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과인을 닮았다고?”“예, 그렇습니다. 태상황님과 귀가 똑같습니다.”“귀를 제외한 나머지는 다섯째를 닮았느냐 초왕비를 닮았느냐?”“아이들의 얼굴이 쭈굴쭈굴해서 아직 분간이 되지 않습니다. 다섯째도 초왕비도 인물이 나쁜 편이 아니니 잘생겼을 겁니다.”태상황은 속으로 정후부보다는 황실의 인물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황실의 남자들은 최고 미녀들을 선별해 아내로 맞이한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들이 인물이 안 좋을 수 있겠는가? 태상황은 증손자들을 보고 싶어 오금이 저렸다. 그는 초왕비의 안위가 걱정되어 티를 내지는 못하였지만, 자신이 태황조부가 된 것에 감격하고 있었다. 그의 마음속에는 첫째, 둘째, 셋째 모두 다 중요했다.“넌 돌아가라. 내일 해가 뜨면 과인이 직접 가볼 테야.”태상황이 말했다.명원제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출궁을 하시려고요?” 라고 물었다.“뭐 그리 놀랄 일이야? 과인은 궁밖으로 못 나간다는 법이라도 있느냐? 빨리 가거라! 오늘 밤 담배 한 대가 마지막 담배란 말이다! 과인의 귀한 시간을 낭비하게 하지 마라!”명원제는 흥분한 마음을 가다듬으며 태상황을 보았다.“부황 돌아가기 전에 말씀을 드릴 게 있습니다……”“그게 무엇이냐?”“오늘 소자가 말실수를 한 게 있습니다…… 실수로 초왕비를 태자비라고 해버렸습니다.”그 말을 들은 태상황은 몹시 당황했다.“어찌 그렇게 경솔할 수가 있느냐! 그게 말실수라고?”“예, 소자가 흥분한 나머지 큰 실수를 범했습니다.” 명원제가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그럼…… 이제 어떻게 할 셈이야?” 태상황이 물었다.“잘 모르겠습니다. 실언을 해버리다니……” “이왕 그렇게 된 거 그대로 해야 하나?” 태상황이 말했다.“예,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그래, 넌 이만 가보거라!” 태상황이 손을 휘휘 저었다.“예, 소자 물러가보겠습니다.” 명원제는 미소를 지으며 밖으로 나갔다.옆에서 그들의 말을 듣던 상선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두 분 모두 기분이 좋으시니, 흥을 깨면 안 되겠군……’명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