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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881 - 챕터 890

3215 챕터

제 881화

안왕비가 현비에게아라가 조그맣게 한숨을 쉬며, “예, 지금 가보겠습니다.”안왕비가 서재에 오자 안왕이 일어나 그녀의 손을 잡고 온화한 목소리로: “왜 이리 옷은 얇게 입었어? 안 추워?”안왕비가 부드럽게 웃으며, “춥지 않아요, 바람도 따스한 걸요.”“어서 앉아.” 안왕이 왕비를 자리에 앉히고 왕비의 어깨를 부축하며 침울한 목소리로: “초왕비가 곧 해산할 거라 는데 알고 있지? 초왕비 일로 태상황 폐하와 태후 마마까지 연달아 앓아 누우셨으니 내가 애가 타.”안왕비도 슬픔에 탄식하며, “그러게요, 이게 어찌 된 일인지 원. 갑자기 혼란스러워 졌어요.”“전에 나와 다섯째가 오해가 있었지, 비록 뒤에 오해를 풀었지만 여전히 악감정이 남아있어서 난 가서 안부인사를 하기가 좀 불편한데, 형인 내가 모른 척 하기도 그래. 이렇게 하는 게 어때? 당신이 입궁해서 현비 마마를 찾아 뵙고 마마께 안부를 여쭙는 걸로 우리 도리를 다하는 거야.”안왕비가 안왕을 보고 망설이는 얼굴로, “그날 다섯째가 사람을 데려와서 난동을 피우고 말끝마다 당신이 무슨 자기 왕비를 해쳤다고 하던데 도대체 무슨 소리예요?”안왕비는 이 일을 오래전부터 묻고 싶었다. 하지만 안왕을 기분 나쁘게 할 까봐 감히 묻지 못했다.안왕이 눈살을 찌푸리며: “이 일은 나도 이제껏 오리무중이야, 나중에 알아보니 큰 형수가 다섯째 면전에서 뭐라고 한 모양인데 모르기는 몰라도 큰형 계략이겠지, 그런데 다섯째는 내 변명도 듣지 않고, 아니야, 시간이 지나면 다섯째도 알겠지, 내가 자기를 해칠 의도가 없었다는 걸.”안왕비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맞아요, 왕야가 지금 다섯째때문에 이렇게 마음이 힘든 걸, 그도 알 때가 오겠죠, 골육의 정이 얼마나 깊은 데요, 풀지 못할 오해가 있겠어요.”“응, 그래, 그럼 내일 입궁해.” 안왕이 안왕비의 손을 잡고 또 눈살을 찌푸리며, “안 춥긴, 손 좀 봐, 이렇게 차가워 가지고 이렇게 맘대로 하게 두면 안되겠어, 알겠지?”안왕비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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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82화

진통이 온다!와병중인 태후가 현비의 제안을 듣고 힘을 내 명원제에게 제천의식을 청했다.명원제가 제천의식을 할 마음이 들기나 할까? 하지만 늙으신 어머니가 작년에 제천의식을 성대하게 거행하지 않아 하늘에서 재앙을 내렸다고 생각하시니 원.명원제는 어머니가 쓸데없는 생각으로 몸을 상하지 않게 동의하는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제천의식은 하라고 명령을 내린다고 되는 게 아니다.태후가 주지스님에게 입궁하라고 전하고 예부와 상의해 제천의식관련 각종 절차를 상의했다.주지스님이 입궁 전에 만약 왕비에게 출산 기미가 보이면 반드시 자신에게 통지해 달라고 천만번 신신당부했다.원경릉이 주지스님을 반드시 붙들어 놓으라고 했지만 제천의식을 거행해야 한다는데 막을 수 없었다. 그리고 사실 초왕부에서 경을 읊는 것보다 제천의식을 거행하는 편이 드높은 명성에 부합하고 어쩌면 효과가 더 있을 지도 모른다고 우문호는 생각했다.우문호는 원경릉에게 제천의식이 거행되는데 거기서 원경릉을 위해 복을 빈다는 얘기만 하고 주지가 간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경성의 백성들은 제천의식에 상당히 우호적이다. 사실 경성의 민심이 궁의 제일 큰 걱정거리인데 하늘의 비호를 청해 북당이 과거의 태평성대를 회복하길 바랄 뿐이다.제천의식은 4월 초파일에 거행되는데 4월 초파일은 마침 부처님 오신날로 아미타불의 탄신일이다. 며칠째 계속 비가 왔는데 이 날은 갑자기 날이 맑고 봄볕이 빛나 차가운 기운을 몰아내고 사람들의 마음도 한껏 흥분되었다.4얼 초파일 오전 원경릉은 배에 미세한 통증을 느끼고 요통은 눈에 띄게 심해졌다.원경릉은 오늘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한동안 몸조리를 해서 몸은 약간 호전되었지만 기초가 너무 허한 나머지 조어의 말이 출산할 때 힘이 모자랄 지도 모르겠다고 걱정했다.“자기야!” 원경릉이 허리를 받치고 천천히 돌아누워 우문호를 보고, “배가 좀 아파, 아마 오늘 낳을 거 같아.”우문호의 안색이 창백해 지며 손이 떨리더니 힘껏 원경릉의 손을 쥐고, “낳을 것 같아? 어쩌지? 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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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83화

