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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56화

원경릉은 사람들이 오는 것을 보고 허리를 숙여 머리를 내밀었다.

명원제는 원경릉이 뛰어내리기라도 하는 줄 알고 깜짝 놀랐다.

‘지금 왜 할아버지께서 오시지 않는 거지?’

“내려와! 빨리 내려오라고!”명원제가 위를 보며 소리를 지르다가 답답한 표정으로 금군들을 보며 “뭐 하고 있느냐! 당장 올라가거라!”라고 말했다.

“황상, 소신들이 계단으로 올라가려고 하니, 초왕비께서 한 걸음이라도 다가오면 바로 뛰어내리겠다고 하십니다.”금군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새해부터 초왕비가 소란을 피우자 명원제는 몹시 화가 났다.

“명을 전하거라! 초왕비에게 어서방으로 오라고 해!” 명원제가 손을 저으며 금군에게 말했다.

어서방으로 향하는 명원제의 뒷모습은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했다.

자식 농사를 잘 못 지은 명원제는 하늘이 원망스러웠다.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다고 나에게 이런 아들들을 내린 겁니까!’

원경릉이 어서방에 들어와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녀의 눈은 퉁퉁 부었고 관자놀이가 지끈거렸다.

분노로 가득했던 명원제의 마음은 원경릉을 보자마자 슬픔으로 바뀌었다.

‘어쩌다 이 아이가 거기까지 치닫게 되었을까.’

명원제는 차분한 표정으로 원경릉을 보았다.

“할 말이 있다면 말해보거라.” 명원제는 문창각(文昌閣)에서의 일이 떠올라 가슴이 서늘해졌다.

원경릉은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명원제를 바라보았다.

“부황, 악한 자가 거짓을 고할 수 없도록 며느리가 진실을 고하겠습니다.”

“일어서서 말하거라.”

“일어설 수 없습니다!” 원경릉은 울부짖으며 명원제를 직시했다.

“……”

“방금 너무 놀라서 다리가 후들거립니다.”

명원제는 한숨을 내쉬더니 희상궁에게 원경릉을 부축하도록 했다.

“이제 무서울 게 없느냐. 뱃속의 아이들을 방패로 짐에게 소리까지 지르고 말이다.”

원경릉은 희상궁의 부축에도 다리가 덜덜 떨렸다. 그녀는 벅차오르는 감정에 숨을 가다듬으려 노력했다.

“아니요. 사식이와 희상궁께서 허리띠를 뒤에서 끈으로 잡고 있습니다.”

명원제는 탁자를 ‘쾅’ 내리치며 눈을 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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