 어떻게 지내는지, 건강은 어떤지 묻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제가 답신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둘째는 정화군주의 일을 그에게 전하라고 했는데, 제 생각엔 그럴 필요가 있나 싶어서요.”원경릉은 손왕비의 말을 듣고
냉정언이 나오고 그 뒤에 원경릉이 만아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 나왔다. 먼저 나와있던 우문호가 원경릉의 손을 잡았고, 세 사람은 초왕부의 문으로 들어오는 강녕후 내외를 보고 미소를 지었다. 강녕후는 마흔 살쯤으로 보였으며 키가 크고 부리부리한 눈이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검은 비단옷을 입고 대나무가 수 놓인 망토를 입었는데, 그 모습이 아주 정갈했다.그의 곁에는 강녕후 때문에 상대적으로 아담해보이는 강녕후의 부인 주패가 서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아이를 낳았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탱탱하고 탄력이 있었다. 주패부인은 연지곤지를 바르고 머리를 하나로 단정하게 쪽을 지었다. 그녀는 옷도 장신구도 많이 하지 않았으며 그 모습이 참 검소해 보였다. 그는 흰색 치마를 입고 강녕후와 같은 검은 망토에 대나무가 수놓아져 있었다. 두 사람이 대문을 걸어오는 데 주변 분위기가 청량해질 만큼 걸음걸이가 시원시원했다.“왕비를 뵙습니다!” 강녕후 내외가 앞으로 나와 원경릉에게 인사를 했다. 원경릉은 정중하게 인사를 하며 “후작, 부인. 예를 거두시고 어서 들어가 앉으세요!”라고 말했다.주패부인은 원경릉의 배를 보고 웃으며 “왕비님 이제 얼마나 남았습니까? 이제 아홉 달이 넘었죠?”라고 물었다.그 말을 듣고 옆에 있던 우문호가 “아니요. 아직 그것보다 더 남았어요.”라고 말했다.“예? 아직 더 남았다고요? 어떻게……” 강녕후 내외는 줄곧 경중에 있지 않았기에 원경릉이 세 쌍둥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우문호는 놀란 주패부인의 얼굴을 보고 웃었다.“아, 배가 크지요? 이 안에 세 아이가 들어있어서 그래요.”“세 아이요? 정말 경사네요!” 주패부인이 말했다.강녕후는 우문호의 말을 듣고 원경릉을 보았다. 그의 두 눈동자에는 부러움이 가득 차 있었다. 주패부인은 빠르게 강녕후의 눈빛을 읽고 남들이 안 보는 사이에 조용히 강녕후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남자들은 남자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여자들은 자연히 난각으로 가서 이야기를 나눴다.“태후께서
사식이가 원경릉과 주패부인의 말을 듣다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그 사이를 끼어들었다.“혼인하자마자요? 조모님께서 말씀하시길 강녕후 나으리는 이미 두 아들과 하나의 딸이 있다고 했는데요? 그중 아들 하나는 의붓아들로 대주의 명장인 진전정 장궁이라고…… 그럼 어떻게 두 분이 결혼을 하신 거죠?”‘아 사식이 저 녀석이……’원경릉은 인상을 쓰고 사식이에게 그런 걸 왜 묻느냐는 식으로 쳐다보았다. 사식이는 원경릉의 표정을 읽고 자신이 실언을 했다는 것을 알았다.“어머, 실언을 했습니다. 죄송합니다.”주패부인은 너그럽게 웃으며 “괜찮아요. 그건 숨길 일이 아니니까요. 예 맞습니다. 아들 하나와 딸 하나는 제가 낳은 게 아닙니다. 전 강녕후의 후처입니다.”라고 말했다.“그렇군요!” 사식이가 고개를 끄덕였다.주패부인은 머쓱한 표정으로 “원누이, 제가 나가서 차를 좀 끓여 오겠습니다.”라고 말했다.“같이 가시죠.” 원경릉은 배를 짚고 일어났다. 순간 허리에 무리가 갔는지 허리가 부러질 것 같았다. 그녀는 손을 뒤로 넣어 허리뼈를 주물러 보았지만, 손이 닿지 않는 부위라 불가능했다.