제왕절개에 대해 듣는 우문호원경릉이 미소 지으며, “좋아.”놀라서 기절하지 않으면 다행이지.“맞아, 주지스님은?” 원경릉은 요 이틀간 그를 거의 보지 못했다.우문호가: “제천의식을 주관하러 갔어.”원경릉이 갑자기 깜짝 놀라며, 우문호의 팔을 거머쥐더니, “제천의식에 갔다고? 언제 돌아오는데?”“일이 끝나면 오지 않을까? 오늘밤 정도?” 우문호가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은 척 웃으며 다독이는데, “안심해, 주지스님이 가면서 만약 네가 출산이 닥치면 자기에게 알리라고 했어, 하지만 내 생각에 제천의식에서도 주지스님이 똑같이 널 위해 복을 빌 수 있으니까.”원경릉의 얼굴에서 침착하고 가벼운 기색이 순간 사라지고 긴장하기 시작하더니, “일찍 오라고 할 수 있어?”우문호의 얼굴색도 약간 변해서: “왜 그래? 그건 안돼, 아바마마 문무백관 그리고 온 성안의 백성들이 전부 거기 가 있고, 주지스님은 제천의식을 주관하기 때문에 당연히 자리를 떠날 수 없지.”원경릉의 마음이 순식간에 엉클어지며, “날 다시 돌아가게 해줘.”“왜 그래? 못 걷겠어?” 우문호가 그녀를 안고 돌아가려 하자 원경릉이 이미 몸을 돌려, “왕야는 가서 사식이 오라고 해.”원경릉이 방으로 돌아왔는데 이미 전신이 땀범벅이다.원경릉은 우문호, 사식이와 강녕후 부인 거기에 희상궁만 안에 남게 했다.우문호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할지 긴장했다.원경릉이: “초왕부에 사람이 많고 대부분 궁에서 파견한 사람들인데 자기도 알겠지만 저 금군들은 전부 아바마마께 충심을 바친 게 확실해? 다른 사람에게 매수된 사람은 없을까? 이런 일은 우리도 알 수 없으니…….”원경릉의 심호흡을 하는 게 배가 아파오기 시작했다.우문호가 원경릉을 부축해 가볍게 등을 쓸어주는데, “네 말 전부 유념하고 있어, 안심해, 절대 날 믿어도 좋아, 너한테 접근할 수 없을 거야.”“아니, 내 말 들어.” 원경릉이 우문홍의 손을 잡아 당기며 엄숙하게: “이렇게 말하는 건 내 지금 체력으로 자연분만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야.”우문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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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84화

