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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96화

명원제의 말 한마디에 원경릉은 태자비로 확정됐다.

수술실 안에서 강녕후 부인이 지혈침을 놓고 자궁을 풀어주는 마사지를 했고, 주지스님은 오자마자 수혈을 시작했다. 잠시 후 원경릉의 심박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단시간 내에 많은 피를 흘려서 언제 쇼크가 올 지 모르니 안심할 수는 없었다.

주지스님은 진정 주사를 놓고는 원경릉의 복부 피부를 8자로 꿰매었다.

원경릉이 수혈을 받는 내내 우문호는 곁에서 피가 그녀의 혈관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는 지금 이순간 아이들보다 원경릉이 더 중요했다.

많은 사람들이 세 형제를 보고 기뻐했지만, 그들은 낳은 원경릉에게는 관심이 없었다.

우문호는 원경릉의 심장박동을 듣고 있었다. 심장박동은 정상보다 빨라지자 주지수님이 우문호에게 원경릉의 옆에서 그녀를 진정시키라고 했다. 그래서 그는 작은 목소리로 그녀를 다독였다.

원경릉의 얼굴은 백지장처럼 창백했고 이마에는 땀이 흥건했다. 그가 머리카락을 살짝 넘기자 이마가 번쩍거렸다. 그녀의 눈은 감겨있었고 속눈썹에는 눈물이 묻어있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가련한지 마치 비를 쫄딱 맞은 까마귀의 날개 같았다.

예전부터 우문호는 그녀에게 못생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보니 피부도 곱고, 이목구비도 선명하니 절세미인이 따로 없었다.

“경릉아, 나와 우리 아이들이 너를 기다리고 있다……” 우문호가 말했다.

그 순간 주지스님이 강녕후 부인에게 “부인, 소변관을 연결할 줄 아시나요?”라고 물었다.

“예! 압니다.” 강녕후 부인이 자신 있게 대답했다.

여러 해 용태후의 조수로 일을 해본 경험이 있는 그녀는 식은 죽 먹기라는 듯 서둘러 준비했다.

주지는 밖으로 나갔고 우문호는 눈을 크게 뜨고 강녕후 부인이 약상자 속에서 무엇을 꺼내는지 지켜보았다.

“왕야…… 이건 왕야께서 보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강녕후 부인이 말했다.

그녀의 말 한마디에 사식이와 만아가 입을 가리고 웃었고, 수술실의 무거운 분위기가 조금은 풀어졌다.

우문호는 그제야 멋쩍은 듯 얼굴을 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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