놀란 주패부인이 일어나 그녀를 부축해 의자에 앉혔다.“배가 이렇게 크니 그렇게 급히 일어나시면 허리에 무리가 가는 게 당연하죠. 오래 앉아 있지도 못하고 누워있는 것도 고통스러우시죠? 제가 한 번 문질러 드릴 테니 한 번 맡겨보세요. 혈은 건드리지 않고 뱃속의 아이들도 다치지 않을 겁니다.”“너무…… 너무 실례를 범하는 것 같아서요. 이를 어쩌죠?” 원경릉이 말했다.“괜찮습니다. 장차 황제를 낳으실 몸인데 그런 말씀 마세요.”부인은 이렇게 말하면서 원경릉 뒤에 다른 의자를 갖다 놓고 앉았다. 그리고 두 손을 천천히 벌려 원경릉 등에 대고 열 손가락을 이용해 천천히 문질렀다. 그녀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원경릉의 등에 닿자 시원하면서도 허리가 편안해졌다.주패부인이 한참을 주무르자 원경릉의 허리가 많이 좋아졌다. 원경릉은 잠을 푹 잔 것처럼 온몸이 개운했다.“제가 침을 안 가져
복통으로 고생하는 원경릉원경릉이 날짜를 따져보더니 배도 좀 처진 게 8,9일 안에 낳을 것이 틀림없다.하지만 원경릉은 갈수록 힘들어서 밤새 잠도 못 자고, 숨이 차서 어떨 때는 젖 먹던 힘까지 용을 써야 겨우 숨이 쉬어질 정도다.궁에서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해 어의가 4조로 교대 근무하며 원경릉의 곁을 지켰다.주지스님도 초왕부에 머무르지만 때때로 입궁해서 태상황의 말벗이 되곤 했다.강녕후 부인(江寧侯夫人)도 초왕부에 머무르면서 초왕비의 허리와 부종으로 인한 통증을 완화시키는 안마에 주력했다.현비와 태후도 매일 사람을 보내 상황을 물어보고 나중엔 아예 자기 심복 상궁을 초왕부에 머무르게 하며 도왔다.온 초왕부가 궁 안 사람으로 가득해, 말 그대로 입추의 여지가 없다.그래도 결국 오늘 사단이 나고야 말았다.3월 날씨가 원래 좀 눅눅하고 꽃샘추위라고는 하지만, 원경릉이 먹고 마시는 건 반드시 신선해야 하므로 기상궁이 직접 엄밀하게 점검한 뒤 다시 녹주와 만아가 지켜보는 가운데 원경릉에게 건네 지고 이를 희상궁과 사식이가 은침으로 독을 검사하는 것이 마지막 절차다.만약 우문호가 곁에 있으면 기미상궁 역할을 맡고 먹어본 뒤 문제 없으면 원경릉이 그제서야 비로소 먹을 수 있다.전체적인 섭식 환경이 물 한 방울 샐 틈이 없다.하지만 이날 원경릉은 갑자기 배탈이 났다.하루에 열 번도 넘게 여의방을 들락날락 거리고 숨 쉴 힘도 없을 만큼 설사를 했다.하지만 어의도 약을 처방을 못하고 오히려 원경릉 본인이 약을 처방해서 먹었다.저녁이 되자 창자가 배배 꼬이는 아픔이 오기 시작하는데 이 통증은 출산 할 때의 산통과 달리 위장염 증상과 비슷했다.고통으로 침대 위를 구르며 못 견디겠는지 식은땀이 줄줄 나고 구토를 했다.우문호도 속이 타서 미칠 지경으로 어의가 하나씩 들어왔다가 나가는 것을 보고 소리치며: “너희들은 방법을 찾지 않고 뭘 하느냐, 도대체 무슨 일이야? 중독이냐 배탈이냐?”중독 일리는 만무한 것이 식재료와 음식은 철저히 검사했고, 임신 후
배앓이의 원인은?우문호가 초조한 마음에 입술에 물집이 잡혀 음식도 못 넘겼다. 원경릉이 그나마 덜 아파해서 우문호는 탕양과 서일을 데리고 추적 조사를 하러 나갔다.이렇게 엄중하게 지키고 있는데 여전히 비집고 들어올 틈이 있다니 뚜껑이 열리지 않을 수 있나?경조부 부윤을 역임한 노하우로 비록 재직 기간은 짧았지만 사건 처리 프로세스는 ‘빠삭’했다.원경릉이 먹은 음식은 모두 검사를 마친 것으로 여전히 원인을 찾지 못했다.초왕부에서 사용하는 매일의 식재료는 대부분 조정에서 보내준다.매일 돼지고기 30근, 양고기 20근 기타 쌀, 과일, 채소 등 우선 궁중의 식재료부터 검사했으나 아무 문제가 없었다.다음으로 밖에서 구매한 것에 원인이 있는지 직접 물어봤으나 수량이 부족한 건 있지만 대충이라도 독을 타는 건 절대 할 수 없었다.그리고 어의가 말하길 원경릉은 결코 중독이 아니라고 했다.