진통이 왔어초왕비에게 진통이 왔다는 소식이 바로 태후전에 보고되었다.태후가 마음이 급해 출궁하려 하자 현비가 얼른 막으며: “고모, 가시면 안됩니다. 아직 아프시잖아요.”“내가 마음을 놓을 수가 있어야지, 직접 가서 봐야 안심이 되겠다.”현비가 위로하며: “고모, 그럼 제가 가지요, 어쨌든 제가 시어머니가 아닙니까, 만약 무슨 일이 있으면 지휘할 수도 있으니 마마는 여기 계세요. 지금 그쪽이 어떤 상황인지 모르잖아요. 만약 정말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마마 몸이 버티실 수 있으시겠어요?”태후도 사실 허둥거렸다가 현비의 이 말을 듣고 호통을 치며, “그게 무슨 말이냐? 알아서 입 닥치거라, 이 상황에 듣기 좋은 말은 한 마디도 없이, 만약의 나쁜 상황을 바래?”현비도 자신이 말 실수한 것을 알고 스스로 따귀 두 대를 때려서 태후에게 용서를 빌고, “예, 예, 제가 잘못했습니다. 어마마마, 성지를 내려서 제가 출궁해서 곁에 있게 해주세요.”태후는 매우 가고 싶었지만 현비의 그 말에 멈칫한 게 사실이다.정말 무슨 일이 생기면 태후가 어찌 버틸 수 있을까?대신 성지를 내려 궁중의 호상궁을 데리고 가도록 했다.태후가 현비의 팔을 잡아당기며 신신당부하길, “잘 보고 있다가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어의에게 전력을 다해 구하게 하고 제일 좋은 약을 쓰도록 해라.”“알았습니다, 안심하세요. 궁중의 약은 일찌감치 내갔습니다. 괜찮아요.” 현비가 몇 마디 다독거린 후 바로 갔다.자연 태상황 쪽에도 보고되었다.상선이 순간 긴장하고 다바오도 말을 알아듣는지 빙빙 맴을 돌았다.오히려 태상황은 태연하게 장의자에 반쯤 드러누워 담배대를 물고, “긴장할 게 뭐 있느냐? 참외가 익으면 꼭지가 저절로 떨어지는 법이거늘, 여자가 해산하는 게 뭐 특별한 일이라고.”상선이: “예, 하지만 폐하 담배대가 왜 흔들리십니까? 수전증이십니까?”태상황이 태연 작약하게 담배연기를 뿜으며 몸을 곧추세워 앉아, “그 설하정은? 과인 혀 밑에 그거 좀 넣어봐.”상선이 긴장해서: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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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85화

산실로 옮긴 원경릉명원제는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 아들을 줄줄이 낳았으나 안타깝게도 이 아들들이 승부욕이 없는데다 지금까지 자기 아들을 데려온 사람이 없다.그래서 이번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명원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다하고 전부를 건참이다.현비는 호상궁과 궁중의 호위무사 한무리를 데리고 초왕부에 도착했는데 초왕부는 이미 진지를 정비하고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현비는 호상궁을 데리고 원경릉을 보러 들어갔는데 원경릉을 보는 그 순간 그녀는 마음이 무겁게 내려 앉는 것이, 이렇게 무기력한 모습으로 어떻게 아이를 낳는단 말인가? 눈썹에 검은 색마저 빠져나갔다.도저히 안되겠다.방 전체에 사람이 둘러서 있지만 바쁘게 움직이는 것은 몇 없는 것에 화가 나서: “너희들은 어떻게 된 게냐? 사람을 물리고 산실로 옮길 준비하지 않고?”우문호가 눈살을 찌푸리며, “어마마마, 소리지르지 마세요, 절 놀라게 하시는 건 괜찮지만 원 선생 놀라요,.”우문호는 놀라서 기절했다가 깨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원경릉 말이 우문호의 혈압이 위험할 정도로 솟구쳐서 너무 놀라면 언제 다시 기절할지 모른다고 했다.현비가 이 말을 듣고 열이 뻗쳐서 우문호는 내버려두고 돌아가 희상궁에게, “산실은 어디냐? 여기서 낳을 생각은 아니겠지?”우문호가: “뭐가 문제 있어요?”현비는 우문호의 불효 막심한 얼굴을 보고 화가 치솟으며, “뭐가 문제 냐고? 아이고 맙소사, 여긴 소월각이야, 다섯째 네가 사는 곳이라고, 너 앞으로 계속 살거니 말거니? 어째서 왕비 방으로 돌려보내서 낳게 하지 않는 거야?”희상궁이 앞으로 나와: “현비마마 서두르지 마세요, 아직 낳을 때가 되지 않았습니다. 산실은 진작에 바로 밖에 준비되어 있습니다. 지금 준비중이니 잠시 후 바로 갈 것입니다.”우문호도 여기 더 머물러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허리를 굽혀 원경릉을 안고, “좋아, 우리 가자.”현비가 놀라서 매서운 눈초리로, “다섯째야 네가 간다고? 네가 산실에 가서 뭐하게? 사람을 시켜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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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86화

