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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03화

증손자를 보러 온 태상황

우문호는 돌아가 사람들에게 세 아이를 안고 오라고 분부하는 수밖에 없었다.

세 아이는 막 우유를 먹고 기분이 좋은 상태로 포대기에 누워 태상황 앞에 왔다. 태상황이 이 아이를 보다가 또 저 아이를 보느라 침까지 흘릴 지경인데 눈은 반짝이지만 손을 뻗어 안지는 않았다.

오히려 상선이 희한하게 손을 뻗으며: “소인이 안아보지요.”

태상황이 상선이 내민 손을 치며, “아이를 안을 줄도 모르면서 감히 손을 뻗어 안으려 해? 안다가 다치면 어쩌려고?”

우문호가 히죽 웃으며, “안아도 안 다쳐요, 방금 손자가 던졌는데 아무 일도 없었는 걸요”

태상황이 이 말을 듣고, 순간 눈을 부라리며, “던져?”

“그러니까요, 이 두 녀석이 뜻밖에 젖을 토해서……” 태상황의 얼굴이 돌연 검푸르게 변하면서 격노하는 것을 보고 우문호가 말하다가 당황한 나머지 얼른 말을 고쳐, “손자가 살짝 걔들을 안아 다가 옆에 놔뒀지요.”

희상궁이 일부러 우문호를 거들지 않는 게 우문호에게 따끔한 가르침이 될 것이라 생각해서다. 앞으로도 이렇게 아이들에게 건성건성 대하지 못하게 하려면 하는 수 없다: “태상황 폐하, 모르셨겠지만 방금 두 아가가 젖을 토했는데 왕야가 뜻밖에 들어서 한쪽으로 던지는 바람에 아가가 울어서 얼굴이 자줏빛이 되었지요, 보는 쇤네 마음이 다 아팠습니다. 보세요 바로 이 두 아가들입니다. 그대로 한쪽에 던져졌지요.”

태상황의 무쇠 주먹이 바로 우문호의 머리에 꽂히며 진노한 채로: “과인이 보니 네가 아주 간이 배밖으로 나왔어, 막 태어난 애를 감히 던졌어?”

태상황은 한손으로 우문호를 밀쳐버리고 아버지한테 내동댕이쳐진 아이들을 보니, 가슴이 아파서 자기가 안을 줄 모른다는 것도 잊고 유모에게 와서 안는 법을 물어보고 이 아이를 안았다가 다른 아이가 억울한 것 같아 다른 아이를 안았다가, 또 세번째 아이를 억울하게 하기 싫어서 이리저리 안느라 정신이 없었다.

우문호가 보니 태상황이 거진 다 안아 보신 것 같아: “황조부, 저희는 서재로 가서 얘기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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