다 조사하고도 아무 소득 없자, 우문호는 맥이 빠져 초왕부로 돌아와 탕양이 내준 차를 두 모금 마시더니 푸르른 차 물을 보더니 눈을 반짝이며: “아직 조사하지 않은 게 하나 있어, 물이야.”초왕부엔 전부 2개의 우물이 있고, 하나는 조리하는데 쓰는 음용수, 다른 하나는 빨래 같은 일상 용도로 사용한다.하지만 주방 한 켠 항아리에 미리 물을 길어뒀다가 필요할 때 바로 항아리에서 물을 떠서 사용하므로 약간의 물은 우물에 길러 갈 필요가 없다.원경릉은 사적인 항아리가 있다. 왜냐면 그녀의 음식은 특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기 때문으로 다른 항아리는 자주 뚜껑을 벗겨서 오염되기 쉽기때문에 원경릉 혼자 쓸 수 있는 항아리를 따로 둔 것이다.서일이 원경릉의 물 항아리를 열고 자세히 보니 과연 물 항아리 바닥에 수많은 파초 잎이 가라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항아리 색이 구릿빛 황색이라 물에 절여진 파초 잎이 청록색에서 연한 황색으로 퇴색해서 구별이 잘 안되고, 기상궁 눈이 침침해서 물을 뜰 때 제대로 보지 못한 나머지 안에 파초 잎이 있는지 몰랐다.서일이 손을 뻗어 물을 휘젓자
노마님이 설마?원경릉은 임신 초기에 주계의 음식을 좋아했다. 고작 두어 입이었지만 말이다. 어차피 초기인 입덧이 죽도록 심했다.고문할 필요도 없이 주계는 바로 정후부 노마님이 지시했다고 자백했다.이 말이 우문호의 귀에도 들어가서 우문호는 믿을 수 없었다. 직접 심문할 때 험한 형틀을 사용했으나 주계는 노마님의 분부였다고 우기며 노마님이 왜 그런 분부를 내리셨냐는 말엔 모르겠다며 자신은 노마님의 명령대로 했을 뿐이라고 했다.하지만 확실한 건 노마님이 초왕부에 오신 적이 없으므로, 결국 누군가를 통해 전해야만 한다.정후부에 와서 노마님의 말을 전한 사람을 누군지 찾아보니, 바로 노마님의 방에서 시중을 드는 늙은 하인 전씨였다.공교롭게도 전씨가 며칠 전 고향으로 돌아갔는데, 전씨가 나이가 많으므로 노마님이 은혜를 베푸신 것이다.우문호가 사람을 보내 물어보니 확실히 노마님이 직접 전씨를 고향을 돌려보낸 것이 확인되어, 우문호가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우문호는 노마님이 아니길 간절히 바랬다.왜냐면 원선생의 친정에서 유일하게 믿을 수 있었던 사람이 바로 노마님이었다.원경릉의 부모는 모두 양심이 없는 것들이다.게다가 원선생도 노마님에게 효심이 지극하다. 그런데 만약 노마님이 자신을 죽이려고 했다는 걸 알면 간신히 지탱해온 한 가닥 목숨을 어찌 부지한단 말인가.우문호는 보안을 유지할 것을 명하고 자신이 직접 노마님을 찾아가 묻기로 했다.우문호가 노마님 댁 마당에 들어서자 굉장히 복잡한 심정이 되었다.우문호가 원 선생을 데리고 노마님을 보러 왔을 때, 그렇게 자상하고 위엄이 넘치던 분이 자신의 친손녀를 해치려 하다니 정말 믿기 어렵다. 노마님의 마당 한 켠에 파초가 몇 그루 심겨져 있고, 3월 초라 막 물이 오른 파초 잎의 초록빛이 우문호의 눈을 자극했다.“왕야 오셨습니까?” 손씨 아주머니가 나오면서 우문호가 마당에 서서 꼼짝 하지 않고 파초를 보는 것을 보고 얼른 예를 취하며, “쇤네 왕야를 뵙습니다. 왕야께서 이렇게 납실 줄이야, 쇤네가
노마님의 누명과 어의의 충격 진단노마님이 고개를 끄덕이며 숙연하게: “무슨 일입니까?”우문호가: “왜 그 사람을 고향에 보내셨습니까?”노마님이: “그 사람은 나이도 많고 정후부에서 오래 시중을 들어서 고향으로 돌아가서 만년을 즐기는 게 소원이라고 하니, 제가 은자를 좀 주어서 보냈지요. 그가 문제를 일으켰습니까? 무슨 짓을 저질렀나요?”우문호가: :누군가 원 선생 전용 물 항아리에 복숭아꽃과 파초 잎을 담가 놨는데, 조사해보니 노마님께서 보내신 요리사 주계의 짓이었습니다. 주계 말이 노마님의 명령이었다고 하더군요.”노마님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하더니 달려들며 묻길: “걔는 괜찮습니까?”