현비는 이내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내심 실망한 듯했다. 그녀는 누워서 배를 움켜잡고 있는 원경릉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려 그 자리에 있던 원판어의와 산파를 보았다.“태후께서 저에게 대신 전해달라는 명이 있으셨습니다. 모두들 무릎을 꿇고 들으십시오.”우문호는 바쁜 와중에 현비가 왜 저러나하며 조금 화가 났지만, 황조모의 명이라고 하니 무릎을 꿇었다.“태후께서 말씀하시길, 초왕비가 출산 중에 위험한 상황이 생기더라도 북당의 미래를 위해서, 황실의 자손을 지켜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이들을 지켜야 하며……”현비는 마지막 한 마디를 남기고 원경릉을 힐끗 보더니 말을 이었다.“모체를 희생해서라도 아이들을 꼭 지켜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자궁 수축으로 고생하고 있던 원경릉은 현비의 말을 듣고 맥이 풀렸다.우문호는 화가 난 표정으로 벌떡 일어나서 현비에게 다가갔다. “모비, 황조모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을 리 없습니다. 거짓을 말하시다니요. 지금 큰 죄를 지으시는 겁니다!”말을 마친 우문호는 자리에 있던 사람들 쪽으로 몸을 돌렸다. “방금 현비께서 하신 말씀이 본왕은 거짓으로 의심된다! 이 말에 개의치 말거라! 훗일은 책임은 모두 본왕이 지겠다!”“……”“모비께서는 저와 함께 밖으로 좀 나가시지요.”그가 현비의 손을 잡아끌었다.“감히 네가!” 현비는 화가 났다.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현비를 끌고 밖으로 나와 사람이 없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모비께서는 아들이 불쌍하지도 않습니까?”현비는 그의 손을 뿌리치며 “네가 뭐가 불쌍해? 어미의 말을 듣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힘들어질 것이야.” 라고 말했다.“어떻게 아들 마음을 그렇게 모르십니까?” 우문호는 울분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그는 현비의 태도에 화가 치밀었지만, 심호흡을 하고 그녀를 다시 보았다.“지금 모비의 며느리가 아이를 낳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왕비와 아이들의 건강을 빌고 있고, 지금 북당의 백성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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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87화

