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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88화

현비는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그녀는 입술을 질끈 깨물더니 뒤돌아 호상궁을 불렀다.

호상궁은 안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방금 소월각을 지나다가 초왕비를 보았다.

“마마, 분부하십시오.”

현비는 잠시 망설이더니 호상궁을 보고 말했다.

“상궁도 초왕비를 봤지 않는가? 상궁이 보기엔 초왕비가 순산을 할 수 있을 것 같은가?”

현비의 물음에 호상궁이 잠시 망설였다.

“음…… 마마님 너무 걱정 마십시오. 지금 여기엔 당대 최고의 어의들이 있지 않습니까? 왕비는 분명 괜찮으실 겁니다.”

현비는 호상궁을 노려보았다.

“걔가 무슨 일이 있든 없든 상관없고, 본궁은 내 손자들의 안위가 걱정된다네. 본궁이 미리 말하겠지만, 오늘 산중에 무슨 문제가 생기면 아이들을 먼저 지켜야 하고 그다음이 초왕비일세. 본궁은 그게 맞다고 여기는데 다섯째는 그 반대로 생각하고 있어. 쯧쯧…… 아직 어려서 잘 모르는 모양이야. 호상궁이 보고 있다가 진짜 안 될 거 같으면 방법을 생각해 내서 초왕을 밖으로 빼내게 본궁은 그가 산실까지 따라 들어올까 걱정이야.”

“그건…… 마마님께서 너무 비관적으로만 생각하시는 거 아닐까요? 아이들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습니다.”

“상궁, 궁에 수년간 있으면서 세 아이를 낳는 것을 본 적 있나? 애를 하나만 낳아도 죽을 수 있는데 셋을 어떻게 낳겠어?”

“하지만, 왕비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뱃속의 아이들에게도 분명 악영향이 갈 텐데…… 어떻게 아이들만 지켜낼 수 있겠습니까?”호상궁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예전에 내가 공주를 낳을 때, 공주는 머리가 아닌 발이 먼저 나왔어. 그때 공주의 다리를 잡고 산파가 끌어내렸거든? 그런 상황이 되면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지키기 위해 산모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하네.”

“그거랑 이건 다른 일인데요? 아이의 다리가 나왔으니 빼낼 수 있었던 것이고 지금 초왕비는 배 안에 아이들이 나오지도 않았잖아요. 근데 억지로 빼낸다면 모체가 죽을 것 아닙니까?”호상궁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

“마마님, 다시 생각해 보세요. 그건 옳지 않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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