노마님의 긴장된 얼굴을 보니 단순히 척하는 게 아니었다: “사람은 아무 일 없지만, 죄는 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주계 말이 노마님의 명령이었다고 하는데, 노마님의 명령을 전한 사람이 바로 권씨였습니다.”노마님이 노기충천해서, “알겠습니다. 참으로 돌다리도 두드려 봐야 하는가 봅니다. 손씨 아줌마, 권씨 고향 주소로 찾아가서 다시 데려오게, 제대로 심문해야겠어.”그리고 노마님이 우문호에게, “안심하십시오. 이 일은 제대로 처리해 왕야께 보고 드리겠습니다. 먼저 돌아가셔서 걔를 잘 지켜 주세요, 저도 곧 가겠습니다.”노마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순간 우문호의 의심이 풀렸다.어떤 사람은 그저 눈빛만으로 신뢰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많은 말이 필요 없다.원경릉은 아직도 은은하게 배가 아픈 상태로 이런 고통은 질질 끌기 마련이다. 비록 예리하진 않지만 상당히 견디기 어렵다.원경릉은 원래도 입이 짧은데 지금 먹지도 못하고 위로는 토하고 아래는 설사를 몇 번이나 하니 힘이 남아 날 리가 있나?우문호도 이 사건은 덮어둔 것이 권씨를 찾지 못할 것이고 찾는다고 해도 시체를 찾을 거란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이런 중요한 시점에 우문호는 원경릉을 내버려 두고 범인 나부랭이를 쫓을 수는 없다.“당신, 아직도 힘들어?” 우문호가 원경릉을 천천히 앉을 수 있도록 부축해 주었는데
해산이 어렵다고?“그럼 되는 거 아니냐? 왕비가 힘이 없는데 무우산이 왕비에게 힘을 준다며.” 우문호가 말했다.조어의가 손을 내저으며, “왕야, 무우산은 신체의 잠재력을 끌어 올릴 수는 있으나 왕비마마는 지금 먹지도 마시지도 못해, 극도로 피폐해진 상태인데 끌어 올릴 잠재력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렇게 억지로 끌어 올리면 버티실 수 있겠습니까? 소신 감히 올리는 말이 귀에 거슬리셔서 버티지도 못할 무우산을 억지로 쓰시면, 도리어 왕비마마는 힘을 다해 목숨이 위태로울까 두렵습니다.”조어의가 이 말을 하자 우문호는 완전히 공황상태에 빠져서 어쩔 줄 몰라 하더니, 방법이 없는 것을 알고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 “난 모르겠으니 너희들이 방법을 찾아내라.” 소리쳤다.방법이 어디 있다는 말인가?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떴어도 컵이 없으면 못 마신다고. 왕비마마는 정말 힘이 없고 해산은 옆에서 대신할 수 있는 게 아니다.조어의가 탄식하며: “이것도 분명 악인의 의도일 겁니다. 너무 일찍 손을 써도 안되고, 너무 늦게 손을 써도 안되고, 지켜보다가 딱 지금 손을 쓴 거지요.”조어의의 마음 속에 한마디 말을 하지 못한 게 있는데 그런 바로 독약을 쓰는 편이 차라리 깨끗하다는 말로, 왕비마마의 지금 상태는 산도가 열려도 태아가 내려오지 않아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결국 죽고 만다.이 말을 하면 왕야는 완전 미쳐버릴 것이다.사실 우문호는 지금 이미 반쯤 미쳐 있다.아바마마가 주시하고 있고, 궁에서도 지켜보고 있으니 이렇게 은밀한 수를 쓴 것이다.이런 수는 막으려 해야 막을 수가 없고, 식자재를 전부 검사해도 물까지 주의를 기울이기 어렵다.“그럼 당장 다른 방법이 없다는 말이냐? 지금 몸조리를 하면? 해산할 때 힘을 회복하지 않을까?” 우문호가 어의들을 쳐다봐도 입을 꾹 다물고 있다.원판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왕야, 그렇게 안 됩니다. 지금 왕비마마의 위는 여전히 허약하신 상태로 담백한 미음만 약간 섭취하실 수 있습니다. 고기는 언감생심. 고기를 넣으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