원경릉은 우문호의 손을 잡았다. “알겠어. 제천대전이 끝나면 바로 주지스님을 모시고 와줘.”“걱정마. 구사가 이미 그곳으로 갔어.” 우문호는 천천히 손을 놓고는 그녀의 머리를 쓸며 “많이 아파?”라고 물었다.“지금은 괜찮아. 수축도 심하지 않아서 참을 수 있는 정도야.”우문호는 원경릉의 쉰 목소리에 마음이 아팠다. “내가 대신 아플 수만 있다면 대신 아파주고 싶어.”원경릉은 살이 많이 빠져 핼쑥해진 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요즘 너도 나못지 않게 힘든 나날들을 보내고 있잖아. 너를 혼자 두고 가지 않을 테니 걱정 마.”그 말이 그의 마음속 깊은 곳을 정확히 찔렀다. 그는 아홉 달 동안 아이와 함께 지내지도 못하고 외부의 크고 작은 일들을 처리하느라 그녀의 뱃속에 있는 아이들에 대한 감정이 원경릉보다 깊지 않았다.그는 아이들은 둘째고 오직 그녀가 살아있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그녀만 있으면 자식이 없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그는 원경릉과 눈이 마주치자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지만 애써 미소를 지었다.“나랑 100살까지 살기로 한 거 잊지 마.”우문호가 말했다.“알겠어. 100살까지 같이 살자.” 원경릉은 우문호를 봐도 봐도 보고 싶고, 그의 손을 잡고 있어도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예전에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며 커리어를 쌓고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박사의 삶을 살았다. 그 당시에는 사랑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인생에 장식품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인생은 우문호를 빼놓고는 완성이 되지 않는 퍼즐이 되었다. 왠지 모르게 원경릉은 이전의 인생보다 지금이 더 완벽하고 행복한 인생이 아닌가라고 생각했다.희상궁과 다른 이들도 그녀의 옆에서 격려하고 힘을 내라고 응원했다. 원경릉은 그들의 눈동자에서 느껴지는 진심에 눈물이 글썽였다. 잠시 후 현비가 들어왔다. 그녀는 들어오자마자 우문호가 원경릉의 옆에 붙어 두 손을 꼭 잡고 있는 것을 보았다. 다른 사람들은 그런 우문호를 보며 다정다감하다고 칭찬을 하기도 하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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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88화

현비는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그녀는 입술을 질끈 깨물더니 뒤돌아 호상궁을 불렀다.호상궁은 안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방금 소월각을 지나다가 초왕비를 보았다.“마마, 분부하십시오.” 현비는 잠시 망설이더니 호상궁을 보고 말했다.“상궁도 초왕비를 봤지 않는가? 상궁이 보기엔 초왕비가 순산을 할 수 있을 것 같은가?”현비의 물음에 호상궁이 잠시 망설였다.“음…… 마마님 너무 걱정 마십시오. 지금 여기엔 당대 최고의 어의들이 있지 않습니까? 왕비는 분명 괜찮으실 겁니다.”현비는 호상궁을 노려보았다.“걔가 무슨 일이 있든 없든 상관없고, 본궁은 내 손자들의 안위가 걱정된다네. 본궁이 미리 말하겠지만, 오늘 산중에 무슨 문제가 생기면 아이들을 먼저 지켜야 하고 그다음이 초왕비일세. 본궁은 그게 맞다고 여기는데 다섯째는 그 반대로 생각하고 있어. 쯧쯧…… 아직 어려서 잘 모르는 모양이야. 호상궁이 보고 있다가 진짜 안 될 거 같으면 방법을 생각해 내서 초왕을 밖으로 빼내게 본궁은 그가 산실까지 따라 들어올까 걱정이야.”“그건…… 마마님께서 너무 비관적으로만 생각하시는 거 아닐까요? 아이들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습니다.”“상궁, 궁에 수년간 있으면서 세 아이를 낳는 것을 본 적 있나? 애를 하나만 낳아도 죽을 수 있는데 셋을 어떻게 낳겠어?”“하지만, 왕비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뱃속의 아이들에게도 분명 악영향이 갈 텐데…… 어떻게 아이들만 지켜낼 수 있겠습니까?”호상궁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예전에 내가 공주를 낳을 때, 공주는 머리가 아닌 발이 먼저 나왔어. 그때 공주의 다리를 잡고 산파가 끌어내렸거든? 그런 상황이 되면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지키기 위해 산모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하네.”“그거랑 이건 다른 일인데요? 아이의 다리가 나왔으니 빼낼 수 있었던 것이고 지금 초왕비는 배 안에 아이들이 나오지도 않았잖아요. 근데 억지로 빼낸다면 모체가 죽을 것 아닙니까?”호상궁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마마님, 다시 생각해 보세요. 그건 옳지 않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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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89화

어의와 산파가 원경릉에게 말하길 한두 시간 내에 출산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원경릉은 마음이 불안해졌다. 왜냐하면 오기로 한 주지스님이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녀도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 순산을 시도하기에는 현비가 밖에 지키고 있기에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방금도 어의와 산파를 불러서 뭐라고 한 것 같고, 원경릉은 그들에게 자신과 아이들을 맡길 수 없었다. 게다가 강녕후 부인도 아이를 받은 경험이 많지 않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원경릉이 얘기를 해줘야 했다. 그녀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다섯째와 강녕후 부인 그리고 사식이에게 옷을 갈아입고 수술실로 들어가라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우문호는 온몸의 근육이 팽팽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들은 차례대로 병풍 뒤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희상궁은 최대인의 소개로 온 산파를 잡아당겼다. “경험이 많으신 분이시니,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대처를 부탁드립니다.” 원경릉은 계속되는 자궁 수축에 한마디 말도 할 수 없었다. 우문호는 그녀를 부축해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그녀는 아픈 와중에도 원판과 그곳에 있는 사람들을 보며 말을 했다.“그동안 저를 보살펴주셔서 고마워요. 다만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제 몸상태가 좋지 않아 출산의 고통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왕절개라는 선택을 하게 됐고요. 여러분들은 제왕절개가 무엇인지 모를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설명을 하자면, 배를 갈라 아이를 꺼내고 다시 배를 꿰매는 겁니다.”사람들은 원경릉의 말을 들으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원경릉은 사람들의 표정을 보고 조용히 웃었다.“전 괜찮은데, 다들 표정이 왜 그러세요? 무슨 일이 생기면 다섯째가 책임을 질 것이니 걱정 말고 임해주십시오.”원판어의는 손을 저으며 “왕비님, 지금 이 고통도 견디지 못하시면서 어떻게 배를 가릅니까?” 라고 물었다.원경릉은 마취약까지 설명을 하기엔 시간이 부족한 것 같았다. “괜찮아요. 그렇게 하면 아이도 저도 무사할 겁니다.”사람들은 놀란 눈으로 서로를 보았지만 원경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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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90화

우문호는 현비의 몸에 묻은 세균이 그의 옷에 묻을까 봐 현비를 피해 걸었고, 그녀와 말을 섞지도 않았다. 그리고 문 쪽으로 오지 못하게 원경릉의 후추스프레이를 뿌리고는 즉시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구사와 탕양은 문밖을 지키고, 본왕의 허락 없이는 천황이 와도 들어오지 못하게 하라.”구사와 탕양은 금군과 부병을 동원해 수술실 전체를 빈틈없이 포위했다. 탕양과 구사는 바깥방과 안방 문 앞에 서서 누구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도록 했는데 마치 그 모습이 천하대장군을 연상케 했다.현비는 그런 우문호의 모습을 보고 억장이 무너졌다. “그래! 너 마음대로 하거라! 모비가 너를 생각해서 그런 건데, 내 호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니 어쩔 수 없지.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모비에게 부탁할 생각하지 마라!”호상궁이 현비의 옆으로 다가와 그녀를 위로했다. “마마님 너무 화내지 마세요. 왕야도 다른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세 쌍둥이 때문에 예민해지신 겁니다.”현비는 호상궁의 말에도 화가 사그라들지 않았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 다섯째 혼자 저런 생각을 할 리가 없어. 분명 초왕비가 다섯째를 조종하고 있는 거야.’현비는 그곳에 있는 모두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억울하고 서러웠다. 태후는 소씨 가문의 사람으로 현비가 태후를 이해 황후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그 아래에 귀비가 한 명 더 있다. 그 때문에 당연히 제 차지였던 자리가 어쩌면 남에게 뺏길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수술실 안은 조용했다. 수술대 위에서 만아는 청동거울을 들어 올렸다. 이 거울은 특수제작된 것으로 크고 반짝였다. 이를 수술대 위에 거는 이유는 원경릉이 누워서도 수술 상황을 똑똑히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상궁, 제가 점심을 먹는 시간이 몇 시인가요?” 원경릉이 물었다. “왕비, 오시(午時:11시~13시)입니다. 지금은 유시(酉時:17시~19시)입니다.”원경릉은 진통이 시작된 지 6시간이 됐다는 것을 알았다.그녀는 강녕후 부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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